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절대로 중국에 손 벌리지 말고, 투자하지도 말라!” - “중국 시장은 외국 기업의 무덤”, 투자하지 말라! - “중국에 절대 손 벌리지 말라! 중국에 먹힌다!” - 아프리카까지 번진 반중정서, 케냐는 반중 대통령 당선
  • 기사등록 2022-08-22 13:47:20
기사수정



[“중국 시장은 외국 기업의 무덤”, 투자하지 말라!]


1980년대 중국 개혁·개방 초기 중국 시장에 가장 빨리 진출한 외국 자동차 브랜드였던 정통 SUV의 대명사 지프(Jeep)가 결국 중국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이로써 중국 오프로드를 누비겠다던 지프의 ‘차이나 드림’은 악몽으로 끝났다.


네덜란드 스텔란티스 산하 SUV 브랜드 지프(Jeep)가 중국 국유 자동차 기업인 광저우 광치그룹(广汽集团 GAC)과 합작사를 세운 지 12년만의 일이다.


그렇다면 지프가 중국에서 짐을 싼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 카를로스 타바레스는 “지난 몇 년간 중국 비즈니스 세계에 정치적 개입이 크게 늘었다”면서 “중국 정부 개입으로 사업을 하기 어려웠다”고 ‘폭로’했다.


한마디로 국유기업 뒤에 버티고 있는 중국 정부의 간섭 때문에 중국에서 공장 운영 리스크가 커지면서 결국 철수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중국에서는 회사의 경영진이 중요한 결정을 하더라도 그 배후의 중국 공산당이 어깃장을 놓게 되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는 일들이 왕왕 일어난다.


실제 스텔란티스의 합작 파트너인 광치그룹은 지분 구조 등의 문제에 대해 합의를 했지만 공산당의 반대 때문에 약속 이행을 하지 못하면서 급기야 지프가 중국을 떠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공장을 세웠던 외국 기업이 막대한 손실을 안은 채 짐 싸서 나가는 또 하나의 실패 사례로 기록된 지프는 중국 공산당 정부가 추진하는 자국 자동차 우대정책의 또다른 희생양으로 중국에서 밀려나게 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선언한 기술 자립 목표와 중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애국 소비 열풍이 합쳐진 결과다.


스텔란티스의 지프는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시장이 외국 기업의 무덤이란 말을 또 증명하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 더 이상 중국에 투자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더욱 강화될 것이다. 시진핑 주석이 ‘중국 중심의 중국을 위한’ 경제정책으로 나아가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외국 자본들이 더 이상 중국에서 버틸 수 없는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미중간 충돌 양상을 보이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애셋 라이트(물리적 자산을 적게 보유하는 것)’ 전략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중국에 이미 투자를 했던 회사들도 자산을 축소한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자산의 최소화를 가동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준 교훈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프랑스의 르노자동차는 서방의 압박 때문에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를 할 수밖에 없었는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엄청난 손실을 맛봐야 했다.


사실 르노는 러시아가 가장 큰 해외 시장이었는데, 철수하는 과정에서 라다 브랜드를 보유한 아브토바즈 지배 지분(68%)을 러시아 국영 자동차연구소(NAMI)에 양도하고, 모스크바 공장을 모스크바시에 이전했다. 그런데 22억 유로(약 3조 원) 규모 러시아 사업 자산을 러시아 정부에 넘기면서 받은 돈은 단 1루블(약 21원)이었다.


이러한 사례는 미중간 충돌이 격화될 경우, 중국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안해도 중국의 쇄국정책식 경제체제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이 애를 먹고 있는데 중국과의 디커플링이 본격화되고 공급망 구조 개편까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더 이상 중국을 향한 투자는 재검토되어야 하고, 지금 중국에 투자한 것조차도 최소한으로 줄여야 앞으로 리스크가 그만큼 줄어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중국에 절대 손 벌리지 말라!”]


“중국이 아프리카 17개국에 일부 부채를 탕감해주겠다고 약속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8일 화상으로 진행된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 제8차 장관급 회의(작년 11월 개최) 합의 이행 조정관 회의 연설에서 부채 탕감 방침을 발표한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왜 뜬금없이 일대일로 국가에 대한 부채탕감 조치를 발표한 것일까? 이는 우선적으로 중국이 일대일로에 참여하는 개발도상국들을 '부채의 늪'에 빠지게 한다는 서방의 비판을 의식한 것일 수 있다.


