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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 천연가스 매일 133억원어치 공중에 불태우는 이유? - 유럽에 에너지 공급중단한 푸틴, 남는 천연가스 공중에 불태워 - 공중에 불태우지 않으면 러시아 공급체계 무너질수도 - 속 쓰리는 러, 유럽이 먼저 손들고 오기 기다리고 있어
  • 기사등록 2022-08-29 06:3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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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매일 133억원어치 불태우는 러시아]


러시아가 매일 애써 뽑아낸 엄청난 양의 천연가스를 허공에 불태워 버리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영국 BBC는 26일(현지시간) 위성사진과 전문가 분석을 근거로 “러시아 북서부 포르토바야(Portovaya)에 새로 들어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에서 가스 연소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화염이 잇달아 목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영국 BBC는 26일(현지시간) 위성사진과 전문가 분석을 근거로 “러시아 북서부 포르토바야(Portovaya)에 새로 들어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에서 가스 연소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화염이 잇달아 목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가 러시아 천연가스를 불태우고 있다고 지목한 장소는 바로 독일로 향하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이 시작되는 곳으로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통해 독일로 보내려던 물량을 태워버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불길은 벌써 여러날째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인근 국경 너머의 핀란드 주민들은 여름이 시작된 6월부터 그 불길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BBC에 말했다.


물론 발전소에서 안전이나 기술적인 이유로 가스를 태우는 것은 흔한 일이긴 하지만, 러시아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천연가스 불길은 전례 없는 규모로 알려졌다.


위성 데이터 전문가인 제시카 매카트니 미 마이애미대 부교수도 BBC에 "LNG 발전소에서 이렇게 많은 화염이 나오는 것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주재 독일 대사는 BBC 뉴스에 “러시아가 다른 곳에서 가스를 팔 수 없기 때문에 가스를 태우고 있다”면서 “러시아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유럽의 노력이 러시아 경제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리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하루에 불태워지는 천연가스량은 약 434만 입방미터로 이를 돈으로 환산한다면 하루 1천만 달러(약 133억 원)어치일 것으로 추산했다”고 BBC는 전했다.


▲ 영국의 더터임스(The Times)도 27일(현지시간) “포르토바야 LNG발전소에서 대량의 가스 연소는 러시아의 유럽을 향한 천연가스 공급 축소 시기와 일치한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더터임스(The Times)도 27일(현지시간) “포르토바야 LNG발전소에서 대량의 가스 연소는 러시아의 유럽을 향한 천연가스 공급 축소 시기와 일치한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도대체 왜 저럴까?]


그렇다면 러시아는 하루에 무려 133억원 어치 분량의 천연가스를 왜 저렇게 허공에 날리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글로벌 가스 연소 현황을 추적하는 업체인 캡테리오(Capterio)의 마크 데이비스(Mark Davis) 최고경영자(CEO)는 “사고로 인한 화염이 아니라 발전소 운영상 이유에 따른 의도적 연소 가능성이 더 크다”면서 “통상 발전소 시설을 폐쇄했다가 가동을 재개하는 것이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든다”고 BBC에 주장했다. 결국 계속 가동을 하려면 남는 천연가스를 대량으로 연소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천연가스를 불태우고 있는 지역인 포르토바야가 핀란드 접경 인근이자 독일까지 연결되는 천연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의 가압기지가 위치한 지역이라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BBC는 밝혔다.


지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무기화를 시도하면서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해당 가스관을 통해 유럽으로 보내던 가스 공급량을 대폭 감축했다.


▲ 우리 신문은 지난 5월 30일 “푸틴, 7월이 고비다!”라는 제목의 정세분석(유튜브 1468회)을 통해 이러한 상황을 예측한 바 있다.


우리 신문은 지난 5월 30일 “푸틴, 7월이 고비다!”라는 제목의 정세분석(유튜브 1468회)을 통해 이러한 상황을 예측한 바 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정세분석] 푸틴, 7월이 고비다!

*관련영상 바로가기: [Why Times 정세분석 1468] 푸틴, 7월이 고비다! (2022.5.30)


당시 우리 신문은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이 5월 26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가 열린 스위스 다보스 현지 인터뷰를 인용해 “러시아의 가스 저장 능력은 7월이면 가득 찰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푸틴이 유럽에 가스를 공급하지 않으면 가스가 나오는 시베리아의 1만2000개 가스정 중 수천개를 폐쇄해야 하는데, 이것들은 폐쇄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지만 한 번 폐쇄되면 장비의 노후화로 다시 열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시말해 유럽으로 공급하는 가스를 줄여온 상황에서 러시아의 가스 저장능력이 7월이면 바닥을 드러내는데, 결국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하나는 시베리아 가스정을 폐쇄하면서 생산을 중단하는 방법이 있는데 문제는 시베리아 가스정은 한 번 폐쇄하면 재가동이 사실상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계속 가스를 생산하면서 유럽으로 가스를 무작정 공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두 번째 선택이다.


