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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미스 우크라이나부터... 여성들의 결사항전 - 총을 든 미스 우크라이나, "러시아군 두렵지 않다!" - 우크라이나의 영웅, ‘죽음의 숙녀’ 차콜 - 우크라 여성들, 전투 투입 자원, "결코 지지 않는다!"
  • 기사등록 2022-04-11 13:25:12
  • 수정 2022-04-11 15:4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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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을 든 미스 우크라이나, "러시아군 두렵지 않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의 광범위한 성폭력 범죄의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월 자원입대한 미스 우크라이나 아나스타샤 레나(Anastasia Lenna)가 자신의 SNS에 올린 근황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 SNS를 통해 현지 소식을 전하고 있는 아나스타샤 레나는 9일(현지시각)에도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군인으로서의 강인한 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SNS를 통해 현지 소식을 전하고 있는 아나스타샤 레나는 9일(현지시각)에도 라이브 방송을 통해 군인으로서의 강인한 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레나는 이날 라이브방송에서 “러시아군이 널 잡으면 성폭행당할까 봐 두렵지 않으냐”는 질문을 받자 “그럴 때를 대비해서 수류탄을 들고 다닌다”면서 “러시아군을 가까이 오게 해도 된다. 그들은 이미 지옥을 기다리고 있다”고 당당하게 답했다.


또한 레나는 안전과 평화를 기원하는 이들의 질문에 “승리가 다가오고 있다”며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24살의 어린나이로 '미스 그랜드 우크라이나'에 선정된 레나는 세계 미인대회에 우크라이나 대표 자격으로 참가한 바 있다. 마케팅과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5개 국어가 능통한 수재로 통번역가와 모델, 전쟁 전에는 터키에서 홍보 매니저로 활동하다가 러시아의 침공이 본격화하자 “침략할 의도로 우크라 국경을 넘는 사람을 죽이겠다”며 입대 사실을 밝혔다.


레나는 지금도 틈틈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있다. 지난 7일에는 “나는 우리의 대통령을 믿는다”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그림을 올렸으며, 지난 3일에는 다리가 부러진 우크라이나 소년의 사진과 함께 “이것이 우크라이나가 직면한 오늘”이라며 “우리의 아이들을 살려 달라.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그의 인스타그램은 무장한 군인들이 길을 막고 있는 모습,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군인들과 함께 걷고 있는 모습, 러시아의 공격으로 처참해진 우크라이나 도시 모습으로 가득 채워졌다. 텐트에서 쪽잠을 청하는 자신의 모습도 서슴없이 공개했다.


레나는 러시아군을 교란시키기 위한 ‘도로표지판 제거’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는 “전국 도로 표지판을 철거하자. 지리를 잘 모르는 적들이 바로 지옥으로 갈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


▲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New York Post)`는 ˝`키이우의 유령`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새로운 영웅이 등장했다˝며 `우골리오크(Ugoliok)`로 불리는 여성 저격수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의 영웅, ‘죽음의 숙녀’ 차콜]


우크라이나를 지키는 또다른 영웅적 여성도 있다. 바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투에 뛰어든 여성 저격수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New York Post)'는 "'키이우의 유령'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새로운 영웅이 등장했다"며 '우골리오크(Ugoliok)'로 불리는 여성 저격수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우골리오크'는 우크라이나어로 숯(charcoal·차콜)을 뜻한다.


뉴욕포스트는 이날 “차콜이 우크라이나 국민들 사이에서 '21세기 죽음의 숙녀'(Lady Death)로 칭송받고 있다”면서 “우크리아나 방어군의 새로운 영웅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 차콜의 사진은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3일 페이스북에 ˝현대전의 영웅˝이라는 소개와 함께 공개해 더욱 주목을 끌었다.


특히 차콜의 사진은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3일 페이스북에 "현대전의 영웅"이라는 소개와 함께 공개해 더욱 주목을 끌었다. 페이스북의 사진은 터번 형태의 스카프로 입을 가리고, 위장천으로 두른 자신의 저격용 총을 어깨에 걸치고 걷는 모습이 담겨 있다. 다만 ‘차콜’은 그의 ‘전투명’으로, 우크라이나군은 그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페이스북 글에서 “‘차콜’은 2017년 남동생이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해병대에 입대했으며, 친(親)러시아 반군세력과 러시아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싸우다가 지난 1월 전역했다”면서 “그러나 2월24일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되자, 재입대 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군은 ‘차콜’의 구체적인 전투 결과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차콜’은 러시아군에 대해 “그들은 사람이 아니고, 나치도 이 괴물들처럼 악하지는 않았다”면서 “우리는 분명히 이길 것이고, 나는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뉴욕포스트는 “차콜은 친(親)우크라이나 성향의 소셜미디어에서, 전쟁 초기 러시아 전투기 수 대를 격추한 것으로 알려졌던 우크라이나 조종사 ‘키이우의 유령(Ghost of Kyiv)’처럼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원래 전통적인 저격수 강국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 침공을 앞둔 지난 1월말 30여초 분량의 저격수 훈련 영상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영상에는 저격수들이 건물 내에서 반자동 저격총으로 표적을 조준한 뒤 사격하는 장면 등이 포함됐다.


