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FBI, 트럼프 자택 압수수색, 금고까지 털었다! - 전례가 없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압수수색 - 트럼프의 선거 결과 조작과도 연관이 있는 듯 - 트럼프 강력 반발, "검찰의 비행이자 사법시스템의 무기화"
  • 기사등록 2022-08-10 06:41:09
  • 수정 2022-08-10 06:42:16
기사수정



[美 FBI, 트럼프 자택 압수수색…금고도 털었다]


FBI(미국 연방수사국)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오후 “FBI가 이날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러라고(Mar-a-Lago) 리조트에 대한 수색영장을 집행했다”면서 “지난해 1월 의회 폭동 연루 의혹과 백악관 기밀문서 반출 혐의에 대한 강제 수사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오후 “FBI가 이날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러라고(Mar-a-Lago) 리조트에 대한 수색영장을 집행했다”면서 “지난해 1월 의회 폭동 연루 의혹과 백악관 기밀문서 반출 혐의에 대한 강제 수사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어 “이날 오전부터 영장이 집행됐고, 수사관들이 트럼프의 사무실과 개인 숙소가 있는 지역을 집중 수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영장 집행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택에 없었다”고 전했다.


NYT는 또한 수사 관련자들 말을 인용해 “이번 수사는 트럼프가 백악관을 떠날 때 마러라고의 저택과 개인클럽으로 가져간 자료들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위해 트럼프의 개인 금고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국립기록원으로부터 백악관에서 가지고 나온 15박스 분량의 자료 반환을 요청받았으나, 몇 달 동안 미루다가 반환한 바 있다. 국립기록원과 기록청은 지난 2월 하원에 트럼프의 마러라고 자택에서 이 자료를 회수했고, 그 중에는 기밀자료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은 지난 4월과 5월 마러라고에서 대통령 기록물 처리와 관련한 FBI의 조사를 받았다.


한편 FBI와 법무부는 이번 수색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백악관 참모들은 이런 사태 전개에 놀랐으며, 이를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전례가 없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압수수색]


사실 미국에서 전직 대통령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만큼 정치적으로 민감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NYT는 “이번 수색이 트럼프의 대통령 재임 시절의 공무 및 개인사업과 관련해 그가 직면하고 있는 사건에 대한 수사가 급진전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특히 “전직 대통령의 자택에 대한 수색영장을 발부받을 정도의 범죄가 저질러졌다는 것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졌고, 연방수사국과 법무부의 최고위층들도 이번 수색에 대해 동의했을 것”이라는 것이 NYT의 진단이다.


그동안 미국내에서 대통령 기록물의 외부 반출에 대해서는 크게 처벌을 받았었다. 백악관 자료 보존에 관한 법인 ‘대통령기록법’은 기밀자료 관련해 법을 위반할 경우 처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선거 결과 조작과도 연관이 있는 듯]


그런데 이번 FBI의 트럼프 자택 압수수색이 선거조작 사건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법무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수사하는 것은 2가지다. 하나는 2020 대통령 선거 결과를 부정하고 이듬해 1월 6일 의회 폭동에 연루된 의혹이다. 또 다른 하나는 기밀문서를 반출한 혐의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법무부는 지난 2020년 트럼프가 대선에서 패한 뒤에도 대통령직을 유지하려는 계획 수사 및 트럼프의 참모들에 대한 심문을 강화해왔었고, 연방 검찰도 트럼프 쪽이 선거인단 선거를 조작하기 위해, 가짜 ’선거인단’을 의회에 보내려는 음모를 짰다는 혐의를 잡고 수사를 확대해왔었다.


또한 “법무부는 지난 대선 때 경합주의 선거인단들에게 대배심 소환장을 발부하기 시작했는데, 여기에는 트럼프의 승리를 인증하는 가짜 인증서에 서명한 이들도 포함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통신은 이어 “연방검사들은 선거인단과 트럼프 쪽 연방관리나 핵심인사들 사이의 접촉을 파헤치고 있다”면서 “선거인단에 접촉하려는 인사로는 트럼프의 변호인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반발하는 트럼프]


트럼프 전 대통령도 FBI의 자택 압수수색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 과정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다. 트럼프는 성명을 통해 “대규모의 FBI 요원들이 내 아름다운 집인 마러라고를 포위하고 급습해 점령했다”면서 “심지어 내 금고도 부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태는) 우리나라가 어두운 시대(라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라며 “나의 집에 대한 공표되지 않은 습격은 필요하지도 적절하지도 않다”라고 비난했다.


