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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북한 앞바다에 美 핵잠수함 두 척 기동중” - 보안의식 취약한 트럼프, 수시로 국가기밀 누설 - 핵무기 제조 시설 기밀 공개하기도 한 트럼프 - 허술한 기밀문서 처리, 마러라고 압수수색 자초
  • 기사등록 2022-08-15 06: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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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한 앞바다에 美 핵잠 기동중”]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 대한 기밀문서 압수수색이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AFP통신은 12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 일방적인 천기누설 등으로 미국 정보당국을 당혹스럽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관련 사례를 모아 보도했다.


▲ 지난 2017년 5월 23일(현지시간)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두테르테 당시 필리핀 대통령에게 동해안에 미국의 핵잠수함 두대가 기동중이라는 극비사항을 누설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그 대표적인 예로 지난 2017년 5월 군사안보 1급 비밀로 취급되곤 하는 핵잠수함 위치를 누설한 사건을 꼽았다. 이 내용은 지난 2017년 5월 23일(현지시간) 미국의 뉴욕타임스(NYT)에 자세히 보도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로드리고 두테르테 당시 필리핀 대통령과 통화 중 북한의 도발 움직임을 거론하며 “우리는 북한의 그곳(한반도 주변)에 많은 화력을 갖고 있다”면서 “나는 그곳에 세계 최고 핵잠수함 2척을 보냈다”고 자랑했다. 이 사실은 나중에 필리핀 언론이 입수한 두 정상의 전화 녹취록에서 공개됐다.


실제로 미국은 2017년 4월 한국에 정박해 있던 핵잠수함 USS 미시간호와 합류한 핵 추진 USS 칼 빈슨 항공모함을 한반도 앞바다로 파견한 바 있다.


문제는 미 국방력의 핵심 자산으로 꼽히는 핵 추진 잠수함의 작전지역의 위치 공개는 기본적으로 기밀사항이라서 이렇게 공개하면 안되는 것이고, 또한 이 사실이 알려지면 미국 잠수함들의 안전에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북한의 잠수함 개발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것은 유사시 북한의 잠수함이 태평양을 건너 미국 본토에 일격을 가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미국은 일본 해상자위대와 협조하여 북한의 잠수함 동태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다. 북한의 잠수함을 일단 동해에 가둬두면 미국 본토를 향한 제2의 타격이 불가능해지고 한국과 일본을 향한 기습 작전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공식적으로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점에서 북한 잠수함의 이동 감시 뿐만 아니라 미국의 핵잠수함이 동해의 공해상에 머무르면서 북한의 해상작전을 철저하게 감시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기는 하다. 그렇다고 대통령의 입을 통해 미군의 핵잠수함 활동 상황을 공개해 버린 것은 미 해군의 작전 차질은 물론 미 핵잠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설수에 올랐던 것이다.


[핵무기 제조 시설 기밀 공개한 트럼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지난 2019년에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폭로한 기자 출신 저술가 밥 우드워드에게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핵무기 제조 사실을 누설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직 미국에서 누구도 만들지 못했던 핵무기를 내가 만들었다”며 “푸틴(러시아 대통령)이나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은 들어본 적도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FP통신은 “근거 없는 허풍일 수도, 극비 누설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에게 IS 정보 흘린 트럼프]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5월 10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키슬랴크 대사를 만났다. 트럼프는 이 자리에서 미국이 중동 동맹국으로부터 이슬람국가(IS) 음모에 대해 입수한 정보에 대해 말했다.


이 사건이 파문이 컸던 것은 이 정보가 동맹국인 이스라엘 측이 미국에 제공한 고위 기밀이었다는 점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스라엘측은 자국의 최고급 정보가 타국에 전달된 사실을 듣고 격분했다고 한다.



[이란 미사일 관련 기밀 누설한 트럼프]


트럼프는 지난 2019년 8월 31일, 당시까지 존재조차 기밀로 여겨지던 이란 셈난주에 있는 이맘 호메이니 로켓발사장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느닷없이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면서 사진에는 “(화재에) 미국은 관여하지 않았다”는 말도 달았다. 이는 이 발사장에서 로켓 발사 준비 도중 화재가 발생해 과학자 3명이 숨진 바 있었는데 이를 트럼프가 아무도 묻지 않았는데도 '관여하지 않았다'며 부인하는 듯한 말을 꺼낸 것이다.


이러한 트럼프의 태도는 오히려 이란의 로켓 실패에 미국이 관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돌게 만들었다.


[IS수괴 제거작전 완전히 까발린 트럼프]


지난 2019년 10월에는 미국이 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제거 작전을 펼친 바 있었는데 그 직후 트럼프는 헬리콥터 몇 대를 투입했는지, 특수부대원들이 알바그다디 자택에 어떻게 진입했는지까지 국방부가 비공개로 한 고급정보들까지 시시콜콜하게 까발려 문제가 됐다.


