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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차이나 엑소더스, 중국의 미래를 묻는다! - 글로벌 투자 자본, 중국 이탈 본격화 "아주 이례적" - 제조업들은 이미 차이나 엑소더스 - 중국 부유층들도 엑소더스 조짐
  • 기사등록 2022-04-19 14:10:10
  • 수정 2022-04-20 08: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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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 자본, 중국 이탈 본격화]


이른바 ‘차이나 리스크’로 인한 중국에서의 서방자본 유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간)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본이 잇따라 중국을 이탈하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의 독단적인 행정과 러시아와의 밀월관계 등 중국 시장과 결부된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 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간)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본이 잇따라 중국을 이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중국이 미국 사모펀드로부터 조달한 투자액은 지난 1~3월 14억 달러(약 1조 7200억원)에 그쳤다”면서 “이는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실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블룸버그는 “중국 주식을 비롯해 채권, 뮤추얼 펀드 등 금융 시장 전반에서 자본 유출이 가속화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구체적인 예로 “자산 규모가 1조 3000억 달러(약 1603조원)에 달하는 노르웨이의 국부펀드는 중국의 인권 유린 문제 때문에 중국 스포츠 브랜드 투자를 취소했다”는 사실과 함께 “370억달러(약 45조원)를 운용하는 영국 투자회사 아르테미스 자산운용도 중국 최대 자동차 공유업체인 디디추싱과 알리바바의 앤트파이낸셜 지분을 전부 매각했는데, 중국 정부가 앤트 그룹과 디디 그룹에 지나치게 개입해 주주 이익을 침해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사이먼 에델스텐 아르테미스자산운용 매니저는 “중국 정부가 홍콩에 관한 발언 수위를 높이거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하는 것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블룸버그에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중국 대외 변수도 투자자들에게 골칫거리”라고 주장했다.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됐는데 이는 서방국가의 러시아 제재가 중국과 결부될 수 있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를 앞세워 봉쇄 조치를 취하는 등 무리하게 방역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도 문제”라면서 “이로 인해 경기 침체가 우려될 정도로 생산망이 마비됐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이에 대해 에델스텐 매니저는 “중국이 러시아 편을 들게 되면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가 중국을 겨냥해 제재 정책을 펼칠 수 있다”며 “여기에 상하이 봉쇄가 장기화하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급속히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러한 탈(脫) 중국, 이른바 ‘차이나 리스크’로 인한 ‘차이나 엑소더스’로 말미암아 중국이 국제 자본시장에서 투자 자금을 끌어들이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에 투자하던 헤지펀드에서도 자금 유출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중국 증시도 급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대표지수인 CSI300 지수는 올해 들어 15% 떨어졌는데, 이를 세계 경제 추세를 반영하는 MSCI월드 지수와 비교했을 때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결국 글로벌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중국 시장은 위험은 높은데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중국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위험자산에 투자해서 얻는 수익률을 가리키는 지표인 샤프 비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2.1을 기록했다. 최근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한 스리랑카의 콜롬보 지수와 비슷한 수치다.


일본의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도 지난 10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독재 국가에 대한 투자 위험이 부각되면서 중국 시장에서 해외 자본들이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그러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3월 기간동안 384억 위안(60억 4000만 달러)의 중국 주식과 채권을 순매도 했으며 이는 사상 최대규모”라고 전했다.


특히 “외국자본의 순유입이 2월까지는 지속되다가 3월부터 급격하게 빠져 나갔는데 3월에만 451억 위안이 순유출됐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특히 “이러한 해외자본의 유출은 지난 2015년의 차이나쇼크와 2020년 코로나19 위기 당시의 순유출액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에 대해 국제금융연구소(Institute of International Finance)는 3월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리가 보고 있는 규모와 강도에서 중국으로부터의 자금 유출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 시장이 중국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른 신흥 경제국들은 그러한 자본 유출 현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닛케이는 이어 “중국 당국이 코로나 제로 정책을 이유로 대도시들에 대한 봉쇄를 지속해 나간다면 더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제조업들은 이미 차이나 엑소더스]


원래 해외 자본들의 본격 유출이 시작되기 전 눈치 빠른 기업들부터 먼저 탈출하는 법이다. 한국의 삼성전자도 그러했고 해외의 주요 브랜드들도 이미 탈중국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과 2020년에 걸쳐 후이저우 스마트폰 공장, 쑤저우 LCD 공장과 컴퓨터 제조 공장 등을 폐쇄했고, 지난해인 2021년에는 삼성중공업이 중국 닝보 공장 문을 닫았다.


삼성전자에 이어 대만기업들도 중국 내 공장을 철수하고 미국과 인도, 베트남 등지로 생산 기반을 옮겨가고 있다. 이중 중국에게 뼈아픈 것은 100만명이 넘는 인력을 고용하던 세계 최대 위탁생산업체 폭스콘의 이탈일 것이다.


