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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이젠 푸틴도 안전하지 않다! - 푸틴의 브레인 ‘두긴’ 노린 의문의 폭발사고, 딸만 사망 - 푸틴의 정신적 스승이자 우크라 침공 부추긴 두긴 겨냥 - 우크라, 관여 부인. 러시아내 반 푸틴분자 소행인듯
  • 기사등록 2022-08-23 06:4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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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브레인 ‘두긴’ 노린 의문의 폭발사고]


블라디미르 푸틴의 ‘정신적 스승’이자 최고 브레인으로 꼽히는 러시아 정치 철학자 알렉산드르 두긴(Alexander Dugin)의 딸이 자동차 폭발 사고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해 러시아가 발칵 뒤집혔다.


▲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곽에서 두긴의 딸 다리야 두기나(Darya Dugina, 30)가 몰던 도요타의 SUV 랜드크루저가 전날 오후 9시40분경 폭발했는데 이 사고는 아버지 두긴을 노린 범행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곽에서 두긴의 딸 다리야 두기나(Darya Dugina, 30)가 몰던 도요타의 SUV 랜드크루저가 전날 오후 9시40분경 폭발했는데 이 사고는 아버지 두긴을 노린 범행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WP를 비롯한 러시아의 여러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사고는 알렉산드르 두긴과 두기나가 지역 축제에서 철학 강연에 함께 참석한 뒤 돌아오는 중 발생했다. 마지막 순간 따로 가기로 결정할 때까지 둘은 함께 이동할 예정이었다고 이들의 지인들은 말했다. 두긴은 마지막 순간 다른 차에 타고는 두기나 차량 뒤를 따라가다 사고를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두기나의 차량이 울타리에 충돌하기 전, 이미 화염에 휩싸였고 폭발한 뒤 도로 곳곳에 잔해들이 흩어졌다고 전했다. 영국의 BBC는 사고현장에서 충격에 휩싸인 채 망연자실 해 있는 두긴의 모습이 소셜미디어 등에 올라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다리야와 가까운 러시아 사회운동가 안드레이 크라스노프는 타스통신에 이번 차량 폭발의 대상은 두기나가 아닌 두긴이었을 거라고 추측했다. 그는 “사고 차량은 두긴의 것이었다. 두기나는 평소에 다른 차를 타고 다녔다”며 “애초 두긴을 겨냥했거나 부녀를 함께 목표로 삼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긴 노린 폭발사건이 크게 주목을 받는 이유]


그런데 두긴을 노린 차량 폭발사고가 이렇게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이유는 알렉산드르 두긴의 사회적 위치 때문이다. 사망한 다리야 두기나의 부친인 두긴은 현재 러시아 정부 내에서 공식 지위를 갖고 있진 않지만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도록 부추긴 인물로 알려져 있다. 두긴에 대해 영국 가디언은 “푸틴의 팽창주의적 외교 정책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 ‘러시아 파시스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두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월 21일 밤, 푸틴 앞에서 55분간에 걸쳐 연설을 했는데 이 자리에서 푸틴은 “우크라이나는 우리 역사, 문화, 종교 공간의 분리할 수 없는 부분이다”, “우크라이나가 진정한 의미의 독립국이었던 전통이 없다. 현대 우크라이나는 완전히 러시아, 더 정확히 말하자면 볼셰비키가 만든 것이다”라고 강력하게 주장한 바 있다. 그날 푸틴이 한 말은 바로 두긴이 했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한 것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결국 푸틴이 구상하는 유라시아제국 건설의 꿈, 다시말해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모든 지역을 하나로 통합하고, 동시에 러시아를 중심으로 주변의 아랍국가들과 거대한 유라시아 제국을 건설해야 한다는 그 구상은 알렉산드로 두긴이 푸틴에게 심어준 것이었다. 그러한 유라시아 제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세계와 맞서야 한다는 구상이었던 것이다. 그러한 구상의 출발이 바로 우크라이나 침공이었다.


두긴은 이러한 구상을 1997년 600쪽에 달하는 ‘지정학의 기초: 러시아의 지정학적 미래’라는 책에 담았고, 더블린에서 블라디보스토크에 이르는 광활한 유라시아 제국의 건설을 꿈꾸는 내용이 주를 이룬 이 책은 푸틴의 미래구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두긴은 이 책과 평소 지론을 통해 영국을 유럽연합(EU)에서 떼어내야 하며, 독립국가 우크라이나는 극도로 위험하고, 독일의 러시아 자원 의존도를 심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러시아는 또 미국의 인종∙종교적 분열을 부추기고 고립주의 성향을 촉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두긴의 구상은 실제로 지난 20년간 푸틴의 국제정치의 ‘각본’이 됐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두긴의 구상 중 중국과 일본에 대한 부분이다. 두긴은 중국을 반드시 해체시켜야 하는 나라로 봤고, 일본과는 극동 아시아 지역에서의 파트너로 삼아야 한다고 봤다는 것이다.