그 중에서도 미군이 IS의 전화·인터넷 사용 기록을 통해 위치정보를 획득했다는 점을 공개한 점은 특히 파문이 컸다. 이에 대해 마이클 나가타 전 특수작전사령관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정보 취득 경로를 공개하게 되면, 이 정보가 적에 의해 우리의 첩보 방식을 역설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이 다음의 미군 작전이 역이용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정보 독점하고 공유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렇게 1급기밀에 가까운 정보를 함부로 누설하면서 파문을 일으켰는가 하면 정반대로 정보를 혼자 틀어쥐고 정보기관 최고 수장에게도 공개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지난 2018년 7월 댄 코츠(Dan Coats) 당시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애스펀 안보포럼(Aspen Security Forum)에서 진행자가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트윗을 근거로 푸틴 대통령이 미국 방문 초대를 받았다고 전하자 이렇게 답했다. "아니, 뭐라고요?"(Say that again?)


트럼프 전 대통령이 푸틴에게 미국 방문을 요청했음에도 이를 국가정보국과도 공유하지 않은 채 트위터를 통해 먼저 터뜨려 버린 것이다. 그때까지 국가정보국장은 까마득하게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허술한 기밀문서 처리, 마러라고 압수수색 자초]


AFP가 지적한 대로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트럼프 자택에 대한 FBI의 압수수색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허술한 기밀 정보 관리 태도가 자초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NBC뉴스도 14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21년 1월 대선 패배 후에도 자신이 확실하게 재임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기에 백악관을 떠날 준비를 하지 않고 있었다”면서 “1월 6일 상원에서 대선 패배가 확정된 이후 급하게 마러라고 자택으로 이송할 서류들을 챙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NBC는 이 부분을 “이사 준비를 전혀 하고 있지 않다가 1월 6일 이후 트럭에 백악관의 서류들을 쏟아 붓기 시작했고, 이것들을 마러라고로 옮긴 이후 창고에 쌓아 두었다”고 표현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연방정부가 국가안보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민감한 자료들까지 마러라고로 가는 박스에 포장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NBC뉴스는 이렇게 기밀문서로 밝혀진 자료만 11건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어쩌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러한 자료들이 기밀문서라고 생각하지도 못했을 수도 있다. 평소에 국가 기밀들을 그렇게 다뤄왔기 떄문이다. NBC는 “마러라고로 옮겨진 짐들 가운데는 상당수가 아직 포장도 풀지 않은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다”면서 “아마도 트럼프조차도 자신이 마러라고로 가져간 짐에 기밀문서가 있는지 몰랐을 수도 있다”라고 했다.


또한 “트럼프의 전 보좌관들은 트럼프가 보고서를 읽은 다음 찢어버리거나 쓰레기통에 버린 기밀문서들을 다시 수거해 테이프로 붙여 복원한 일들이 자주 있었다”고 전했다. 그만큼 보안 의식이 취약했다는 의미다. 이는 아마도 그동안 사업만 해 왔지 국가기밀을 다뤄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평소대로 행동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 떄문에 지난 2017년 여름,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취임한 존 켈리(John Kelly)는 트럼프에게 대통령 기록법 준수의 중요성을 상기시킨 바 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켈리가 그러한 발언을 한데는 기록물들이 너무 함부로 관리되고 있는 것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현재 전해지는 바로는 올 1월 국립기록보관소가 트럼프 전 대통령측에 누락된 문서들을 돌려달라고 요청했을 때, 그때서야 백악관에서 가져온 자료들을 챙기면서 반납했을 가능성이 있다.


흥미로운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으로부터 받은 소위 ‘러브레터’에 깊은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1월에 회수된 대통령 기록물에 김정은의 서신이 포함되어 있었다. 마러라고로 가져갔다가 강제 회수된 것이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기말 지난 2016년의 러시아의 대선 개입 관련 자료들을 포함해 일부 문서에 대해 기밀해제를 하면서 마러라고로 가져간 문서들이 있는데, 문제는 대통령 재임시 기밀해제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리면서 해제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를 나중에 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서진에게 화를 냈다는 일화도 있다.


이렇게 대통령의 허술한 보안 의식이 지금 트럼프를 곤경에 처하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단 FBI가 트럼프의 마러라고 자택에서 압수한 문서들은 무려 20박스에 달한다고 한다. 지금 미국 언론들은 이로 인해 트럼프가 사법처리를 당할 수도 있다고 예측하기도 하고 일각에서는 공화당 지지자들이 더 결집하면서 다가오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압승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예상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든 미국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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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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