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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위태위태한 자포리자 원전, 러 만행 두고볼 것인가? - 자포리자 원전 단전으로 한때 핵위기 - '위태위태' 우크라 자포리자 원전서 직원 탈출 행렬 - 러시아 인질이 된 자포리자 원전, 푸틴의 각성이 필요하다!
  • 기사등록 2022-08-27 06: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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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포리자 원전 단전으로 한때 핵위기]


러시아가 점령중인 우크라이나의 자포리자(Zaporizhzhia) 원전이 위태위태한 지경에 처해 있다. CNN은 26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규모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가 근처 포격에 따른 화재 때문에 일시적으로 우크라이나 전력망에서 완전히 차단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 CNN은 26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규모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가 근처 포격에 따른 화재 때문에 일시적으로 우크라이나 전력망에서 완전히 차단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인근 야산에서 발생한 화재 영향으로 발전소와 외부를 연결하던 마지막 송전선이 훼손된 것이다. 자포리자에는 송전선이 총 4개였으나 3개는 이번 전쟁으로 훼손돼 이미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로인해 자포리자에서 가동 중이던 2개 원자로와 우크라이나 전력망 연결이 차단됐고, 자포리자 지역 전력 공급도 그 즉시 중단됐다. 만약 자포리자 원전의 가동이 중단되면 방사능 물질이 누출될 수도 있어서 유럽 사회 전체가 큰 위기를 맞을 뻔 했다.


AP통신도 “원자로 냉각을 위한 전력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최악의 원전사고 원인이 되는 '원자로 노심용융'(멜트다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원전 단지에서 사용후 핵연료봉을 냉각하는 저장수조 역시 포격에 매우 취약하다”고 강조했다. 사용후 핵연료봉은 일정 기간 강한 방사능이 발생해 저장시설 밖으로 유출되는 경우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다행히 “차단됐던 2개 원자로 가운데 1개의 연결이 복구되면서 지역 전력공급도 재개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러한 초유의 사태에 대해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심야연설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에 마지막 송전선이 훼손돼 사상 처음으로 자포리자 원전이 멈춰섰으며, 디젤 발전기를 즉각 가동해 발전소 자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했다”면서 “유럽과 우크라이나를 방사능 재난 한 발짝 앞으로 몰아붙였다”고 러시아를 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전 세계가 알아야 한다”며 “디젤 발전기가 가동하지 않았다면, 발전소 직원들이 전력 차단에 즉각 대응하지 못했다면 우리는 이미 방사능 사고를 감당하고 있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전 전력망 단절 사태에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자포리자가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라며 “러시아가 (자포리자에) 오자마자 우크라이나, 유럽, 전 세계가 상상도 못 할 원자력 재난 우려에 몰렸다”고 밝혔다.


미국도 “러시아가 원전의 전력을 다른 곳으로 빼돌리려 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실제로 이번 사태는 러시아가 원전의 전력을 크름반도 등 러시아 점령지로 가져가기 위해 전력망 교체를 계획 중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발생했다.


CNN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인 에네르고아톰(Energoatom)의 CEO인 페트로 코틴(Petro Kotin)과의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가 자포리자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러시아가 점령중인 우크라이나의 다른 지역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만약 그렇게 전력망을 전환하려면 전력 주파수가 다르기 떄문에 원전을 완전히 폐쇄하고 우크라이나 시스템에 연결된 모든 라인을 완전히 차단한 다음 진행되어야 하나 러시아가 무리한 작업을 시도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자포리자 원전에 포격을 가해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우크라이나 부대가 송전선을 훼손한 뒤 전력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 이렇게 자포리자 원전의 상황이 위태위태하다보니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단지에 남은 우크라이나 국적 직원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CNN방송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위태위태' 우크라 자포리자 원전서 직원 탈출 행렬]


