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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눈에는 눈’, 유럽과 러시아 정면충돌 점입가경 - 러시아 석유 및 가스에 대해 유가 상한제 도입 강공 - 반발하는 푸틴 “유가 상한제 참여말라” 경고 - NYT. "유럽에서의 푸틴의 가스 파워가 점점 힘을 잃고 있다”
  • 기사등록 2022-09-09 06:53:27
  • 수정 2022-09-09 06:5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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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는 눈’, 유럽과 러시아의 정면충돌 점입가경]


유럽과 러시아가 ‘눈에는 눈’으로 강대강 충돌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주도하는 러시아산 석유 가격상한제 도입에 이어 러시아산 가스에 대해서도 가격상한제 도입을 검토하고, 에너지가격 급등으로 평상시보다 큰 이익을 낸 에너지기업의 초과이익에 대해서는 회수를 추진하기로 했다.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사진=트위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7일(현지시간) “EU 회원국에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가격상한제 도입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극악무도한 전쟁을 벌일 수 있게 하는 러시아의 수익을 끊어야 한다”면서 “최종수단으로 오는 9일 EU 에너지장관 회의에서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가격상한제를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한 에너지 가격으로 평상시보다 큰 이익을 기록한 에너지기업으로부터 초과이익을 회수해 에너지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어 “우리는 타격을 입은 가계와 기업 지원에 저탄소 에너지원을 활용하거나 석탄발전 등을 통해 초과이익을 낸 에너지기업들로부터 회수한 재원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가스가격이 급등하면서 전력가격도 덩달아 올랐는데, 이로 인해 예상하지 못한 초과이익을 낸 풍력, 태양력, 원자력 등을 활용한 전력생산회사들이 초과이익 회수대상이다.


[반발하는 푸틴 “유가 상한제 참여말라” 경고]


러시아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주도하는 러시아산 석유 가격상한제 도입에 동참하는 국가에는 에너지를 수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서방과 러시아간 '눈에는 눈' 식의 보복이 잇따르면서 갈등이 극도로 고조되는 양상이다.


주요 7개국(G7)이 지난 2일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에 대한 가격상한제를 긴급하게 시행하기로 합의한 직후, 러시아 국영가스 회사 가스프롬은 발트해 해저를 통해 독일 등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가장 중요한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가스관을 통한 가스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자국을 제재해온 유럽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천연가스 공급을 줄여왔고, 가스프롬은 지난 6월 중순부터 노르트스트림-1을 통해 독일 등 유럽으로 보내는 천연가스 공급량을 가스관 용량의 40%, 지난 7월 27일에는 20%로 재차 줄인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 도입에 동참하는 국가에는 석유, 가스 등 에너지를 수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보복에 보복이 이어지는 셈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7차 동방경제포럼'에서 “우리의 경제적 이익에 반대된다면, 아무것도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스도, 원유도, 석탄도, 휘발유도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가 상한제에 참여하는 국가를 향해서는 “굉장히 멍청한 결정”이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한국도 제재 대상]


한편,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도입에 한국이 동참할 경우 심각한 부정적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러시아 외무부 고위 당국자가 7일(현지시간) 경고했다.


남·북한과 중국, 몽골 등을 담당하는 러시아 외무부 제1아주국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국장은 이날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이런 계획에 동참한다면 한국 경제에 심각한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워싱턴이 러시아 원유에 대한 '구매자 카르텔'에 서울을 끌어들이려는 시도에 대해 알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손해를 보면서 원유를 공급하지 않을 것이다. 그 결과 한국 파트너들은 더 싸지 않은, 더 비싼 가격에 원유를 사게 될 것이고, 이건 훨씬 비싼 가격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서울이 이를 이해하고 자신을 위해 불필요한 문제를 만들어내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노비예프 국장은 “현 단계에서 러시아에 비우호적인 행동을 하는 한국에 대해 취해지고 있는 (러시아의) 금융 조치는 충분하며 비례적인 것으로 본다”면서 “한국 측이 추가로 긴장을 고조시키면 조치를 더 강화할 것”이라 예고했다. 러시아는 대러 제재에 동참한 한국을 비우호국으로 지정해 두고 있다.


