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스스로를 바보로 만드는 중국 외교 - 화춘잉 외교부대변인, "만두가게 많은 대만은 중국땅" - "거짓말만 넘치는 주미대사 기자회견, 외교관계 오히려 악화" - 스스로의 입지를 축소시키는 중국 외교
  • 기사등록 2022-08-20 06:56:38
  • 수정 2022-08-20 06:58:08
기사수정



[참으로 한심한 중국 외교의 수준]


지난 7일밤 중국의 입으로 불리는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과 관련해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 [사진=화춘잉 트위터 캡처]


"바이두 지도에 따르면 타이베이에는 산둥 만두 가게가 38곳, 산시 국수 가게가 67곳 있다. 입맛은 속이지 않는다. 대만은 언제나 중국의 일부였다. 오래전 잃어버린 그 아이는 결국 집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러니까 대만이 중국의 영토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대만의 타이베이에 위치한 중국 식당 목록을 열거한 것인데 이러한 트윗이 올라오자 곧바로 누리꾼들의 조롱이 이어졌다고 AP통신이 8일 보도했다.


누리꾼들은 “타이베이에는 100개의 라면 가게가 있다. 그렇다면 대만은 분명히 일본의 일부이다”, “구글 지도에 따르면 베이징에는 17개의 맥도널드, 18개의 KFC, 19개의 버거킹, 19개의 스타벅스 매장이 있다. 입맛은 속이지 않는다. 중국은 언제나 미국의 일부였다. 오래전 잃어버린 그 아이는 결국 집으로 돌아올 것이다”는 식으로 화춘잉 대변인의 트윗에 빗댄 조롱성 글들이 쏟아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화춘잉 대변인의 논리대로라면 중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훨씬 너머에 있는 곳에 대해서도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할 수 있냐며 비아냥댔다.


실제로 누리꾼 테리 애덤스는 “로스앤젤레스에는 89개의 국수 가게는 물론이고, 29개의 만두 가게가 있다”며 “화춘잉의 논리라면 LA는 항상 중국의 일부였다”고 비꼬았다.


아마도 화춘잉 대변인 식이라면 중화요리 식당이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한국은 당연히 중국의 일부일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중국 외교부 수석대변인의 생각이 그 정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중국 외교의 수준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할 것이다.


▲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조시 로긴 칼럼니스트가 쓴 글을 통해 전랑외교의 대명사인 친강 주미대사의 발언들을 하나 하나 열거하면서 “베이징 외교관들은 현실에 근거하지도 않는 허위 사실을 근거로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어서 그들의 외교적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짓말로 점철된 중국 외교관의 말]


그런데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조시 로긴 칼럼니스트가 쓴 글을 통해 전랑외교의 대명사인 친강 주미대사의 발언들을 하나 하나 열거하면서 “베이징 외교관들은 현실에 근거하지도 않는 허위 사실을 근거로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어서 그들의 외교적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보니 “미중간의 외교 현안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친강 주미 중국대사는 16일(현지시간) 대만과 관련된 현안들을 기자들에게 중점적으로 설명했는데 그는 “외세에 의해 선동된 소수의 분리주의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대만 사람들이 본토와 통일되기를 원한다”면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도 불구하고 중국군이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친강 대사의 이러한 주장은 기본적으로 팩트부터가 잘못됐다. 대부분의 대만 사람들은 본토와 통일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그대로 현상유지를 원한다. 단지 중국 공산당에 선동된 일부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또한 펠로시 하원의장 방문 이후 중국이 보여준 대만 포위 및 봉쇄훈련이 어떠했는가는 전 세계인들이 모두 알고 있다. 그것이 중국의 절제된 행동이라고 강변하는 친강 대사의 말에 얼마나 수긍할 수 있을까?


친강 대사는 이날 “홍콩의 민주주의가 ‘일국양제’라는 구호아래 번성하고 있다”고도 했고, “중국내 제로코로나 정책은 성공했으며 중국 경제는 잘 돌아가고 있다”는 말도 했다.


한마디로 지나가는 개도 웃을 말을 또 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어느 누가 봐도 홍콩의 민주주의는 이미 사라졌다. 오직 강요와 공포만이 넘치는 홍콩으로 변하지 않았던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성공했다고? 중국 경제도 잘 돌아간다고? 그렇게 현실과 전혀 맞지도 않은 주장을 일방적으로 늘어놓으니 기자들이나 그러한 기사를 본 독자들이 중국을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그러니 스스로를 바보로 만드는 중국 외교관이라 평가하는 것이다.


