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결국 베이징까지, 혼돈에 빠진 중국 - 시진핑 지시 재로코로나 지키려 경제 위기는 뒷전 - "중국 경제 천안문 사태 이후 최대 위기" - 중국 전체가 흔들리자 수습 시도하는 중국
  • 기사등록 2022-04-29 21:28:13
  • 수정 2022-04-30 08:14:55
기사수정



[봉쇄구역 확대하는 중국 베이징]


중국의 경제 수도 상하이에 대한 봉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수도 베이징도 결국 전면 봉쇄 수순으로 치닫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에서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봉쇄구역이 확대되고 있는데다가 관영언론들의 보도가 이미 전면 봉쇄를 당연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 보건당국은 28일 오전부터 차오양구 2개 지역(약 3㎢)을 추가 임시 관리통제구역으로 지정해 주민들의 이동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이곳은 베이징의 최대 번화가 중 한 곳인 궈마오와는 지하철로 두 정거장 거리일 정도로 가깝다는 점에서 확산은 불 보듯 뻔하다.


이 지역에 대한 봉쇄는 지난 25일부터 진쑹(勁松)과 판자위앤(潘家園) 일대 인근 주택가 등의 일부 통제를 하다가 대폭 확대된 것으로 이날 오전부터 관리통제구역 내 아파트 단지 입구마다 철제 펜스를 설치하고 경찰과 보안요원을 동원해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


전날에도 퉁저우구 2곳과 펑타이구 1곳이 관리통제구역으로 지정됐다. 이렇게 나날이 봉쇄구역이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봉쇄된 지역의 주민들은 아파트 단지 밖으로 나갈 수 없고 직장인들 역시 출근을 포기하고 재택근무를 해야만 한다. 더불어 생필품을 판매하는 상점과 슈퍼마켓, 병원 등을 제외하고는 모든 상업 활동이 중단된다.


문제는 신규 감염자가 22일 6명, 23일 22명, 24일 19명, 25일 33명, 26일 34명, 27일 50명 등으로 매일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관건은 베이징 인구 2188만 명 중 90%를 차지하는 12개 구에 대한 PCR 전수감사 결과다. 베이징 시민의 90%가 오는 30일까지 이틀에 한 번씩 PCR 검사를 받고 있다. 상하이의 경우 전수 검사가 '파악된' 감염자 급증으로 이어진 점을 고려하면 베이징 감염자 수도 늘어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편, 베이징을 오가는 항공편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홍콩 밍보에 따르면 25일만 하더라도 베이징의 서우두(首都) 공항과 다싱(大興) 공항의 항공기 취소율이 80%에 달했다. 이날 서우두 공항에 예정된 990개 항공편 중 791편이 취소됐고 다싱 공항에서는 902편 중 728편이 취소됐다.


[상하이 봉쇄도 지속, 지쳐가는 중국인들]


전면 봉쇄 한 달을 넘긴 상하이의 경우 일단 확진자수가 조금씩 줄어들고는 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전혀 아니다. 28일 0시 현재 상하이의 신규 감염자 수는 1만3천562명으로 전날보다 3천 400명 가량 줄어들었다.


그런데 상하이에서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전자 통행증'이 등장했다. 전자 통행증'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중국 경제에 큰 충격을 주고 세계 공급망까지 교란하는 상하이 봉쇄가 일부 완화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상하이 봉쇄가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28일 상하이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상하이시가 운영하는 스마트폰 건강코드 앱인 '쑤이선마'(隨申碼)에 '통행증' 기능이 추가됐다. 도시마다 건강코드의 이름은 다르지만 지역의 감염도 정도에 따라 공통으로 주민들을 녹색(안전), 황색(주의), 적색(통제) 코드 3가지로 분류한다. 공공장소와 상업 시설에 들어갈 때 반드시 건강코드를 보여줘야 해서 건강코드가 황색이나 적색으로 바뀐 이들은 정상적 사회생활을 할 수가 없다.