또한 트럼프는 “이는 자신의 대선 출마를 막으려는 검찰의 비행이고 사법시스템의 무기화”라고 지적하면서 “그런 공격은 망가진 제3세계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데, 슬프게도 미국이 그런 나라들 중의 하나가 돼서 전례 없는 수준으로 부패했다”고 공격했다.


공화당의 트럼프 지지자들도 반발에 가세했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전 트럼프 백악관 고문인 스티븐 밀러가 FBI의 수색에 대해 “가증스럽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그의 법무부와 그의 FBI를 통해 차기 선거의 경쟁자에 대해 저지르는 범죄”라고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케빈 매카시(Kevin McCarthy)도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압수수색은 정치적 복수”라고 지적하면서 “법무부가 정치를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러한 반발에 대해 민주당의 프라밀라 자야팔(Pramila Jayapal)은 트위터에 “트럼프는 법을 어기고 선거를 훔치려 했다”면서 “트럼프는 감옥에 있어야 한다”고 적었다.


[트럼프가 받을 타격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2024년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철옹성 같은 지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한 뒤 이듬해 1·6 의사당 폭동 사태와 관련한 하원 진상조사특위의 청문회를 거치면서 불거진 책임론으로 위상이 흔들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CNN방송이 지난 7월 22∼24일 실시한 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층의 55%는 트럼프 이외 후보가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고 답했고, 지난 6월 말 에머슨 대학 조사 때는 61%가 같은 응답을 했다.


특히 상당한 격차를 보였던 후발주자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다. 실제로 지난 7월 7∼10일 플로리다주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선 디샌티스 주지사가 50.9%로 트럼프 전 대통령(38.6%)을 앞섰다. 또한 민주당과 대표적 경합지역인 미시간주의 지난 7월 13∼15일 여론조사에선 45% 대 42%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짝 따라붙었다.


이런 흐름과 맞물려 공화당 의원 사이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이 불붙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한 바 있다.


그렇다고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인기 있는 것도 아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더힐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40%에 가까운 미국인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연임을 ‘최악’으로 여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야후뉴스-유고브 여론조사 결과 유권자 37%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이 국가에 ‘최악의 일’이라고 했고, 35% 가량이 바이든 대통령 재선에 대해 같은 의견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전반적인 정치 환경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맞게 된 FBI의 트럼프 자택 압수수색은 자칫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분명한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 대한 출마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FBI가 트럼프 자택을 압수수색한 한 날은 트럼프가 달라스에서 열리는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Conservative Political Action Conference)에 참석해 사실상의 대선출마 의지를 밝힌 지 단 이틀 후였다. 트럼프는 이 행사에서 “때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머지 않은 시일내에 발표될 것인데, 아마도 사람들이 매우 행복해 할 것”이라 말했다.


이렇게 사실상의 2024 대선 출마 발표와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이 겹치면서 이번 사건은 어쩔 수 없이 정치적 분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트럼프는 이번 사건을 “검찰의 초법적 행위, 사법 시스템의 무기화, 급진좌파인 민주당원의 공격”이라는 프레임으로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타임스(WP)는 “마러라고에 대한 압수수색은 정치적 배경이 아닌 순전히 트럼프 개인의 범죄행위와 관련된 것”이라면서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을 받은 적법한 행위라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공화당을 비롯한 보수세력의 반발은 지금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유명한 평론가인 데이빗 프렌치(David French)는 이날 “부패한 정권은 기소를 정치화한다”고 날을 세웠다.


물론 압수수색을 했다고 해서 다 형사처벌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마러라고에 대한 이번 수색은 분명히 트럼프에 대한 형사처벌을 염두에 두고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트럼프측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건곤일척의 싸움이 이제부터 본격화된다는 의미이다. 귀추가 주목된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247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