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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서방제재 자초하는 중국 - 군사전용 가능 품목 러시아에 대거 수출한 중국 - 언제든지 중국에 대해 세컨더리보이콧 감행할 가능성 - 칩4(반도체)동맹 본격화되면 중국에게는 엄청난 압박될 것
  • 기사등록 2022-07-18 12:27:22
  • 수정 2022-07-18 19: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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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전용 가능 품목 러시아에 수출한 중국]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의 대(對)러시아 제재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러시아에 대해 반도체 등 전자부품과 원자재 수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서방세계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중국 세관 자료를 바탕으로 “올 1∼5월 중국에서 러시아로 수출된 반도체가 전년 동기 대비 갑절이 넘는 5천만 달러(약 662억원)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배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중국 세관 자료를 바탕으로 “올 1∼5월 중국에서 러시아로 수출된 반도체가 전년 동기 대비 갑절이 넘는 5천만 달러(약 662억원)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배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또한 “프린터 기판(printed circuits) 같은 기타 부품류는 전년 동기대비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면서 “정작 우려스러운 것은 무기 생산과 항공우주 분야에서는 없어서는 안되는 재료인 금속 알루미늄을 만드는 데 쓰이는 산화알루미늄(aluminium oxide)으로, 같은 기간 산화알루미늄 수출은 작년 동기대비 무려 400배나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고 WSJ은 전했다.


WSJ는 “수출액이 가파르게 늘어난 데는 인플레이션이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기본적으로는 많은 중국 기술기업이 러시아와 거래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미 정부 당국자들은 중국 기업들의 이런 행태가 대러제재와 수출 통제 등을 동원해 러시아군의 전쟁 수행 능력을 낮추려는 서방의 노력을 방해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 상무부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과 이후에도 러시아 방위산업을 지원했다는 혐의로 코넥전자(Connec Electronic), 킹파이 기술(King Pai Technology)등 중국기업 5개사를 무역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상무부는 “중국이 '체계적으로'(systematically) 미국의 대러 통제를 회피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중국과 러시아 간의 교역을 면밀히 관찰해왔다”면서 “러시아군을 지원하는 기업들에 대해 미국은 모든 법적 규제를 동원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 경고했다.


WSJ는 또 “군수용으로도 사용될 수 있는 반도체와 다른 부품과 관련한 중국과 러시아 간의 교역은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거대 국영기업까지 포함된다”면서 “특히 부족한 자료와 복잡한 자회사망 그리고 중개상 등의 문제로 군수용으로도 전환될 수 있는 중-러 간의 모든 교역 활동 추적이 사실상 힘들다”고 꼬집었다.


그동안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 수출을 하지 않는다”면서 “대다수 중국기업들이 미국의 '뒷끝'이 두려워 러시아 수출을 꺼린 까닭에 올 들어 중-러간의 무역 총액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고 강변해 왔다.


그러나 러시아로서는 중국의 지원이 절대적이다. 중국이 러시아로부터 막대한 원유 등의 도입을 늘리면서 러시아 경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와중에 반도체 등의 러시아 무기 제조에 도움이 되는 품목들까지 수출을 해 왔다면 미국을 포함한 서방진영으로서는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중국 세관의 자료만 그런 것이 아니다. WSJ는 안보 위협 문제를 추적해온 미 싱크탱크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가 이날(15일) 펴낸 보고서도 열거하면서 중국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폴리그룹(中國保利集團)의 자회사 폴리 테크놀로지가 러시아 방위산업체에 민간·군수 용도로 모두 사용 가능한 이른바 '이중용도' 제품을 판매했다”면서 “소형 무기, 미사일 기술, 드론 방어 레이저 기술 등을 판매하는 무기 업체인 폴리 테크놀로지는 2004년부터 올해 1월 사이 러시아 방위산업체에 281차례에 걸쳐 이중용도(dual-use) 제품에 해당하는 품목을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보고서는 “올해 1월 말 러시아 방산업체 알마즈-안테이에 안테나 부품을 보낸 것이 대표적”이라고 주장했다.


선진국방연구센터는 러시아 세관 기록을 바탕으로 이 부품이 최첨단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 레이더에 사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는데, 실제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S-400을 투입해 운용하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나오미 가르시아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폴리 테크놀로지는 명백히 러시아 정부의 (지대공) 미사일 체계용 부품 조달을 용이하게 했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WSJ은 “결국 이 기업은 러시아의 미사일 기술 확산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올 1월 미 국무부의 제재를 받았다”고 전했다.


중국 기업들의 러시아 거래는 레이더 부품과 반도체 분야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이들 업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로 기초 소재 부품 조달이 어려워지자 공백을 메우는 데 도움을 줬다”고 WSJ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호주 정부는 지난 3월 산화알루미늄 등 관련 제품의 러시아 수출을 금지했다. 무기 개발에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호주가 그렇게 러시아에 대한 수출금지 조치를 행하자 그 빈틈을 중국이 끼어 들었다.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산화알루미늄 수출은 이후 급증해 올 5월 15만3천t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월 227t과 크게 비교되는 수치다.


WSJ는 “폴리 테크놀리지 같은 국영기업들과 달리 최근 미 상무부가 주목하는 것은 홍콩과 중국 남부 광둥성을 기반으로 하는 민간 중소기업들의 대러 교역”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미 상무부는 “중국이 미국의 대러 수출 통제를 조직적으로 피하려 했던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중·러 양국 간 무역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군을 지원하는 당사국에 우리의 완전한 법적·규제 도구를 적용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에 대해 세컨더리보이콧 감행할까?]


지금 미국의 눈매는 무섭다. 한마디로 언제든지 중국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을 감행할 태세를 보인다. 만약 중국에 대해 미국을 포함한 세컨더리 보이콧이 진행된다면 중국 경제는 그야말로 엄청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토니 블링컨 장관도 지난 9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했다. 아마도 당연히 중국에 대한 세컨더리보이콧 가능성도 제기했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보다 더 무서운 것은 미국, 일본, 대만과 한국의 이른바 칩4동맹, 곧 반도체 동맹을 결성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오는 8월말까지 참가 여부에 대한 확답을 달라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칩4동맹에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이 칩4동맹은 중국에게 엄청난 위기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바로 이 칩4동맹을 통해 반도체 수급 전망에 따른 생산량을 조정해 공급망을 안정시키는 것은 물론 향후 투자 및 기술 개발 방향을 결정해 중국의 도전을 따돌리고 반도체 패권을 유지하겠다는 구상을 펼치려 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칩4동맹을 통한 압박을 중국이 자초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등 러시아의 전쟁 물자 양산에 도움을 주는 수출을 확대해 가는 상황에서 미국 등의 서방진영이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중국이 반도체 등의 첨단 제품 생산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 방법뿐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한국의 중국내 반도체 기업, 곧 삼성이 SK하이닉스 등이 중국내 반도체 생산을 대폭 줄이거나 생산을 하지 못하도록 막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만약 중국의 반도체가 러시아로 흘러가는 과정에서 우리 기업들이 중국 내에서 생산한 제품들까지 러시아로 건너갔다면 입장이 난처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우크라이나전쟁은 장기전으로 간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등의 서방 진영은 경제 제재를 통해 러시아를 압박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중국이 앞장서서 서방 진영의 계획을 방해한다면 미국 등 서방 진영이 중국에 대해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게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WSJ의 보도는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중국에 대한 제재나 압박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명분을 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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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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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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