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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에 가장 강력하게 경고한 中, “일전불사할 것” - 美, 대만에 대한 전략적모호성 폐기, 中 대만점령 조급성 - 중국, “대만해협은 공해가 아니라 중국 배타적경제수역"주장 - 충돌의 시작은 대만해협이 될 가능성 농후
  • 기사등록 2022-06-14 22:28:32
  • 수정 2022-06-15 07: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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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문제로 ‘강 대 강’ 맞선 미국과 중국]


미국과 중국의 국방장관들이 그야말로 ‘강 대 강’으로 정면충돌했다. 지난 10~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미국과 중국 국방 수장이 사흘 내내 대만 문제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등을 두고 공개적으로 격돌한 것이다.


회의 첫날인 10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은 첫 대면 회담을 했다. 1시간여 동안 이어진 회담에서 오스틴 장관은 웨이 부장에게 중국이 대만에 대한 추가적인 안보 불안정 행위를 삼갈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웨이 부장은 대만을 독립시키려는 시도를 누군가가 한다면 중국군은 전쟁도 불사할 것이라며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본격적인 미중간 충돌은 다음날 회의에서 일어났다. 오스틴 장관은 '미국 인도·태평양 전략의 다음 단계'라는 주제의 본회의 연설에서 “하나의 중국 정책의 일환으로서 우리는 대만관계법 상 우리의 책무를 계속 이행할 것이며, 이는 대만의 충분한 자위 능력 유지를 돕는 것을 포함한다”면서 “대만인들의 안보, 사회적, 경제적 체계를 위험에 빠뜨릴 여하한 힘이나 다른 형태의 강압을 저지하는 우리 능력을 유지하는 것을 뜻한다”며 대만 수호 의지를 분명하게 밝혔다.


로이드 장관은 이어 “우리는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 현상 유지에 여전히 중점을 두고 있지만, 중국의 행동은 인도·태평양의 안보와 안정, 번영을 해치는 위협을 가하고 있다”면서 직격탄을 날렸다.


중국 웨이펑허 국방부장의 반격은 마지막 날인 12일 본회의 연설에서 있었다. 웨이 부장은 '역내 질서를 위한 중국의 비전'이라는 주제의 연설에서 “누군가가 감히 대만을 분열(중국에서 분리)시키려 한다면 중국군은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일전을 불사하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면서 “통일은 민족의 대업이자 역사의 대세이며 누구도, 어떤 세력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웨이 부장은 이어 “어떤 국가는(미국 지칭) 대만 문제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과 약속을 저버리고, 대만독립 세력의 잘못된 행동을 지지하며 걸핏하면 '대만 카드'를 들고나온다”며 “대만관계법이라는 국내법을 이용해 남의 나라 일과 내정에 간섭한다”고 미국을 정면으로 비난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대해서도 정면 충돌]


미국과 중국은 인도-태평양전략에 대해서도 정면충돌했다. 오스틴 장관은 “오늘날 인도·태평양은 미국 대전략의 중심에 있다”면서 “적극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겠다”고 사실상 선전포고를 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어 “인도네시아와 연합훈련(가루다 쉴드)을 올해 8월 처음으로 호주, 캐나다, 일본, 싱가포르 등 14개국이 참여하는 훈련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오스틴 장관은 또한 “지난 2월 중국 군함이 호주 P-8 해상 초계기에 레이저를 발사해 위험에 빠뜨리는 등 최근 몇주 사이 중국군 전투기들이 동·남중국해에서 합법적으로 (항행의 자유) 작전 중인 동맹국 항공기들을 위험하게 가로막는 일련의 행동을 해왔다”고 중국을 비난했다.


이러한 미국의 지적에 대해 중국의 웨이 부장은 “어떤 대국은 '항행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항행의 패권을 행사해왔다”면서 “중국을 공격해 모함하지 말고, 중국을 억압하고, 내정 간섭하지 말고, 중국의 이익을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중간 강대강 충돌의 의미]


이번 미중간 충돌의 핵심 포인트는 대만 문제였다. 흥미로운 것은 대만 문제로 양측이 충돌하면서 양국의 본심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점이다.


