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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또 불거진 지도급 엘리트 의문사, 마피아식 정치 판치는 중국 - '정치계절' 앞둔 中, 지도급 엘리트 급사 잇달아 - 체제에 위험이 되는 인물들도 돌연사 잇달아
  • 기사등록 2022-07-27 13:55:51
  • 수정 2022-07-27 14: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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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계절' 앞둔 中, 지도급 엘리트 급사 잇달아]


중국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결정짓는 10월의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에서 전도양양하던 지도급 인사들이 갑자기 사망하는 일들이 줄지어 일어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러한 지도급 인사들의 갑작스런 사망은 특히 중국의 차기 중국 지도부의 면면이 결정될 가을 제20차 당 대회(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둔 중요한 정치의 계절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사망 경위를 둘러싸고 각종 '설'이 무성하게 나온다.


▲ 홍콩에서 발행되는 명보(明報)는 26일 “중국 간쑤성 당 위원회 상무위원 겸 비서장을 맡고 있던 저우웨이(56)가 취임 한달 만인 지난 21일 갑자기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명보(明報)는 26일 “중국 간쑤성 당 위원회 상무위원 겸 비서장을 맡고 있던 저우웨이(56)가 취임 한달 만인 지난 21일 갑자기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명보(明報)는 이날 간쑤일보(甘肅日報)의 보도를 인용하여 저우웨이의 의문사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다. 간쑤일보는 고인이 “병으로 인해 21일 오후 7시43분 불행히 사망했다”고 보도했는데, 공개된 동정 보도에 따르면, 고인은 사망 당일 낮까지만 해도 당 위원회 서기와 함께 란저우시에서 코로나19 방역 업무를 점검하는 등 공무를 소화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간쑤일보 2면에 200여자 분량의 저우웨이 부고 기사가 실렸으나 같은 날 인터넷판(실제 신문 지면과 동일하게 구성한 PDF 파일)에는 2면 자체가 나오지 않은 것도 궁금증을 키웠다.


명보는 특히 대외적으로는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라 했지만 건물에서 추락사했다는 소문이 무성하게 제기됐다는 소식을 전해 제20차 당 대회에 참석할 대표(대의원)로 선출되는 등 앞길이 창창해 보이는 저우웨이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죽임을 당했을 가능성을 강력하게 제기했다.


[지난 4월에도 의문사 발생]


중국에서의 정치 지도자급들의 의문사는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 지난 4월 28일에는 톈진시 당 기관지 천진일보 웨이신(중국판 카카오 스토리)에 올해 59세인 랴오궈쉰 톈진시장이 전날 돌연 숨졌다는 짤막한 부고가 떴다.


웨이신에 실린 부고는 “27일 중공 톈진시 부서기 겸 시장 랴오궈쉰 동지가 돌발 질병에 응급조치도 소용없이 불행히 세상을 떴다. 향년 59세”라는 내용이 전부였다.


그런데 급사한 랴오궈쉰이 '시자쥔'(시진핑 사단)으로 분류되는 인물이어서 그의 사망을 둘러싸고 많은 의혹들이 나돌았다. 특히 랴오 시장의 사망 소식은 이튿날 신문 지면에는 보도되지 않았고, 톈진시 정부 홈페이지에서 그의 이름은 재빨리 지워졌다.


그런데 랴오 시장의 돌연한 죽음이 더욱 충격을 주었던 건 그가 오는 10월 열릴 예정인 중국 공산당 20차 당 대회에서 리훙중(66) 톈진 당 서기 후임으로 권력 서열 25위권인 정치국위원 진입을 노리던 다크호스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베이징 정가에서는 차기 당 정치국 인사를 둘러싼 경쟁으로 인한 타살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사건 이후 5월 18일 뉴스위크 일본판은 “부패 추방을 목적으로 리커창 국무원 총리가 주도해 만든 '염정공작회의'가 지난 4월 25일 열린 지 이틀 만에 랴오 시장이 돌연사했다”고 전했다.


뉴스위크 일본판은 한마디로 “시진핑파 고위 관리가 연루된 부패 의혹이 랴오 시장 돌연사의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정리한 것이다. 다시말해 “리커창 총리가 주도한 부패추방 운동이 '시자쥔'을 정조준했고 이 과정에서 랴오 시장이 희생양이 됐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특히 시 주석 중심의 권력 체계 속에서 '잊혀진 2인자'로 평가받던 리커창 총리가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는 시점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리커창의 반격 신호탄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7월 3일에는 허베이성 부성장 겸 공안청장이던 류원시(54)가 공안청장 취임 1개월여 만에 '돌발적인 질병'으로 급사했다고 공식 발표됐다. 그러나 이 역시 '돌발적인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라고 믿는 이들은 거의 없다. 정치공작에 의한 사망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중국의 정치권에서는 주요 인물의 돌연사나 의문사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2019년 10월 제19기 4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4중전회) 폐막일에 돌연사한 런쉐펑(1965~2019) 충칭시 부서기가 대표적이다.


당시 충칭시 당국은 런 부서기가 급환으로 숨졌다고 발표했지만, 홍콩 명보는 그가 비리에 연루돼 조사를 받던 중 베이징 징시 호텔에서 투신자살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이 사건은 중국내에도 큰 충격파를 던져줬다. 그가 충칭시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측근이자 차기 최고지도자로 유력한 천민얼 당서기와 탕량즈 시장에 이은 3인자였기 때문이다.


