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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사면초가 푸틴의 딜레마 - 우크라의 성동격서, 러시아군 무기 버리고 도망쳐 - 푸틴은 전쟁의 진실을 모른다, 러시아군 사기, 붕괴될 수도.. - 핵무기 사용할 수도 없고, 우크라군에 대항하기도 벅차고...
  • 기사등록 2022-09-13 13: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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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의 성동격서, 러시아군 무기 버리고 도망쳐]


침공당한 지 200일째를 맞이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가 6개월 동안 점령하던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지역에서 사실상 철수한 가운데 러시아군을 향해 거침없이 반격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 영국의 더타임스(The Times)는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을 수복하겠다고 공언하면서 러시아군의 전력을 분산시킨 다음 하르키우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식의 기만 전략을 썼다”면서 “러시아군이 탱크와 무기들을 그대로 내버려두고 도망가기에 바빴다”고 보도했


영국의 더타임스(The Times)는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을 수복하겠다고 공언하면서 러시아군의 전력을 분산시킨 다음 하르키우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식의 기만 전략을 썼다”면서 “러시아군이 탱크와 무기들을 그대로 내버려두고 도망가기에 바빴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하르키우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무더기로 남겨둔 탱크와 무기, 러시아의 점령에서 벗어나 우크라이나군을 환영하는 우크라이나 주민들의 모습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영국 왕립연합서비스연구소(RUSI)의 잭 와틀링 선임 연구원은 “러시아군의 사기가 매우 저하된 상황에서 받는 충격은 붕괴를 부를 수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군도 러시아군이 이렇게 빠르게 무너지고 철수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도 우크라이나군에 의한 하르키우주 탈환에 대해 “3월 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낸 이후 최대 성과”라면서 “우크라이나군은 중대 반격을 수행해 전쟁 국면을 전환할 수 있다는 능력을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러시아 육군 대변인 이고르 코나셴코프(Igor Konashenkov) 중장은 “러시아군이 돈바스 해방 작전의 추가 목표를 위해 철수하고 있다”는 굴욕적인 공개 발표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그러나 더타임스는 “러시아군의 발표와는 달리 러시아군의 퇴각은 전혀 질서 있지도 않았고, 그저 살기 위해 탈출했다고 보면 맞을 것”이라면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세베로도네츠크를 점령하는데는 101일이나 걸렸지만 정작 이곳에서 후퇴하는데는 5일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더타임스는 이어 “러시아군은 헤르손뿐만 아니라 멜리토플과 마리우폴 등의 주요 도시를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흑해 연안도시들을 통제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하르키우의 패전으로 이젠 전쟁의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날 텔레그램 포스팅을 통해 “우리는 하르키우주 남쪽과 동쪽뿐 아니라 북쪽으로도 진격을 시작했다”면서 “러시아 국경까지 50㎞ 남았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이달 들어 약 3000㎢에 달하는 영토를 수복했다. 최근 반격이 속도를 내면서 되찾는 영토도 빠르게 늘고 있다.


[푸틴은 전쟁의 진실을 모른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푸틴 대통령이 이번 퇴각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푸틴 대통령은 10일 모스크바 공원에 새로 생긴 복싱장과 대형 관람차 개장 행사에 참석하는 등 예정된 일정을 수행했다.


11일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가 핵사고를 우려해 가동을 전면 중단한 자포리자 원전의 안전 문제를 논의했다.


이러한 푸틴의 행동에 대해 푸틴의 강력한 지지자이며 우크라이나전에 게릴라 부대를 파견한 람잔 카디로프 체첸 자치공화국 정부 수장이 우크라이나 동북부에서의 러시아군 퇴각을 비판하며 푸틴 대통령이 전쟁의 실상을 잘 모를 수 있다고 주장해 주목을 끌었다.


카디로프의 발언이 이렇게 관심을 모은 것은 카디로프가 지난 15년 간 체첸공화국 수장으로 재임해 오면서 크렘린궁의 통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 영국 일간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카디로프가 자신의 텔레그램에 올린 11분 분량의 음성 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면서 “나는 (러시아)국방부 측과 같은 전략가가 아니지만 그들이 실수했다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카디로프가 자신의 텔레그램에 올린 11분 분량의 음성 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면서 “나는 (러시아)국방부 측과 같은 전략가가 아니지만 그들이 실수했다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카디로프는 이어 “오늘이나 내일 전략에 변화가 없다면 나는 러시아 국방부와 국가 지도부에게 현장 상황이 어떤지 설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우리에게는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1만 명 이상의 전사가 러시아군에 합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 가디언은 12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은 지금 사기가 극도로 떨어졌으며 심리상태도 불안해 전투지역으로의 복귀를 극도로 거부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영국 국방부는 하르키우 지역에서의 우크라이나군의 승리는 러시아군의 전쟁 수행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고 전했다.


