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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진퇴양난의 갈림길에 선 북한 - 北, 中에 지원요청했으나 당대회 및 코로나ㅓ 이유로 거절 - 러시아에 10만명 파병 제안했으나 역시 거절당해 - 극심한 식량난에 코로나까지, 김정은 진퇴양난의 갈림길
  • 기사등록 2022-08-14 05:4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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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의 북한]


미국 정부가 11일(현지시간)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을 거듭 경고하고 나섰다. 또한 북한 김여정 부부장은 10일, 북한에 발생했던 코로나19가 남한으로부터 유입됐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보복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에 코로나19가 완전히 박멸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은 이미 지난 5월부터 본격적으로 거론되어 왔지만 아직까지도 시행되지 않고 있으며, 김정은은 북한내의 코로나 박멸을 주장했지만 북한 전문 매체들은 오히려 지금 북한 내부에서 코로나 19가 창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상황에서 김여정은 왜 갑자기 남한에 대한 복수를 주장했을까? 이 모두 지금 북한이 갈피를 잡지 못할 정도로 혼돈 상황에 빠져 있음을 보여준다.


[#1: 핵실험 만지작거리는 김정은]


김정은은 과연 7차 핵실험을 단행할까? 베던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미국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7차 실험을 준비중이라고 추정한다”며 “한국 및 일본 동맹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우리는 모든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라고 확인했다.


중요한 것은 북한이 진즉 핵실험 준비를 마쳐놓고도 왜 이를 시행하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이는 핵실험을 했을 때, 그 이후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서방진영의 제재 강화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의 핵실험 반대 의사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긍정적인 의사를 표명했다는 보도도 있지만, 중국은 결코 북한의 핵실험을 찬성하지 않는다. 우선 북한이 공식적으로 핵무기를 갖는 것도 부담스럽지만 특히 핵실험을 하게 되었을 때 자칫 중국도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저 핵실험을 한다고 위협하는 것은 좋지만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 중국이 우려하는 것은 북한이 핵실험에 성공하면서 전술핵무기 보유가 눈 앞에 다가온다면 당장 일본도 핵무기 보유 주장이 나올 수 있다. 이는 중국으로선 가장 부담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우려하는 것은 핵실험을 했을 때, 그 다음에 빚어지는 결과에 대한 것이다. 물론 북한이 핵실험을 통해 전술핵무기 개발을 적극화할 수 있겠지만 그 경우 한국과 미국 양국이 철저한 대응을 한다고 공언을 해 왔기 때문에 이는 당장 북한에 더 심각한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핵실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만 있는 이유가 될 것이다.


[#2: 김정은·김여정의 대남 말 폭탄]


최근들어 북한의 초조함이 드러나는 대목은 바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남한을 향한 말폭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김정은은 지난 7월 28일 ‘전승절 69주년’ 기념행사 연설에서 윤석열 정부를 향해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될 것이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윤석열 정부에 대해 직접 입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11일 김여정은 “이번에 겪은 국난은 명백히 세계적인 보건위기를 기화로 우리 국가를 압살하려는 적들의 반공화국 대결 광증이 초래한 것”이라며 “강력한 보복성 대응을 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마도 남쪽으로부터 넘어오는 대북전단 등을 코로나19 매개체로 인식하면서 이에 대한 보복을 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면서 김여정은 “방역 전쟁의 나날 속에 고열 속에 심히 앓으시면서도 자신이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인민들 생각으로 한 순간도 자리에 누우실 수 없었던 원수님(김정은 위원장)”이라고 했다. 이는 김정은도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음을 시인한 셈이다.


