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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이스라엘의 경고, “우릴 시험하지 말라!” - 이스라엘총리, F-35 전투기 앞에서 이란에 경고 - 이란 최고지도자실 고문, "이란 핵무기 만들 준비 완료" 발언 - 미, 이란에 무력시위…이스라엘과 중동 합동훈련
  • 기사등록 2022-09-08 13: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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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총리, F-35 전투기 앞에서 이란에 경고]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막기 위해 총력 외교전을 펴고 있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직접 겨냥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 주목을 끌었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총리는 6일(현지시간) 남부 네바팀 공군기지에서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를 배경으로 서서 “우리가 핵 합의를 중단시키는 데 성공했는지 알기는 이르다”며 “하지만 우리는 모든 위협과 모든 시나리오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 스텔스전투기 F-35 앞에서 이란에 경고 발언하는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총리. [이스라엘 총리실 트위터 영상 캡처.]


라피드 총리는 이어 “이란이 우리를 시험한다면, 이스라엘의 장거리 무기와 (타격) 능력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테러와 우리를 해하려는 사람들에 대응해 계속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피드 총리는 또한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내가 합의한 것처럼, 이스라엘엔 이란의 핵 위협 차단을 위해 행동할 자유가 있다”며 이란 핵무장 저지를 위한 독자적 군사 행동 가능성도 시사했다.


중동 내 유일한 비공식 핵보유국인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장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으며, 군사력을 동원해서라도 이란 핵 개발 시도를 무력화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천명해 왔다. 이란 역시 이스라엘을 지도에서 지우는 것이 사명이라 할 정도로 강경해 이스라엘과 언제든지 충돌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물론 이스라엘은 핵 합의가 복원된다면 당장 이란의 핵 활동을 제한할 수 있지만, 합의 유효기간인 2031년 이후 이란의 우라늄 농축에 대한 제약을 푸는 '일몰조항'(Sunset) 때문에 이란 핵무장이 현실화할 수 있다면서 핵합의 복원을 반대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중재안에 미국과 이란이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핵 합의 복원 협상이 막바지 국면에 이르자, 이스라엘은 최근 국방부 장관, 해외정보기관 모사드 국장 등이 미국을 방문해 미국을 설득하고 있다.


또한 라피드 총리는 이달 중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7차 유엔총회 계기에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 회담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이 이란 향해 경고한 이유?]


그렇다면 이스라엘의 라피드 총리는 이란을 향해 왜 강력한 경고를 날렸을까? 지난 7월 17일 이란 내 권력의 정점인 최고지도실의 카말 하라지 이란 최고지도자실 고문이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방송에 “우리는 며칠 안에 농도 90% 우라늄을 쉽게 생산할 수 있다”면서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 기술적 능력이 충분하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된 것으로 보인다.


통상 핵무기 1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90% 고농축 우라늄 25㎏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60% 농축 우라늄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지난 5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핵폭탄 1개를 제조하는 데 거의 충분한 양의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IAEA는 보고서에서 이란이 비축한 농도 60%의 우라늄이 43.3㎏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물론 이란은 핵무기 개발을 추구하지 않으며, 원자력 발전과 연구 목적으로 농축 우라늄을 제조하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제조 가능성에 대해 강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날 하라지 고문은 “시온주의자(이스라엘)들은 쇠퇴의 길을 걷고 있으며, 미국이 그들을 지원하려고 하지만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며 “그들이 실수할 경우 이란은 이스라엘을 직접 타격할 것”이라고 위협하면서 이스라엘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바이든 대통령과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총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예루살렘 선언'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에 대해 하라지 고문은 “'예루살렘 선언'은 아무런 결과도 내지 못했으며 큰 의미가 없다”며 깎아내린 것이다.


[미, 이란에 무력시위…이스라엘과 중동 합동훈련]


이런 가운데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미국 공군 B-52H 장거리 전략폭격기 2대가 4일(현지시간) 중동에서 훈련 임무를 수행해 눈길을 끌었다.


