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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4-06 22:46:50
  • 수정 2018-12-29 11: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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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는 5월의 미·북정상회담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서로에 대한 신뢰인데 문재인 정부의 선의의 중재가 오히려 미·북간에 서로를 오인하게 만들어 한반도를 위기상황에 빠뜨릴 수도 있다.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개념도 다를 뿐 아니라 협상의 테이블에 나오는 의도조차도 달라 서로를 오해할 수밖에 없다.
-어설픈 ‘한반도운전자론’이 엄청난 비극을 잉태하는 서막이 되고 있다.
-이제 한반도에 전쟁을 부를 수도 있는 ‘오인’의 책임은 문재인 정부가 지게 되었다


▲ 5월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대통령과 김정은 [NIKKEI Asian Review]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는 5월의 미·북정상회담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서로에 대한 신뢰인데 문재인 정부의 선의의 중재가 오히려 미·북간에 서로를 오인하게 만들어 한반도를 위기상황에 빠뜨릴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을 끌고 있다.


국내에도 유명한 국제정치학자인 로버트 저비스(Robert Jervis)가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에 기고한 ‘국제정치에서 인식과 오인(Perception and Misperception in International Politics)’에 의하면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개념도 다를 뿐 아니라 협상의 테이블에 나오는 의도조차도 달라 서로를 오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오해의 존재가 전쟁의 위험을 부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저비스가 주장한 핵심 7가지


로버트 저비스가 이 글에서 주장한 핵심은 다음과 같다.


1. 국제정치에도 결국 인간의 신념(beliefs)과 인식(perception)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북간 실제(actual) 위협(threats)과 약속(promises)보다도 그 위협과 약속이 상대방에게 얼마나 믿을만(credible)하게 인지(perceive)되느냐가 중요하다.


2. 지금 대한민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주도한 선의의 중재(well-intentioned mediation)로 인해 미·북 간 서로가 서로를 오인(misperceive)하게 되는 상황이 되었을지 모른다.


3. 일단 서로가 생각하는 "비핵화(denuclearization)"의 의미조차 확연히 다르다.


미국은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핵폐기)를 의미하고, 북한은 한반도 인근에서의 핵우산 제거, 즉 미군철수와 한미동맹 파기 수준의 미국 후퇴를 의미한다.


4. 또한 협상에 나오는 서로의 의도를 오해하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의 최대압박(maximum pressure)이 효과를 본 것이라고 착각하여 북한에 대한 제재를 지속하면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오인(misperceive)하고 있으며, 김정은은 그간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 "주한미군 주둔비용 재협상", "한미 FTA 재협상" 등의 태도를 보고 미국이 드디어 주한미군을 철수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오판하고 있다.


5. 이러한 서로의 오인(misperception)은 전쟁의 위험을 크게 증가시킨다.


6. 미·북 간 정상회담에서야 비로소 서로의 의도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고 가정해보자.


어렵게 서로의 자존심을 구기며 만든 외교무대는 실패로 돌아가고 김정은과 트럼프는 서로가 서로를 속였다고 생각한다.


분노한 김정은은 지난해 8월 괌 상공에 미사일을 발사하겠다는 협박을 다시 제기하고, 자신의 확고한 핵무기 보유의지를 다시 한 번 증명하기 위해 미사일을 쏘게 된다.


일본이 하와이 진주만을 공격했을 때처럼, 김정은은 괌에 대한 미사일 실험이 자신의 의지를 보여주되 전쟁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라고 희망한다.


세계 최악의 국가 수장인 김정은과 만나고도 아무런 성과를 못낸 것에 대한 국내외적 비난을 받는 트럼프는 곤경을 만회하기 위해 북한의 괌 상공 미사일 발사를 즉각 "전쟁행위"로 규정하고, 48시간 이내에 북한이 공식사과와 비핵화 약속을 할 것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내린다.


김정은이 이를 수용하지 않자,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기지에 대한 폭격을 가한다.


트럼프는 이러한 절제된 정밀타격(코피작전)이 김정은에게 겁을 주어 미국의 의도대로 따라오기를 바랬을 뿐이고, 이로 인해 북한이 전면보복을 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는다.


그런데 김정은은 미국의 타격을 레짐체인지(regime change)의 시도로 보고 서울을 폭격한다.


미국은 이에 대응하여 북한의 다른 핵시설과 중앙통제시설을 폭격한다.

다음날 김정은은 숨겨놨던 핵미사일을 발사한다.


7. 이러한 시나리오는 미·북 간 서로에 대한 오인이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누가 전쟁을 부르는 오인을 초래하였는가?


로버트 저비스의 이 기고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누가 이 전쟁을 부르는 오인(misperception)을 초래하였는가“하는 점이다.


참으로 어설픈 ‘한반도운전자론’이 엄청난 비극을 잉태하는 서막이 되고 있다.


3월 초 김정은을 만난 정의용 대북특사와 서훈 국정원장 등은 방북 직후 바로 미국 백악관으로 달려가서 "김정은은 비핵화의 의지가 확실하게 있다. 선대의 유훈이라고 했다" 며 단정적인 말을 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나서서 비핵화의 종지부를 찍어달라고 했다.


무엇이 문제였는가?


문재인 정부는 대북특사단의 ‘어설픈 중매’가 어떠한 문제점을 갖고 있는지, 그러한 중매가 어떠한 일들을 초래하게 될지 모르고 있는 듯하다.


대북특사단이 김정은이 의미하는 비핵화가 미군의 철수와 핵우산 철폐를 의미하는 "한반도 비핵지대"라는 것을 몰랐을 리가 없다.


왜냐하면 김정은이 북한의 비핵화를 말한 것이 아니고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반드시 할 의지가 있다고 말하는 비핵화는 단순한 북한의 비핵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의 비핵화를 ‘우리민족끼리’ 해 나가자는 의미였다는 것을 왜 몰랐겠는가?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앞뒤 전후 전제를 다 빼 버리고 ”김정은 위원장이 반드시 비핵화를 하겠다“고 전달했다는 것은 분명한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정작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가 무슨 의미인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한국의 대북특사단을 온전히 신뢰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특사단의 보고 내용을 정리한 문건을 미국 정부 대표와 함께 발표시키지 않고 백악관 앞 기자회견장을 정의용 특사 일행에게 내어준 것이다.


트럼프 자신에게 전달했던 그 말의 책임을 문재인 정부가 지라는 의미 아니겠는가?


그러한 트럼프의 태도는 이후 발표한 백악관 대변인 등의 발표 내용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우리는 동맹인 한국의 말을 믿고 미·북정상회담을 추진한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이제 한반도에 전쟁을 부를 수도 있는 ‘오인’의 책임은 문재인 정부가 지게 되었다.


감당할 수 있겠는가?


[관련 자료: Perception and Misperception in International Politics]


[관련기사: 너무나 빠르게 들통난 문재인 정부의 속임수 중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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