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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초유의 유혈충돌, 예금인출 중단에 수천명 시위 - 中 은행 '예금인출중단' 피해자 수천명 시위, 공안과 충돌 - 시위대 집결 방해위해 방역카드 악용한 중국 - 중국 방역패스, 건강 목적보다 주민 통제위한 것 드러나
  • 기사등록 2022-07-11 16:22:04
  • 수정 2022-07-12 06: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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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은행 '예금인출중단' 피해자 수천명 시위]


주민들에 대한 통제가 철저하게 이루어지는 감시사회 중국에서 대규모의 시위와 함께 공안으로 보이는 이들과 시민들이 유혈충돌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 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남서쪽으로 약 620km정도 떨어진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에서 시민과 공안이 정면 충돌했다”면서 “시위대는 고금리를 제공하던 안후이성과 허난성의 6개 소규모 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고객들”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남서쪽으로 약 620km정도 떨어진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에서 시민과 공안이 정면 충돌했다”면서 “시위대는 고금리를 제공하던 안후이성과 허난성의 6개 소규모 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고객들”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각지에서 모인 이들은 10일 허난성 정저우의 인민은행 계단 앞에서 시위를 벌였으며, 이 시위에 거의 3000여명이나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허난성 내 일부 소형 은행들이 석달 째 400억위안(약 7조8000억원)에 달하는 예금을 지급하지 못하자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한 것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새벽부터 몰려든 시위대들은 은행 앞에서 “예금도, 인권도 없다”, “우리는 허난 정부의 부패와 범죄에 반대한다”, “자유, 평등, 공정”이라는 현수막을 들었으며, “허난 은행은 내 돈을 돌려 달라”, “리커창 총리는 허난성을 조사하라”"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한 예금자는 마오쩌둥의 초상화를 가져와 은행 앞에 기둥에 붙이기도 했다. 마오쩌둥의 초상화는 중국 부패와 기업 권력에 반대하는 시위에 사용된다”고 SCMP는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4월 위저우신민셩 마을은행 등 허난성의 소규모 농촌 은행 4곳이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이유로 예금자 40만명에 대해 예금 지급을 중단하면서 시작됐다. 문제는 이들 은행들의 소재지가 농촌에 위치해 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이율을 제시하면서 인터넷 금융 플랫폼을 통해 중국 전역에서 예금을 유치해 왔다는 점이다.


그런데 은행 대주주인 허난 신차이부 그룹에 대해 부패혐의로 수사가 시작되자 금융 당국은 예금을 비롯한 이 회사의 금융 자산을 동결했고, 당연히 예금의 인출도 중단되는 사태로 이어진 것이다.


[허술한 중국 금융, 대책이 없다!]


이러한 혼란이 벌써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문제가 확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중국 정부 당국이 너무 안일하게 대응한 측면도 있다.


이 사태와 관련해 미국의 CNN방송은 지난 6월 24일(현지시간) 이 사태를 보도하면서 “은행 예금자들이 인출할 수 없는 자금의 총액에 대한 공식적인 추정치는 아직 알 수가 없다”면서 “국영잡지인 생활주간(산리안 라이프워크, Sanlian Lifeweek)이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 최대 40만명의 은행 고객이 예금에 접근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CNN은 이어 “중국의 금융업계 총 자산의 25% 정도가 약 4천여개의 소규모 대출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CNN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에이켄 대학교 중국 경영학과의 프랭크 시에 교수의 말을 빌어 “은행 관계자들이 예금자들로부터 자금을 횡령하고 훔치는 은행 스캔들의 범위가 놀라울 정도이고, 외부로 폭로되는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면서 “중국 경제가 더욱 둔화되고 재정부족이 심화되면서 중국 기업, 특히 부동산기업들의 부채 상환이 확산된다면 뱅크런은 더 자주, 더 큰 규모로 번져갈 수 있을 것”이라 경고했다.


[강경 진압에 나선 중국 당국]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신들의 전 재산이 걸려있는 예금주들의 반발은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이는 사상의 문제도 아니고, 자신들의 생사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 엄중한 중국 공안당국의 경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시위로 번져간 것이다. 또한 성질 자체가 자신들의 생계는 물론이고 인생 전부가 걸린 문제라서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지도 않아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올가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 짓는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정부가 ‘사회 안정’을 최우선시 하는 가운데 벌어진 것으로 아주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이렇게 중국내에서 대규모 시위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공안당국도 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시위대가 모이면서 집단행동을 벌이기 시작하자 불과 몇 분후 사복 경찰로 추정되는 하얀 셔츠와 검은색 바지를 입은 남성들이 현장을 에워쌌다. 제복을 입은 경찰은 현장에서 떨어져 있었다. 이들은 시위대를 주먹과 발로 때리며 무차별적 폭행을 가해 결국 해산시켰다.