그런데 상하이에서 건강코드가 도입되었다는 것은 녹색코드 거주지역 사람들 가운데 이동이 가능한 사람들을 구분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이는 오랜 봉쇄 속에서 경제 피해가 극심해지자 상하이시가 선택한 중점 기업 근로자들부터 조업 활동을 서서히 재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나왔다.


그동안 시 당국은 자동차·반도체·전자·바이오 등 산업에 걸쳐 666개 기업을 지정해 이들 기업이 직원들을 봉쇄된 주거지에서 공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우선 허용했지만 문제는 그들이 거주 지역에서 공장으로 갈 수 있는 교통편이 쉽지 않아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고 그래서 아예 회사에서 숙식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런데 상하이시의 딜레마는 2천500만 주민 대부분이 봉쇄로 주거 단지에 갇혀 있지만 방역과 식료품 공급 등 사회 필수 인력의 제한적 인구 유동이 계속되고 있고, 사람들이 밀집한 채 이뤄지는 집단 코로나 검사 과정에서 교차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격리 지역 바깥에서 발생한 신규 감염자가 최근 1주일만 하더라도 꾸준히 200명 안팎이 나오고 있다. 이는 장기간에 걸친 고강도 도시 봉쇄에도 한 번 대규모로 퍼진 오미크론 변이를 박멸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계속 전면 봉쇄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인구 1억명의 허난성도 전날 방역 정책을 발표하며 다른 지역 주민이 허난 지역에 오는 순간 휴대전화 건강 코드 미니프로그램인 '젠캉바오'의 색깔이 노란색으로 바뀔 것이라고 경고했다.


젠캉바오가 노란색이라는 것은 확진자가 발생한 장소에 다녀왔거나 1주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는 의미여서 사실상 허난 지역을 방문하지 말라는 뜻이다.


광저우시는 공항에서의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모든 국내선 항공의 운항을 이번 주말까지 전격 취소했다.


이렇게 ”중국 전역에서 확산되는 봉쇄조치로 인해 최대 1억6500만명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28일(현지 시각) CNN이 보도했다. 이는 2020년 기준 중국 인구인 14억200만명의 10분의 1도 넘는 수다.


CNN은 이어 “1270만 인구의 쑤저우시와 950만 인구의 하얼빈 등 헤이룽장성 북동부에서 광시성 남부와 서부 칭하이성까지 봉쇄 지역은 중국 전국 14개 성에 걸쳐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이러한 봉쇄가 주먹구구식이고 특히 지방관리들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강제적 봉쇄도 무차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얀마와 국경을 접한 윈난(雲南) 루이리(瑞麗)시는 코로나19가 시작된 지금까지 9차례 총 160일 동안 봉쇄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장 먹고 살기가 힘들어지면서 해당 지역을 탈출하는 바람에 인구가 급감하는 사례까지 벌어지고 있다. 베트남과 접경한 광시(廣西) 둥싱(東興)시는 지난 24일 60일간 이어진 봉쇄가 풀렸다. 코로나 2년을 겪으며 관광과 베트남 무역에 종사하던 상주인구 20만 명은 최근 7만 명으로 줄었다. 인구의 3분의 2가 사라짐 셈이다.


[무자비한 방역정책에 반발하는 중국인들]


이러한 중국의 방역정책과 관련해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더 정밀하고 과학적인 코로나19 방역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중국 내부에서 나온다”고 보도했다.


▲ 중국의 방역정책과 관련해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더 정밀하고 과학적인 코로나19 방역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중국 내부에서 나온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정부 고문은 SCMP에 “경제 상황이 나쁘다고 해임되는 관리를 본 적이 있는가? 현재 그들은 오로지 코로나19 통제 실패로만 해임된다”며 지방 관리들이 제로 코로나를 최우선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SCMP는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물어 한달 간 최소 74명의 관리를 해임하거나 징계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러 지방정부가 감염자가 한두 명만 나와도 지역 전체를 봉쇄하고 있다. 희토류 생산 기지인 네이멍구의 바오터우는 확진자가 2명 나오자 지난 25일 봉쇄를 단행했고, 안후이성의 우후는 지난주 감염자가 1명 나오자 봉쇄령을 내렸다.


