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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리커창이 던진 화두, “황하와 장강은 뒤로 흐르지 않는다!” - 3연임 확정된 시진핑 노선에 전면 반기든 리커창 - 中공산당 최고 이론가 취칭산도 시진핑 노선에 반기 - 공동부유 반대하고 개혁개방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
  • 기사등록 2022-09-14 14:2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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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의 의미심장한 화두, 무슨 뜻 담았나?]


다가오는 10월 16일의 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리커창 총리가 의미심장한 화두를 던져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중국 신화사통신이 13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리커창 총리는 중추절 연휴 직전인 지난 8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 아래에 새로운 발전 이념을 관철하고, 방역과 경제 발전을 효율적으로 조율해야 할 것”이라면서 “발전이 우리나라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토대이자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이 말만 보면 특별한 문제가 없는 듯 보이나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시진핑 지도 사상을 거론하면서도 방역과 경제 발전을 효율적으로 조율해야 한다는 대목은 사실 시진핑의 정책과는 상당히 엇나가는 대목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는 리커창 총리가 지속적으로 강조했던 정치방역의 폐해를 걷어내고 경제를 살리는 조율된 방역정책을 펴야 한다고 또다시 강조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날 발언의 배경을 살펴보려면 최근들어 리커창 총리가 계속 강력하게 주장하는 발언들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는 지난 8일 리커창 총리가 “황하와 장강은 뒤로 흐르지 않는다!”는 의미심장한 화두를 던졌다고 보도했다.


▲ 일본의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는 지난 8일 리커창 총리가 “황하와 장강은 뒤로 흐르지 않는다!”는 의미심장한 화두를 던졌다고 보도했다.


이 말은 리커창 총리가 지난 8월 16일과 17일 베이다이허 회의를 마친 후 곧바로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으로 가서 한 말로 여기서 황하와 장강은 한마디로 중국을 상징하는 단어라 할 수 있다. 다시말해 우리가 양쯔강으로 부르기도 하는 장강은 중국의 남쪽에 흐르는 세계에서 3번째로 긴 중국의 젖줄이고, 황하는 중국의 북쪽을 휘감고 도는 중국 문명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그래서 요즘 급변하는 중국을 말할 때 “황하는 문명의 아버지요 장강은 문명의 어머니”라는 표현을 하기도 할 정도로 황하와 장강은 중국 그 자체라 표현해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다가오는 10월의 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은 불변의 변수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천하의 대세는 이미 시진핑에게 기울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리커창 총리가 그러한 대세를 거스르는 듯한 화두를 던진 이유는 무엇일까?


닛케이는 이날 분석보도에서 “리커창 총리가 황하와 장강은 거꾸로 흐르지 않는다고 발언한 것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을 끝까지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강력하게 설파한 것으로 시진핑 주석이 3연임을 하더라도 이러한 기조가 변화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그러면서 “리커창 총리의 이날 발언은 중국내에서도 파장이 컸던 탓인지 지금은 중국내에서 영상을 찾아볼 수 없다”고도 했다.


닛케이는 이어 지난 9월 1일자 중국 공산당 이론지 치우스(求是)에서 지난 2년전에 행했던 시진핑의 연설을 소개한 다음 취칭산(曲靑山) ‘중앙당사(史) 및 문헌연구원’ 원장의 분석 기사를 게재했는데, 여기서 시진핑 주석이 지난 2017년 당대회에서 주창했던 2035년까지의 중국현대화 목표를 정면으로 부인하면서 중국식 사회주의의 1단계 완성은 덩샤오핑이 원래 내걸었던 2050년까지 내다봐야 할 것이라고 정리했다. 취칭산의 이러한 내용은 사실 중국 공산당 입장에서는 파격적이기도 하고 충격적이기도 하다. 사실상 시진핑 주석이 권력의 연장을 꾀하면서 내걸었던 명분 자체를 부인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반 시진핑 발언이 나오게 된 배경]


그렇다면 취칭산의 이러한 논조가 나오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그리고 리커창 총리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논리를 계속 추구해야 한다는 개념인 “장강과 황하는 거꾸로 흐르지 않는다”는 발언을 하게 된 배경은 과연 무엇일까?


닛케이는 이를 베이다이허 회의의 결과라고 해석했다. 중국 공산당의 이론지인 치우스에서 시진핑 주석의 2년전 연설을 게재함으로써 시진핑의 체면을 일단 세워주기는 했지만 진짜 중국 공산당이 하고자 한 말은 중국이 개혁개방을 역류하는 시진핑의 정책은 막아야 하고 또 그렇게 가서는 안된다는 것을 리커창 총리나 취칭산이 역설하고 있다는 해석인 것이다.


닛케이는 이런 측면에서 “취칭산의 메시지는 중국은 지금 중국식 사회주의의 1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따라서 개혁과 개방을 지속함으로써 현재 파이를 더 크게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시진핑 주석이 말하는 공동부유란 파이를 더 키우지도 않고 나누자는 것으로 이는 중국의 발전을 가로막는 것”이라 정리했다.


