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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의 위험한 도박 - 中전투기, 호주 및 캐나다 초계기에 도 넘은 위협 - 남중국해 내해화하려는 중국, 서방군용기 접근 못하게 하려해 - 중국의 위험한 도박, 충돌 가능성 갈수록 커져
  • 기사등록 2022-06-13 13:34:12
  • 수정 2022-06-13 15: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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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전투기 도 넘은 위협]


최근 들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상공에서 호주·캐나다 초계기와 중국 전투기 사이에 위험한 상황이 잇달아 불거지면서 중국과 서방의 신경전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26일 중국 전투기가 남중국해 상공에서 호주 초계기에 초근접 위협 비행을 한 사건에 대한 파문은 갈수록 커져 가고 있다.


지난 5일에는 호주 국방부가 성명을 통해 “중국 전투기가 호주 초계기(P-8)의 통상적인 감시 활동을 방해하면서 한 다발의 채프(chaff·상대 레이더에 혼란을 주기 위해 사용하는 쇳가루)를 뿌려 파편 중 일부가 초계기 엔진으로 들어가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사실 군용기는 미사일을 교란시키기 위한 의도적인 대응책으로 알루미늄이나 아연 조각으로 된 채프를 방출하는데, 이는 추격하는 항공기를 파괴하는 데도 사용된다는 점에서 정말 우려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대해 리처드 말레스(Richard Marles) 호주 국방장관은 “호주 항공기와 승무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한 작전”이라고 비난했다. 앤서니 알바니즈 호주 총리도 “중국 정부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캐나다 공군 초계기가 최근 인도·태평양 공역에서 북한의 유엔 제재 위반 여부를 감시하는 과정에서 중국 전투기가 수십 차례에 걸쳐 6∼30m까지 근접 비행을 한 사실이 2일 외신 보도로 알려지면서 파문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캐나다 언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 주둔 중이던 캐나다 공군 CP-140 해상 초계기가 지난 4월 26일부터 한 달간 태평양 공해상에서 작전 도중 중국군 전투기의 위협을 받았다.


당시 북한의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을 감시하는 작전을 수행하고 있던 캐나다 초계기는 중국 전투기로 위협을 받았는데, 중국 전투기들이 캐나다 정찰기로부터 겨우 20~100피트(6~30m) 떨어진 거리까지 자주 접근해 비행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거리는 캐나다 조종사들이 중국 조종사와 눈을 마주칠 수 있는 거리였는데, 중국 전투기 조종사들은 캐나다 조종사들에게 손가락을 이용해 욕을 하기까지 했다.


문제는 이러한 위협 비행이 한두번이 아니라는 데 있다. 캐나다군은 “작년 연말부터 중국 전투기가 자국 초계기에 60회 가량 접근했으며, 이 중 약 20회는 위험할 정도로 근접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6일(현지 시각) 중국 전투기 위협 비행 사건을 거론하며 “중국의 무책임하고 도발적 행동이 극도로 우려스럽다”며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중국 전투기가 인도·태평양 공역에서 활동하는 미국 동맹의 군용기를 위협하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더 큰 분쟁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면서 이 사건들에 대해 상세히 보도하고 또 관심을 가지면서 중국의 위험한 도발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중국 전투기가 인도·태평양 공역에서 활동하는 미국 동맹의 군용기를 위협하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더 큰 분쟁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면서 이 사건들에 대해 상세히 보도하고 또 관심을 가지면서 중국의 위험한 도발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두 전투기에서 일어난 사건의 공통점은 모두 전투기가 아닌 초계기의 비행에 대해 중국군 전투기가 강경하게 대응했다는 점이다. 사실 국제 공역과 해역에서는 항공기와 함정들이 군사훈련도 하고 또한 경쟁국 감시 임무 등을 수행하면서 이들 간 접촉은 자주 일어나는 편이다. 따라서 대개의 경우 자국 인근에 항공기나 함정이 출현하면 떠날 때까지 밀착 추격하고 경고 통신을 발신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것이 여러 국가의 표준화된 대응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이 보여준 행동들은 이러한 수준을 훨씬 뛰어 넘었다. 중국의 조종사들이 전투기도 아닌 초계기에 대해 사실상 위협을 하는 아주 심각한 상황에까지 이르게 만들었다.


[오히려 캐나다와 호주의 도발이라 주장하는 중국]


이러한 상황에 대해 중국이 보이는 태도는 적반하장이다. 중국은 오히려 캐나다와 호주가 도발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국방부는 6일, 캐나다 군용기 근접 비행과 관련하여 “최근 캐나다 군용기가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을 핑계로 중국 측에 대해 근접 정찰하는 등 도발을 계속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7일 호주 초계기 사건에 대해선 “호주 정찰기가 중국 시사군도(파라셀군도) 인근에서 정찰을 했고 중국 측의 반복되는 경고에도 계속 시사군도 영공에 접근했다”며 “호주군은 중국의 주권, 안전을 엄중히 위협했고 중국군 대응 조치는 안전하고 합법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오히려 호주의 주장이 ‘가짜 뉴스’라고 했다. 그런데 호주 초계기가 비행했던 파라셀군도는 중국·베트남 등의 영유권 분쟁 지역으로 미국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이곳에 군함을 보내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쳐왔다.


