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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시아 제재 효과에 깜짝 놀란 중국 - 러 제재에 놀란 중국, 해외자산 보호대책 긴급협의 - 갈수록 높아지는 제재 가능성에 긴장하는 중국 - 러시아 제재 효과, 시진핑 운신 폭도 좁아져
  • 기사등록 2022-05-04 13:59:43
  • 수정 2022-05-05 08: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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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외자산 보호대책 긴급협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미국 주도의 경제 및 금융제재 여파가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가 나오자 중국 정부가 서둘러 해외자산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국내·외 은행들과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든지 또는 일본과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 필리핀과 스프래틀리 군도 등의 갈등으로 역내에 군사충돌이나 위기사태가 발발하면 서방진영에 의한 금융제재를 당할 가능성이 높은 것에 대단히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든지 또는 일본과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 필리핀과 스프래틀리 군도 등의 갈등으로 역내에 군사충돌이나 위기사태가 발발하면 서방진영에 의한 금융제재를 당할 가능성이 높은 것에 대단히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이어 “중국인민은행과 재정부가 지난 4월 22일 중국 국내은행 및 영국 HSBC 등 외국 주요 은행의 경영진과 함께 미국 등이 대중(對中)제재를 가했을 경우 해외자산을 어떻게 지킬 수 있는지를 비공개로 논의했다”고 전했다.


FT는 그러면서 “중국 재정부 당국자는 미국과 서방이 러시아 중앙은행의 달러자산을 동결하는 능력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당연히 미국의 제재를 촉발할 가능성이 크며, 중국과 서방 간 디커플링 정도가 러시아와 서방 간보다 훨씬 커지기 때문에 후폭풍도 그만큼 더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하여 홍콩의 앤드류 콜리어 오리엔트캐피털리서치(Orient Capital Research) 전무는 “중국 정부는 미국의 금융제재에 대한 대안이 거의 없고, 결과는 매우 나쁠 것이므로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FT는 전했다.


FT는 또한 “이후이만(易會滿) 중국 증권감독위원회 주석, 샤오강(蕭剛) 전 증감회 주석 등 규제 당국자들이 은행 측에 중국 해외자산, 그중에서도 특히 3조2000억 달러(약 4041조 6000억원)에 이르는 외환보유액을 보호할 수 있는지를 물었지만, 명료한 대안은 얻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중국은 미국 국채 보유량 규모만으로도 1조 달러가 넘으며, 중국다자보험그룹 등은 월도프아스토리아뉴욕(Waldorf Astoria New York) 등 고급 뉴욕 사무실 채권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FT는 특히 “중국 은행시스템이 달러자산 동결과 글로벌 은행금융통신협회(SWIFT)에서 퇴출당할 때 대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면서 “일부 참석자들은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수출업자 보유 외화를 모두 위안화로 교환해 중국 내 달러자산을 늘리거나, 엔화나 유로화 담보자산으로 다각화 하는 방안, 중국인이 해외여행과 역외구매에 쓰는 연간 5만 달러의 한도를 대폭 낮추라고 건의했지만 실용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대 중국 제재, 파괴적일까? 역효과가 날까?]


그런데 러시아에 대한 금융 제재가 과연 중국에도 통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이들도 있다.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점이나 막대한 달러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무역관계가 긴밀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재를 통해 중국과의 관계를 단절할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그것이다.


오리엔트캐피털리서치의 콜리어 전무도 "미국이 중국에 대해 대규모 제재를 가하기 어렵다"면서 "핵전쟁에서의 상호확증파괴와 같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4일, “미국이 세계 경제 2위의 대국인 중국에 대해 금융제재를 가하는 것에 대해 논의를 한 번도 해 본적이 없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고 전망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4일, “미국이 세계 경제 2위의 대국인 중국에 대해 금융제재를 가하는 것에 대해 논의를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면서도 “중국은 러시아와 비교해 볼 때 경제규모도 10배에 달하고, 러시아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세계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미국이 중국을 향해 러시아에 했던 제재를 단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이에 대해 허웨이원(何偉文) 중국국제무역학회 상무이사는 “미국이 러시아에 행했던 방식으로 중국에 대해 제재한다고 하는 것은 단지 교과서적인 경고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커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시말해 “중국이 가치 사슬에서 이미 전 세계에 강력한 발판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미국을 포함한 120개 국가들에게서 중국과 관계를 단절한다는 것 자체가 극히 어려울 것”이라 내다본 것이다.


