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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러관계 밀착하지만, 숨길 수 없는 두려움 - 中 러시아에 대한 정치적 지지 기조 재확인 - 시진핑-푸틴, 신냉전 구도 명확화, 美주도 협의체와 맞설것 - 시진핑 발언, 경제현실 포기하고 친 러시아 정책 펼칠지 의문
  • 기사등록 2022-06-17 18:17:19
  • 수정 2022-06-19 07:5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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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푸틴 '연대' 과시했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 전화통화를 갖고 중·러 양국 간의 굳건한 협력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했다.


중국 외교부와 러시아 크렘린궁 등에 따르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속에 중국과 러시아 간 전방위적 전략 공조에 변함이 없음을 확인했다. 한마디로 중국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표면상 중립을 천명해 왔지만 실질적으로 러시아를 지지하는 중국의 기조에 변함이 없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시 주석은 이날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주권, 안전 등 핵심 이익과 중대한 관심사를 계속 지지하고, 양국의 전략적 협력을 밀접하게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중앙(CC)TV가 전했다.


또한 크렘린궁은 “시 주석은 외부 세력에 의해 조성된 안보에 대한 도전에 맞서 러시아가 국가적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취하고 있는 조치의 합법성에 대해 언급했다”고 밝혔다. 시진핑 주석이 노골적으로 러시아에 대한 정치적 지지 기조를 재확인했다는 것이다.


[확연하게 드러난 신냉전 구도]


이날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간의 통화는 미국-유럽 진영 대 중국-러시아의 신냉전 그늘이 더욱 짙어지고 있음을 확연하게 보여준다.


특히 중국은 미국의 IPEF와 쿼드 등에 맞서 중·러 주도의 다자 협력 구상 의도를 분명히 드러냈다. 시 주석은 이날 “유엔·브릭스·상하이협력기구 등 중요한 국제 및 지역 조직과 소통을 강화하고, 신흥시장국 및 개발도상국과 협력을 추진해 국제질서와 글로벌 거버넌스가 더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시 주석이 말한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와 상하이협력기구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다자 협의체이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중국이 제기한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등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고 견제하기 위한 미국 주도의 협의체에 맞서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다자간 협의체를 활성화하여 맞서려는 의도로 읽혀진다.


▲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15일 브릭스 고위급 안보 당국자간 영상 회의를 했고, 6월중으로 브릭스 정상회의를 열 것”이라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이러한 준비작업의 일환으로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15일 브릭스 고위급 안보 당국자간 영상 회의를 했고, 6월중으로 브릭스 정상회의를 열 것”이라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또한 글로벌타임스는 17일에도 “서방기업이 러시아를 철수하면서 생긴 빈자리를 브릭스 국가들이 채우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면서 “미국의 패권장악 시도로 인해 세계화 과정이 심각하게 손상되었는데 브릭스 등의 경제협력체 국가들은 위안화 및 루블 표시 통화 결제도 가속화하면서 협력 매카니즘을 강화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타임스는 이어 “SCO(상하이 협력 기구), BRICS, 유라시아 경제 연합(EAEU) 및 다자간 경제 회복 및 국제 협력 문제를 적극 체계화함으로써 시대의 도전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브릭스를 확대하는 '브릭스 플러스(+)'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중-러 밀착의 기폭제, 아무르강 다리 개통]


이러한 중·러 관계의 밀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중·러 국경을 이루는 아무르강(중국명 헤이룽장)에 차량이 오가는 다리가 처음 개통됐다는 것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그동안 양국의 국경 무역 도시인 중국 헤이허(黑河)와 러시아 블라고베셴스크는 최근 10년간 연평균 200만t의 화물과 60만명 가까운 사람이 오갔지만 두 도시 사이를 흐르는 아무르강을 건너는 변변한 다리 하나 제대로 있지 않았다.


그동안 아무르강을 건너기 위해 여름에는 배, 겨울에는 얼어붙은 강 위에 가교를 만들어 사람과 물자가 이동했다. 그마저도 1년 중 120일은 기상 때문에 왕래가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아무르강에 다리를 건설하지 않은 것은 양측이 과거 국경을 놓고 전쟁까지 벌였던 앙금이 있었기에 양국간 신뢰도 그만큼 부족해 그런 것이다. 그래서 다리 건설 논의가 지난 30여년전부터 있었지만 그동안 아무런 성과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난 10일 두 도시 사이에 길이 1.2㎞ ‘아무르(헤이룽장) 대교’가 정식 개통했다. 이번 다리 개통으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브로맨스’라고 불릴 정도로 가까워지고 있는 양국 관계에 또 다른 기폭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년 365일 양국 무역이 가능해지면서 이 지역을 통한 화물 무역량은 2배, 인원 이동은 3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양국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시 주석은 15일 푸틴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바로 이 아무르대교를 거론하면서 양국간 협력 강화를 말한 것이다.