어찌되었던 두긴의 유라시아 제국 건설 꿈은 소련 해체 이후 새로운 이념에 목말랐던 러시아, 특히 푸틴에게 정신적 지주가 되었고, 푸틴은 실제로 이러한 구상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한 것이다.


두긴은 우크라이나 침공이 진행되던 지난 3월 31일 이탈리아 일간지 일템포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와의 대결은 (미국의 단일 패권질서를 몰아내고) 세계질서의 다극화를 가져올 군사적 갈등”이라며 전쟁을 옹호했다.


또한 지난 5월 18일에는 “우크라이나는 새로운 러시아의 필수적이고 유기적인 부분이 될 수 있고, 우크라이나인은 우리가 새로운 강대국을 만들기 위해 그들을 초대하고 있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합리화하면서 우크라이나 영토 획득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번에 사망한 두기나 역시 아버지의 사상을 지지하고, 러시아 국영 TV에 출연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1992년생인 두기나는 모스크바 국립대에서 철학을 공부 중이었다. 두기나는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 조약기구(나토)에 가입하면 소멸할 것이라는 논문을 실었다는 이유로 지난 3월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누가 두긴의 차량을 노렸나?]


그렇다면 모스크바 한 복판에서 일어난 이 차량 폭발사고의 배후는 누구일까? 이에 대해 “친러시아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수장인 데니스 푸실린은 이번 폭발이 우크라이나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일단 러시아는 이 사건의 배후에 우크라이나가 있을 가능성까지 열어둔 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당국이 두기나의 죽음에 우크라이나가 연루돼 있다고 판단하면 우크라이나가 '국가 테러리즘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개입 여부는 권한 있는 당국이 판단할 일”이라며 “실제로 그렇게 확인되면 우리는 국가 테러리즘 정책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이번 사건에 대한 즉각적인 책임 주장은 없었고 우크라이나가 관여됐다는 증거도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우크라이나 당국은 자국의 개입을 전면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이번 사건에 대한 즉각적인 책임 주장은 없었고, 우크라이나가 관여됐다는 증거도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우크라이나 당국은 자국의 개입을 전면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어 “우크라이나의 대통령 보좌관인 미하일로 포돌야크는 21일 방송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모스크바에서의 폭발사고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면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같이 범죄국가도 아니며 테러국가는 더더욱 아니다“라 말했다고 전했다.


NYT는 그러면서 “1990년대 모스크바의 혼란스러운 암살을 연상시키는 친 크렘린 엘리트 구성원에 대한 드문 공격은 러시아 본토내에서 일어난 사고라는 점에서 푸틴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크름반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이어 모스크바 시내에서 일어난 테러 성격의 이번 사고로 인해 푸틴의 주변인들이 푸틴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대적 보복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NYT는 “이번 사건이 러시아의 수도인 모스크바에서 일어났다는 점이 러시아인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면서 “TV프로그램 진행자인 티그란 케오샤얀은 우크라이나 대통령 집무실의 위치를 거론하면서 러시아군은 왜 우크라이나 대통령 집무실을 공격하지 않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선동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와 관련해 “지난 몇주 동안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의 친러시아인들이 우크라이나 비밀군사조직의 공격 대상이 되어 오기는 했지만 이번 두긴을 겨냥한 사건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면서 “푸틴이 거주하는 모스크바에서 이번 사건이 일어났다는 점은 그야말로 러시아는 물론이고 푸틴에게도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NYT는 이어 “이번 사건은 국경 근처만 공격하는 우크라이나군과는 관련이 없고 오히려 러시아내의 반 푸틴 성향의 사람들에 의한 공격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했다.


WP도 프랑스의 국제안보전문가인 니콜라스 텐저(Nicolas Tenzer)의 말을 인용해 “두긴을 향한 공격은 외부가 아닌 러시아 내부인의 소행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번 사건이 푸틴의 독재에 항거하는 일부 반푸틴주의자들의 결집을 가져오면서 친 푸틴 앞잡이들에 대한 암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푸틴을 직접 겨냥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푸틴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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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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