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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바이든 심판론 vs. 트럼프 리스크, 혼돈의 美 중간선거 - 선거기류 변화하는 미국 중간선거, 민주당 상승세 - 낙태권, 트럼프 리스크, 경제 이슈 등이 핵심 변수로 떠올라 - 현재 공화당 유리하지만 갈수록 격차 줄어들고 있어
  • 기사등록 2022-08-31 06: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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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기류 변화하는 미국 중간선거]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를 완벽하게 장악할 줄 알았던 미국의 중간선거 기류가 묘하게 흘러가고 있다. 우선 낙태관련 이슈가 첨예하게 부각되면서 선거판을 완전히 뒤흔들고 있고, 여기에 트럼프 리스크가 중도층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조 바이든 정권에 대한 심판론은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는 반면 이번 중간선거가 ‘바이든 대 트럼프 대결’ 구도로 변질되고 있다.


▲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8월 28일(현지시간) 민주당 및 바이든 행정부 핵심 관계자와 선거 전략가 등을 인용, “민주당 내부에서 상원 다수당 유지는 물론 하원 과반 의석 수성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8월 28일(현지시간) 민주당 및 바이든 행정부 핵심 관계자와 선거 전략가 등을 인용, “민주당 내부에서 상원 다수당 유지는 물론 하원 과반 의석 수성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는 11월 중간 선거에서는 하원 의원 전체와 상원 의원 3분의 1 정도(35석)를 새로 선출하게 되는데, 그동안 민주당은 100석인 상원에서 공화당과 정확히 동수로 의석을 양분하고 있고, 435석인 하원의 경우 221석을 차지해 간신히 과반을 점한 상황이었다.


사실 그동안의 미국 중간선거 관례를 보면, 당연히 집권정당에 대한 심판론이 거세지면서 집권당에게는 불리한 국면이 조성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지난해 바이든 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의 문제점이나 최악의 인플레이션 상황까지 겹쳤고,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모두 야당인 공화당이 무난한 승리를 거둘 것이라 예상들을 해 왔었다.


이런 와중에 집권여당인 민주당에 상당히 유리한 변수들이 터져 나오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의 부상이 눈에 띌 정도로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


[변수 1: 낙태권 공방]


미국의 중간선거를 혼돈의 상황으로 몰아붙인 첫 번째 이슈는 바로 낙태권 공방이다. 지난 6월말 보수 우위로 재편된 대법원이 지난 50년간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해온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뒤 낙태 문제가 중간 선거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문제는 진보 성향의 민주당은 철저하게 낙태권 인정을 주장하지만 보수 성향의 공화당은 낙태권 폐지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이 낙태권 이슈가 우선 민주당 지지자들의 결집을 가져오고 있으며, 특히 여성 유권자들이 새롭게 등록을 하면서 선거판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보수성향의 공화당에게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 예로 최근 뉴욕주 19선거구 보궐 선거에서 낙태권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민주당 팻 라이언 후보가 51.1%의 지지로 공화당 후보를 제쳤고, 또한 대법원 판결 이후 치러진 4번의 선거 모두에서 민주당은 과거 바이든이 얻었던 지지율을 훨씬 넘어서는 쾌거를 이뤘다. 더불어 보수 텃밭인 캔자스주에서 낙태권 보호 조항을 삭제하는 주 헌법 개정안이 부결됐다. 이러한 분위기는 민주당에 자신감을 심어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민주당은 다가오는 중간선거의 최대 이슈로 낙태문제를 들고 나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26일(현지시간) '여성 평등의 날'을 맞아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하지 않는 공화당과 보수층을 비판하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낙태권을 법으로 보장하고 싶다는 의사를 다시 밝히고서 “그러기에는 우리가 표가 좀 부족하다”며 “유일한 방법은 미국인이 11월에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며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대놓고 낙태권 방어를 위해 표를 달라고 호소한 것이다.


[변수 2: 트럼프 리스크]


지금 미국 사회를 달구는 최대의 이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리조트에 대한 FBI의 압수수색 사건일 것이다. 지난 8월 8일 기밀 문건 반출 혐의로 트럼프 자택을 압수수색해 다량의 기밀 문건을 확보한 이 사건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지키는 전통을 고수하느냐, 아니면 사상 처음으로 사법처리를 하느냐에 대한 딜레마로 번지면서 연일 미국 사회를 달구고 있다.


