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미국의 손자병법, 인도로 중국 누른다! - 中국경 코 앞에서 인도와 군사훈련하는 美 - 두 번 다시 중국에 치욕 당하지 않겠다는 인도 - 미국의 손자병법, 중국에 대한 경고
  • 기사등록 2022-08-30 05:52:37
  • 수정 2022-08-30 08:46:44
기사수정



[中국경 코 앞에서 인도와 군사훈련하는 美]


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대대적인 대만 봉쇄 및 위협을 위한 군사훈련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인도와 함께 중국과의 국경 코 앞에서 대대적인 군사훈련을 실시하기로 해 주목을 끌고 있다.


▲ 미국의 CNN은 지난 8월 6일(현지시간) “미 육군이 오는 10월 18일부터 31일까지 중국과 인도 간 국경 분쟁 지역에서 인도 육군과 합동 군사훈련을 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CNN은 지난 8월 6일(현지시간) “미 육군이 오는 10월 18일부터 31일까지 중국과 인도 간 국경 분쟁 지역에서 인도 육군과 합동 군사훈련을 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말(힌두어)로 ‘유드 압하스(Yudh Abhyas·전쟁 연습)’, 영어로는 ‘워 프랙티스’(War Practice: 전쟁 연습)라 부르는 이 훈련은 2004년 이후 매년 미국과 인도가 서로 번갈아 개최하는 정기 훈련으로 지난 해 10월에는 알래스카 추가치 산맥 일대에서 훈련이 진행된 바 있다.


그런데 올해 이 훈련이 진행되는 장소가 심상치 않다. 바로 인도 북부 우탈라칸드주 아울리(Auli)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우탈라칸드주는 히말라야산맥이 자리한 인도 북부 지역으로 ‘신들의 땅’으로 불리는 곳이고, 그래서 높은 산을 신성시하는 인도 힌두교도들 사이에서 성지로 추앙받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 미국-인도 군사훈련 예정지는 해발 3048m의 고산 지역으로 중국과 인도 간 분쟁선인 실질통제선(LAC, Line of Actual Control)에서 불과 95㎞ 떨어진 아울리(Auli) 지역은 말라야산맥을 사이에 두고 중국 티베트자치구와 맞대고 있어서 지금도 양국간 팽팽한 긴장이 감도는 곳이다.


그동안 미국과 인도 양국은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LAC에서 최소 300㎞ 이상 떨어진 낮은 구릉지대를 택해 훈련을 해 왔는데 이번에는 아예 국경 코 앞에서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두 번 다시 중국에 치욕 당하지 않겠다는 인도]


시점도 아주 의미가 있다. 올해는 중국과 인도가 국경지역 영토 문제로 제1차 전쟁(1962년 10월 20일~11월 21일)을 벌인 지 60주년이 된다. 중국은 1962년 10월 20일 인민해방군 3개 사단을 동원해 인도 북동부 히말라야산맥에 위치한 아루나찰프라데시주를 침공했었다.


그런데 이 전투에서 중국은 인도에게 치욕을 안겨다 주었다. 중국은 개전 7일 만에 160㎞까지 진격한 후 인도 측에 이곳이 중국 영토임을 인정하면 철수하겠다고 제의했다. 인도가 이를 거부하자 공격을 계속해 인도군 병사 3000여 명을 죽이고 4000여 명을 포로로 잡았다. 이후 중국은 정치적 목표를 달성했다고 선언하며 일방적으로 병력을 철수했다.


중국이 전쟁을 벌인 이유는 영국과 티베트가 1914년 3월 합의한 심라조약(Simla Convention)에 따라 그어진 이른바 ‘맥마흔라인(McMahon Line)’ 때문이었다.


여기서 ‘심라조약’이란 영국과 티베트가 서로의 영토를 구분하는 경계선을 확정한 내용을 말하는 것이다. 1912년 청(淸)이 멸망하고 중화민국(中華民國,ROC)이 건국되면서 1913년 티베트가 독립을 선언했는데, 이때 당시 인도를 식민 통치하고 있던 영국과 중화민국 사이에 독립 티베트의 국경관련 회의를 1914년 봄 인도총독부의 여름 행정 수도인 심라에서 열고 3국간 국경조약을 체결했다. 그것이 심라조약이다.


그런데 중국은 이 국경선이 식민지 시대에 맺은 불평등 조약이라며 인정하지 않고 있는 반면 영국 식민지배에서 독립한 인도는 이 조약이 유효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은 1950년 다시 티베트를 합병한 뒤, 심라조약을 인정할 수 없다며 인도에 대해 아루나찰프라데시 9만㎢를 내놓으라고 요구했지만 인도가 그러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후 지금까지도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한 채 3488㎞에 달하는 LAC를 사실상 국경선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양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지역에서 인도군이 미군과 군사훈련을 한다는 것은 앞으로 결코 중국에게 또다시 당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고, 미국 입장에서는 인도가 공격 당할시 반드시 지원할 것이라는 경고를 중국에 보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손자병법, 중국에 대한 경고]


여기서 또 하나 되짚어 봐야 할 것은 대만 문제로 미중간에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인도가 중국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목적에 대한 것이다.