봉쇄에 따른 불만과 부작용, 피로감이 중국 내부에서 치솟고 있지만 관영 매체들은 연일 인민의 생명이 최우선이며 경제 성장과 방역 사이에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전체가 흔들리자 수습 시도하는 중국]


소위 '칭링'(淸零·제로 코로나)으로 불리는 중국의 코로나 대응정책 때문에 중국 전체가 흔들리면서 혼돈에 빠지자 고위 관료들까지 나서 수습을 시도해 보지만 과연 제대로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제로 코로나’ 정책에도 불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서 미국을 이겨라”라고 지시했지만 홍콩중문대 연구진 등은 27일 “중국이 전면적 봉쇄 정책을 취하면 매달 중국 전체 GDP의 3.1%인 460억 달러(약 56조 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봉쇄 일변도 방역에 국가적 비용은 급증하고 있다. 리청(李成)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펠로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드라코니안(Draconian·무자비한) 수단으로 인한 막대한 비용으로 지난 2020년 450만 소상공인이 폐업했다”며 “이는 지난 2018년의 10배, 2019년의 2배에 이르는 막대한 비용”이라고 지적했다.


이렇게 중국 경제만 문제되는 것이 아니다.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도시 봉쇄는 세계의 물류 흐름을 완전히 방해하고 있다. 정보제공업체 '윈드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이달 19일 현재 상하이를 통과하는 일일 트럭 물동량은 봉쇄가 시작된 전달 28일보다 79.5%나 급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국 상품을 수입하는 전 세계 물류도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러니 중국 경제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CNBC는 27일(현지시간) “중국은 부동산 위기, ‘제로 코로나’ 정책, 우크라이나 전쟁, 위험한 외부대출 등으로 천안문 사태 이후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가 이렇게 최대의 위기로 빠져들자 최고 지도부의 일원인 리커창 총리가 직접 나서 코로나19 방역을 잘하면서도 나라 경제의 핏줄인 물류를 막지 말라고 지시를 했지만 이러한 지시마저 제대로 먹히고 있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경제 수장인 리 총리가 구체적으로 물류 정상화를 위한 지시를 내린 것은 중앙정부의 물류 정상화 요구가 일선까지 제대로 집행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열라는 등의 구체적인 지시 사항은 반대로 현재 중국 곳곳의 고속도로 톨게이트가 폐쇄되어 있는 등 물류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지방 관리들이 도시 전면 봉쇄 등의 제로코로나 달성을 위해 막무가내로 도로까지 봉쇄하면서 경제의 흐름을 완전히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환자 발생으로 인한 책임은 당장 자신들이 져야 하지만 이로인한 경제효과는 자신들의 책임과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중앙정부가 아무리 물류 활성화를 요구해도 지방관리들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 것이다.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인 왕이밍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부주임은 최근 포럼에서 "현재 중요한 방역 통제 조치를 합리화하는 것으로서 제로 코로나 기조하에서 방역을 정밀화해 물류와 공급망의 원활한 운영을 보장해야 한다"며 "방역을 느슨하게 하자는 생각도 문제지만 일부 지방에서 과도한 방역을 하는 것도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러한 중앙정부의 우려에도 시진핑 주석이 3연임을 확정짓는 올 하반기 제20차 당 대회까지 '칭링'(淸零·제로 코로나)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고한 방침이 폐기되지 않는 한 중국내 혼돈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위해 중국 인구의 10%가 주거이동의 자유를 완전히 박탈당한 채 사실상의 감금 상태에 놓여 있으며 이로인해 중국 경제가 추락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1446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