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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제 무덤 판 시진핑 - 펠로시 대만행에 지나치게 과민반응한 시진핑 - FT, “시진핑, 스스로 궁지에 몰아 넣었다!” - NYT, “美와 대립시 이익보다 대가가 크다는 것 보이라!”
  • 기사등록 2022-08-05 07:20:20
  • 수정 2022-08-05 07: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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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대만행에 지나치게 과민반응한 시진핑]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행과 관련해 미국과 중국, 중국과 대만간에 긴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영국의 주요 언론에서 “이러한 위기 고조가 순전히 시진핑 중국 주석의 잘못된 판단 때문에 지나치게 확대되었으며, 기왕에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찾은 이상, 대만을 보호하기 위해선 미국이 중국에 더욱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 영국의 파이낸설타임스(FT)는 2일(현지시간) 톰 미첼 베이징 지국장이 쓴 칼럼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낸시 펠로시의 대만 방문을 별것 아닌 행동으로 치부할 기회를 놓쳐 스스로를 궁지에 몰아넣었다”고 지적했다.


[FT, “시진핑, 스스로 궁지에 몰아 넣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시간) 톰 미첼 베이징 지국장이 쓴 칼럼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낸시 펠로시의 대만 방문을 별것 아닌 행동으로 치부할 기회를 놓쳐 스스로를 궁지에 몰아넣었다”고 지적했다.


톰 미첼 지국장은 이어 “중국 정부는 펠로시 의장을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레임덕 의장'이라고 무시하거나 인기 없는 대통령(조 바이든)의 협력자로 간주할 수 있었으나 오히려 1995년 리덩후이 당시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보다 더 큰 역사적 의미를 불어넣는 실수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톰 미첼의 이러한 지적은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을 평가 절하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어야 했는데, 마치 미국이 대만을 지금 당장이라도 독립을 시키려는 듯 호들갑을 떨면서 지나치게 과민 반응을 함으로써 오히려 펠로시의 방문에 의미를 부여하고, 온 세계가 펠로시와 대만에 이목을 집중시키도록 만들었다는 의미다.


▲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도 2일(현지시간) 칼럼니스트 브렛 스티븐슨의 글을 통해 “지난 수십 년 간 미국의 국회의원들은 대만을 방문해왔으나 어떤 방문도 위기를 유발하지 않았다”고 했다.


[NYT, “美와 대립시 이익보다 대가가 크다는 것 보여라!”]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도 2일(현지시간) 칼럼니스트 브렛 스티븐슨의 글을 통해 “지난 수십 년 간 미국의 국회의원들은 대만을 방문해왔으나 어떤 방문도 위기를 유발하지 않았다”고 했다.


심지어 1997년 뉴트 깅리치 당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때도 중국은 반발하지 않았다. 당시 대만행에 앞서 베이징을 찾았던 깅리치 의장은 “만약 대만이 중국에 공격을 당한다면, 미국이 군사적으로 방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티븐슨은 이와 관련해 깅리치 의장의 그러한 발언에도 미국과 중국은 언쟁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중국 측은 “미국은 그럴 권리가 없고 내정 간섭”이라 말하는 대신 “좋아요. 알았어요”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랬던 중국이 자국의 힘이 커지고, 상대적으로 미국의 힘이 약해지는 것을 감지하면서 '새로운 전략'을 세웠는데, 그것이 바로 “터무니없는 주장과 더욱 공격적인 조치”라고 꼬집었다.


스티븐슨은 그러면서 “펠로시의 방문으로 중국이 체면을 구긴 점을 고려할 때, 노골적인 전쟁의 위험은 감수하지 않더라도 위협은 고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 정부에 세 가지 요구를 했다.


첫째, “내년엔 미 의회 대표단을 매주 대만에 보내 일상화시켜 중국 정부가 항의할 생각조차 잊게 만들라”고 주장했다.


둘째, “바이든 대통령은 여러 차례 말해 온 ‘중국의 대만 침략 시 미국의 군사 개입’을 공식적으로 다시 한 번 언급해야 한다”고 요구 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대만의 비밀 합동 훈련을 확대하고, 미 해군 함정의 대만 해협 통과 횟수를 늘리라”고 주문했다.


마지막 세 번째는 “바이든 정부가 군비 지출을 늘리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초당적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대만을 구하는 열쇠는 중국에게 미국과 대립하게 되면 얻게 되는 이익보다 대가가 훨씬 크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교훈을 전하는 것”이라 말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비극적인 대가를 치른 후에야 배웠을지 모르는 이 교훈을 베이징에 전달해야 한다. 이것이 대만을 구하는 열쇠”라고 주장했다.


NYT는 3일(현지시간)에도 밥 메넨데스 상원외교위원장의 기고글을 통해, 최근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중국의 위협과 관련, 대만을 지원하기 위한 미국과 동맹국들의 새로운 전략 수립 필요성을 제기했다.


