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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 CIA가 알카에다 지도자를 추적한 방법 - 알카에다 지도자의 모든 것을 다 파악한 CIA -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 주지 않기 위해 세밀한 작전 수립 - 결국 '닌자폭탄'을 드론에서 발사해 알자와리 사살
  • 기사등록 2022-08-04 13: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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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간에 걸친 CIA의 알카에다 지도자 추적]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사살한 알카에다 수괴 아이만 알자와리의 공습과 관련하여 그를 추적했던 CIA의 후일담이 공개되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CIA는 9·11 테러 주범인 알자와리를 21년 간 추적한 끝에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지난달 31일 드론 공습으로 제거했다.


▲ 그런데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3일자(현지시간)에서 CIA가 어떤 과정을 거쳐 그를 추적했고 또한 찾아냈으며 결국 사살에 이르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그런데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3일자(현지시간)에서 CIA가 어떤 과정을 거쳐 그를 추적했고 또한 찾아냈으며 결국 사살에 이르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이 내용을 보면 CIA가 일단 목표를 삼은 인물에 대해 얼마나 집요하게 파고들며 또한 작전을 수행하는지 여실히 알 수 있다.


특히 이러한 과정은 김정은 참수작전을 떠올리는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많은 암시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김정은도 스스로 몸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경각심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알카에다 지도자의 모든 것을 다 파악한 CIA]


미 FBI에 의해 최고 수위의 지명수배자였던 알자와리에 대한 사냥은 지난 2001년의 9.11테러 사건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부터 그를 계속 주시해 왔던 CIA는 오사마 빈 라덴의 죽음 이후 알카에다의 지도자로 알려지면서 본격적으로 추적에 들어갔다.


특히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을 떠난 후 CIA는 알자와리가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점을 확신하고 그의 행방을 뒤쫓기 시작했다. 그동안 알자와리는 알카에다와 탈레반의 지도자들이 피신해 있던 파키스탄 국경 지역에 은둔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CIA와 미국의 정보기관들은 알자와리가 1998년 탄자니아와 케냐에서 발생했던 폭탄테러와 관련된 혐의로 지명수배 중이었기에 일단 알자와리를 추종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들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일단 지난해 8월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을 철수하자, 알카에다의 고위 지도자들이 아프간의 수도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그 예감은 적중했다. 그리고 드디어 꼬리가 잡혔다. CIA는 알자와리의 가족들이 카불에 있는 안가로 돌아왔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곧이어 알자와리도 카불의 안가로 들어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와 관련해 전직 CIA 정보원은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함으로써 미국이 추적하고 있는 테러리스트들은 아프간이 안전하다고 느끼게 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알자와리도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카불로 돌아왔을 것이다.


알자와리는 카불 시내의 부촌지역에 거주했는데 이 구역은 특히 마약왕들이 모여사는 호화판 주택가라는 소문 때문에 '양귀비 궁궐'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이 구역은 원래는 군사 기지로 쓰였으나 내전과 탈레반 집권기를 거치면서 방치되다가 2003년 당국의 토지 분배로 고위급 인사, 군벌, 마약상에게 분배되면서 이같은 별명이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알자와리가 은신하던 저택은 북쪽, 남쪽, 서쪽으로 다른 저택 몇채로 둘러싸여 있으며, 동쪽으로는 오마이드 고등학교와 마주 본다. 저택에서 남동쪽으로 305m 거리에는 카불 주재 영국 대사관이 있다.


그런데 알자와리가 있던 주택은 탈레반 정부의 전투강화 및 폭력조직인 하카니 네트워크의 고위 보좌관 소유의 것으로, 이 저택 역시 이 단체가 통제하는 지역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탈레반의 고위 관리들도 알자와리의 카불 거주를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CIA는 하카니 세력과 알자와리의 연계를 꼬리로 결국 추적에 성공했고 알자와리의 안가도 확인하게 된 것이다.


일단 알자와리의 안가가 확인되자 CIA는 빈 라덴을 사냥했을 때 썼던 방법 그대로 안가와 동일한 모형 집을 만들어 놓고 알자와리에 대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알자와리의 특이한 습성이 발견됐다. 알자와리가 집밖으로 외출하지는 않지만 가끔, 특히 아침 일찍 발코니에 나와 책도 읽으면서 바람을 쐬는 습관을 찾아낸 것이다. CIA는 그가 바로 알자와리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확인한 미 정보당국은 즉각 작전에 들어갈 준비를 했으나 그의 안가가 위치해 있는 곳이 주택가 밀집지역이라는 점 때문에 일단 작전 시행을 보류했다. 만약 대형 폭발물들이 터진다면 인근 주택에 엄청난 피해를 주면서 문제가 일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미국의 특수작전부대가 알자와리의 안가로 직접 투입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어서 공격을 주저하게 만들었다.


