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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운명건 최대 결전’ 앞둔 우크라이나-러시아 - 우크라이나-러시아, “2차 세계대전급” 최대 결전 준비중 - 돈바스 지역으로 재집결하며 전열 재정비하는 러시아 - 푸틴 공격 명령만 남은 상태, 재래식 무기의 소모적 교전 가능성
  • 기사등록 2022-04-12 14:17:14
  • 수정 2022-04-12 22:4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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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러시아, “2차 세계대전급” 최대 결전 준비중]


개전 7주째를 향해 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사실상 최대 규모의 전투를 앞두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군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병력과 무기를 집중적으로 이동시키며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전투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군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병력과 무기를 집중적으로 이동시키며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전투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제2차 세계대전 수준의 물량이 투입될 것이라는 이번 전투는 향후 전쟁의 향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WSJ은 그러면서 “러시아가 지난 주말 사이에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탱크와 포병부대 등의 증원군을 대규모로 이동시켰고, 주요 목표를 돈바스 지역 점령으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크라이나군 역시 북부 수도 키이우 인근을 되찾은 후 이 지역에 배치되었던 부대를 돈바스 지역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WSJ은 이어 우크라이나 관리들의 발언을 인용해 “푸틴의 목표는 돈바스 지역을 장악하면서 우크라이나 주력부대를 파괴한 다음 또다시 키이우를 비롯한 북부지역 공세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역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장악하려는 의도를 여전히 버리지 않고 있다”면서 “서방세계에 긴급하게 무기 지원을 확대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WSJ은 전했다.


WSJ은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최근 우크라이나의 철도 허브 시설에 대해 대대적인 폭격을 단행한 것도 우크라이나군의 재배치를 방해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지난 8일(현지시간) 돈바스 시 크라마토르스크의 기차역에 대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약 57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번에 사상 최대 규모의 전투가 벌어질 돈바스가 동부 도네츠크주(인구 410만 명)와 루간스크주(인구 210만 명)를 일컫는 분지 지역이라는 점이다. 이 일대를 도네츠강이 관통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까지의 전투와는 또다른 양상이 이곳에서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군 관계자는 “돈바스 지형상 탱크, 포병, 전투기를 포함한 전략 무기들이 대거 투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물량공세를 퍼부으며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결국 러시아군이 사실상 패배한 키이우 등 북부 지역과는 달리 미사일을 비롯한 모든 무기들을 총동원해 물량공세를 펼친다면 아직까지 무기가 부족한 우크라이나군이 수세에 몰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잭 와틀링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게재한 칼럼에서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에 상당한 공군력을 동원할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의 장비 손실률은 지금까지보다 높을 것이며 일부 부대를 재건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돈바스 지역으로 재집결하며 전열 재정비하는 러시아]


실제로 “러시아는 지금 동부 하르키우주 이지움 근처에서 전열을 갖추기 시작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지움은 동부 돈바스 지역 서쪽에 있는 하르키우주의 소도시로 도네츠크주 슬라뱐스크로 가는 길목이고 더불어 슬라뱐스크는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 전체를 점령하기 위해 눈독을 들이는 전략 요충지다.


그런데 “러시아가 북부 키이우 주변에서 철수하거나 새로 투입한 전차, 포대를 재정비해 이지움 근처에 집중 배치하고 있다”는 것이 WSJ의 보도내용이다.


민간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스도 8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근거로 "장갑차와 대포 등을 실은 러시아군 차량 수백 대가 13km정도의 행렬을 이루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벨리키 부를루크를 지나 이지움 부근으로 재배치되는 모습이 포착됐다"라고 밝혔다.


[새로운 야전사령관도 임명한 러시아군]


“러시아군은 동부 돈바스지역에서의 결전을 앞두고 시리아 내전 당시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행위를 지휘한 것으로 의심받는 러시아군 남부군관구 사령관인 알렉산드르 드보르니코프 장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총지휘할 야전사령관으로 임명됐다”고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을 수행하면서 모든 지휘체계가 모스크바에 집중되어 있어서 현장과 괴리되면서 패전을 불러 왔다는 비판이 있어 왔는데, 이번에 개전 이후 처음으로 현장 사령관을 러시아군이 임명한 것이다.


문제는 새로 선임된 드보르니코프 사령관이 2015년 러시아군을 이끌고 시리아에 진입, 정부군의 약세 상황을 단번에 반전시킨 바 있는데, 당시 시리아에서 민간인 피해를 아랑곳하지 않는 방식으로 전투를 치른 적이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드보르니코프 장군이 우크라이나에서도 민간인 피해를 키우는 작전을 이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폭스 뉴스에서 "시리아 학살에 책임이 있는 인물로 사령관을 교체했다는 보도는 우크라이나에서 이미 자행된 행위들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며, 우리의 전망 역시 그러하다"고 말했다.


[이미 전초전은 시작, 본격 전투 개시는 아직 미정]


지금 우크라이나의 돈바스와 히르키우 지역은 그야말로 폭풍전야의 팽팽한 긴장감이 압도하고 있다. 특히 하르키우에서 동남쪽으로 120㎞ 정도 떨어진 도네츠크주 인근 도시인 이지움은 러시아군이 대규모로 병력을 집중시키면서 결전이 임박했음을 보여준다.


