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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북한, 우크라 전쟁에 러시아 용병으로 참전하나? - 돈바스 재건 명분, 북한인 대거 투입 가능성 - 돈바스 재건에 북한인 투입은 대북제재 위반 - 북한, 러시아와의 밀착 강조하며 우의 다져
  • 기사등록 2022-07-20 13:00:51
  • 수정 2022-07-20 22: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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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쟁에 자꾸 거론되는 북한]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자주 거론되고 있어 주목된다. 우선 우크라이나 동남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공화국들 재건에 북한 건설노동자 투입 가능성이 제기됐다.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인 ‘알렉산드르 마체고라’는 18일(현지시간) 자국 일간 '이즈베스티야'와 인터뷰에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일할 준비가 돼 있는 양질의 북한 건설 노동자들은 (돈바스의) 파괴된 기간시설과 산업시설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지원군이 될 수 있다”면서 “북한과 돈바스 공화국들의 협력 가능성은 상당히 폭넓다”며 이같이 말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이어 “북한의 제철, 운송기계 기업들에는 여전히 (돈바스)에서 생산된 설비들이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또 “북한과 돈바스 지역 공화국들이 교환할 수 있는 상품 목록도 풍부하다”면서, 북한산 마그네시아 클링커(magnesia clinker)와 도네츠크의 코크스탄,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에서 생산된 밀 등을 예로 들었다.


[돈바스 재건에 북한인 투입은 대북제재 위반]


러시아가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동남부 돈바스 지역의 재건에 북한 건설 노동자들이 투입될 가능성을 제기하자, 유엔 측은 대북제재 위반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 미국의소리(VOA)은 1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에릭 펜턴-보크 조정관이 북한 노동자들이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 일하는 것은 유엔 대북제재에 반하는 일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미국의소리(VOA)은 1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에릭 펜턴-보크 조정관이 북한 노동자들이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 일하는 것은 유엔 대북제재에 반하는 일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펜턴-보크 조정관은 “마체고라 대사가 인터뷰에서 설명한 일부 자재와 장비를 도네츠크 지역에서 북한에 제공하는 것도 대북제재 위반”이라며 “유엔 안보리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기존 유엔 제재 결의 위반을 부추기는 듯한 고위 외교관의 모습은 놀라운 일”이라고 했다.


애런 아놀드 전 대북제재위 전문위원도 “북한 국적자들의 취업 비자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러시아가 발급한 학생 비자와 관광객 비자가 증가했다는 보고서가 있었다”며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북한 해외 노동자들의 비자 종류를 변경하면서 국제적 의무를 회피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VOA에 말했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12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미사일 ‘화성-15형’ 발사에 대한 응징으로 해외 북한 노동자들을 2019년 말까지 모두 송환시키도록 규정한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를 채택한 바 있다.


[친러 위성국을 국가로 인정한 북한]


북한은 지난 13일 돈바스의 친러 성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을 승인하면서 국가관계로 발전시키겠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에 대해 DPR 정부 수장인 ‘데니스 푸실린’은 같은 날 “북한이 오늘 DPR을 승인했다”면서 “DPR의 국제적 지위와 국가성이 계속해 강화되고 있다. 이는 우리 외교의 또 하나의 승리”라고 주장했다.


‘데니스 푸실린’은 이어 “우리는 돈바스 주민들을 무게 있게 지지해준 북한 국민에 감사하다”며 양측의 활발하고 건설적인 협력에 대한 기대를 표시했다.


DPR과 LPR은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에 친러 분리주의 반군 세력이 세운 정부로, 자칭 공화국이지만, 대부분 나라는 이들을 독립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일시 점령한 지역에 이들 지역을 관리하기 위한 러시아의 자치지역 성격으로 인식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DPR을 독립국으로 인정하는 나라는 러시아와 시리아 두 곳뿐이었는데, 북한이 세 번째 국가가 됐다. 지난달 말에는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정권을 장악한 시리아가 이들의 독립을 승인했다.


