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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시장과 결별 준비하는 독일, 시진핑은 당황 - WSJ, “푸틴의 친구 시진핑, 유럽 잃을 것” - 독일 총리 “푸틴 침략 목표는 민주주의 공격” - 중·러 밀착에 일본·인도로 눈 돌리는 유럽
  • 기사등록 2022-05-07 08:10:43
  • 수정 2022-05-07 16: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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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푸틴의 친구 시진핑, 유럽 잃을 것”]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 푸틴을 가장 가까운 친구로 여기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 인해 중국이 유럽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일본의 도쿄를 방문해 경제 및 전략적 협력을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독일의 아시아정책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면서 “숄츠 독일 총리가 아시아를 방문하면서 베이징을 들르지 않은 것은 상당히 충격적”이라 보도했다.


▲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일본의 도쿄를 방문해 경제 및 전략적 협력을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독일의 아시아정책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보도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 4월 28일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오는 6월 독일에서 열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및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대응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이어 “전 총리인 메르켈은 중국을 우선시했고 그래서 취임 6개월만에 베이징을 방문했다”면서 “메르켈은 집권 16년 동안에 일본 방문횟수의 두 배 이상 중국을 방문할 정도로 중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후임인 숄츠 신임 총리는 메르켈 전 총리가 지켜왔던 중국 중시 전략을 완전히 벗어났다”고 한 WSJ은 “독일의 총리가 중국이 아닌 일본을 먼저 방문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WSJ은 특히 “독일의 외교정책이 큰 변화를 보이는 것은 메르켈 총리가 신념같이 여겨왔던 ‘무역을 통한 변화’ 전략에 대해 비판적인 평가 때문”이라면서 “중국 역시 같은 기조에서 중시해 왔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이 보여온 태도는 중국 역시 러시아와 함께 배척당해야 할 대상임을 명확하게 해 주었다”고 해석했다.


또한 “시진핑의 코로나 제로정책은 외국인 투자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고, 이러한 정책으로 인해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는 크게 벗어날 것”이라면서 “이러한 이유로 독일내에서 중국에 대한 회의론이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WSJ은 내다봤다.


특히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최근들어 反시장적 개혁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로인해 독일 기업들의 탈중국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한 WSJ은 “지난 2월 뮌헨의 싱크탱크인 IFO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독일 제조업체의 45%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을 줄이고 소매업체 역시 55%가 줄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런 관점에서 베이징의 EU상공회의소 요르크 우트케(Joerg Wuttke) 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와 대만의 유사점이 비즈니스 환경에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면서 “독일에서 특히 이 문제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 우크라이나 전쟁이 기폭제가 되어 전면적인 외교 정책 수정을 독일 정부가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단 독일 의회는 우크라이나에 중화기까지 공급하도록 숄츠 총리에게 압력을 가했고 이와 동시에 중국이 러시아에 대해 지원을 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도록 조치했다.


이뿐 아니라, 베어복(Annalena Baerbock) 외무장관이 “귄위주의 국가가 유럽의 고속도로나 항구, 전력망 구축 등에 참여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이는 러시아나 중국 등의 권위주의 국가에 대한 극도의 경계심을 표출한 것으로 과거 메르켈의 중도우파 기민당의 정책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난 2일 독일의 ‘국가안보지침’이 발표되면서 독일의 독재적 권위주의 국가와의 결별은 이제 현실화되고 있다. 독일의 유력 일간지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Frankfurter Allgemeine)는 “독일이 중국 시장과 결별을 해야 할 때가 다가왔다”고 보도했다. 이는 독일 사회의 경향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독일은 앞으로 중국에 대한 회의론이 정치 및 경제 분야에서 전략적 문제로 등장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물론 중국과의 결별은 완전한 이별이 아니라 그 중요도가 상당히 낮아지고 결속의 강도도 확연하게 약해질 것임을 말해준다.


[독일 총리 “푸틴 침략 목표는 민주주의 공격”]


독일의 대 중국 정책이 확연하게 변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숄츠 총리의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숄츠 총리는 1일(현지시간) 독일 언론 벨트지에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규탄하는 기고문을 게재했는데, 숄츠 총리는 이 글에서 “푸틴의 침략 목표는 우크라이나만 파괴하는 것만이 아니다”라며 “그의 전쟁은 자유와 법 앞의 평등, 자결권, 인간 존엄 등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모든 것에 반대 의지를 표하고 그 가치를 공격하는 데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숄츠 총리는 “권위주의 정부에 강력하게 반대하며, 이들 국가에 대항하기 위해 민주주의 국가들이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숄츠 총리는 그 권위주의 국가에 중국도 해당하며 중국이 가지고 있는 이념을 수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밝혔다.