[美-EU가 러시아에 대해 강공을 펼치는 이유?]


그렇다면 미국과 유럽연합은 러시아의 반발이 뻔히 예상됨에도 이렇게 강공을 펼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유럽에서의 푸틴의 가스 파워가 점점 힘을 잃고 있다”고 보도했다.


▲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유럽에서의 푸틴의 가스 파워가 점점 힘을 잃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유럽사회는 더 이상 러시아로부터 가스 공급이 없어도 생존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다”면서 “유럽사회는 더 이상 러시아를 믿지도 않고 의지하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물론 러시아로부터 가스공급이 중단되면 유럽사회는 상당한 고통을 견뎌야 하겠지만 러시아의 가스 없는 유럽사회는 상상할 수 없었던 얼마 전과는 달리 지금은 유럽사회가 차분하게 올 겨울을 러시아 가스 없이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NYT는 그러면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7일(현지시간) “전쟁 초기에 러시아로부터 파이프라인을 통한 가스수입은 전체 수입가스의 40%에 달했지만 지금은 9%에 불과하다”면서 “그동안 러시아 가스에 상당한 의존을 해 왔던 독일과 이탈리아가 러시아 공급량을 대체하기 위한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전헸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그동안 값싼 러시아 가스에 절반 이상을 의존해 오던 독일의 경우 지난 8월에는 10% 미만으로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과거 소련시절부터 모스크바는 독일과 다른 나라들에게 정파적 상황에 관계없이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파트너라고 주장해 왔지만 러시아는 더 이상 결코 신뢰할 수 없는 국가가 되어 버렸다”고 NYT에 말했다.


NYT는 이어 “유럽은 내년까지 러시아의 가스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액화천연가스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올 겨울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대한 것인데 이를 위해 유럽국가들이 얼마나 잘 협력하는지가 관건”이라 밝혔다.


한마디로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민중들의 봉기가 일어날 수도 있는데 이를 유럽 국가들이 어떻게 잘 다스리느냐 중요한 대목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독일의 숄츠 총리는 “물가 급등으로 인한 서민들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추진하기로 한 650억유로(88조 2천억원) 규모의 지원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3차 지원패키지의 목표는 전기요금을 빠르게 떨어뜨리는 것이고, 전기요금 제동장치 도입은 수개월이 아닌 수 주내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가을과 겨울에 에너지난으로 봉기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임을 확신했다.


[시간은 러시아 편이 아니다!]


NYT는 지난 3일(현지시간)에도 “러시아가 독일로 이어지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의 가동을 중단했지만,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 가스 없이도 겨울을 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면서 “유럽 국가 관리들은 그동안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가스 공급을 완전히 차단할 가능성에 대비해 왔기에 공급을 제한하더라도 이번 겨울을 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유럽연합(EU) 경제 담당 집행위원 파올로 젠틸로니는 이탈리아에서 열린 경제포럼에서 “EU는 러시아가 가스를 무기로 극단적으로 사용하는 데 대응할 준비가 잘 돼 있다”면서 “우리는 러시아에 계약을 존중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했다.


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지만 러시아의 생각과는 달리 시간은 오히려 유럽연합 편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반면 러시아는 석유와 가스의 생산은 유럽사회로 보내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속되어야 하고 결국 그러한 석유와 가스를 보관할 수도 없는 입장이어서 그러한 피해를 고스란히 러시아가 감내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과 유럽사회가 이렇게 러시아를 향해 강공을 펼치는 데는 다 이런 이유가 있었다. 과연 이러한 강 대 강의 대결에서 마지막에 누가 웃을까? 푸틴일까? 아니면 유럽사회일까? 겨울이 다가올수록 그 진검승부의 끝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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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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