친강 대사는 이날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불만을 장시간에 걸쳐 털어놨다. 그러면서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친강 대사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 미국이 동의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분명히 팩트를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WP의 조시 로긴은 “미국은 수십년 동안 대만에 대한 중국의 주장을 인정하기는 하지만 한 번도 중국의 주장에 동의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는 외교적으로 볼 때 아주 중요한 차이가 있다. 그런데 베이징 당국자들은 이러한 차이를 알면서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친강은 또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미국측이 중국을 자극하기 위한 첫 조치를 취한 것”이라 우겼다. 이 역시 사실과 완전히 다르다. 지난 1997년에는 뉴트 깅리치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고, 이후에도 여러차례 미국의회의 대표단이 대만을 찾았다.


이와 관련해 WP의 조시 로긴은 “중국의 외교관들은 베이징으로부터 받은 자신들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말하는데 그 발언에는 거짓말들이 가득하다”면서 실제로 “대만 국민들이 왜 압도적으로 중국 공산당의 지배를 받기를 원하지 않는지 물었을 때 친강은 단순하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친강은 또한 “지난 2년동안 대륙(중국)은 양안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면서 “우리는 호의를 보여주었다”고 했지만 이에 대해 WP의 조시 로긴은 “미사일을 쏘고 대만방공구역을 침범하면서 위협하는 것이 호의를 보여주는 방식이냐?”고 일갈했다.


조시 로긴은 그러면서 “중국 관리들이 검은색을 흰 색이라 말하고 위로 올라감에도 아래로 내려간다고 말하는 한, 대만이나 다른 외교 문제에서 진정한 진전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 진단했다.


[스스로의 입지를 축소시키는 중국 외교]


그렇다면 중국 외교는 그러한 바보짓을 되풀이할까? 한마디로 중국이 중화중심주의 ’조공질서‘의 종주국이라는 과거의 시들어 버린 영화에 얽매여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중국몽으로 나타난 것이고 또한 세계 패권 장악이라는 헛된 욕망에 매몰되게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중국 외교는 철저하게 자기 중심적이고 자기 우월주의라는 함정에 빠져 있다. 당연히 ’자신들이 하는 말과 생각은 무엇이든 다 옳다‘라는 자아도취적 사고관에 빠져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 외교가 이렇게 수준 이하의 저질외교를 자행하는 그 배경에는 중국식 전랑외교 때문이기도 하다. 중국의 외교를 포함한 정치는 일단 공산당 홍위병들을 선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선동적이 되고, 중국의 우월성을 높이 전파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중국 외교관들의 발언도 사실 여부를 떠나 중국내 홍위병들의 귀에 달콤한 말들만 하게 되는 것이다.


더더욱 지금은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앞둔 시점이어서 중국내에 소위 ’국뽕‘ 분위기를 고조시킬 필요가 있다. 이럴 때 중국은 전랑외교를 더욱 강화하게 된다.


이번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중국 당국은 갑자기 미국과의 기후 변화를 포함한 8개항에 대한 대화·협력 채널을 중단했다. 사실 이는 G2국가로서의 책무도 방기한 것이고, 그렇게 해 봤자 중국이 얻을 이익은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도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대화 단절을 선언한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강경한 중국‘이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이는 그만큼 지금의 중국 상황이 여유가 없다는 것이고, 그렇게 해서라도 중국인들에게 ’강한 시진핑‘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 게다.


지난해 6월 10일 일본의 닛케이아시아는 “시진핑 주석이 ‘사랑스러운 중국’을 말하는 것 자체가 양의 탈을 쓴 늑대나 다름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혹평해 주목을 끈 바 있다. 닛케이가 이렇게 주장한 이유는 중국의 시진핑이 앞에서 하는 말과 뒤에서 하는 행동이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5월 하순, 시진핑은 최고위층들이 모인 자리에서 “중국이 대외적으로 겸손과 신뢰, 사랑과 존중이라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 소식을 들은 많은 중국 전문가들이 시진핑의 이번 메시지로 인해 중국의 악명 높은 ‘늑대전사 외교’가 부드러워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섞인 전망을 내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진핑 주석은 왜 갑자기 중국 이미지 개선을 꺼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 중국이 전 세계로부터 고립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반중정서가 차고 넘치는 것이 현실이다. 그 이유가 뭘까? 한마디로 다른 나라들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중국 체제 우위론’이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생각의 기본 틀을 바꾸지 않는 한 중국의 미래는 없다.


이 간단한 것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중국은 스스로를 바보로 만드는 외교를 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2569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