폭스콘은 각각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인도, 베트남, 멕시코 등지에 생산기지를 건설했거나 건설할 예정이다. 바로 이 폭스콘의 2020년 수출액이 중국 수출액의 4.1%나 차지했다는 것은 폭스콘의 철수가 중국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 것인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올해 1월에도 세계 1위 카메라 제조업체인 캐논이 광둥성 주하이 카메라 공장 철수를 발표했다. 주하이 시내에 20만㎡의 부지를 가진 대규모 공장을 둔 캐논은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 렌즈, 이미지센서 등을 생산해 왔는데, 한때 1만명이 넘는 직원이 연간 13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캐논의 3대 해외 생산기지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미 공장 축소에 들어가 지금은 1천여명도 남지 않았는데 그마저도 철수하기로 한 것이다.


독일 자동차 업체 폴크스바겐도 톈진 자동변속기 공장, 중국 이치(一汽) 자동차와 합작으로 세운 연산 30만대 규모의 자동차 생산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해 연말에는 세계 1위 타이어 회사인 일본 브리지스톤이 광둥성 후이저우 공장을 폐쇄했다. 이런 식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차이나 엑소도스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 부유층들도 엑소더스 조짐]


이렇게 해외자본의 차이나 엑소도스에 중국 내국인들의 엑소도스 조짐도 일어나고 있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 시각)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상하이 봉쇄가 장기화하자, 부유층을 중심으로 중국인들의 이민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이날 보도에서 “12곳이 넘는 이민 컨설팅업체를 인용해 상하이 봉쇄 이후 이민에 대한 문의가 급증했다”면서 “상하이 소재 이민서비스업체인 QWOS는 지난 16일 200건이 넘는 상담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FT는 이어 “청두의 이민 관련 업체도 고객 문의가 너무 많아 하루 12시간씩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소셜미디어 위챗에서도 4월 들어 ‘이민’ 검색량이 3월보다 7배 이상 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중국인들의 이민 열풍을 자극한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상하이 봉쇄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민을 결정한 마케팅 연구원 제인 왕(38)씨는 “먹을 것 없이 집에만 갇혀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해본 적이 없다”며 “상하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불안감을 느끼게 했다. 격리될 염려가 없는 곳에서 살고 싶다”고 FT에 말했다.


중국인들이 이민을 고려하는 국가도 화제다. “과거에는 미국이나 캐나다를 선호했는데 지금은 이보다 중국과 관계가 좋은 싱가포르나 아일랜드 등을 꼽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과 관계가 좋지 않은 나라로 이민을 가면 정착해서도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란 것이 FT의 진단이다.


이러한 탈중국의 원조는 아마 홍콩 기업인들이 아닌가 싶다. 시진핑 주석이 집권하면서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과는 달리 역주행을 계속하자 눈치빠른 홍콩 기업인들이 탈중국을 하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이가 바로 홍콩 최고 부호인 리카싱 전 청쿵홀딩스 회장이다. 그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우리 돈으로 17조원이 넘는 중국·홍콩 지역 자산을 모두 처분해 유럽에 투자했다. 그리고 다른 홍콩 재벌들도 리카싱의 뒤를 따라갔다.


[한국도 탈중국해야...]


미중충돌은 한국에 안미경중(安美經中,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기본틀을 완전히 흔들어 버렸다. 여기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한국 정부는 더 이상 중국에 경제를 의지했다간 한국 경제마저 뒤틀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낳게 만들었다.


워싱턴의 전략은 확실하다. 탈중국화와 공급망 재편을 통해 중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해체해버리겠다는 것이다. 이미 그러한 정책을 밀어붙여왔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그렇게 해야할 이유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글로벌 기업들이 탈중국, 곧 차이나 엑소더스를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 하나는 중국의 미래가 없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중국과 연관을 가졌을 때 돌아오는 피해가 너무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자칫 미국과 서방세계의 세컨더리 보이콧 가능성도 있고 아니면 중국 정부 당국으로부터 된서리를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미래가 없다는 것은 중국 경제의 핵심인 반도체의 미래가 없기 때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지금 반도체 자급율이 15%밖에 되지 않는다. 그것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같은 외국기업들이 있기에 그나마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반도체산업은 장비, 소재를 공급하는 서방국가의 도움 없이는 중국 혼자 절대 양성할 수 없는 산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도체가 없으면 중국은 산업 구조를 고도화할 수 없고 기술굴기도 물거품이 된다. 그러니 당연히 중국의 미래 역시 불투명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 정권은 해외 기업들을 육성하고 지원해 주기는커녕 쌍순환 정책을 내세우며 오히려 압박을 가한다. 이런 애국적 자국기업 우선주의는 사실상 글로벌 기업들을 나가라고 등 떠미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글로벌 기업들이 미련없이 짐을 싸는 것이다.


이는 이미 현실이 됐다. S&P500 기업의 총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놀랍게도 2%도 안 된다. 이미 탈중국을 거의 마무리했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더 이상 중국에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렇게 글로벌 기업도, 글로벌 자본도 이미 탈중국, 곧 차이나 엑소더스를 본격화하고 있다. 심지어 중국의 부유층까지도 탈중국을 하고 있다. 이런 중국에 의지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미래 없는 태도 아닐까?


그럼에도 친(親) 중국을 외치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은 그야말로 세상 돌아가는 것을 전혀 모르는 무지한 자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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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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