[시진핑-푸틴 브로맨스, 어디까지 진전될 수 있을까?]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다보니 지금의 관심은 과연 시진핑과 푸틴의 브로맨스가 어느 수준까지 진전될 수 있을까에 집중되고 있다.


이번 시진핑-푸틴 전화통화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러시아 발표에 “서방의 비합법적인 제재 정책의 결과로 조성된 국제 경제 상황에서 에너지·금융·산업·운송 등의 분야에 걸친 협력 확대에 합의하고, 군사 및 군사·기술 관계의 추가적 강화 문제도 논의했다”고 한 대목이다. 이 내용은 중국측 발표에는 없었다.


이는 둘 중의 하나다. 시진핑-푸틴간에 그러한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졌지만 미국이나 서방국가들의 눈치를 보느라고 중국측에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다. 또 하나는 러시아가 중국의 시 주석의 발언을 확대해석했을 가능성이다.


문제는 러시아측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우선 경제 측면에서 중국은 서방의 제재 동참 요구에 불응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러시아의 제재 우회로 역할을 하기로 한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서방세계와 중국간의 갈등은 걷잡을 수 없는 양상으로 비화할 것이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중국이 러시아를 물질적으로 지원할 경우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적인 후과에 직면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또한 시진핑-푸틴간 통화 내용중에 “중·러 정상이 군사 및 군사·기술 관계의 추가적 강화 문제도 논의했다”는 부분 역시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이 역시 러시아측 발표에만 들어가 있다.


이 문제 또한 미국과 유럽이 중국에 대해 러시아에 대한 군사지원에 대해 분명한 레드라인을 제시한 상태이기 때문에 러시아측의 주장이 현실화된다면 중국과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 당연히 러시아에 대해 가해지는 제재가 중국에게도 적용될 수밖에 없게 된다.


중요한 것은 중국이 과연 이러한 리스크를 안고 러시아에 대한 지원을 강행할 것인가의 여부이다. 특히 시 주석이 오는 10월의 3연임을 위한 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대내외적 안정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무리하게 서방의 레드라인을 넘어서면서 전면전으로 가는 어리석은 선택을 과연 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 일본의 닛케이아시아는 16일, “중국과 러시아가 지난해부터 일본 인근 해상과 영공에서 합동군사훈련을 하는 것에 대해 기시 노부오 방위상이 중국의 웨이펑허 국방부장에게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중·러 밀착에 떠오르는 중국의 불안감]


일본의 닛케이아시아는 16일, “중국과 러시아가 지난해부터 일본 인근 해상과 영공에서 합동군사훈련을 하는 것에 대해 기시 노부오 방위상이 중국의 웨이펑허 국방부장에게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면서 “일본측의 우려에 대해 사실 중국도 내심 러시아와의 군사훈련 폭을 넓히고 강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이어 “지난 5월 24일의 중·러군의 합동훈련 당시에도 러시아측은 해군도 동원하여 공중과 해상에서 합동훈련을 하기 원했으나 중국측이 이를 거부했다”면서 “러시아측은 지난해 10월과 같이 중국과 러시아 해군함정 10여척이 함께 일본 열도를 휘젓고 다니면서 훈련하기를 원했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그러면서 “베이징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성공적이지 못한 결과를 보면서 딜레마에 빠져 있다”면서 “시 주석의 3연임을 앞둔 상황에서 일본, 미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공급망에 대한 중요성을 고려한다면 중국은 결코 러시아와의 동반 침몰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닛케이는 마지막으로 “웨이펑허 국방부장이 한국과 호주와의 대면회담에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면서 “심지어 미국의 오스틴장관과의 회담에서 대만문제로 강공을 했지만 이러한 내용이 중국의 관영TV에서 일절 보도되지 않았다는 것은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해석했다. 한마디로 “중국은 지금 충돌을 원치 않기 때문”인데 “앞으로 중·러간 군사훈련이 어떻게 진행되는가를 보면 중국의 군사·외교정책의 향방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결국 시진핑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의 한 말 자체가 그저 푸틴 귀에 듣기 좋은 말만 했을 뿐이지 그대로 시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한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는 시진핑의 대외적 발언에 대한 가치가 그만큼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고, 중국내 최고 지도부에서 시진핑의 생각에 반하는 정책을 수행할 수도 있다는 의미여서 그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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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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