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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충격적인 러시아 내부문건, “경제, 10년이상 후퇴” - 대 러시아 제재효과,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경제에 타격 - 당장 전쟁 수행 필요한 무기제조도 불가능 - "러시아는 계속 ‘포위된 요새’ 현상에 직면할 것" 절망적
  • 기사등록 2022-09-08 06:18:01
  • 수정 2022-09-08 06: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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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경제 제재 안무섭다 했지만, 실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세계의 강력한 경제 제재가 러시아에 가해지고 있지만 이와 관련해 “서방의 제재가 전혀 안무섭다”면서 큰소리를 쳤던 러시아가 실상은 엄청난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는 내부 보고서가 유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6일(현지시간), “지난 8월 30일에 열린 러시아 고위급 당국자 비공개회의 보고서 사본을 입수했다”면서 “이 보고서에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가한 제재의 충격이 확산하면서 러시아 경제가 장기간 깊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기술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 블룸버그 통신은 6일(현지시간), “지난 8월 30일에 열린 러시아 고위급 당국자 비공개회의 보고서 사본을 입수했다”면서 “이 보고서에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가한 제재의 충격이 확산하면서 러시아 경제가 장기간 깊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기술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보도한 이 보고서에는 전문가와 당국자들이 협력해 수개월에 걸쳐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데, 해당 보고서는 “더 많은 국가가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러시아에 대한 압박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보고서에는 세 가지 향후 시나리오를 제시했는데, 이 중 두 개는 러시아 경제가 올해보다 내년에 더 크게 위축될 것이고, 전쟁 전 수준을 회복하는데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분석했다.


우선 ‘관성’(inertial) 시나리오의 경우 러시아 경제가 내년에 2021년 대비 8.3% 역성장하는 수준에서 바닥을 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스트레스’(stress) 시나리오는 2024년쯤 11.9% 역성장 뒤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전망은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올해 자국 경제의 침체 정도가 -3% 미만에 불과할 것이며, 내년에는 -1% 미만으로 위축세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혀 온 러시아 정부의 공식 입장과는 배치되는 내용이다.


보고서는 또 “러시아가 사실상 모든 형태의 수송에 영향을 미치는 ‘해상봉쇄’에 직면했다”면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져든다면 수출이 더욱 위축되고 물가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이어 “오는 2025년까지 정보기술(IT) 전문가 20만명이 국외로 이탈할 것이고, 향후 1∼2년에 걸쳐 석유·가스와 금속·화학·목재에 이르기까지 수출을 지향하는 다양한 부문에서 생산량이 감소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특히, “주요 수출시장인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할 경우, 연간 최대 4천억 루블(약 9조원)의 세수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새 수출시장을 개척해도 손실을 완전히 벌충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한 “수입 측면에선 단기적으로 원자재와 부품을 제대로 수입하지 못해 생산 차질이 빚어질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수입한 장비를 유지보수하지 못하면서 경제 성장이 제한될 수 있다”면서 “직접 제재 외에도 러시아는 외부로부터의 봉쇄 조치로 거의 모든 형태의 수송이 중단돼 경제에 타격을 입고, 기술 및 금융 부문 제재도 압박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 봤다.


보고서는 더불어 “일부 핵심 수입품은 대체 공급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서방 대신 중국이나 동남아에 의존해야 할 경우, 국제적 표준보다 1∼2세대 뒤지는 기술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가금류 생산의 99%와 젖소의 30%를 수입에 의존하는 등 농업 부문 해외 의존도가 매우 높고, 국내에서 생산하는 의약품도 원재료의 80%를 수입하는 실정”이라면서 “제재가 장기적으로는 인구증가와 기대수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관련 사정에 밝은 이들을 통해 보고서 사본의 진위를 확인하려 했다”며 “러시아 정부 홍보부서를 통해 관련 질의를 전달받은 러시아 경제부가 즉각적인 응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서방 제재 유명 무실하다는 언론보도들은 또 뭔가?]


러시아 내부의 보고서 내용과는 달리 일부 언론들에서는 러시아를 겨냥한 서방의 에너지 제재가 현재로선 효과가 없다고 보도한다.


민간 국제금융기관 연합체인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러시아가 올해 1∼7월 올린 석유, 천연가스 매출은 970억 달러(약 130조원)다. 그 가운데 740억 달러(약 100조원)는 석유에서 나왔다.


이와 관련해 엘리나 리바코바 IIF 차석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에 현금이 넘쳐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러시아가 올해 7월 원유, 석유제품을 하루 740만 배럴씩 수출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미국, 유럽연합(EU) 등의 제재에도 작년 말보다 겨우 60만 배럴 정도 줄어든 규모다. 수출량은 줄었지만 월평균 매출액은 고유가 때문에 작년보다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다.


이 대목만 살펴보면 분명 서방진영의 러시아 제재는 실패했다. 그러나 이는 단면만 보고 전체를 확대하는 우를 범한 것이나 다름없다. 석유를 통해 벌어들인 돈은 막대하나 문제는 그 돈으로 제대로 살 것을 사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것이 제재의 효과다.


심지어 러시아가 당장 전쟁에 필요한 무기조차 만들지 못한다. 첨단 무기는커녕 재래식 무기를 만드는데도 한계가 있다. 역시 제재 효과이다. 오죽했으면 러시아가 북한 같은 나라에게서 무기를 수입하려 할까? 이는 러시아를 향한 서방진영의 제재가 얼마나 강력한가를 한눈에 보여준다.


그뿐 아니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러시아 자동차업체 아프토바스는 최근 국민차 ‘라다’의 올해 모델을 출시했는데 이 차는 에어백이나 잠김방지 제동장치(ABS) 등 가장 기본적인 기능도 갖추지 못했다. 서방 제재로 차량용 부품 수입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동차뿐만이 아니다. 현재 러시아에서는 식품 포장지도 라벨 없이 인쇄해야 하고, 의류 업체는 셔츠용 단추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서방의 글로벌 브랜드들도 대부분 러시아로부터 철수했다. 그래서 돈 좀 있다고 생각하는 러시아인들은 해외로 나가 쇼핑을 즐기려 했지만 이젠 그나마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EU가 러시아 관광객들의 비자 발급을 아주 어렵게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원래 공산품 생산에는 취약한 나라였다. 그도 그럴 것이 유럽국가들로부터 손쉽게 공산품들을 들여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면서 유럽사회로부터의 수입 자체가 모두 차단당했다. 그래서 러시아인들은 10년이상 삶의 질이 후퇴하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러시아 내에서도 점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러시아 최대은행 스베르방크의 게르만 그레프 대표는 “러시아 경제가 2021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10년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러시아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예브게니 곤트마커는 “휴전이 된다 해도 러시아는 계속 ‘포위된 요새’ 현상에 직면할 것”이라며 “러시아 경제는 더욱 원시적으로 변하고, 군수물자 생산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한 세계적 국방안보 분야 싱크탱크인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에드 아널드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 6개월을 맞은 시점에서 “러시아 경제는 제재 완화나 외부 도움 없이는 1년 내 붕괴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이것이 지금이 러시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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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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