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중국·홍콩 부자 1만3천명, 나라 버리고 떠난다! - 부자들의 이민 늘어나자 중국 당국 사실상 방해 - 샤오미 같은 중국기업도 탈출러시에 참여 - 중국을 제외한 공급망 재편 본격화시 이민 더 늘어날 것
  • 기사등록 2022-07-21 13:50:16
기사수정



[“제로 코로나 지겹다!” 부자들, 중국 탈출 러시]


중국의 부유층들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 질려 중국을 탈출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투자이민 컨설팅업체 헨리&파트너스(Henley & Partners)의 '백만장자들이 다시 이주하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중국에서 다른 나라로 이민하는 중국인 부자 수가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올해 중국에서 1만명, 홍콩에서 3천명의 고액순자산보유자가 다른 나라로 이주할 것”으로 전망했다.


▲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투자이민 컨설팅업체 헨리&파트너스(Henley & Partners)의 `백만장자들이 다시 이주하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중국에서 다른 나라로 이민하는 중국인 부자 수가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 보고서는 이어 “이들이 모든 자산을 빼내 이주하기로 마음먹는다면 최대 총 650억달러(약 83조7천억원)가 중국과 홍콩에서 유출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여기서 ‘고액순자산보유자’란 부동산을 제외한 금융자산을 100만달러(약 13억원) 이상 보유한 개인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올해 ‘고액순자산보유자’가 가장 많이 떠날 나라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제재를 받는 러시아이며, 연말까지 러시아 ‘고액순자산보유자’의 15%에 해당하는 1만5천명이 이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이 중국을 떠나는 중요한 이유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이었다.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의 주요 대도시들이 수시로 봉쇄되면서 일상이 파괴되자 중국을 탈출할 결심을 굳혔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보도내용이다.


블룸버그는 그러면서 상하이에 있는 두 곳의 고급 레스토랑 지분을 2천만 위안(약 39억원)에 정리하고 이민 준비에 나선 해리 후(Harry Hu, 46)의 사연을 소개했다.


해리 후는 “중국에서 가장 발전된 도시(상하이)에서 봉쇄가 시작될 때 내가 거의 굶어 죽을 뻔했다는 게 상상이 되느냐”며 “매우 슬프지만 이젠 떠날 시간”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상하이에 기반을 둔 중국 대형 비디오게임 회사 XD의 공동 창업자 황이멍((Huang Yimeng), 40)도 최근 회사 내부 메모를 통해 가족과 함께 해외로 이민하겠다는 뜻을 밝혀 중국의 SNS를 달궜다. 황이멍은 회사의 폐쇄는 말하지 않았고 이민가는 이유가 단지 가족 때문이라고 말했다.


2021년 포브스 발표 기준으로 순자산이 12억달러(약 1조5500억원)에 달하는 그가 해외 이민을 공언하자 순식간에 SNS를 통해 퍼져 나가면서 중국 부자들의 국외 탈출 열망에 대한 논쟁이 커졌다.


[대폭 늘어난 중국 부자들의 이민]


중국을 떠나는 백만장자의 수는 2013년 8천500명에서 2019년 1만5천800명에 이르기까지 계속 증가세였다. 헨리&파트너스의 보고서는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 이민을 가는 백만장자의 수가 (올해 1만명에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부자들의 이민 러시는 이민 컨설턴트와 변호사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지난 3월 하순부터 두 달여 동안 상하이가 봉쇄된 시기에 이민 문의가 작년 동기보다 3∼5배 늘었다”고 밝혔다. 또 익명의 은행 관계자 7명에 따르면 외국으로 자금 송금 관련 문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한 이민 컨설턴트는 블룸버그에 “많은 사람이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목도하고선 이민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면서 “이민을 망설이던 사람들까지 이번에 결심을 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인기 있는 이민지로는 아랍에미리트(UAE), 호주, 싱가포르, 이스라엘, 스위스를 포함해 미국, 캐나다, 유럽 등이 꼽힌다. 이들 국가 중 일부는 이민 절차를 엄격하게 하거나 투자자 비자 제도를 철회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투자 요건이 상대적으로 낮은 스페인이나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 민간은행가는 말했다.


실제로 중국인들의 주요 이민지인 싱가포르의 경우 지난해 말에는 전년 대비 두 배이상 가족단위 이민이 늘어나기도 해 중국의 부자들 상당수가 이미 중국을 탈출했음을 보여준다.


[중국당국이 부자들의 이민을 그대로 놔둘까?]


블룸버그는 이같은 중국 부자들의 탈출 러시를 보도하면서 “중국의 부유층들의 이민을 둘러싼 가장 큰 문제는 시진핑 정부가 과연 그들이 중국을 떠나도록 방치하고 있을 것인가의 여부”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부자들의 중국탈출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중국 당국이 이민 관련 규제를 명시적으로 강화하지는 않았지만, 변호사들은 최근 몇 개월 새 이민 여권 처리 시간이 증가하고 있으며 관련 서류의 요구 사항도 더 까다로워졌다는 것이다.


화교커뮤니티를 연구하는 호주 시드니 로위연구소(Lowy Institute) 싱크탱크의 제니퍼 수 연구원도 “중국을 떠나는데 제도적 장벽이 많다”면서 “중국을 떠나는데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는데도 상당한 장애물이 있다”고 말했다.


해외 송금도 과거엔 스와프 계약 등의 방식으로 부자들이 자산을 해외로 이전하는 것도 일부 가능했지만, 이젠 당국의 가상화폐 전면 단속 등으로 자금을 외국으로 보낼 방법이 속속 막히고 있다.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이유로 2020년 말부터 비필수적인 여행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지난 5월 중국 공안부 산하 이민관리국은 불필요한 출국 여행을 엄격히 제한하고 출입국 서류 승인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전염병과 정치에 관한 여러 권의 책을 집필한 홍콩 시립대학교의 부교수인 닉 토마스는 “사람과 자본의 이탈은 중국 경제에 확실히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세계 거의 모든 국가들이 코로나팬데믹에 대한 중국 당국의 조치에 대한 위험을 경제계획과 기업 모델링에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민 준비에 나선 해리 후는 “상당한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캐나다로 이민을 떠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비자와 여권 갱신 신청을 위한 서류들을 한 달 전에 당국에 제출했음에도 아직 아무런 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


[중국기업도 탈출러시에 참여하나?]


흥미로운 것은 심지어 중국기업들 역시 탈중국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일 홍성신문 등 현지 언론들은 “중국 휴대전화 생산업체 샤오미가 베트남에 건립한 공장 가동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한국에도 익숙한 샤오미가 중국 전자제품업체 광훙커지와 합작해 8천만 달러(약 1천45억원)을 들여 베트남에 지은 이 공장은 스마트폰과 데이터전송장비, 회로기판 등을 생산해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에 공급할 예정이다.


샤오미는 일단 인건비와 물류비를 낮추고 제품 납기를 단축해 효율적으로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중국 일각에서는 인건비와 물류비 상승,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잦은 봉쇄로 외국 기업들이 중국 공장을 베트남 등 동남아로 옮기는 '엑소더스'에 중국 토종 기업이 가세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중국과 베트남이 국경으로 이어져 있으며 동남아 시장 공략에도 사실 별다른 저해요건이 있는 것도 아닌데 샤오미가 베트남에 현지공장을 건설했다는 것 자체가 중국 기업들마저도 중국 현지에 공장을 운영한다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탈출을 시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중국으로부터의 탈출 러시는 이미 본격화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동맹국들이 중국을 제외한 공급망 재편에 나서면서 탈중국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이 중국 경제가 처한 현실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2279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