메넨데스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각국의 독재자들이 민주주의 작동실패나 국제사회의 머뭇거리는 태도를 과감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 당시 미국과 국제사회가 단호하게 대응하지 않아 우크라이나 전체가 침략을 받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만과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벌인 각종 전략을 따라 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대만에 대한 올바른 정책을 취해야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는 다른 길을 선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넨데스 위원장은 결론적으로 “미국이 대만과 함께하겠다는 뜻을 더욱 분명히 밝혀야 한다”면서 “미국은 세계의 경찰이 아니지만, 대만인들과 함께 해야 할 도덕적이고 실용적인 의무가 있다”고 정리했다.


[중국은 왜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할까?]


그렇다면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왜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할까?


실제로 중국은 외교부와 국방부를 총동원해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을 강력하게 비난했으며, 심지어 왕이 외교부장까지 직접 나서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 “불장난하면 불에 타 죽는다”는 등의 강경 언사를 쏟아냈다.


이들 표현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각각 작년 7월 중국 공산당 100주년 기념식과 작년 11월 및 지난달의 미중정상 온라인 소통 때 썼던 표현이다.


또한 중국은 경제적으로는 중국산 천연모래와 대만산 감귤류 과일, 냉장 갈치, 냉동 전갱이 등 100여개의 품목에 대해 수출입 잠정 중단 조치 등 대만을 겨냥한 사실상의 경제 제재에도 착수했다.


이와 동시에 2일 밤부터 대만 주위의 해·공역에서 연합 군사행동을 개시했으며, 중국 군용기들이 2일 밤늦게까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 또한 4일 12시부터 7일 12시까지 실질적으로 대만의 해상과 영공을 포위하는 중요 군사훈련과 실탄사격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외교적으로는 2일 밤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도착한 직후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 대사를 초치해 “(펠로시 방문이) 악랄하다”며 강력 항의했다.


그런데 중국의 이같은 민감한 반응은 특히 시 주석의 3연임을 확정 지을 오는 10월 중국공산당 제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물러서지 않는 리더십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FT의 미첼 베이징 지국장은 “현재 중국의 군사력은 27년 전 대만해협 위기 때보다 훨씬 강력하다”면서도 “그러나 가장 강력한 경쟁자(미국)를 상대로 군사력을 시험할 준비가 되었는가”라고 반문했다. 한마디로 자신의 분수를 제대로 알고 있는지 반문한 것이다.


그러면서 미첼 지국장은 중국과 대만의 상황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빗댔다. “시 주석은 대만 점령을 꿈꾸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군사력이 강력한 나라가 상대적으로 약한 나라를 물리치는 게 매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시 주석은 대만 문제에 있어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펠로시 대만 방문에 대한 우려 의견도 나와]


한편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과 관련해 비판론도 미국내에서 제기된다. 중국에 맞선 단호한 정치 지도자로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며 본인이 누린 개인적 성과와는 별도로 미국 입장에선 중국과 긴장만 고조시켰을 뿐 아니라 대만 사태에 있어서도 장기적으로 군사적 압박만 가중시켰다는 것이 주요한 지적이다.


그러나 같은 매체 안에서도 칼럼니스트의 성향에 따라 격려와 우려 목소리가 동시에 전달되는 혼선도 있다. NYT와 워싱턴포스트(WP)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우려의 목소리들은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 대한 군사적 충돌 가능성에 대한 대처 문제가 큰 비중을 이룬다. 펠로시 의장이야 행정부가 아니기 때문에 대만을 다녀왔다는 기록 하나로 끝나지만 행정부는 이 후폭풍을 다 감당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과 관련해 행정부와 깊은 교감이 있었어야 하는데 그러한 상의도 없이 불쑥 대만으로 가는 바람에 모든 정치적·외교적·군사적 부담을 바이든 행정부가 지게 되었다는 것이 포인트다.


결국 핵심은 시진핑의 중국이 과연 이 사태를 어디까지 끌고나갈 것인가에 달려 있다. 실제 대만을 침공하는 군사적 행동을 한다면 이는 심각한 국제적 사태로 진전될 수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렇게까지 진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야기된 대만해협의 위기는 시진핑 주석의 잘못된 판단으로 악화되었는데, 지금부터 주목하면서 바라봐야 할 것은 지금의 이 상황을 시진핑 주석이 어떻게 마무리해 나가는가 하는 점이다.


지금 대만 주변에서 펼쳐지는 영공 및 해안 봉쇄 수준의 군사훈련 그 다음 카드가 뭐냐에 따라 이번 사태의 진전 방향도 결정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시진핑 주석은 과연 이어지는 또다른 대만 위협 카드까지 구상하고 이렇게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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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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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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