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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미국-대만 다차원 밀착에 제대로 열받은 중국 - 미국-대만간 정치적-군사적-경제적 강력한 밀착 행보 보여 - 미 국방, "대만 수호위해 방위 물자와 방위 서비스 제공할 것" - 열받은 중국, 무력시위 강화 예고, 충돌 가능성은 갈수록 커져
  • 기사등록 2022-06-03 13:48:50
  • 수정 2022-06-03 14:5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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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만 경제·안보 교류 적극 확대]


미국과 대만이 정치·경제·안보 등의 다양한 측면에서 협력이 심화되자 중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지난 5월 26일(현지시간)에는 토니 블링컨 장관이 새로운 대중국정책을 발표하면서 사실상 대만에 대한 안전보장정책을 확실히 했다.


▲ 지난 5월 30일에는 미국 태미 덕워스(민주·일리노이) 상원의원이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 총통을 비롯해 대만 관계자들을 고루 만났다[사진=차이잉원 총통 트위터]


이어 30일에는 미국 태미 덕워스(민주·일리노이) 상원의원이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 총통을 비롯해 대만 관계자들을 고루 만났다. 특히 덕워스 상원의원은 지역 안보, 무역과 투자, 글로벌 공급망 등에 대해 대만정부와 대화를 나눔으로써 중국을 크게 자극했다.


지난해 6월에도 다른 상원의원들과 함께 대만을 찾아 코로나19 백신 75만회분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 덕워스 의원은 미국의 대만 정책에 상당한 지원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 중국도 즉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이날 전투기 22대를 포함해 중국 군용기 30대를 방공식별구역(ADIZ)으로 보내 위협비행을 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보낸 전투기의 숫자만 보더라도 덕워스 상원의원의 대만 방문에 대해 중국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또한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5월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강렬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명한다”면서 “미국에 이미 ‘엄중 교섭’을 제기했다”고 소개했다. 엄중 교섭은 외교 경로를 통한 공식 항의를 의미한다.


자오 대변인은 이어 “미국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수하고, 대만과의 공식적인 왕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수호하기 위해 계속 힘있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대만간 경제협력·공급망 강화]


이러한 정치적 결속에 이어 미국과 대만간의 경제적 하나됨은 중국을 더욱 화나게 만들고 있다. 미국은 우선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 방문 기간 발표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와는 별개로 미국과 대만간에 별도 채널인 '21세기 무역에 관한 미-대만 이니셔티브'를 구축해 경제 분야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는 대만이 IPEF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중국의 보복을 우려한 일부 국가들이 난색을 표명하자 IPEF에 대만이 참여하는 대신 별개의 협의체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미국과 대만이 새 이니셔티브를 통해 논의할 사항은 반부패, 디지털 무역 표준, 노동권, 환경 기준, 비시장 접근 관행 등으로 IPEF의 의제와 흡사하다.


이를 위해 대만계인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캐서린 타이 대표가 대만을 방문해 덩전중 대만 경제무역협상판공실 대표와 만나 협상을 개시하게 된다. 이 협상에서 양국은 대만과 양자 경제협정을 맺고 반도체를 비롯한 공급망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5월 23일(현지시간) “몇 주 내로 대만과 무역, 경제 문제에 대한 양자 협력을 강화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타이 대표의 방문이 성사되면 바이든 행정부 장관급 고위 당국자의 첫 대만 방문이 된다.


중국이 USTR 대표의 대만 방문에 대해 특히 주목하는 것은 미국-대만간에 체결될 새로운 이니셔티브 출범으로 미국과 대만의 당국간 교류 제도화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국가 대 국가간의 경제 교류나 다름없는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중국이 더욱 반발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미-대만간 군사적 협력도 강화]


중국이 더더욱 심기가 불편한 것 중의 하나는 미국과 대만간의 군사적 또는 안보적 협력 강도나 규모가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역대 정권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위협에 비례해 대만이 충분한 자위력을 유지토록 하기 위해 필요한 방위 물자와 방위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의 이날 발언은 중국발 위협이 커지는 만큼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와 훈련 지원 등의 강도도 커질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또한 오스틴 장관은 대만해협 유사시 미군 파견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 대만 유사시에 미국이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내용은 이미 지난 5월 2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일정상회담 이후 언급했던 것을 재확인한 것이다.