중동 주둔 미 공군 사령부는 5일 “B-52 폭격기 2대가 영국 페어퍼드 공군기지를 이륙, 지중해 동부, 아라비아반도, 홍해 상공에서 다국적 연합 훈련 임무를 수행했다”면서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등의 공군 전투기가 이번 훈련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미 공군은 성명에서 “미국, 우방에 대한 위협은 반드시 대응이 따를 것”이라며 “이런 임무는 적을 억제하고 필요한 경우 물리칠 수 있도록 무력을 합치는 능력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날 훈련 목적과 관련해 미군은 이란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무력시위는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막판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빚는 이란을 향해 무력 시위를 벌인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지난 6월에도 이란을 겨냥한 무력시위를 한 바 있다.


주목할 점은 이번 훈련에 이란에 가장 적대적인 이스라엘군도 참여했다는 점이다. 이스라엘군은 F-16 전투기 3대가 자국 영공에서 B-52 폭격기를 호위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미군의 협력은 중동의 항공 안보를 유지하는 데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이스라엘에 공중급유기도 제공]


이스라엘이 무력을 써서라도 이란의 핵개발을 막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원거리 공습 작전에 필요한 공중급유기를 이스라엘에 제공하기로 했다.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에 따르면 미국 보잉사는 전날 보도문을 통해 미국 정부와 이스라엘에 제공될 4대의 공중급유기(KC-46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오는 2025년부터 2026년까지 이스라엘 공군에 인도될 공중급유기의 구매 대금은 9억2천700만 달러(약 1조2천600억 원)로, 미국의 대이스라엘 원조 자금으로 충당된다.


미군은 지금까지 179대를 구매해 운용 중이며, 일본 항공자위대도 2대를 구매한 적이 있다. 이스라엘은 전세계에서 3번째로 이 공중급유기를 보유하게 된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제작된 지 50년 된 보잉 707 항공기를 지난 2011년 이집트 민간항공사로부터 구매한 뒤 공중급유기로 개조해 사용해왔다.


이스라엘이 공중급유기를 확보하게 됨으로써 이스라엘의 대 이란 공격력도 한층 강화되게 됐다. 이스라엘은 지난 5월에 시작된 '불의 전차' 훈련 중에는 100대 이상의 항공기와 잠수함 등을 동원해 이란의 핵시설을 타격하는 모의 훈련도 했는데, 이때 당시 2천㎞ 이상 떨어진 장거리 목표물인 이란 핵시설을 타격하고 귀환하는 데 필요한 공중급유 훈련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F-35 전투기와 수송 헬기, 잠수함에 이어 구매한 공중급유기는 멀고 가까운 데서 엄청난 도전에 직면한 이스라엘군의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슬아슬한 중동, 군사적 충돌 가능성 짙어]


미국과 이란은 2015년 체결됐다가 사실상 해체된 이란핵합의의 복원을 위한 막판 협상을 진행하면서도 거듭 군사적 충돌을 빚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이란 해군 소속 구축함이 홍해에서 미군 무인수상정(USV)을 나포했다가 풀어준 바 있다. 그런데 이 사건은 핵합의에 대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최근 며칠동안 발생했던 두 번째 충돌로, 앞서 발생한 사건은 이란의 정규 해군이 아닌 준군사조직인 혁명수비대가 관련됐으며 페르시아만에서 발생했다. 미국 군함이 세일드론 익스플로러를 추적하자 이란 혁명수비대는 세일드론 익스플로러를 견인했다.


제5함대는 지난해 무인 기동대를 출범시켰고, 해군이 사용하는 드론은 초내구성 공중감시 드론, 시호크, 씨헌터 같은 수상함, 어뢰를 닮은 소형 수중드론 등이 있다.


또한 지난 8월에는 미군이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조르주(州)에서 시리아 반군의 시설물을 타격했다. 이 시설물은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의 지원을 받는 반군이 사용하던 것이다. 미군의 공격을 받은 반군도 미군 시설에 로켓으로 반격을 가했다.


뭐니뭐니해도 과연 이란이 핵무기 개발 징후가 있느냐에 따라 중동 정세는 크게 휘청거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이스라엘 총리가 F35 스텔스기 앞에서 이란을 향해 정면 경고를 했다는 것은 파란의 조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중동은 지금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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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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