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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전 세계에 불어 닥친 중국·러시아 경계령 - 오스트리아, 친 러시아 세력과의 전쟁 나서 - 러시아에 대해 지나친 신뢰를 가졌던 오스트리아 - ‘대만민주실험실’ 발표한 중국 영향력 지수도 충격적
  • 기사등록 2022-07-08 08:33:29
  • 수정 2022-07-08 09: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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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친 러시아 세력과의 전쟁 나서]


유럽의 중립국 오스트리아가 내부의 친 러시아 세력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물론 오스트리아가 그동안 러시아와 밀착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어느샌가 오스트리아 전체를 흔들 수 있을 정도로 너무나도 깊이 사회 전반에 숨어든 세력들로 인한 러시아의 영향력 때문에 엄청난 위협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다.


▲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의회가 러시아의 자국 정보기관 침투, 국영 가스기업과 러시아의 관계, 고위 정치인과 정당의 러시아 유착설 등에 대한 진상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의회가 러시아의 자국 정보기관 침투, 국영 가스기업과 러시아의 관계, 고위 정치인과 정당의 러시아 유착설 등에 대한 진상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이날 오스트리아 정보기관에 러시아 첩보원이 암약한 정황을 통해 러시아의 영향력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으며, 또 지금 오스트리아가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했다.


오스트리아 경찰은 최근 오스트리아 국내정보부(BVT) 소속 비밀요원인 에기스토 오트(Egisto Ott, 60)의 집을 급습해 러시아에 정보를 건넨 정황을 찾아내고 수사에 돌입했다.


WP는 오트의 체포작전과 관련해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아파트 건물 3층에 경찰들이 들이닥쳐 건장한 체구의 남성을 체포했는데, 오스트리아 정보기관에서 오래 근무해온 피의자가 서둘러 휴대전화를 부수려 했다”면서 “그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USB 장치에서 찾은 데이터, 많은 서류 뭉치에서 러시아가 오스트리아에 미치는 강력한 영향력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체포된 오트는 오스트리아 국내보안국 비밀요원으로 일했고, 터키와 이탈리아에서 정보담당관을 지냈는데, 그는 지금 러시아에 정보를 팔고 러시아가 적으로 간주하는 서방 요원에 대한 정보를 넘겨온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는 오트가 국내정보부(BVT)를 외교부 산하 부서로 개편하려는 공작을 펼칠 만큼 영향력도 있었고 중요한 인물이었다는 점이다. 유럽 당국자들은 오트가 다른 오스트리아 첩보 요원과 함께 오스트리아 외교부 안에 새 정보기구를 만들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충격을 받은 오스트리아는 아예 국내정보부(BVT)를 해산해 버렸다.


충격을 받은 곳은 오스트리아 뿐만이 아니었다.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유럽연합(EU) 회원국들도 오스트리아에 대한 러시아 관련 정보의 공유를 제한했다.


사실상 러시아의 간첩으로 활동한 오트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오스트리아는 더욱 더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오스트리아 정치계에까지 러시아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 이들이 퍼져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스트리아 의회는 고위 정치인들과 정당이 크렘린궁과 러시아 국영기업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조사 중이다.


이에 대해 의회의 스테파니 크리스퍼(Stephanie Krisper) 의원은 “우리 정계에 러시아가 깊이 침투하고 우리가 경제적, 정치적으로 러시아에 의존한 것이 안보 위협이라는 점이 이번에 분명해졌다”면서 “이번 조사를 통해 러시아의 영향력을 샅샅이 조사하게 될 것”이라 밝혔다. 한마디로 오스트리아에 알게 모르게 스며든 친 러시아 세력을 발본함으로써 러시아의 숨겨진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오트가 자국 정보기관(BVT) 개편을 시도한 시기는 2017∼2019년으로, 당시 오스트리아 연립정권에는 극우 성향의 러시아에 친화적인 자유당이 참여하고 있었다. 자유당은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에 2017년 공식 사절단을 보낼 정도였다. 그러나 자유당의 이러한 행동은 미국과 EU가 크름반도 병합을 국제법 위반으로 보고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지 않는 것과는 상반된 행보였다.


중요한 것은 당시 오스트리아 외무부장관이 자유당 소속 친러시아 인사이던 카린 크나이슬(Karin Kneissl)이었다는 점이다. 그녀는 2018년 8월 자신의 결혼식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하객으로 초청해 함께 춤을 추기도 했고, 푸틴이 손 등에 키스하는 장면의 사진도 찍혔다.