이러한 북한의 조치에 대해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13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공개한 성명에서 “북한의 이번 결정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훼손하려는 시도로 간주한다”면서 북한과 단교를 선언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러시아는 경제적·정치적으로 의존하는 일부 나라 외에는 전 세계에 동맹국이 없으며, 러시아의 고립은 북한의 고립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는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어떠한 침해에도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와의 밀착 강조한 북한]


북한은 또한 19일 러시아와 공동선언을 채택한 지 22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가 “발전의 일대 전성기를 맞았다”고 자평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우리 인민은 앞으로도 조로(북러) 공동선언의 정신에 맞게 친선적인 러시아 인민과 손잡고 진정한 국제적 정의를 실현하고 세계와 지역의 공고한 평화와 발전을 위하여 적극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은 이어 “조로(북러) 양국이 미국과 그 추종 세력의 강권과 전횡, 패권 책동을 전면 배격하고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침략과 안보 위협을 단호히 짓부시며 나라의 안전과 자주권, 발전 이익을 지키고 평화롭고 정의로운 국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여정에서 전략 전술적 협동을 더욱 긴밀히 해나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외무성은 그러면서 “유엔을 비롯한 국제무대에서도 두 나라는 온갖 편견과 이중기준을 배격하고 공정한 국제 질서를 수립하는 데서 단결과 협력을 확고한 원칙으로 삼고 호상존중, 호상이해에 기초하여 적극 협조해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의 공동선언은 지난 2000년 7월 19일 처음 북한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의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것으로 북한은 “20여 년이 지난 오늘도 그 의의와 생활력은 변함이 없다”며 돈독한 우의를 과시했다.


외무성은 또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던 것도 거론하며 “조로(북러) 친선은 두 나라 인민들의 공통된 지향과 염원에 맞게 끊임없이 강화 발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연 북한이 친러지역 재건에만 관여할까?]


여기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알렉산드르 마체고라’의 발언 가운데 “러시아와 북한이 협력할 수 있는 폭이 상당히 넓다”고 표현한 대목이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의 발언은 단순하게 친러지역의 재건을 위해 북한인들이 투입되는 것 말고도 더 많은 협력 가능성이 있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기 때문이다.


일단 북한은 DPR과 LPR에 재건사업을 위한 인력을 파견할 것으로 보인다. DPR과 LPR이 북한인을 받아들인다 해도 이들은 UN회원국도 아닌데다 정식적으로 국가로 승인받지도 못한 상태여서 사실상 러시아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연히 그 배후에는 러시아가 있지만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는 뒤로 숨으면서 DPR과 LPR을 전면에 내세울 것이라는 의미다.


이미 러시아에 북한 노동자를 파견한 바 있는 그 방식 그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과연 순수하게 노동자만 보낼 것인가이다. 현재 돈바스 지역의 DPR과 LPR은 사실상 전쟁터이다. 그곳에 북한의 노동자들을 보내면서 이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북한군까지 함께 보낼 수도 있다.


만약 북한군들이 돈바스 지역으로 가게 되면 사실상 러시아의 용병 역할을 하게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물론 러시아가 무기를 지원하겠지만 지난 4월 러시아가 북한과 중국에 미사일 지원을 요청했다는 의혹도 일어난 바 있어서 앞으로 북한의 무기 지원도 이루어질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러시아군은 현재 사실상 미사일이 거의 고갈상태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발사한 순항미사일이 3천발이 넘는다”고 밝혔다.


미사일만 문제되는 것이 아니다. 토니 라다킨 영국군 참모총장은 BBC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침공 중에 군 병력 5만명이 사상했고, 탱크 1천700대, 장갑차 4천대가 파괴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전쟁물자에 병력까지 모자란 상태에서 러시아는 군사훈련 경험도 전무한 일반인들까지 지원병으로 뽑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노동자 파견이라는 명분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LPR과 DPR의 지원군으로 참전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북한이 어떻게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지역으로 향하게 되는지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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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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