중국의 웨이부장은 지난 2019년 샹그릴라 대화 연설 때도 대만 문제와 관련, “일전도 불사할 것”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지만 오스틴장관과의 양자회담에 이어 공개적인 연설에서 연이어 ‘전쟁’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면서 강경 발언을 한 것은 아주 이례적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미국을 향한 가장 강력한 경고”라고 했다.


이러한 양측간 설전을 들여다보면 상당히 중요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미국은 1979년 미·중 수교 이후 대만 문제에 대해 유지해온 ‘전략적 모호성’을 완전히 벗어나 대만 수호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시말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면 군사력을 동원해 이를 저지하고 반드시 격퇴하겠다는 의지를 이젠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해 취임 이후 언론 인터뷰와 기자회견에서 3차례 이상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이 군사 개입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물론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하자 백악관이 “미국의 대만 정책엔 변화가 없다”고 진화했지만 미국의 군대 투입을 결정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본심이 어디에 있는지는 이미 드러난 바 있다.


반면 중국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일국양제’를 유지하면서 정기적 해결과제로 두었던 대만 문제에 대해 조급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시진핑 주석의 장기집권을 위한 명분으로 대만에 대한 무력통일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필립 데이비드슨 당시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관은 “2027년까지 중국의 대만 침공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언급했고, 추궈정 대만 국방장관도 “중국군이 2025년까지 대만을 공격할 준비를 마칠 것”이라며 “현재 상황은 지난 40여 년 중 가장 위험한 상황”이라고 했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있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개입을 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중국에게 대만 침공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익명의 대만 국방 관리는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중국 공산당은 미국과 동맹국이 아시아·태평양에서 준비되기 전에 대만을 조기 공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충돌의 시작은 대만해협이 될 가능성 농후]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대만해협은 공해(公海)가 아니라 중국 배타적경제수역(EEZ)”이라는 뜻을 반복해서 미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는 중국과 대만 사이 대만해협이 중국 영향권 아래 있기 때문에 미국이 이 해역에 진입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따라서 미군이 항행의자유작전 등의 이유로 대만해협에 진입한다면 무력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경고를 한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 시간) “중국군 고위 장교들이 최근 몇 달간 미군 측과 다양한 수준의 회동에서 대만해협은 중국 영향권인 EEZ라고 거듭 강조해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동맹국은 국제 수역으로 보는 대만해협에 대해 ‘중국 EEZ이니 침범하지 말라’는 경고 성격이 짙다”는 의미라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중요한 것은 길이 약 400km, 폭 150∼200km의 전략적 요충지인 대만해협에 대해 미국이 항행의자유작전을 그동안 펼쳤음에도 대만해협의 국제법상 지위 문제를 화두로 꺼낸 적은 없었는데 갑자기 중국측이 이를 화두로 꺼내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점이다.


이에 대해 “미국은 대만해협을 포함한 국제법상 공해에서 비행과 항해 등의 작전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공식 대응했다.


결국 이 문제는 대만을 중국 영토로 볼 것인지의 문제와 직결된다. 중국은 대만이 중국의 고유 영토이기 때문에 본토와 대만사이의 해협도 중국 영해에 속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미국은 대만은 중국 영토가 아닌 대만 스스로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대만은 이제까지 한 번도 중국의 지배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강조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만은 대만이지 중국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중국은 대만 문제로 미국에 시비를 걸고 있으며, 만약 미국이 대만해협에서의 항행의자유 작전을 실시한다면 군사적 충돌을 의도적으로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를 계기로 대만의 무력점령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편 지난 5월 초순, 중국 항공모함 전단(戰團)이 대만 동부 해역에서 군사훈련을 하자 미국이 이지스함을 대만 해협으로 보내 견제와 함께 항행의 자유작전을 펼친 바 있다. 미국의 대만해협 통과는 과거에는 연례 행사 수준이었으나 최근들어 매월 1회 이상 실시되고 있다.


이렇게 갈수록 대만을 둔 미국과 중국의 무력충돌 가능성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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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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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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