결국 숄츠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은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하면서 그러한 러시아의 도발에 찬동하는 국가들, 대표적으로 중국 역시 같은 귄위주의 국가로 이들과는 협력할 수 없음을 분명히 내비친 것이다.


숄츠 독일 총리는 4일(현지시간)에도 메제베르크성에서 이틀간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내각 비공개 심화회의를 한 뒤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완전히 계산을 잘못했다는 것은 이제 명백하다"면서 "그가 기대했던 것과 달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강력해지고, 유럽연합(EU)이 단결하며 우크라이나를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전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의 동맹이 공고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이어 “독일도 이런 시대 전환기를 맞아 완비하고 있다”며, “독일 연방군에 대한 특별예산을 책정하고 앞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를 국방을 위해 지출하는 게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셜츠 총리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대하는 태도를 명확하게 정리했다. “그동안 무기 공급과 관련해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달리 이날 이례적으로 자신에 찬 모습을 보였다”고 쥐트도이체 차이퉁(SZ)은 전했다.


이러한 숄츠 총리의 명확한 의사표명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게는 물론이고, 그 러시아를 친한 친구로서 대하는 중국에까지 부정적 여파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중·러 밀착에 일본·인도로 눈 돌리는 유럽]


중요한 것은 이러한 흐름이 비단 독일에게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데 있다. 중국이 러시아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자 유럽이 일본과 인도 등 아시아 내 다른 국가들 가운데 협력 파트너를 찾고 있다.


중국은 지난 4월 18일에도 러위청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안드레이 데니소프 주중 러시아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중국은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 말한 바 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러위청 부부장은 이어 “시진핑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도 아래 양국의 신시대 전면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지속해서 발전하고 있다”고도 했다.


또한 이러한 결속을 말해 주듯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도 중국과 러시아간의 무역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물론 중국 기업들이 미 정부의 제재로 사업에 큰 어려움이 생길 것을 우려해 러시아와 각종 거래에 신중을 기하고 있기는 하지만 중국 정부는 대러 제재에 공식적으로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러시아와 '정상적 경제무역 거래'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렇게 유럽사회를 위협하는 러시아와 동지적 친분 관계를 유지하는 중국에 대해 유럽사회가 혼연일체가 되어 탈중국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5월 중순 도쿄를 찾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연다. EU의 국회의장 격인 미셸 의장과 행정 수반인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함께 동아시아 국가를 찾는 것은 이들이 코로나19 대유행 직전 부임한 이후로 처음이다.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에 이어 EU 정상회의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대응하느라 여념이 없을 시기임에도 탈중국을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인도·태평양 국가들과의 잇단 외교 행사를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 20년간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얻었고, 유럽 내 많은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큰 수익원으로 여기면서 유럽은 중국에서 눈을 돌리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는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면서 “일본은 유럽 국가들의 파트너로 주목받고 있다”고 내다봤다.


유럽은 아시아권의 또 다른 협력 파트너로 인도를 주목하고 있다. 물론 인도가 서방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국제연합(UN)의 규탄 결의안 투표에서 기권하기도 했고, 러시아 무기를 대량 수입하는 나라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인도를 인도·태평양 외교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삼고 있고, 미국이 호주, 일본과 함께 구성한 비공식 안보회의체인 쿼드(Quad)의 일원이기도 할 정도로 전략적 제휴 가치가 큰 나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EU는 앞으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중국 시장을 대체한다는 계획을 EU가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시진핑까지 나서 자본시장 장려 나서지만...]


지난 1일 인민일보는 시진핑 주석이 공산당 중앙 정치국 집단 학습에서 “자본시장 개혁을 심화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의 자본시장 기초 제도를 계속 보완해야 하며, 자본시장 기능을 더욱 잘 발휘하게 해서 각종 자본 발전을 위해 더욱 큰 공간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개방형 경제 체제를 완비하고 대외 개방 수준을 끊임없이 높여 투자 편의를 촉진해야 한다”면서 “양질의 시장 환경으로 더 많은 국제 자본을 유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가 갈수록 서방세계와 디커플링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위기감에서 경제부흥의 필요성을 시주석이 강조한 것이지만 ‘말 따로 행동 따로’인데다 러시아 푸틴과 동행하면서 중국에서나 가능한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중국 인민은 물론이고, 시장경제를 압박하는 그의 정책에 신뢰를 보내는 이들이 거의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진짜 문제는 푸틴도 그렇지만 시진핑에게도 지금의 현실을 바르게 깨닫게 해 줄 이들이 주위에 없다는데 있다.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해 주는 이들이 그들 주변에 없다는 것이 지금의 러시아와 중국을 이렇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중국과 러시아가 함께 추락하는 사태를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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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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