그런데 푸틴은 이 두 가지 말고 또다른 선택, 그러니까 엄청난 양의 천연가스를 공중에 불태워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이미 에너지 무기화라는 칼을 빼들면서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하지 않겠다고 큰 소리를 쳤는데 남아돈다고 다시 공급해 줄 수는 없으니까 아예 공중에 불태워버리면서 푸틴의 자존심을 챙기고 있다는 의미다.


조지 소로스의 예측대로 러시아가 공중으로 천연가스를 불태워 버리기 시작한 시점이 지난 6월 하순으로 러시아의 가스 저장능력이 포화점에 다다르기 시작하는 시점이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시 영국 에너지 조사업체 에너지 애스펙츠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애스펙츠는 CNBC에 “러시아는 지난 겨울에 이미 약 726억㎥의 기록적인 높은 비축량을 기록했다”면서 “러시아 저장고는 여름이면 꽉 찰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스펙츠는 또한 “러시아는 아시아로 가스의 공급라인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가스 저장의 유연성이 부족하고 파이프라인 인프라도 부족하다 보니 가스를 유럽에서 아시아로 전환하기에는 역부족”이라 지적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또다른 시각도 있다. 노드 스트림(Nord Stream) 1 파이프라인에 공급되는 대량의 가스를 처리하는 데 기술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다시말해 공급 감축으로 인해 남아도는 대량의 가스로 LNG를 생산하는 등 처리하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어려움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연소가 오랜 시간 지속된다는 점을 근거로 제재 여파에 발전소에 필요한 부품을 구하지 못한 결과일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이는 결국 러시아를 서방진영의 제재로 인해 중요한 기술적 부품을 구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공중에 천연가스를 날리면서 불태우고 있다는 분석을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BBC는 발전소를 소유하고 있는 러시아의 국영에너지 기업인 가스프롬(Gazprom)에 논평을 요구했지만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엄청난 양의 불타는 천연가스, 환경오염도 심각]


또 하나의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엄청난 양의 천연가스가 연소되면서 환경에 대한 영향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BBC는 “러시아가 다량의 천연가스를 공중에 불태움으로 인해 매우 강력한 기후변화 물질인 메탄을 배출하게 된다”면서 “현재 추정키로는 포르토바야에서 배출되는 매일 약 9000톤의 CO2 등가물을 방출할 뿐만 아니라 연소되면서 나오는 유해물질도 심각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캐나다 칼튼 대학의 매튜 존슨(Matthew Johnso) 교수는 “이번 천연가스 대량연소 사태가 북극 위도에서 발생함으로 인해 특히 우려되는 점은 방출된 블랙 카본이 북쪽으로 이동하여 북극 빙하의 눈과 얼음에 쌓이고 녹는 속도가 크게 빨라지는 것”이라고 BBC에 밝혔다.


[푸틴에게 부메랑될까?]


이런 점에서 푸틴은 진퇴양난이다. 푸틴은 어떤 방식으로든 전쟁을 빨리 끝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럽사회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멈추도록 만들어야 한다. 푸틴은 그러한 뜻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사실상 중단하다시피 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 유럽사회는 올 겨울을 어떻게 넘길 것인가에 대해 거의 혼돈 상태에 빠져 있다. 푸틴은 바로 이러한 혼란을 노리고 있다. 이를 통해 유럽의 국민들이 동요하도록 만들고 그래서 각 국가의 수장들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러시아와 손을 잡으라고 압박하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푸틴의 계산이 맞아 떨어지려면 러시아의 천연가스 없이 유럽이 올 겨울을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제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유럽은 지금 그러한 겨울이 올지라도 러시아에게 결코 무릎꿇지 않겠다는 각오가 흘러 넘친다. 러시아에게 이번에 항복을 하게 되면 그 다음 유럽의 어느 다른 나라도 또 우크라이나가 당했던 것처럼 영토을 빼앗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로가 벼랑끝 줄타기를 하는 사이 러시아는 하루에 무려 133억원 어치의 천연가스를 공중에 날리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하늘로 날려버리는 천연가스가 과연 포르토바야 스테이션 한 군데 뿐일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어쩌면 포르토바야 스테이션 말고도 또다른 북극의 스테이션에서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을지 모른다.


바야흐로 유럽과 러시아간에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듯 하다. 누가 더 오래 버티는가에 국가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결코 푸틴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지는 않는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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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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