물론 김정은이 진짜로 코로나에 감염된 것인지 아니면 코로나 사태로 동요하는 민심을 달래기 위한 레토릭(정치적 수사)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발언이 나왔다는 것은 북한 전역으로 번진 코로나 팬데믹의 원인을 남한쪽에 돌리면서 북한 인민들의 동요를 잠재우기 위한 과잉 제스처인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김정은은 북한에 코로나가 완전히 박멸되었다고 선언했다. 10일의 일이다. 그러나 북한 전문매체들의 보도는 이와 완전히 다르다. 데일리NK는 11일 “지금도 북한내부에서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환자들의 병원행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병원에서는 이를 코로나로 진단하지 않고 여름감기라고 치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데일리NK는 이어 “코로나 사태 후에는 조그마한 증상이라도 나타나면 병원들에서 코로나 감염 진단을 내리더니 이제는 어떤 증상이어도 감기라는 황당한 진단을 내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현장 상황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 북한에 코로나19 환자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큰소리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북한전문매체인 아시아프레스도 지난 7월 24일, “북한에서는 코로나 재유행 징후가 뚜렷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지역 봉쇄도 여전히 진행중”이라면서 “북한 내부에서 이미 변이 코로나도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도 김정은은 북한에 코로나가 완전 박멸되었다고 한 것이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 대외적으로 코로나 청정지역이라는 것을 내세우면서 대외무역 재개 명분을 노리는 것이고, 대내적으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동요하는 인민들을 누그러뜨리려는 수작인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누가 봐도 뻔한 거짓말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청정구역이라고 주장해야 할 정도로 북한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3: 우크라이나 전쟁에 10만명 파병설]


지금의 북한 위기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 바로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10만명의 의용군을 파병하는 것을 제안했다는 대목이다.


러시아국영TV에 출연한 국방 전문가인 이고르 코로셴코는 지난 5일(현지시간) “10만명의 북한 의용군이 (우크라이나에) 와서 분쟁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들이 대포에 대항해서 싸우는 전투에 경험이 많다”고 덧붙였다.


또한 북한은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기간 시설 재건 사업에 북한 노동자들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두고 협상 중이라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이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우크라이나 전쟁터에 무려 10만명이나 용병을 보낼 구상을 했을까? 또한 사실상 전쟁터나 다름없는 도네츠크에 노동자를 보내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 북한의 형편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 북한의 식량난은 참혹하다 싶을 정도로 어렵다. 심지어 김정은의 1호 창고를 털어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 여기에 북한 식량 생산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곡창지대 황해남도가 지금 자연재해로 큰 위기를 맞았다. 오랫동안 가뭄이 계속되더니 이젠 폭우로 쑥대밭이 됐다.


또한 올 봄에는 북한 식량 생산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황해도, 평안도 지역에 극심한 가뭄까지 겹쳤다. 북한은 봄 농사를 망치면 곧바로 아사자가 발생한다. 상황이 이러니 올 가을과 겨울을 북한은 어떻게 넘겨야 할지 막막하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터에 10만명 파병설이 나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 10만명을 러시아로 보내 이들의 입이라도 덜어보자는 것이고 또 하나, 이들을 파병하는 댓가로 러시아로부터 받게 될 인건비 수익을 김정은이 노렸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러한 북한의 파병을 러시아가 선뜻 반기기에는 너무나도 부담이 된다. 물론 러시아가 병력 부족으로 심지어 감옥에 있는 자들까지 지원병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북한이라는 한 나라에서 무려 10만명이나 받게 된다면 이는 당장 러시아군 지휘체계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또 이들이 러시아의 점령지역에 배치된다면 사실상 그곳이 북한이 좌지우지하는 땅으로 변모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니 러시아도 북한의 그러한 제안을 망설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일까? 러시아는 11일(현지시간) 북한의 러시아 파병설을 공식 부인했다. 이로써 김정은의 새로운 꿈도 사라져 버렸다.


[갈림길에 선 김정은]


특히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북한은 원래 중국과의 양자무역 재개를 요청하면서 대규모의 지원을 받기 원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은 올 가을의 당대회를 앞두고 제로 코로나 정책 이행을 이유로 북중간 무역통로도 봉쇄하고 북한 지원에 대한 답을 주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이 내놓은 것이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난국을 타개하려 한 것인데 이마저도 무너져 버린 것이다.


김정은은 지금 진퇴양난의 위기에 처해 있다. 한국을 협박해도 옛날과 다르다. 오히려 강경하게 대처하는 바람에 마땅히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이 대화하자고 나오는 것도 아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의 거리감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이 가야 할 길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북한 인민들은 굶어 죽어가고 있다. 이것이 지금 북한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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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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