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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하원의장 대만가는데 항공모함까지 동원한다고? - 중국을 뒤집어 놓은 美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 中, "미국은 일체의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 경고 - 中, 전투기 동원해 펠로시 의장의 대만 착륙 막을 수도
  • 기사등록 2022-07-26 13:32:24
  • 수정 2022-07-26 13: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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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뒤집어 놓은 美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미국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8월초에 대만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중국이 발칵 뒤집혔다. 지난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의해 처음 알려진 이 뉴스가 나오자마자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만약 미국이 자신의 길을 고집한다면, 중국은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확고히 지키기 위해 확고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미국은 이번 방문으로 인한 일체의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다음날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전략적 수준의 도발”, “절대 넘어선 안 될 레드라인”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방문 일정에 맞춰 대만을 공격하자”는 격한 주장까지 쏟아졌다.


사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지난 4월 10일 대만을 방문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나 당시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계획을 취소한 바 있었는데 이번에 대만 방문이 현실화되자 중국이 격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펠로시 방문에 대해 중국이 격하게 반발하는 이유?]


중국이 이렇게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난 1997년 깅그리치 의장 이후 25년 만에 미국 최고위 인사의 대만 방문이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해와 올해 적잖은 미국의 상·하원 의원과 전직 합참의장, 전직 고위 관료 등의 고위급 인사들이 대만을 방문했지만 다들 의회 인사나 전직 관료들이어서 중국이 시비를 걸어도 얼마든지 넘어갈 수가 있었다.


그러나 낸시 펠로시는 경우가 다르다. 물론 미국 정부에서는 의회가 미국의 행정부가 아니기 때문에 미국 정부의 공식 의견과는 상관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중국측에서는 미국의 의전 서열 3위이자 대통령 유고시 서열 2위인 최고위급 인사가 대만을 방문한다는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된다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곤혹스러운 바이든 대통령]


그런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때문에 곤혹스러운 입장에 빠진 이는 바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다. 시진핑 중국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에서 완전히 대화의 분위기를 깨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관련 질문에 “군은, 지금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가운데 자신의 뜻이 아니라 군의 판단을 인용했다는 점은 아주 이례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렇게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은 8월이 중국에게는 아주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8월 1일은 중국 인민해방군 창군 기념일이고, 그 즈음에 오는 10월에 열리게 될 당대회의 진용을 결정하는 베이다이허 회의도 열린다. 이런 시기에 중국을 자극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 미군의 판단인 듯 보인다.


미군이 이런 판단을 하는 것은 우발적 충돌의 가능성 때문이다. 물론 미 하원의장이 탄 비행기를 중국이 격추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만약 펠로시 의장이 탄 비행기 착륙을 중국이 막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그 자체가 현상(status quo) 변경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중국의 거친 입’으로 통했던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중국이 대만 상공을 비행금지(no-fly)구역으로 지정하거나 대만 상공에 전투기를 보내고 중국 전투기가 펠로시 일행이 탄 비행기를 ‘호위’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대만과 미국군이 대응할 수밖에 없다.


또 펠로시 의장 일행의 비행기가 어디서 이륙하는가에 대한 문제로 한국도 불똥이 튈 수 있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닛케이아시아는 일본 지상자위대 3성 장군 출신인 고이치이소베의 말을 인용해 “중국군은 펠로시를 태운 미군 비행기가 어디서 이륙할지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면서 “과거에는 대만으로 가는 미국인을 태운 비행기가 종종 한국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낸시 펠로시의 이번 순방일정에 일본·싱가포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와 하와이에 있는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방문 외에 한국 방문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중국의 강경한 대응이 있을 경우의 문제점에 대해 마크 밀리 합참의장을 포함한 백악관과 국방부, 군과 정보 당국자들은 펠로시 의장에게 “여행 시기와 관련한 위험을 설명하려고 노력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이에 펠로시 의장은 “대통령이 말하는 것은 우리 비행기가 중국에 의해 격추되거나 아마도 그와 비슷한 일이 생기는 것을 군이 우려한다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되받아쳤다.


[펠로시 보호위해 항공모함까지 뜬다고?]


문제는 중국의 강경대응을 우려해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을 포기하게 된다면 또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압력 때문에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을 포기한다면 중국의 압박이 미국에게 통할 수 있다는 전례를 남기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어차피 실행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삼권분립이 명확한 미국에서 결국 결정은 펠로시 의장의 몫이다. 위험을 이유로 안 간다면 중국에 굴복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고, 시 주석이 미국 외교정책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간에 펼쳐질 기싸움에서 서로가 지지 않으려는 팽팽한 긴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시진핑 주석의 입장에서는 3연임을 앞둔 시점에 어떤 모욕도 당하지 않기를 바랄 것이고 그래서 당연히 강경 대응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 WP는 23일(현지시간) 외교·안보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의 칼럼에서 “미군이 내달 대표단을 이끌고 대만을 방문할 예정인 펠로시 의장을 보호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역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있어 확실한 안전보장을 해야 하기 때문에 군사적 지원까지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 WP는 23일(현지시간) 외교·안보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의 칼럼에서 “미군이 내달 대표단을 이끌고 대만을 방문할 예정인 펠로시 의장을 보호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서 “펠로시 의장이 군용기에 탑승하는 것 외에 항공모함으로 이동하거나 근접 공중 지원을 위해 전투기를 파견하는 방안 등이 고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조시 로긴은 그러면서 “이런 방안은 중국 측이 방어적 수단이 아닌 공격적 수단으로 오인할 수 있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조시 로긴은 이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대만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강력한 신호이지만 만약 중국의 반발로 방문이 연기된다면 중국 당국의 위협 전략이 통했다는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진퇴양난에 빠졌다”면서 “대만 해협의 긴장을 고려해야 하는 바이든 행정부에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펠로시 의장이 다른 의원을 대만에 보내고 본인은 몇 달 후 방문하겠다고 밝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WP의 또다른 칼럼니스트인 헨리 올슨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의 대만 방문이 바이든 대통령의 저항에 직면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대만을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대만이 중국의 손에 넘어가면 자유세계가 흔들릴 것”이라며 “이것이 펠로시가 대만을 반드시 가야 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헨리 올슨은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펠로시의 대만방문을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시기가 좋지 않다고 하는 것인데 이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한 후 “펠로시의 대만 방문을 중국이 반대한다고 해서 연기하거나 취소한다면 이는 미국의 대 중국 정책에도 아주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 강조했다.


[시진핑과 낸시 펠로시의 자존심 싸움. 결과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일정으로 촉발된 중국의 강경 대응은 한마디로 시진핑 주석의 자존심과 직결된 사안으로 번져가고 있다.


중국 최고 수뇌부가 모이는 베이다이허에서 열띤 토론을 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진핑 주석에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사건은 시진핑 주석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사건이 될 수도 있고, 동시에 반 시진핑파의 책망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시진핑 주석의 입장에서는 낸시 펠로시의 대만행을 반드시 막아야만 한다.


반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입장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큰소리를 치면서 대만을 가겠다고 했는데 당연히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렇게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기어코 간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당연히 펠로시 의장을 보호해 주어야만 한다. 당연히 항공모함을 포함한 다양한 군사적 지원이 있게 될 것이다.


이렇게 강대강의 결전이 오는 8월 대만 상공에서 펼쳐지게 된다. 그리고 이 결전의 결과에 따라 앞으로 미중간 격돌 양상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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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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