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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6-03 14:5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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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룩셈부르크 의회 영상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00일째인 3일(현지시간) 세베로도네츠크 시가전을 중심으로 한 양측의 막판 치열한 전투가 계속됐다. 일부 전과를 거뒀다는 우크라이나 군의 주장이 나왔지만 열세를 뒤집을 만한 의미있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 군은 세베로도네츠크에 인접한 리시찬스크를 폭격하며 우크라이나의 퇴로 차단에 나선 양상이다. 바흐무트와 슬로반스크 공습을 이어가며 우크라이나의 병참선 타격에도 주력했다.


◆젤렌스키 "세베로도네츠크 일부 성공"…우크라, 퇴각 속 러군 추격 지연


CNN,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일일 대국민 화상연설에서 "하루 사이에 돈바스의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면서 "우크라이나 군이 세베로도네츠크 전투에서 일부 성공을 거뒀다"고 밝혔다.


세베로도네츠크 전투의 구체적인 상황에 관해선 "아직은 말하기 이르다(too early to tell)"면서 "지금 상황이 가장 힘들다. 리시찬스크와 바흐무트 등 동부 지역 다른 도시들도 여전히 강력한 러시아 군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군은 세베로도네츠크 시내 중심부로 진격한 러시아 군과 함께 며칠 째 격렬한 시가전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 군은 80% 이상 장악한 뒤 잔여 병력 소탕에 나서고 있다. 절대적으로 수세에 몰린 우크라이나 군은 리시찬스크로의 퇴각 중인 가운데 쫓아오는 러시아 군의 진격 속도를 늦추기 위한 수세적 반격을 반복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의 퇴각 속에서도 아조트 화학 공장 내부에는 러시아 군의 공격을 피해 민간인이 대피해 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아조트 화학 공장 아래에 있는 옛 소련 시절 건설 된 방공호에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800명이 있다"며 "현지인들은 대피하라는 요청에도 그곳에 남았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세베로도네츠크 전투에서의 일부 성공을 언급한 것도 추격 중인 러시아 군에 타격을 입힌 정도로 풀이된다. 아군 병력들이 후방 방어기지 리시찬스크에 도착할 때까지 최대한 시간을 벌어줘야 하는 상황이다.


올렉산드르 자이카 리시찬스크 군정청장은 "러시아의 공격으로 리시찬스크 시 기반 시설과 주거용 건물의 60%가 파괴됐다"며 "기존 9만7000명에 달했던 시민은 현재 2만명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뤽상부르 의회 연설에서 "오늘까지 우리 영토의 약 20%가 점령자들(러시아)의 통제하에 있다. (뺏긴 면적은) 거의 12만5000㎢"라고 전했다. 다만 자국군이 세베로도네츠크 주변에서 러시아군과 맞서고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총 면적은 60만3000여 ㎢로 알려져 있다. 이 중 20%를 러시아가 차지했고, 면적으로 환산하면 약 12만5000㎢를 러시아에 내줬다는 게 젤렌스키 대통령의 주장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영토가 러시아 침공 전에는 네덜란드와 벨기에, 뤽상부르를 합친 것보다 더 컸지만, 지금은 그 중에서 대략 네덜란드 면적 정도를 러시아군이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베로도네츠크 지역은 루한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마지막으로 사수 중인 주요 지역으로 평가된다. 이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서진을 막아주는 강 지역에서 다리를 파괴하며 버티고 있다고 한다. 이 지역에서 시가전도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은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여러 지역에서 진격을 꾀하고 있으며, 시베르스키도네츠강 인근에서는 포격으로 우크라이나 정교회 수도사 세 명이 사망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러시아군은 자신 점령지 방향에서 포격을 계속 중이라고 한다.


◆러군, 바흐무트·슬로반스크 폭격…서쪽 방향 공습 확대


러시아 군은 동부 돈바스 요충지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승기를 바탕으로 점차 서쪽으로 점령 영토 확장에 나서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슬로반스크와 바흐무트를 향한 폭격을 시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군이 가한 슬로반스크 공습으로 3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 당했다. 이 지역은 2014년 크름반도 강제 합병 무렵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장악했다가 우크라이나가 탈환한 곳이다.


바딤 랴흐 슬로반스크 시장 지시로 시민 100여 명이 러시아 군의 폭격을 피해 인근 마을로 대피를 시작했다. 수도와 전기가 끊긴 상황 속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바딤 시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현재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수도 공급이 중단됐다"며 "이 상황에서 가장 좋은 해결책은 대피하는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대피할 것을 촉구했다.


대피 중인 18세 소년 굴나라 에브가니포바는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고, 폭발은 점점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며 "폭탄은 더 자주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하이다이 주지사에 따르면 이날 바흐무트 지역에도 러시아 군의 간헐적인 포격이 이어졌다. 바흐무트는 우크라이나 군의 보급로가 닿는 곳이다.


◆우크라, 남부 헤르손 공세 일부 진전…20개 마을 탈환, 러군 8㎞ 후퇴


우크라이나 군은 상대적으로 러시아 군의 병력이 적은 남부 전선에서 공세적 반격을 지속했다. 러시아에 뺏긴 남부 요충지 헤르손 주(州)를 탈환을 목표로 반격 이어갔다.


CNN과 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토방위군 소속 아조우 드니프로 부대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아군은 남부 헤르손 지역의 러시아 방어 부대를 향한 공세를 펼쳤다"며 "점령지에서 8㎞를 밀어내는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겐나디 라구타 헤르손 지역보안실장은 "헤르손 주 내의 20개 마을이 러시아 군으로부터 해방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군은 헤르손 지역에서 남부 교통 요충지 노바 카호바카 방면으로 꾸준히 러시아 방어 진지를 공략하고 있다. 노바 카호바카를 점령할 경우 동쪽으로 멜리토폴, 남쪽으로는 크름반도로 진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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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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