[러시아군 사기, 붕괴될 수도...]


이번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은 러시아군에게 있어 충격적이다. 가디언은 12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은 지금 사기가 극도로 떨어졌으며, 심리상태도 불안해 전투지역으로의 복귀를 극도로 거부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영국 국방부는 하르키우 지역에서의 우크라이나군의 승리는 러시아군의 전쟁 수행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이어 “러시아군은 하르키우주 전역에서 철수하라고 명령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러시아군의 군 수뇌부에 대한 신뢰는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요한 것은 푸틴의 이러한 패배가 러시아 내부에 미칠 영향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푸틴의 전 연설비서관으로 지금은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압바스 갈랴모프의 말을 빌려 “푸틴의 정치적 정당성은 힘에서 나오는 데 푸틴이 우크라이나에게 패할 정도로 힘이 없다는 것이 사실로 알려지면 그의 정치적 정당성도 무너질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국영 TV에 자주 출연하는 친 크렘린 정부 분석가인 세르게이 마르코프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몇 가지 실수로 인해 정치적 절차에 대한 통제력이 상실되고 있다”면서 “이 혼란이 오래 가지 않을 것임을 장담하지만 지금은 엉망진창”이라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그러면서 “푸틴은 지금 러시아인들을 오도하고 있다”면서 “푸틴은 러시아군이 무적이며 우크라이나는 부패와 비겁으로 가득차 있다고 거짓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지금 최고의 전략가라는 푸틴의 명성에 구멍이 생기고 있다”면서 “지난 7일에도 푸틴은 러시아가 전쟁의 결과로 아무 것도 잃은 것이 없다고 큰소리쳤는데 현실은 벌써 수만명의 사상자가 생길 정도로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NYT는 비꼬았다.


그런데 푸틴의 지도력에 대한 신뢰의 붕괴 조짐은 이미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NYT는 “전쟁 지지자들조차도 크렘린 궁에 대한 분노가 넘쳐나고 있다”면서 “이번 러시아군의 패퇴는 지난 2월 24일 전쟁 개시 이후 러시아에게 있어 가장 치욕적인 날이라는 지적이 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팔로워 40만을 보유하고 있는 텔레그램 계정의 한 관리자는 러시아 차기 대선을 언급하면서 “2024년 선거에서는 결코 푸틴 정부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 말하는 이들까지 나오고 있다”고 NYT는 밝혔다.


[푸틴, 과연 어떻게 대응할까?]


지금 상황에서 최대의 관심은 러시아군의 패퇴 소식을 과연 푸틴이 언제 인지하게 될 것이며 그에 대해 어떻게 푸틴이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이다.


더타임스는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전에서의 러시아 대패는 푸틴이 위험한 결정을 하게 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국가안보회의(NSC) 의장인 올렉시 다닐로프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이렇게 패배를 지속한다면 푸틴이 또다른 전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다닐로프 의장은 이어 “우리의 임무는 러시아가 더 이상 이웃국가들을 공격할 수 있다는 생각조차 갖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면서 “우리의 이익이 끝나는 곳에서 우리의 반격도 끝이 날 것”이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그러나 문제는 러시아가 궁지에 몰리면 몰릴수록 푸틴은 위험한 전쟁을 구상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푸틴은 이미 러시아의 주권이 영향을 받는다면 러시아는 지체없이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 수차례 주장해 왔는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투에서 지속적인 패배를 당한다면 푸틴이 결국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타임스는 “푸틴이 핵옵션 외에도 키이우를 향해 대규모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이는 러시아내 강경파들의 요구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더타임스는 그러면서 “푸틴에게 좋은 선택지는 이젠 거의 없다”면서 “러시아의 독재자 푸틴이 가장 나쁜 것을 선택하지 않도록 바랄 뿐”이라고 했다.


중요한 것은 ‘특수군사작전’이라 설명하면서 러시아인들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겠다는 전략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확장되게 되면 그때부터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벌써 러시아 국영TV의 뉴스에서조차 지난 주를 전쟁 시작 이후 가장 어려운 한주였다고 묘사할 정도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실체는 조금씩 러시아인들에게 베일이 걷혀지고 있다.


이것이 푸틴에게는 딜레마다. 핵무기를 사용하고 싶어도 그 전제는 러시아인들의 전폭적 지지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과연 가능할 것인가의 문제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전에서 계속 밀린다면 러시아인들도 어쩔 수 없이 그 실체를 알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었을 때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이는 아무도 모른다.


이에 대해 압바스 갈랴모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지금같이 계속 몰아붙인다면 크렘린 궁에서도 푸틴의 재신임을 묻게 되는 대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NYT에 분석했다.


이렇게 우크라이나군의 승전보는 러시아 정계를 흔들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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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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