특히 CIA가 작전을 수행하는데 걸림돌이 된 것은 과거의 아픈 기억 때문이었다. CIA는 과거 요르단의 의사이자 알카에다의 선전가인 후맘 칼릴 아부 물랄 알-발라위를 이용해 알자와리를 검거할 계획을 세웠다가 이중간첩이었던 그에 의해 2009년 12월 30일 자살 폭탄을 터뜨림으로써 7명의 정보국 요원들이 사망한 적이 있었다.


2012년과 2013년에도 CIA는 파키스탄의 북와지리스탄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보이는 알자와리의 행방을 쫓았으나 공습이나 드론 공격이 불가능한 지역에 은거하고 있어서 작전에 실패했었다. 물론 미국이 그를 계속 추적한다는 것을 알자와리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알자와리가 알카에다 조직을 이끄는데 상당한 제약을 주었을 수는 있다.


그러나 CIA는 9.11테러에 대해 미국인들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꾸준히 그를 감시하고 추적했다. 그리고 지난 4월 1일 CIA의 고위 당국자들이 백악관의 국가안보 책임자들에게 알자와리에 대한 정보 브리핑을 했다. 당시 백악관 책임자들은 알자와리의 생활 패턴에 대해 심층적 조사를 요구했다.


그래서 찾아낸 것이 알자와리의 발코니 습성이었다. 그가 발코니에 나오면 상당히 오랜 시간 있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제 알자와리에 대한 공격 결정만 남았다.


문제는 어떠한 무기로 그를 공격할 것이냐 하는 점이었다. 그래서 선택된 것이 바로 헬파이어 미사일이었다. 소위 ‘닌자 폭탄’으로 불리는 초정밀 암살용 미사일인 헬파이어 미사일(R9X)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개발된 미사일로, 폭격시 민간인 사상자를 줄이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미사일 안에 폭약이 든 탄두는 없는 대신, 표적에 명중하기 직전에 6개의 칼날이 펼쳐지도록 설계돼 있다. 이 때문에 이 미사일은 ‘닌자 폭탄’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것이다.


미군이 지난 2017년 알카에다의 2인자였던 아부 알마스리를 제거할 때도 바로 이 미사일을 사용해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공개된 알마스리 탑승 차량의 잔해 사진을 보면, 차량의 내부에는 물리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지만 차량 외부 앞면과 뒷부분은 멀쩡했다. 이번 폭격 역시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윌리엄 번스 CIA국장을 비롯한 정보당국자들은 지난 7월 1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알자와리 제거를 위한 작전계획을 보고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작전 이후 부수적인 피해 가능성을 물었고 또한 알자와리의 제거가 아프가니스탄과 테러 관련 네트워크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도록 지시했다. 이후 여러차례 백악관과 CIA 당국자들이 만나 작전을 한층 심화해 갔다.


CIA는 미 국방부의 자산이 아닌 CIA의 드론을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비밀 유지 및 작전의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그러다보니 이번 작전에 국방부는 제외되었고, 백악관의 공식 발표 직전에서야 작전의 세부 내용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7월 25일. 바이든 대통령은 알자와리에 대한 제거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그리고 카불 시간으로 지난 7월 31일 일요일 아침, 평상시 습관대로 책을 들고 발코니로 나온 알자와리를 향해 드론에서 발사된 ‘닌자폭탄’인 헬파이어 미사일이 알자와리를 덮쳤다.


저택 인근 한 주민은 31일 아침 6시가 넘은 시각에 큰 폭발음을 들었었으며, 공습 여파로 자신의 집까지 흔들렸다고 CNN에 말했다. 2일 현재 저택 발코니는 대형 천막으로 가려져 있으며, 접근로도 차단된 상태다. 이로써 21년간의 길고 긴 추적도 끝났다.


알자와리의 사망 이후 탈레반 세력에게는 큰 숙제가 남았다. 알자와리의 위치 정보를 준 사람이 누구냐 하는 것이다. 지하드(이슬람 성전) 감시 조직인 SITE 인텔리전스 그룹은 지하드 세력 일부가 알자와리 사망으로 탈레반에 책임을 묻고 있으며, 특히 탈레반이 미 정보기관에 첩보를 줬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로 인해 내분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분은 이슬람 세력의 분열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기에 알자와리의 사망은 또다른 전쟁의 서막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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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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