사실 중국이 부지불식간에 대만을 점령하는 공격을 할 수도 있다는 인식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더욱 강화되었다. 미국이 두 개의 전장에서 전쟁을 수행하기 곤란할 것이기 때문에 중국의 대만 공격도 쉬워질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런데 의외로 미국은 우크라이나전에 직접 파병을 하지 않았다. 단순히 무기만 지원해 주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도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국이 역으로 인도 카드를 들어 중국을 흔들고 있다.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인도카드로 중국이 두 개의 전장 상황을 만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판카지 자 인도 진달국제대 교수는 “미국의 의도는 중국이 대만에 압력을 가하면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제2의 전선’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면서 “중국은 이번 훈련을 상당히 우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지적했다.


태브니 메이단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이번 훈련은 중국과 인도의 전쟁 60주년을 앞두고 미국이 인도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화권 평론가들도 미국의 이런 전략을 춘추전국시대의 고사성어 위위구조(圍魏救趙)에 비유해 설명한다. 여기서 위위구조란 강성한 적과 직접 맞부딪치지 않고 적의 약점을 찔러 간접적으로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기원전 354년 위나라 장군 방연이 대군을 이끌고 조나라를 침공해 수도인 한단(邯鄲)을 포위했을 때 일어난 사건을 비유한 것이다.


당시 조나라 임금이 제(濟)나라에 지원을 요청했는데, 이때 지원군 군사로 따라간 병법가 손빈(孫臏)은 직접 조나라를 도우러 가지 말고 정예군이 모두 조나라에 투입돼 허약한 위나라 수도 대량(大梁)을 공략하도록 한다. 제나라가 위나라를 침공한다는 소식에 방연은 결국 포위를 풀고 귀국길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이후 방연은 손빈의 매복 계략에 말려 대패를 하고 전사하게 된다.


손빈은 손자병법으로 유명한 손무(孫武)의 후손이니, 미국이 손자병법의 전략으로 중국의 대만 공세에 대응하는 셈이다.


[시진핑 3연임 대관식에도 재 뿌리는 격]


미군과 인도군의 10월 합동군사훈련은 또한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중국공산당의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20차 당 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이 공산당 총서기 3연임을 확정하는 사실상의 대관식이 열리게 되는데 주인공인 시진핑 주석 입장에서는 뒤통수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베이다이허 회의 기간중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해 시진핑을 노심초사하게 했다면 황제 대관식에 또 시진핑의 심기를 거스르면서 중국 지도부를 흔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어떻게 대응할까?]


그리안해도 핵을 보유한 인도군과 국경에서의 갈등을 잠재우기에도 벅찬 상황에서 미국까지 인도의 손을 잡고 군사적 지원을 하는 것에 대해 중국은 신경이 날카로울 수밖에 없다.


중국군은 그동안 인도와의 분쟁 상황에 대비해 LAC를 담당하는 서부전구의 전력을 대폭 증강해왔다. 서부전구는 쓰촨성, 간쑤성, 칭하이성, 닝샤후이족자치구, 신장웨이우얼자치구, 티베트자치구, 충칭시 등 6개 지역을 관할하며, 인도와의 국경 지역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여기에 아프가니스탄 테러 조직의 유입도 차단하는 임무까지 수행하고 있다. 서부전구가 중국군 5대 전구 중 가장 광범위한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군은 특히 인도와의 국경 분쟁에 대비해 지난해부터 인도와의 LAC 100㎞ 이내 지역에 병력을 대폭 증강하고 신형 장거리 다연장로켓(MLRS)을 포함해 각종 공격용 미사일과 대공 요격미사일, 탱크, 전투기와 폭격기를 배치하는 등 전방위로 전력을 크게 보강하고 있다.


또한 지난 8월 17일에는 히말라야 지역에서 최신예 HQ-17A 지대공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하면서 군사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인도와의 분쟁에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는 모양새다.


[인도군도 국경 부근에 군사력 강화]


중국인민해방군의 군사력 강화에 맞서 인도군 역시 산악부대 등 병력 5만 명을 추가 배치하고, 각종 미사일과 자주포, 전투기 등을 투입하면서 전투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인도군은 중국과의 국경 인근에 러시아제 첨단 방공미사일 S-400 5개 포대를 배치할 예정이다. 인도는 앞서 지난해 12월 S-400 첫 포대를 도입해 파키스탄과 중국의 공중 위협 모두에 대응할 수 있는 북부 펀자브주 지역에 배치한 바 있다.


러시아제인 S-400은 저고도 근거리부터 초장거리 미사일 및 항공기까지 효과적으로 요격할 수 있는 첨단 방공 미사일 시스템으로 지난 2018년 10월 러시아와 S-400 5개 포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인도는 그러면서 대만과도 깊은 유대관계를 형성해 가고 있다. 이 역시 중국 견제의 성격이 강하다. 지난해 10월에는 대만의 국경절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인도 뉴델리 시내 전역에 내걸기도 했다. 인도는 지금도 ‘하나의 중국’ 원칙에 공식적으로 동의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인도는 지금 중국과 맞짱뜨면서 언제든지 대응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대만과 남중국해에 이어 또하나의 장벽이 갈수록 굳건해지고 있는 셈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267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