더불어 돈바스 주변에서 기선을 제압하려는 전초전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돈바스 근처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의 보급 요충지 드니프로의 공항과 파블로흐라드의 공업시설을 이날 미사일로 타격했다고 밝혔다.


▲ 우크라이나 병력이 마리우폴의 남동 해안 도시의 외곽 들판을 지나던 무장 탱크를 추적해 파괴하는 장면 [사진=우크라이나 국방부 영상 캡쳐]


우크라이나군의 반격도 만만찮다. 10일(현지시각) 영국 미러(Mirror)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마리우폴 지역에서 국가방위군 소속 특수부대인 아조우(아조프, azov)가 적들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해당 영상을 SNS에 올렸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우크라이나 병력은 마리우폴의 남동 해안 도시의 외곽 들판을 지나던 무장 탱크를 추적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미사일을 쏴 단 한 번 만에 러시아군의 탱크를 맞췄다.


그러나 이러한 치고 받기식의 소규모 전투는 서막에 불과할 뿐 본격적인 충돌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물론 언제 전투가 본격화할지는 당연히 러시아군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미 북부지역 전투에서 밀어붙이기 식으로 몰아붙이면서 대패를 경험한 바 있는 러시아군이 이번 동남부 지역에서의 전투에서는 철저한 준비를 마치고 재구성이 완료되면 본격적으로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쩌면 그 기간이 수주까지 걸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는 9일 브리핑에서 "(키이우 부근의 북부 전투에 참전한) 러시아 일부 부대가 파멸한 정황이 있다"며 “러시아가 병력 부족을 예비군 6만명으로 메우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니까 병력 충원도 아직까지 완전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WSJ도 10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돈바스에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하는 시기를 두고 크렘린궁과 조율하고 있으며, 현재 러시아군의 상태에 따라 재정비를 위해 몇 주간의 시간을 두거나 혹은 즉시 가용 병력을 투입해 빠른 시간 내에 공세를 펼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돈바스전투, 재래식 무기의 소모적 교전 가능성]


결국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운명을 가를 돈바스 전투는 탱크, 전차, 전투기가 정면으로 맞붙는 재래식 교전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그렇게 되면 관건은 러시아가 얼마나 제대로 된 보급을 지속할 수 있느냐의 문제, 그리고 돈바스에서 최소 2~3주 이상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충분한 무기 등의 지원 가능성 여부가 될 것이고,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서방 세계에서 얼마나 많은 무기들이 지원될 수 있을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지금 상황에서는 당연히 러시아가 유리하다. 돈바스 지역이 러시아 국경과 가까운 만큼 북부 전투 때와 달리 러시아군의 보급선이 짧고, 작전지도 한 지역에 한정되기 때문이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돈바스의 지역 자체가 게릴라전을 폈던 북부 전선과 달리 대포, 탱크, 방공포대 등 중무기로 정면 대결을 해야만 한다. 그래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돈바스 전투는 2차 세계대전을 연상시킬 것"이라며 "전차, 장갑차, 항공기, 포 수천 대가 동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5월 9일까지 전쟁 끝낼 수 있을까?]


앞으로의 최대 관건은 러시아가 전승기념일로 삼고 있는 5월 9일 이전에 과연 돈바스 지역 등 우크라이나의 남부지역을 러시아의 뜻대로 점령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아마도 푸틴의 뜻대로 이번 돈바스 지역에서의 전투를 승리로 이끈다면 푸틴이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동남부 지역 점령으로 1차 전쟁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동남부 지역을 점령한 후 2차로 다시 키이우를 향해 공격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현재 러시아의 상황으로 그렇게까지 전쟁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반면 푸틴의 러시아가 이번 우크라이나 남동부 지역에서의 최대 결전에서조차 패배를 한다면 그야말로 푸틴 정권 자체가 흔들리는 대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떠한 명분으로도 전쟁의 패배를 덮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크라이나의 대응이 주목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힘 실어주는 서방세계]


이런 상황에서 서방세계의 우크라이나 자원도 거침이 없다. 미국은 초당적으로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제외한 모든 무기의 무한정 지원을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리고 그 법의 실행만 남은 상태다.


또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키이우 시내를 나란히 걸으면서 장갑차 120대와 새로운 대함 미사일, 그리고 1억파운드(약 1600억 원) 규모의 군사 장비를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8일(현지시간)에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 신청 관련 서류를 전달하고 신속한 가입 지원을 약속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폴란드·체코·슬로베니아 등 3국 총리가 EU 정상회의 대표 자격으로 키이우를 찾아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났다.


더불어 슬로바키아 에두아르트 헤게스 총리도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구소련제 S-300 지대공 미사일을 지원한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도 11일(현지시간) 러시아군 장악 후 민간인 집단 학살이 벌어졌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소도시 부차를 방문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회동한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서방진영의 지도자들이 잇달아 우크라이나를 찾고, 더불어 군사적 지원을 약속한다는 것은 그만큼 승리를 향한 의지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지난 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우리는 이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면서 “EU집행위원회가 이미 약속한 10억 유로 외에 추가로 5억 유로(약 5억 4400만 달러)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이다.


이렇게 결전의 시간은 다가오고 있다. 이는 단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의 전쟁만은 아니다. 서방세계와 러시아간의 힘싸움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과연 그 결말이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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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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