사실 미국은 그동안 전직 대통령을 기소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지만 미국인들이 정치를 범죄시하는 것을 싫어하는 분위기 때문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면책특권을 폭넓게 인정해 왔다. 그래서 포드 대통령이 닉슨을 사면했으며, 특별검사가 빌 클린턴을 기소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는 다른 전직 대통령들과는 달리 너무 많은 범죄혐의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마러라고 리조트에서의 국가기밀문건 보유는 심각하다.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측에 국가기밀서류의 반환을 명령했으나 트럼프측 변호사가 트럼프 자택에는 반환해야 할 문서가 없다고 공식 통보했다. 그런데 FBI는 마러라고에 아직도 기밀서류 상당수가 남아있다고 판단하고 압수수색을 했고, 실제로 기밀서류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일파만파 사건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기밀문서 유출을 알고도 이를 돌려주지 않아 간첩죄는 물론 사법 방해 혐의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트럼프는 탈세, 대출 사기, 보험 사기, 2016년 선거 당시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으며, 현재 뉴욕주 등 여러 주정부에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로인해 미국 사회는 완전히 둘로 분열되고 있다. 로이터·입소스가 미국 유권자 1500명을 상대로 조사해 지난 8월 18일 공개한 바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의 54%가 FBI의 트럼프 압수수색이 무책임하다고 답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의 71%는 FBI를 지지했다.


그러다보니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같은 경우 “정부가 만약 트럼프를 기소할 경우 폭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 그렇다.


이래저래 트럼프 리스크는 중간 선거 최대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에게도 딜레마를 안겨다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변수 3: 중요한 경제 이슈]


이번 중간선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또 하나의 변수는 바로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국정 과제들이다.


이들 법안들은 상하원을 무난히 통과했다는 점은 바이든의 민주당에게 큰 플러스가 되고 있다. 미국 노동절(9월5일)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될 선거 캠페인에서 내세울 주요 성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지금 상황에서의 최대 관심은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까 하는 점이다. 민주당의 한 선거 전략가는 “이전에는 하원에서 200석만 확보하면 '선방'이라는 분위기였지만, 예측이 바뀌고 있다”며 “과반 확보를 염두에 두고 있고, 실제 가능하다고 본다”고 기류를 전했다.


반면 공화당은 하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할 것이라며 우위를 예상하는 관측이 여전히 우세하긴 하지만 한자릿수 정도의 미미한 승리에 그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라고 WP는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공화당) 당내 경선에서 트럼프의 지지를 받은 약한 후보들이 잇달아 당선되며, 공화당 내부적으로 하원에서는 현재와 같은 양분 구조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형성된 상황”이라며 “뉴욕 보궐선거 이후 하원 선거 전망을 놓고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분명한 것은 트럼프 리스크가 공화당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고, 트럼프의 지지를 받은 후보들이 공화당 경선에서 대거 당선되면서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구호가 힘을 얻고 있기는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오히려 바이든 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희석해 ‘바이든 대 트럼프’의 선택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WP는 내다봤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구도가 과연 공화당에게 유리한가 하는 점이다. 그런데 트럼프 리스크는 갈수록 더욱 커질 것이고, 반면 집권세력의 이점을 가지고 있는 바이든의 경우, 유권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이슈는 계속 나오게 될 것이다. 학자금 감면 문제도 그래서 나온 것이다. 바닥을 쳤던 바이든 지지율도 미약하지만 조금씩 상승 국면을 그리고 있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민주당에 유리한 국면이 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한결같은 전망들이다.


물론 하원의원 선거의 그동안 공화당이 압승할 것이라 전망을 했고, 지금도 공화당의 승리를 예측하지만 문제는 민주당과의 격차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고민거리다.


실제로 8월 28일(현지시간) CBS방송이 유고브와 함께 지난 8월 24일부터 유권자 2126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은 하원에서 226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절반(218석)을 넘는 숫자지만 230석을 예상했던 전달 조사에 비해 줄었다. 중간선거는 정권 심판과 견제의 성격이 강한 터라 집권당이 승리한 경우는 3번(1934·1998·2002년)에 불과했다.


이런 측면에서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현지시간) “백악관은 이번 중간선거를 상당히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한 것이다.


이렇게 미국의 중간선거는 날이 갈수록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박빙의 선거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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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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