SCMP에 의하면 임신 9주째라고 밝힌 하얼빈에서 온 펑티엔위는 5명의 남성이 자신을 에워싸고 끌고 갔다고 전했다. 펑씨의 아버지는 펑씨가 임신 중이라고 외쳤지만 남성들에게 폭행 당했다. 결국 이들은 버스로 끌려갔고 집으로 보내지기 전 도시의 여러 곳으로 보내졌다고 SCMP는 설명했다.


[시위대 집결 방해위해 방역카드 악용한 중국]


그런데 금융피해자들의 집결을 막고 이들을 관리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방역패스를 불법적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파장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CNN은 지난 6월 15일(현지시간) “허난성 당국이 예금을 인출할 수 있게 해달라는 시민들의 허난성내 이동을 방해하기 위해 예금주 1317명의 ‘코로나 건강 코드’를 일제히 녹색(정상)에서 격리 대상을 뜻하는 ‘빨간색(비정상)’으로 조작했다”고 보도해 파문을 일으켰다. 한마디로 방역을 핑계 삼아 이들의 이동 제한을 시도했고 이를 핑계로 이들을 사실상 집에 감금하도록 조치를 했다는 의미다.


CNN은 실제로 “베이징에 거주하는 39세의 노동자 류 모씨가 코로나 검사를 통해 음성임을 확인한 후 허난성의 정저우를 방문했는데 역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의 QR코드가 갑자기 적색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고 당황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중국에서는 QR코드가 적색이면 모든 공공장소 방문은 물론이고 교통수단의 이용도 금지되며 몇 주간 집밖 외출도 할 수 없다.


실제로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정저우에 도착하자마자 건강코드가 빨간색으로 바뀌어 강제 격리됐다거나 정저우에서 수백㎞ 떨어진 곳에 사는데 건강코드가 변했다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해당 은행에 돈을 예금한 예금주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관영 매체들은 보도를 자제했지만 건강코드 조작 의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CNN은 이에 대해 “보건법은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사용했어야 하지만 지금은 본래의 의도에서 벗어나 ‘좋은 시민 증명서’ 같은 성격으로 변질됐다”고 보도했다.


이렇게 방역용 건강코드가 개인정보 유출 통로가 되거나 국민을 통제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건강코드에는 백신 접종 여부와 PCR 검사 기록은 물론 신분증 번호, 사진 등 개인정보가 수록돼 있어 소지자가 언제 어디에 갔었는지 등도 조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확산되자 허난성 당국은 이를 지시한 허난성 정법위원회(공안 총괄) 상무부서기를 직위 해제하는 수준의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 것으로 사건을 서둘러 마무리했다. 정부 관계자가 건강코드로 주민의 이동을 막고 심지어 격리시설에 가뒀다는 사실이 공식 확인된 셈이다.


그러나 일부 시위대는 이날 “훈계 센터, 항의 방문 금지, 적색 건강코드?”라며 예금주들의 요구를 막는 당국을 비판하기도 했다. 훈계센터는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고 정부를 상대로 항의하는 사람에 대해 경고하고 교육하는 기관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핵심은 지급 정지된 예금들이 과연 정상적으로 거래가 가능해질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일 것이다. 일단 예금주들이 돈을 돌려받는 데는 앞으로도 시간이 걸릴 것이고, 또한 문제 해결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적으로 은행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돼야 하는데, 은행 실소유인 허난 출신 사업가 뤼(呂)모씨가 키프로스 국적을 얻어 해외로 도피한 상태여서 예금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마라톤 소송’을 해야 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뤼씨는 은행 대출을 받아 도로 공사를 하고 여기서 얻은 수익으로 다시 농촌 은행 지분을 사들였다. 2018년에는 정저우은행 부행장에게 뇌물을 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또한 농촌은행 문제가 앞으로 더 확산될 소지도 있다. 농촌 은행은 농촌 지역 발전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2000년대 중반 등장했다. 최대 연 10%라는 고금리를 약속하며 자금을 유치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감독은 허술해 부실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전역에 1600여곳의 농촌 은행이 운영 중이다.


하나 더. 이번에도 확인이 됐지만 중국의 방역패스에 대한 정치적 악용 문제가 앞으로 어떻게 번져갈지도 주목할 포인트다. 이번 사태로 다시 증명되었지만 중국 공산당 정권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간단한 클릭 한 번으로 '인민의 건강과 안전'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워 누구든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시진핑이 내세우는 제로코로나 정책은 이렇게 중국 인민의 건강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인민들을 한 손에 쥐고 통제하려는데 더 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가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바보같은 짓을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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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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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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