그 정도 친분이 두터웠으니 당연히 상당히 중요한 오스트리아의 기밀들이 러시아로 흘러갔을 것이라는 짐작을 할 수 있고, 더불어 바로 그 시기에 진행된 국내정보부(BVT)의 외무부 산하 개편 작업에도 크나이슬 장관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점을 상정할 수가 있을 것이다. 물론 현재까지 진행된 조사에서는 관련된 구체적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특히 올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오스트리아 내에서도 안보 우려가 커졌고, 오스트리아 의회의 일련의 조사들은 이러한 내부의 우려를 증폭시켰다. 그래서 러시아와의 기존 관계를 본격적으로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퍼 의원은 “러시아와의 유착이 수년간 우리 정치체계에 번졌다”며 “러시아에 대한 정치적, 경제적 의존이 이제 드디어 안보위협을 계기로 눈에 보이게 됐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에 대해 지나친 신뢰를 가졌던 오스트리아]


WP는 “유럽의 일부 국가들, 특히 폴란드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같은 발트해 연안국가들은 러시아를 전략적 위협으로 봤지만 오스트리아는 이와 반대로 러시아와의 교류를 기회로 여겼다”고 평가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 미국, 영국, 프랑스의 합의에 의해 분할 독립한 오스트리아는 그동안 중립국 지위를 유지해 왔다. 그러다보니 오스트리아를 겨냥한 간첩행위에만 범죄로 규정하다보니 오스트리아는 늘 스파이들로 붐볐다.


특히 오스트리아는 2000년대 푸틴이 집권한 이후 러시아의 최대 투자국 가운데 하나가 됐다. 지난해 2021년 말을 기준으로 러시아 기업이 오스트리아에 보유한 자산은 2천550억 달러(약 333조원)에 달한다.


여기에는 러시아의 주요 수익원인 천연가스를 유럽에 수출하기 위한 다수 거점시설도 포함된다. 오스트리아는 또한 러시아 천연가스의 유럽 수출을 배로 늘리기 위해 추진되던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2의 주요 투자국이 되기도 했다.


물론 노르트스트림-2가 대러시아 의존도를 높이는 안보 위협이라는 우려 속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폐기되기는 했지만, 러시아 경제와 오스트리아간에는 끈끈한 인맥의 흐름이 지금도 존재한다. 크나이슬 전 외무장관만 해도 퇴임 2년후 러시아 국영에너지기업인 로스네프트(Rosneft)에서 고액 연봉을 받는 임원으로 변신했다. 또한 크나이슬 전 장관은 크렘린의 선전매체인 RT의 단골 기고자이기도 하다.


또한 오스트리아 총리였던 크리스티안 컨(Christian Kern)도 러시아 철도의 이사직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또다른 전 오스트리아 총리인 볼프강 쉬셀(Schüssel)은 러시아 에너지 기업인 루코일의 이사회에 둥지를 틀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그 자리에서 물러났다.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스파이 의혹]


현재까지 조사된 바로는 오트가 러시아의 사주를 받고 오스트리아의 중요한 정보나 개인정보들, 그리고 자금세탁까지 러시아에 협조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핵심 협력자로 일해 온 오스트리아 사업가 얀 마르살렉(Jan Marsalek) 등의 활동을 배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이 오트의 스파이 행위는 이미 미국 CIA에 의해 오스트리아에 정보제공이 되었지만 오스트리아는 체포 작업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다가 유럽의 보안관리들이 오트를 체포하지 않으면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안보회의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하자 비로소 조사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오스트리아 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친 러시아 세력들로 인해 오트에 대한 수사도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이들도 있다. 이에 대해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유럽 책임주재관 소냐 승혜 림은 “이 사건은 오스트리아 정부가 조사해 파헤쳐야 하지만 오스트리아 정부가 그러지 못할 것으로 본다”며 “40년대 50년대부터 수십년 동안 불편한 진실을 덮어왔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 퍼져 있을까?]


러시아가 유럽국가 중 하나인 오스트리아에 그렇게 깊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면 미국과 맞서는 강력한 강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은 전 세계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끼치고 있을까?


지난 4월 22일. 대만의 비영리단체인 ‘대만민주실험실’은 전 세계 36개국을 대상으로 중국의 영향력 지수를 표시하는 차이나 인덱스(China Index)를 발표했다. 이 지수는 중국이 정치·경제적인 영향력을 이용해 세계 각국에 침투하고 있는 상황을 조사해 지수로 표시한 것이다.


‘대만민주실험실’은 중국의 영향력 분석을 위해 36개 국가의 ‘미디어, 학술, 경제, 사회문화, 군사, 법 집행, 과학기술, 정치, 외교’ 등 모두 9개 영역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력을 조사했다. 그리고 각 영역은 또다시 11개 지표로 세분화했다. 예를 들어 경제 영역에선 중국 정부가 어떻게 경제적인 실력을 이용해 각국의 기업과 정계 인사를 협박해 중국의 목적을 달성하는지 등을 분석한 것이다.


그렇다면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한마디로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놀라울만큼 정확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분석은 다음회차 정세분석에서 자세히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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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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