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7∼11일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해 협력 강화 의지를 밝히고, 아프리카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한 데 대해 대응하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그런데 중국이 이렇게 갑자기 일대일로 부채탕감 조치까지 발표하게 된 배경에는 중국에 막대한 빚을 진 개도국들이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반중(反中) 심리가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한 것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방글라데시이다. 방글라데시의 무스타파 카말 재무장관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개도국들은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빚을 지는 방식으로 인프라 투자에 나서는 방안을 재고하라”고 경고했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 둔화 우려가 신흥시장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만큼 일대일로 프로젝트 참여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그런데 방글라데시가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가장 먼저 환영한 아시아 국가였다는 점에서 발언의 무게는 충격적이었다. 방글라데시는 현재 해외채무의 6%에 해당하는 40억달러 가량을 중국에 지고 있다


카말 재무장관은 특히 지난 5월 18일 공식적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으로 국가부도에 빠진 스리랑카를 거론하면서 "잘못된 결정이 개도국들을 부채의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스리랑카 사태를 지켜 본 국가들은 이제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안겨다 줄 '빚'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모든 사람들이 중국을 비난하고 있다"며 "중국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스리랑카의 부도는 그들의 책임임이 명확하다"고 거듭 날을 세웠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카말 장관의 이같은 발언이 나온 시점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방글라데시를 방문해 셰이크 하시나 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난 직후 카말 장관이 왕이의 뒤통수에 대고 직격탄을 날렸기 때문이다.


왕이 부장은 방글라데시 순방 직후 "중국은 방글라데시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장기적 전략 파트너"라고 자칭했는데, 방글라데시의 국가 재정을 총괄하는 재무장관이 왕이 부장의 발언을 정면에서 부인하면서 오히려 심하게 고춧가루를 뿌렸으니 왕이 부장의 체면은 말할 것도 없고 방글라데시와 같이 중국으로부터 일대일로 명목으로 빚을 얻으려는 국가들에게 엄한 경고를 날린 셈이 됐다.


사실 국가부도를 맞은 스리랑카의 경우 일대일로 자금이 한 나라를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한 눈에 보여준다. 스리랑카는 현재 국가 부채 중 22%에 달하는 110억달러가 중국 차관이다. 스리랑카는 이미 중국에서 빌린 14억 달러 차관을 갚지 못헤 함반토타 항만 운영권을 99년간 넘겨준 적도 있다. 이러한 사례는 한마디로 “일대일로 사업은 중국이 쳐놓은 '채무 덫'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방글라데시도 중국의 유혹 때문에 스리랑카와 똑같은 봉변을 당할 수도 있었다. 중국은 방글라데시 벵골 만에 있는 소나디아 항구 건설에도 욕심을 냈었다. 그러나 방글라데시는 지난 2020년 이 프로젝트를 무효화했다. 대신 소나디아에서 불과 25㎞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마타바리항을 건설하는 데에 일본 자금을 끌어다 쓰기로 했다. 이 결정은 탁월했다.


그렇다면 중국은 왜 일대일로를 한다면서 항만 건설에 눈독을 들이는 것일까? 바로 남중국해와 인도양, 아프리카를 잇는 항구들을 차지해 에너지 수송로를 확보하려는 이른바 '진주 목걸이' 전략 때문이다. 이를 통해 인도를 포위하듯 항만 거점을 개발하려 하는 것이다. 스리랑카가 바로 이러한 중국의 유혹에 넘어갔다가 결국 항만도 중국에 넘겨주고 급기야 국가부도의 길을 갔던 것이다.


방글라데시의 카말 장관이 바로 이 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중국에 더 이상 손 벌리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반중정서는 아프리카에서 일대일로의 핵심 국가인 케냐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중국 자본이 깊숙이 침투한 아프리카 케냐에서 반중 기치를 내건 윌리엄 루토 현 부통령이 신임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경제투자 측면에서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던 양국 관계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중 이슈는 선거 기간 내내 최대 이슈가 될 정도로 케냐 국민들 사이에서도 반중정서가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친중 정책을 폈던 우후루 케냐타 현 대통령이 지지한 오딩가 후보는 당선되면 상환기간이나 이자를 조정하는 등 대중 대출을 손보겠다고 약속했지만, 루토 당선인은 중국에 더는 돈을 빌리지 않겠다며 한층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그러면서 루토 당선인은 2017년 중국의 대규모 자금으로 완공된 표준궤도철도(SGR) 계약서를 국민에 공개하기도 했다. SGR은 수도 나이로비와 몸바사 항구를 연결하는 대표적인 일대일로 사업이지만 막대한 적자운영으로 애물단지가 됐다.


루토 당선인은 더 나아가 높은 실업률에 직면한 케냐에서 자국민 일자리를 빼앗는 불법 체류 중국인을 내쫓겠다고도 공언했다.


한마디로 일대일로를 통해 반미전선을 구축하려 했는데, 오히려 일대일로 때문에 반중전선이 확대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 더 이상 기대지 말라”는 경고가 허투루 나온 것이 아님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것이 지금 중국이 처해 있는 현실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2589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