여기에 지난 5월 31일 대만을 방문한 덕워스 상원의원과 차이잉원 총통간의 만남에서 미국 주(州) 방위군과 대만군 사이의 협력 계획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미국 주 방위군이 비상 사태와 테러 대응 등을 다루는 미국 국내용 무력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미국 주 방위군과 대만군이 협력한다는 것은 중국의 대만 무력통일 시도에 대만이 시가전으로 저항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2일 “중국내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 주 방위군과 대만 군의 협력은 대만의 시가전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만큼 인민해방군은 단지 경고를 보내는 것을 넘어 구체적 전투 대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물론 미국이 정규군인 연방군대가 아닌 주 방위군을 내세우는 것은 ‘미군 파견’이라는 개념을 적용하고 싶지 않은 속내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 방위군을 보내 대만군과 연합 훈련을 하는 것에 대해 중국이 정규미군과 같은 개념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일단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얻은 중요한 교훈 중의 하나인 재래식 무기의 제대로 된 활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동안 첨단 무기 중심의 대만 방어전략이 아닌 대만의 특수 지형에 맞는 소형 특수무기를 활용한 방어전투 훈련을 주 방위군을 보내 대만군과 함께 훈련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의회는 또한 대만 무기 조달을 뒷받침하기 위해 연간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자금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홍콩에 기반을 둔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대만의 공식 교류가 갈수록 빈번해지고 있다”며 “미국과 대만의 결탁이 갈수록 심화해 언젠가 마지노선을 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군사적 충돌이 실질적 가능성의 영역으로 들어왔다”고 평가했다.


[열받은 중국, 무력시위 강화 예고]


미국과 대만의 정치적·경제적·군사적 밀착에 대해 중국은 단단히 열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일단 대만을 담당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지난 1일 “동부전구가 대만섬 주변 해·공역에서 여러 군종(육·해·공군 등을 의미)을 조직해 연합 전투 대비 순찰을 실시했다”며 “이는 미국과 대만의 결탁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은 빈번하게 대만 문제에서 '말 따로 행동 따로' 행보를 보이며 공개 및 비공개리에 대만 독립 세력을 종용하고 지지하며 대만을 위험한 지경으로 밀어 넣으려 하는데, 자신도 엄중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동부전구 부대는 계속 훈련과 전투 대비를 강화하며 끊임없이 사명을 이행할 능력을 제고하고, 외부 세력의 간섭과 대만 독립 세력의 분열 모략을 결연히 좌절시킬 것”이라 경고했다.


[미중간 충돌 가능성은 갈수록 커져]


중요한 것은 미중간에 분명한 마지노선이 없다는 데 있다. 따라서 사소한 충돌이 양측간 갈등으로 비화하는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까지 제기되었던 터라 미국의 경계가 강화되고 또한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과 준비가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미국과 대만이 강력한 밀착을 하는 것에 대해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 이렇게 대만과 다양한 측면에서 밀착을 하는 것은 대만에 대해 중국이 넘볼 생각조차 접도록 만들기 위함이다. 중국이 지속적으로 대만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고 위협적인 군사행동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언제 중국이 그러한 훈련을 실제 침공상황으로 전환시킬지 모른다는 부담감이 있다.


특히 반도체 동맹으로 미국과 대만간의 경제적 유대감도 강화되는 시점에서 대만은 무조건 수호하여야 할 사실상의 동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 대만에 대한 미국의 수호 의지가 강화되면 될수록 중국 입장에서는 통일을 향한 욕구도 좌절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강경 대응에 나서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은 진퇴양난이다.


중국은 그동안 외교부의 성명 등으로 말폭탄을 쏟아왔지만 그 발언대로 행동할 능력이나 과단성은 없다는 것쯤은 미국도, 대만도 다 알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과 대만이 갈수록 밀착하고 또한 대만의 방어능력이 강화되는 모습을 그냥 두고볼 수도 없기 때문에 좌불안석인 것이다.


현재로서 중요한 변수는 시진핑 국가 주석의 3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하반기 당 대회이다. 일단 그때까지는 가급적 미중관계를 안정적으로 운용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대만의 협력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명무실화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할 경우, 중국의 시진핑은 자국민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대만을 향한 무력 시위의 수위를 더 높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지금 미중간 충돌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이 제일 우려하는 것은 미중간 마지노선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소한 충돌이 전쟁으로 비화되는 것이다. 그런데 바이든과 시진핑간의 직통전화도 제대로 가동되고 있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오는 10∼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샹그릴라 대화에서 미국과 중국의 국방장관이 만나 대화를 하기로 되어 있다. 여기서 무슨 논의가 오고갈지 그래서 주목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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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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