[체제에 위험이 되는 인물들도 돌연사 잇달아]


중국에서는 유력 정치인들 외에도 체제 유지에 위험시되는 인물들도 돌연사로 자취를 감추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퍼져 팬데믹을 선언되기도 전인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 백신의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의 과학자 저우 유센이 2020년 6월 7일, 돌연 의문사를 당했다. 백신 특허출원 석달만이다.


그런데 그의 사망에 의문스러운 점이 한 둘이 아니다. 중국 우한에서 처음으로 코로나가 발병됐다고 보고된 것은 지난 2019년 12월 31일이고, 중국 정부가 사람 간 전염을 처음 인정한 건 2020년 1월 20일이다. 그렇다면 코로나 발병 불과 5주 만에 코로나19 백신이 특허 출원됐다는 것이고, 더불어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 건 2020년 3월 11일인데 이보다 18일이나 앞서 코로나 백신 특허 출원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호주 플린더스대의 니콜라이 페트로프스키 교수는 “이는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더 일찍 시작됐을지 모른다는 의문을 갖게 한다”라고 말했다. 백신 특허 신청을 준비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 그렇게 빨리 백신에 대한 특허 신청을 했다는 것은 중국이 공개적으로 밝힌 시점보다 일찍 코로나19가 발병했거나 내부적으로 코로나 19 팬데믹을 미리 준비한 것 아니냐는 의미다.


그런데 그의 의문사 이후 중국의 태도도 의문 투성이다. 그렇게 중국내에서도 저명한 과학자이고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 탁월한 학자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사망 소식은 단지 매체 한 곳에만 보도됐다. 그래서 코로나 19의 중국 기원설 및 중국의 의도적 실수가 공개될 것을 우려해 핵심 과학자를 의문사시킨 것이 아닌가하는 추론들이 나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반체제 지식인들의 의문사 행렬도 잇따른다. 지난 2018년 2월에 일어난 중국 유명 인권변호사 리바이광(李柏光·49)의 급사가 대표적이다. 병원 측은 질환에 따른 사망이라고 설명했지만 그의 죽음을 놓고 많은 의문이 제기됐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아주 건강했던 사람이 갑자기 질병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중국의 기업인들 역시 의문사 명단에 자주 거론된다. 지난 2019년 10월에 돌연 사망한 중국 개인 간 거래(P2P) 대출업체인 셴펑(先鋒)그룹 장전신(張振新) 회장의 돌연사가 대표적이다. 특히 그의 부고는 사망했다고 하는 날로부터 20일 이후에 비로소 발표됐다. 그래서 그의 죽음에 말못할 사정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낳았다.


이외에도 2018년 7월에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 관광 중 사진을 찍다가 57세의 나이로 추락사한 왕젠(王健) 하이항(海航)그룹 회장의 비극적 케이스도 있다.


이렇게 중국에서는 매해 거의 평균 10여 건 가까운 기업인들의 의문사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케이스가 상당하다는 사실까지 상기하면 더 많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마피아식 정치 판치는 중국]


한 사회에 의문사가 많다는 것은 그 국가가 정상적인 체제가 아닌 정치 마피아가 주도하는 나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중국 공산당의 이념과 이론연구 교육기관인 중앙당교(中央黨校)의 교수였으며 시진핑과 같은 ‘훙얼다이(紅二代·공산혁명 원로의 2세)’에 속하는 차이샤(蔡霞)가 공산당에 철저히 실망하게 된 것은 2016년 두 사건 때문이었다고 한다. 하나는 환경과학자 레이양(雷洋)의 의문사이고, 다른 하나는 부동산업계 거물인 런즈창(任志强) 사건이다.


중국의 환경과학자이자 순환(循環)경제협회 직원이던 레이양은 2016년 5월 7일 공항으로 가던 중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다가 사망했다. 경찰은 “레이양이 안마업소에서 성 매수를 한 혐의로 조사받다가 이상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고 밝혔지만 그의 가족은 레이양이 딸의 출산을 축하하기 위해 공항에 도착한 장모를 마중 나가던 길이었다면서 의혹을 제기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차이샤는 “당시 경찰은 레이양의 부모와 처를 사실상 연금한 상태에서 거액의 배상금을 제시하여 회유하다가 가족이 거부하자 300만달러 상당의 아파트까지 제시해 결국은 진상조사 요구를 포기하게 만들었다”면서 “이런 비열한 행위를 하는 정권과 계속 갈 수 있겠나 하는 회의가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부동산 회사인 화위안그룹 회장을 지낸 런즈창은 정부를 향해 바른 소리를 자주 해 ‘임대포(任大砲)’란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2016년 시진핑이 CCTV를 방문했을 때 CCTV가 돌연 충성맹세를 하자 런즈창은 웨이보 계정을 통해 “모든 매체가 당의 영도를 받고 인민의 이익을 대표하지 않는다면, 인민은 곧 버려져서 구석진 곳에서 잊히고 말 것”이라는 따가운 비판을 날렸다.


그는 특히 시진핑을 ‘옷을 홀딱 벗고 황제 자리를 유지하려는 광대’라고 비꼬았다. 이 일로 그는 체포돼 18년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이에 대해 차이샤는 “이 모든 것이 흑사회(黑社會·마피아)의 방식”이라 꼬집었다. 이런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그러니 의문사는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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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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