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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북한 무기구입하는 러시아, “어리석은 짓 될 것” - 최근 북한이 개발한 미사일은 보내기 어려울 것 - 연평도 포격 당시 대부분 불발됐던 상황, 우크라에서 재현될 수도 - 그러한 포탄마저 긁어 모으려는 러시아, 전쟁 현실 말해줘
  • 기사등록 2022-09-09 13: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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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탄약거래 러시아, “어리석은 거래될 것”]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극심한 무기 부족을 겪고 있는 러시아군이 급기야 북한으로부터 탄약이나 포탄 등을 구매하려 하고 있으나 이는 아주 어리석은 선택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의 외교전문지인 디플로맷(The Diplomat)은 8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북한에서 탄약 구매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랜 제재로 경제난을 겪는 북한과 사실상 '상부상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무기거래가 성사되더라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산 포탄과 로켓 등이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 미국의 외교전문지인 디플로맷(The Diplomat)은 8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북한에서 탄약 구매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랜 제재로 경제난을 겪는 북한과 사실상 `상부상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무기거래가 성사되더라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산 포탄과 로켓 등이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앞서 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하기 위한 탄약 구매를 위해 북한에 접촉했다는 징후가 있다”고 확인한 바 있는데 이 발표대로라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지난 8월 이란에서 드론 수백 대를 사들인 데 이어 이번에는 북한산 탄약 수혈에 나선 것이다.


물론 러시아는 이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반박했지만 그럼에도 미 당국은 “탄약을 시작으로 향후 북한산 무기를 더 사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조지프 뎀프시(Joseph Dempsey)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연구원은 “북한이 과거 소련식을 많이 본떠 무기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러시아로선 북한이 '호환 가능한' 탄약의 최대 공급처일 수 있다”고 디플로맷에 말했다.


한국 국방네트워크의 이일우 박사도 “70년 이상 세계에서 가장 요새화된 지역이었던 북한의 경우 수천만발의 포탄을 보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이 이러한 구형 포탄을 러시아에 판매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앙킷 판다(Ankit Panda) 선임 연구원도 “북한이 최근 핵무기와 유도미사일 등 고성능 무기체계 개발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과거 전력의 한 축을 차지했던 유도 기능이 없는 구형 포탄이 필요하지 않게 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Bruce Bennett) 연구원은 “러시아에 보내질 대부분의 포탄은 AK-47 소총이나 기관총 등 소형 화기용 탄약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베넷 연구원은 그 이유로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북한이 포탄을 300∼400발가량 발사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그 가운데 80발 정도만 의도한 표적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나머지 포탄들은 연평도에 도달하기도 전에 바다에 그대로 추락했다는 것이다. 그러한 포탄들을 러시아로 보낼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베넷 연구원의 주장이다.


그럼에도 “북한이 그러한 포탄을 러시아로 보내지게 된다면 러시아군도 북한군이 저질렀던 그 형편없는 똑같은 경험을 저지르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소련 시절로 거슬로 올라가는 무기체계를 공유하고 있는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할 무기의 품목은 많겠지만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할 수 있는 탄약 유형이 이미 유통기한이 지나 성능을 보장하기 힘든 것들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예를 들면 북한이 보유한 전투기 800여 대 가운데 150여 대로 가장 많은 기종이 바로 미그-21기다. 그런데 이 기종은 생산된 지 60여년이 넘는 고물 중의 고물이다. 또 6.25전쟁때 사용했던 미그-15, 미그-17기도 상당수 존재한다. 그중에서 최신예로 분류되는 미그-29기도 1980년대에 도입된 것들이다.


뿐만 아니라 북한군의 주류를 차지하는 거의 모든 재래식 무기들이 구 소련 당시 지원받은 것들이다. 그러니 이러한 무기들로 가득찬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해 줄 수 있는 무기들이 어떤 것들일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러한 구식의 케케묵은 포탄이라도 지금 재고가 있는 나라가 바로 북한이라는 점이다. 지금 러시아는 그러한 구형의 포탄이라도 쓸어담고 싶을 정도로 무기가 완전 바닥났다고 보면 될 것이다.


[최근 북한이 개발한 미사일은 보내기 어려울 것]


그렇다면 북한은 최근 개발하여 시험발사를 했던 미사일들을 러시아에 보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디플로맷은 “북한이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포함해 북한이 핵탄두 탑재까지 가능한 최신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긴 했지만, 최근 개발된 무기는 러시아 미사일 등과 크기가 달라 러시아 미사일 발사대에 장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의 양욱 연구원도 디플로맷에 “북한이 미국과 서울에 대한 군사 전략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탄도 미사일을 러시아에 제공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양욱 연구원은 이어 “북한이 러시아에 미사일을 공급하기로 결정한다면 러시아에는 북한의 스커드 및 기타 미사일 발사대가 없기 때문에 발사 플랫폼도 보내야 할 것”이라고 디플로맷에 말했다.


또한 한국 국방 안보 포럼의 신용우 박사는 디플로맷에 “북한이 러시아의 이스칸데르를 모델로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는 했지만 두 미사일은 크기가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니 러시아에 지원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결국 구형 북한 무기들이 러시아로 간다?]


그렇다면 결국 북한에서 러시아로 건너가는 무기들은 북한의 창고에 쌓여있는 구형 탄약이나 포탄들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러시아군이 만약 북한의 그러한 포탄들을 수입해서 사용하게 될 경우 낭패를 당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포탄이라는 것이 원래 전시를 대비해 탄약창에서 대량 보관하게 되는데 이때 제대로 간수를 하지 못하면 불발탄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데 북한은 그러한 포탄을 온도나 습도를 맞추면서 관리할 능력도 되지 않는다. 여기에 포탄재생작업도 불가능하다. 그러한 북한의 포탄들이 러시아로 건너가 전쟁에 쓰여진다면 이같이 어리석은 선택은 없을 것이라 말들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러한 포탄들이라도 러시아가 가져가기를 원한다면 러시아는 또한번 세계의 웃음거리로 전락하게 될지 모른다.


[북한은 러시아에게 무엇을 원할까?]


그렇다면 러시아에 포탄 등을 지원하게 되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얻기를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디플로맷은 일단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식량과 연료 등을 원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핵무기를 포함해 러시아에서 무기 관련 기술을 이전받기를 바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으로선 일종의 현금지원을 받거나, 또는 향후 추가적인 제재가 부과되지 않도록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관대함'을 바랄 여지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일단 북한과 러시아는 코로나로 중단되었던 양국간 철도 화물 운송을 이달중 재개하기로 했다고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가 8일(현지시간) 밝혔다. 아마도 이 열차들을 통해 북한과 러시아간에 물자교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북한과 러시아간의 포탄거래를 통해 우리는 또다시 ‘바보들의 행진’을 목도하게 될 지도 모른다. 세계 제2의 군사대국이라던 러시아의 실체는 물론이고, 허울좋은 뻥쟁이 북한의 현실마저 고스란히 공개되는 날이 곧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쟁은 이렇게 갈수록 재미있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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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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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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