특히 사격 위치가 파악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건물 총안구에서 떨어진 건물 내부에서 사격하는 모습들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는데, 저격수들이 사용한 총은 UAR-10 7.62㎜ 반자동 저격총으로, 최대 1.2㎞ 떨어진 표적을 정확히 맞힐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저격총은 지난 2019년 우크라이나가 자체 개발한 최신형이다.


우크라이나 역사에서 사상 최고의 저격수로 꼽히는 인물은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루드밀라 파블리첸코(Lyudmila Pavlichenko)다. 루드밀라는 2차대전 때 세바스토폴 공방전 등에서 불과 10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중 독일군 309명을 사살했다. 여기엔 독일군 저격수 36명도 포함돼 있다. 이 기록은 2차 대전은 물론 지금까지 여성 저격수로는 가장 많은 숫자다. 이로인해 파블리첸코는 독일군에겐 최악의 공포가 됐다. 독일군은 처음엔 “투항하면 장교를 시켜주겠다”고 회유했다가 실패하자 “잡으면 온몸을 309개 조각으로 찢겠다”고 협박했었다. 이렇게 뛰어난 저격수였기에 ‘죽음의 숙녀’(Lady Death)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도 러시아측 장성들이 잇달아 사살되었는데 전문가들은 이 모두가 바로 우크라이나의 저격수에 의한 것으로 추정한다. 실제로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지난 3월 3일(현지시간) “안드레이 수호베스키(47) 러시아 제7공수사단장 겸 제41연합군 부사령관(소장)이 우크라니아 스나이퍼의 저격에 숨졌다”고 보도했다.


또한 러시아군의 본격적인 침공 전인 지난 2월에도 우크라이나 여성 저격수가 10여명의 적군을 사살한 것으로 알려져 우크라이나군이 루드밀라의 전통을 잇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2차대전 때 처절했던 스탈린그라드 공방전에서 242명 이상의 독일군을 저격해 영화 소재로도 종종 등장한 전설적인 저격수 바실리 자이체프도 우크라이나와 인연이 깊다.


그는 우크라이나 인근 우랄 산맥 산골 마을에서 태어났고, 전후엔 키이우에서 공장을 운영하다 숨진 후에 키이우에 묻혔다고 한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이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대도시에서 본격적인 시간전을 벌이게 되면 이러한 우크라이나 저격수들 때문에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미 나온바 있고, 또 그 효과가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증명된 셈이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크름(크림)반도 사태 이후 특수부대를 중심으로 스나이퍼를 집중적으로 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효과를 지금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고 바로 그 중심에 우크라이나의 여성들이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 여성들, 전투 투입 자원]


이렇게 뛰어난 저격수 여성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우크라이나에는 총을 든 여성들이 제법 많다. 지난 3월에도 트위터를 통해 전투에 자원한 우크라이나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게재된 바 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7명의 여성들은 얼굴을 모자와 복면으로 가리고 전투복을 갖춰 입었으며 총을 든 채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여성들의 뒤로는 벽에 걸린 우크라이나 국기가 보인다.


가운데 선 여성은 영상에서 “우리는 도시와 마을, 숲, 들판 할 것 없이 우크라이나 영토에 있는 모든 적을 파괴할 것”이라면서 “모든 아이들, 여성, 노인과 파괴된 집, 길거리, 심지어는 헛간을 위해서라 할지라도 우리는 당신(러시아군)들을 광견병 걸린 개를 쏘듯, 총으로 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다함께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적들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쳤다.


그뿐 아니다. 수많은 우크라이나의 여성들이 총 대신 화염병을 만들고 투척 연습까지 하며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고, 또 진격해 오는 러시아군에게 결연히 맞서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영국 BBC는 "교사, 변호사, 주부 등 모두 풀밭에 웅크리고 앉아 화염병을 만든다"며 "그들은 스스로 도시를 지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NYT 기자에게 “저는 그저 우리나라에 살고 싶을 뿐이에요. 그게 다예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NYT는 지난 3월, 우크라이나 동부 졸로테 지역 검문소에서 보초를 맡고 있는 두 아이의 어머니이자 5년 차 부사관인 나디야 바비시 씨를 인터뷰한 적 있다. 당시 그녀가 있던 곳은 불과 400m 앞에서 러시아군과 교전이 한창인 최전선이었다. 총을 쥔 바비시 씨의 오른손에는 결혼반지와 약혼반지가 끼워져 있다. 그는 “여자들이 입대하는 이유도 남자들과 다르지 않다. 우리도 우크라이나를 지키고 싶다”며 “우리나라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이곳에 있다”고 했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름반도를 강제 병합했을 때만 해도 우크라이나에서 여군은 흔치 않았지만 이후 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로 빠져든 다음 여성들의 군 입대가 꾸준히 늘어 현재 여군은 정부군 병력의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렇게 여성들까지 나라를 지키기 위해 결사항전에 나서면서 단기간에 수도를 점령하려던 러시아의 계획이 틀어졌다고 외신들은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으로 퇴각하면서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전시 강간 증언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지만 그럼에도 오직 나라를 지키겠다는 당당한 여성들이 우크라이나에 존재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반드시 밝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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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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