이렇게 자포리자 원전의 상황이 위태위태하다보니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단지에 남은 우크라이나 국적 직원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CNN방송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이어 “단일 단지로는 유럽 최대인 자포리자 원전의 직원수는 전쟁 이전 약 1만1천 명이었으나 전쟁 발발 이후 직원들이 떠나면서 일부만 남았다”며 “잔류 인원의 정확한 수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원전에 남아 근무 중인 다리아(Daria)라는 가명의 우크라이나인 직원은 CNN에 “지난 2주간 직원들이 미친 듯이 빠져나갔다”며 “자신의 소속 부서엔 10∼15%의 직원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우크라이나인 직원 엘레나는 이미 떠났는데, 그는 원전 인근 마을이 포격을 받자 탈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엘레나는 “너무 무서웠다”며 “주둔 중인 러시아군 탓에 직원들이 공포에 질려 있다”고 회상했다. 특히 기관총으로 무장한 러시아 군인들이 밤이 되면 종종 술에 취해 허공을 향해 총을 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가 원전을 떠나기 직전에도 (우크라이나인) 직원 1명이 살해됐다”면서 “우리가 원전을 빠져나온 이유”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의회 인권위원인 드미트로 루비네츠 의원은 “러시아군이 원전을 차지한 이후 우크라이나인 직원 3명이 살해됐고, 최소 26명이 정보 유출 혐의로 구금됐다”고 주장했다.


에네르고아톰의 코틴 대표도 CNN에 “매일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남은 직원들은 악조건에서도 계속 일하는 진짜 영웅”이라고 말했다. 코틴은 이어 “러시아군이 2개의 터빈 홀에 20대의 트럭을 배치했다”면서 “아마도 이 트럭 안에 폭발성 물질이 있는 듯한데 이는 정말 너무나도 위험한 일”이라 지적했다.


CNN은 “실제로 소셜미디어에서 돌고 있는 영상을 확인해 본 결과, 최소 5대의 차량이 발견되었는데 일부는 러시아를 지지하는 표식인 'Z'가 새겨져 있었고, 근처에는 텐트 비슷한 구조물과 운반대 여럿이 놓여있었다”고 전했다. 차량들이 세워진 곳은 원자로에서는 약 130m 떨어진 거리였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에 탄약과 군사장비를 저장한다고 비판하고 있고, 러시아는 원전에 있는 군사 장비는 단순 경비를 위해서 배치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아직 자포리자 원전에 남아 있는 직원들에게 심리적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 다리아(Daria)는 “직원들이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원전에서 정말 중요한 건 장비가 아닌 사람인데, 위험 신호나 문제·피해가 발생했을 때 그들이 어떻게 판단을 내리고 대처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유일한 희망은 우크라이나 군대인데 문제는 우크라이나군이 가까이 오면 러시아군이 무슨 행동을 할지 모른다는 점”이라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제사회는 현 상황이 얼마나 일촉즉발의 위기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국제사회도 나서보지만 효과없어]


자칫 군사 충돌 과정에서 원전 시설이 파괴라도 된다면 체르노빌 사태와 같은 돌이킬 수 없는 '대재앙'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국제사회도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나서보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일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가운데 양측 모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촉구하고 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프랑스-24 방송과 인터뷰에서 “매우, 매우 빨리 그곳(자포리자)에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원전 단지 주변을 '비무장지대'로 설정해 관리하자고 제안했지만,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원전 안전이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한 세르게이 럅코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도 자포리자 원전 안에 러시아군이 있어야 1986년 체르노빌 원전에서 벌어진 것과 같은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만행,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것인가?]


자포리지 원전은 지난 3월 초 러시아군이 장악했고, 그 뒤로 수시로 원전단지 부근에서 포격전이 일어나고 있다. 교전 과정에서 폭탄 파편이 원전 격납 건물 표면으로 튀는 일이 있었고, 단지 내 훈련 센터에서 화재도 발생했다.


그런데 그러한 포격전에 대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핵 재앙을 일으킨 후 우리 탓으로 덮어씌우려고 포격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1986년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를 겪은 나라다. 당시 방사성물질이 바람을 타고 유럽 거의 전역으로 퍼졌다.


만약 자포리자 원전에서 방사능이 유출된다면 이는 고스란히 우크라이나에게 엄청난 재앙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우크라이나가 원전을 포격하고 있다는 러시아의 주장은 지나가는 개도 웃을 주장이라 할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단지 내에 미사일 발사대 등을 설치해 놓고 원전을 방패 삼아 공격하는 더러운 전략을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문제는 원전 구조물이 항공기 충돌에도 견딜 수 있을만큼 튼튼하지만 냉각 장치를 돌리는 전력공급 시스템에 트러블이 생긴다면 심각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러시아가 무리하게 전력망을 러시아 점령지역으로 돌리려 시도하다가 이번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지금 자포리자 원전이 러시아의 인질이 된 초유의 사태를 맞고 있다. 푸틴의 각성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그래서 세계는 초조하게 자포리자 원전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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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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