취칭산은 그러면서 “중국은 아직도 사회주의 초급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강조하면서 “시진핑 주석이 추구하는 무질서한 경제정책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리커창과 취칭산의 발언에 담긴 속뜻]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미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기정사실화되어 있는 가운데 리커창 총리나 중국 공산당의 핵심 이론가인 취칭산 등의 발언이 연이어 나오는 배경에 관한 것이다.


특히 시진핑 주석측에서도 리커창 총리나 취칭산의 발언에 대한 반박도 나오지 않고 있다. 그저 침묵으로 일관한다. 왜 이런 일들이 이어지는 것일까?


닛케이는 “리커창 총리가 황하와 장강은 거꾸로 흐르지 않는다는 발언을 한 이후 권력층 내부에서는 집권 세력의 미래와 당 지도부의 세대교체와 관련해 많은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면서 “눈여겨 볼 것은 시주석이 후계 구도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며 또한 과거에 있었던 정적들에 대한 숙청 역시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라 지적했다.


사실 지난 2017년 당대회때는 당시 충칭의 최고관리이자 시진핑의 정적이었던 쑨정차이를 숙청했었다. 그러면서 시진핑의 장기집권 의지를 다진 바 있다. 그런데 올해 당대회를 앞두고는 그러한 정적에 대한 숙청은 없고, 오히려 리커창 총리를 비롯한 반 시진핑파들의 발언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닛케이는 “지난해 10월 시진핑 주석이 3차 역사결의안을 채택하기 직전 세대교체 문제에 대해 아주 중요한 발언을 했다”면서 “시주석은 한 나라의 정치체제가 민주적이고 효율적인지를 평가하는 기장 좋은 방법은 국가지도자의 승계가 질서정연하게 이루어지는 것이라 말했다”고 소개했다.


닛케이는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시 주석이 국가지도자는 언급했지만 당이나 중앙위원회는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라면서 “시주석은 앞으로 후계자에게 권력을 넘기더라도 모든 것을 한꺼번에 위양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중국은 과거 22년전 장쩌민 주석 시절에도 후계 문제를 거론하면서 “장강에서는 뒤에서 오는 파도가 앞쪽으로 밀려온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는 “장강의 흐름처럼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신세대가 구세대를 대체하도록 되어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라 해석했다.


그 당시 장쩌민은 이미 후진타오 부주석을 후계자로 거론하고 있던 터였다. 그런데 자연스런 세대교체를 말했던 장쩌민도 막상 때가 되자 후진타오에게 모든 권력을 다 이양하지는 않았다. 2002년 가을 당대회에서 당 총서기직은 넘겨 주었지만 당 중앙위원회 주석직은 물려주지 않았다. 자신의 권력 기반이 빠르게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장쩌민은 2년후에야 비로소 모든 직을 내려 놓게 된다.


물론 시진핑 주석은 다가오는 당대회에서 모든 권력을 계속 쥐게 되겠지만 앞으로 권력을 어떻게 이양해 갈지는 불투명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국정운영 방향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는 것이고, 이러한 흐름은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기정사실화되어 있는 지금에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도 시진핑은 공동부유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모두가 잘사는 중국을 제창한다. 그러나 리커창 총리는 그와는 정반대의 개혁개방을 내세우며 시진핑 주석의 제로코로나 정책을 비판하고 경제성장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그렇다면 임기도 거의 끝나가는 리커창 총리가 저렇게 큰소리를 땅땅 치는 그 배경은 무엇일까? 또 중국 공산당의 최고 이론가인 취칭산까지 나서 시진핑의 공동부유와 중국 발전 계획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배경은 과연 무엇일까?


한마디로 덩샤오핑을 지우고 마오쩌둥 시대로 되돌아가려는 시진핑 주석과 마오쩌둥이 아닌 덩샤오핑 시대를 더욱 발전시켜야 중국의 미래도 있다는 리커창 노선이 정면 충돌하고 있는 지금, 다가오는 10월 16일의 당대회에서 어떠한 결론을 내리게 될까?


현재 상황으로서는 아무리 시진핑 주석의 권력이 막강하다 하더라도 중국의 권력분점식 지도체제를 시진핑 주석이 완전히 뭉개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시진핑 3기 역시 권력 분점이 적당히 이루어진 체제로 이어지지 않을까 예측해 본다. 이는 리커창 총리가 물러나지 않고 전인대위원장 등의 중요한 직책을 계속 수행하면서 중국 경제 정책에 일정부분 관여하는 권력분점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추정이다. 동시에 총리직은 시진핑계가 아닌 중립적 인사가 맡을 수도 있다는 예측이 바로 그것이다.


과연 어떻게 될까? 한 달 후면 결론이 나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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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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