중국사회과학원(CASS)의 루시앙 선임연구원도 “중국에 러시아와 같은 제재가 가해진다면 글로벌 경제에 의도치 않은 후폭풍이 밀려올 것이며 그 결과는 치명적일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니 제재가 쉽지 않다고 주장한 것이다.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 교수이자 국무원 고문인 스인홍 교수는 “중국을 향한 미국의 강력한 금융제재를 시행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면서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이와는 다른 의견도 있다. 한마디로 중국에 대한 금융제재는 그 충격이 워낙 커서 상상하기조차 힘들 것이라는 주장이 그것이다. SCMP는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 주재 유럽외교관의 말을 빌어 “중국이 러시아와 같은 제재를 받게 된다면 그 피해는 러시아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미국 주도의 제재에 대응할 수단이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갈수록 높아지는 제재 가능성에 긴장하는 중국]


SCMP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니 침공으로 인한 전쟁이 예상치 않게 길어지면서 중국의 긴장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면서 “현재는 러시아에 대한 침묵의 동조자 정도로 취급받고 있지만 만약 중국이 러시아에게 물질적으로 지원하는 일이 발생하면 이는 곧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것으로 곧바로 서방의 제재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 분석했다.


SCMP는 이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제재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어떤 경우에 제재를 받게 되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무부의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지난 4월 18일, “미 정보당국은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판매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계속해서 면밀하게 주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런 관점에서 인민대의 스인홍 교수는 “중국의 국유 은행과 기업들도 러시아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 당국도 중국의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매우 신중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SCMP에 말했다.


중국 싱크탱크인 중국세계화연구소 왕후이야오(王輝耀) 이사장도 “중국이 러시아에게 군수품을 제공하지 않는 한 중국에 대한 세컨더리보이콧(제2차 제재)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현재 중국은 러시아와 정상적인 무역을 하고 있고 이는 EU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러니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중국이 제재를 당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관점을 바꿔 본다면, 미국 주도하의 대 러시아 제재가 어떠한 효과를 가져오고 있는가에 대해 중국은 매우 긴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에 대해 아주 신중하게 접근을 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로 제재를 받지는 않겠지만 만약 대만 문제나 인접국과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다면 상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SCMP도 이 문제를 지적한다. “중국이 만약 대만을 공격했을 때, 미국이 어떤 방식으로 중국에 대응하게 될 것인지를 대 러시아 제재가 보여준다”면서 “일부 중국 고위관리들은 중국이 서두르지 않아도 언제든지 대만을 무력으로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 믿지만 그러한 생각은 엄청난 오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미국의 대응이 중국에게도 상당한 교훈을 주고 있다는 뜻이다.


사실 중국에게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막대한 외환보유고 이다. 일본의 두 배를 넘는 2조 2000억 달러 규모의 외환보유고를 줄이자는 내부 의견도 있지만 그 경우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파가 워낙 커서 검토 대상에 제외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의 금융 제재가 시행되었을 때 그나마 제대로 대응하려면 외부 세계에 대한 경제 및 금융개방을 확대하고 외국인 투자자가 더 많은 중국 자산을 보유하도록 하는 것인데 지금 시진핑 주석의 중국은 이와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러니 제재의 충격파는 예상과는 다르게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다국적 기업들이 이미 중국에 대한 제재를 예상하고 탈출구를 찾고 있다는 것도 고민거리다. 시진핑의 중국 정부가 행하고 있는 정책이 역주행 일색이어서 이미 탈중국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국적기업들이 이렇게 탈중국을 하는 이유가 바로 만약 중국이 미국 주도의 금융제재를 받게 된다면 러시아보다 더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SCMP의 진단이다.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중국이 글로벌 경제와 얽힌 사슬이 워낙 광범위하기 때문에 미국도 중국에 대해 금융제재를 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미국이 이미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시도하면서 ‘세계의 공장’ 역할을 중국의 주변국으로 옮기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미국 주도의 글로벌 경제 체제는 이미 중국 없는 세계를 꿈꾸면서 ‘탈중국’이 이루어진 글로벌 경제 체제를 만들어 가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제외한 새로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만드는 것도 결국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이렇게 이미 글로벌 경제는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중국 역할을 이미 박탈했다고 볼 수 있다. 그 말은 날이 갈수록 중국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중국이 여유를 가질 이유 또한 사라지게 된다. 이는 반대로 미국이 중국을 향해 얼마든지 금융제재를 포함한 경제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미국이 중국을 향한 금융제재 등의 막강한 조치를 취할 기회나 명분을 만들어주지 말아야 한다. 결코 중국에 대해 그러한 조치를 취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만만해 했다간 진짜로 큰 코 다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시진핑 주석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자신의 장기집권 명분을 확보하려면 어쩔 수 없이 미국에게 중국을 제재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불똥'을 우려하여 해외자산 보호대책 긴급협의를 가졌다는 것은 그래서 의미가 크다. 그만큼 중국도 비상이 걸렸다는 것이고 시진핑 주석의 행동반경도 좁혀지고 있다는 것이며, 시진핑이 쥐고 있는 그 험한 칼도 갈수록 ‘조자룡의 헌 칼’로 변해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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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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