또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도 6일 호주 측 주장에 대해 “오히려 호주 군용기가 근접 정찰을 하며 중국 측에 도발적인 행동을 했을 공산이 크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어 “호주 P-8 해상초계기가 중국 영공을 침범했거나, 또는 침범하려 했고 중국 인민해방군 해상 훈련을 위험한 방식으로 방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또한 중국 전투기가 캐나다 초계기에 근접 비행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캐나다 군용기가 동중국해까지 날아와 근접 정찰을 하면서 중국에 도발적인 행동을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의 국제문제전문가를 인용해 “북한은 캐나다에서 매우 멀리 떨어져 있는데, 유엔이라는 이름을 내건 캐나다 측 비행의 진정한 목적은 무엇인가”라면서 “캐나다 초계기의 비행은 북한 선박 정찰이 아니라 대(對)중국 정찰 또는 견제 차원의 비행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도대체 왜 ‘위험한 도박’을 하는가?]


그러나 중국측의 이러한 억지에 가까운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는 것이 금방 드러난다. 우선 비록 무장의 수준이 전투기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초계기라 할지라도 중국의 영공을 침범했다면 이는 당연히 관영매체의 보도가 아닌 중국 군 당국이나 외교부가 직접 나서서 규탄할 사항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전투기들이 이렇게 국제관례에서 어긋난 행동을 했다는 것은 분명한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한다. 우선 미국을 중심으로 한 민주주의 연대가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를 비롯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동을 사전에 제어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관점에서 중국이 내해(內海)라고 주장하는 구단선내의 남중국해 안에 타국의 전투기는 물론이고 초계기까지도 진입을 불허하겠다는 의도를 중국이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이 미군의 전투기에 대해 위협성 비행을 하지 않고 호주와 캐나다군의 초계기에 대해 했다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미국과 가까운 동맹국들의 남중국해 진입에 대해 재를 뿌림으로써 스스로 몸을 움츠리게 만들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홍콩에 기반을 둔 중국 군사전문가인 쑹중핑은 NYT에 “호주 군용기는 중국을 위협·억제하려는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과 조율하며 근접 정찰을 위해 중국 문전까지 수천 ㎞를 비행했다”면서 “호주는 호주가 미군이 아니며 중국과 군사 분쟁이나 사고로 인한 비용을 감당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건방지게 미국 힘을 믿고 중국 영해 안에서 가볍게 행동해서는 안된다고 겁박한 것이다.


또한 미국 랜드연구소의 국제방위 선임연구원 티모시 히스도 “캐나다와 호주 같은 미국 동맹을 겨냥하는 것은 이런 연합의 약점을 조사하는 방법일 수도 있다”면서 “또 이들 국가의 국민에게 중국에 대항한 미국과의 군사 협력이 초래하는 위험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시말해 중국이 호주나 캐나다군에 대한 위협비행을 통해 각 해당국가들 내에서 부정적 여론을 조성함으로써 남중국해 순찰에서 발을 빼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중국이 치킨게임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NYT에서 나왔다. 중국 군사전문가인 오리아나 스카일라 마스트로는 “중국이 미국과 직접 치킨게임을 벌이는 것보다 그 동맹을 상대하는 것을 덜 위험하다고 인식한다”면서 서방진영이 확전 가능성을 우려하고 전쟁에 휘말리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점을 중국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이 게임에서 이길 것이라는 가정하에 조종사들을 치킨게임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위험한 도박, 충돌 가능성 상존]


문제는 중국의 위험한 도박으로 자칫 전투기간 충돌이든지 사고가 발생하면 곧바로 국제분쟁 또는 확전으로 갈 수도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러한 사태는 미국과 중국의 직접 충돌로도 언제든지 비화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존 블랙스랜드(John Blaxland) 호주국립대 안보·정보학 교수는 “사고가 하루 신문 헤드라인으로 그치느냐 아니면 국제 여파가 오래가는 대형 사건이 되느냐를 찰나의 순간이 결정한다”고 NYT에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1년 남중국해 상공에서 중국 전투기와 미 해군 정찰기(EP-3E Aries II)가 충돌해 당시 중국 조종사가 사망하고 미군 정찰기는 중국 하이난섬에 비상착륙 했는데 중국은 미국 정부가 “조종사의 죽음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는 사과 서한을 보낼 때까지 정찰기 승무원들을 11일간 붙잡아 놓는 일이 벌어진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또 다르다. 대만 문제까지 겹치면서 언제든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번져갈 가능성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금도 거의 매일 대만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면서 대만 상공을 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의 충돌은 어느 한순간에 겉잡을 수 없이 확대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바야흐로 이렇게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이 하는 위험한 도박은 언제 어떻게 대형사고로 이어질지 모르는 불안한 나날들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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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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