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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급변하는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 서방, 우크라에 소련제 탱크 등 공격용 무기 지원 시작 - 더욱 공격적으로 변한 우크라이나군 러시아는 퇴각 - 우크라에서 800㎞ 떨어진 모스크바에서 전쟁 지휘, 실패 자초
  • 기사등록 2022-04-04 13:10:34
  • 수정 2022-04-04 14: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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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전쟁 개시 40일이 넘어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미국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들과 협조해 곧 우크라이나 정부에 소련제(製) 탱크를 공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 뉴욕타임스(NYT)는 2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소련제 탱크를 보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 바이든 행정부의 한 관리를 인용해 “전투기와 탱크를 보내달라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우크라이나군에게도 익숙한 소련제 탱크를 보내는 중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국이 공격용 무기인 탱크를 우크라이나군에 공급 지원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그러면서 “탱크가 공급되면, 우크라이나군은 현재 친러 반군과 러시아군이 장악하고 있는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해 장거리 포격 능력을 갖추게 된다”며 “서방의 탱크 공급은 이미 5주를 넘겼고 러시아 지상군의 진격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새로운 국면의 또 다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관리는 “수송이 곧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탱크의 수량과 수송 대상국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서방세계는 우크라이나에 대(對)전차∙대공(對空) 미사일 등 방어용 무기를 보내 왔지만 이제 공격용 무기까지 폭을 넓혔다는 점에서 앞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미국과 서방이 이렇게 변화를 보이는 것은 러시아군이 최근 용병을 투입하는 등 군사 강화 움직임을 보이자 방어에 대한 정의를 두고 미국이 조금 더 유연한 움직임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영국 월러스 국방장관도 지난 3월 31일, “영국과 동맹국들이 키이우에 더 치명적인 원조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군사 분석 사이트인 오릭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에게서 161대 이상의 탱크를 포획했다. 반면 러시아군은 43대의 우크라이나군 탱크를 포획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 공격적으로 변한 우크라이나군]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군은 점점 더 공격적으로 러시아군에 대항하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러시아투데이(RT) 등 러시아 언론들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있는 러시아의 석유 저장시설이 우크라이나 군 헬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들 보도가 사실이라면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타스통신은 “이날 새벽,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북동쪽으로 약 35km 떨어진 러시아 벨고로트 지역의 석유 저장고에서 큰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면서 벨고로트 주지사인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Vyacheslav Gladkov)는 “우크라이나 군용 헬리콥터 두 대가 저고도로 비행하다가 러시아 영토에 진입했으며 미사일로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작 우크라이니군은 이러한 사실에 대해 "이같은 주장은 한두번이 아닌 만큼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벨고로트 저장고를 공격한 사실이 없는데 러시아가 앞선 사례처럼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CNN은 “헬리콥터 2대가 러시아 벨고로트주 상공을 비행하는 영상을 확인했지만, 우크라이나군 소속인지는 파악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만약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정유저장고에 대한 폭격이 사실이라면 이는 러시아군에게는 엄청난 충격이 될 것이다. 그 막강하다던 러시아의 방공망이 속절없이 뚫렸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 헬리콥터의 러시아 영토 진입 사실도 파악하지 못했다면 이는 러시아 공군에게 총체적인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어서다.


한편 드미트리 패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이 사건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면서 “우크라이나의 이번 공격이 평화협상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올렉시 다닐로프 NSC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공격하는 것은 평화협상에 도움이 안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아이들과 여성들을 죽이는 것은 대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이는 우크라이나에게는 모욕이며 그야말로 러시아가 부끄러운줄을 모르는 행태”라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밀려나는 러시아군]


러시아군은 더불어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사실상 대부분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CNN 방송과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의 안토노프 공항에서 갑자기 철수한 것으로 확인돼 러시아군의 키이우 철수설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미 국방부의 한 관리가 지난달 31일, 러시아군이 그동안 점령하고 있던 안토노프 공항을 떠난 것으로 믿고 있다”고 했다면서 “이는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같은 날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에서 확인됐다”고 전했다.


키이우에서 북서쪽으로 28㎞ 떨어진 호스토멜에 있는 공항인 안토노프 공항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공 첫날인 2월 24일 이곳을 점령한 뒤 진지를 구축하고 주둔해 왔던 곳으로. 이 공항을 중심으로 키이우로 진격하려는 러시아군과 이를 방어하는 우크라이나군 사이에 치열한 공방전을 벌여 왔다.


NYT도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부 지역에서의 군사 작전을 줄일 것이라고 발표한 지 사흘 만에 러시아군이 키이우와 체르니히우에서 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NYT는 이어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수일 간 개전 이후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키이우 동쪽과 서쪽의 10여개 도시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이들 도시의 통제권을 유지할 경우 수 주일간 키이우 주변에서 전개된 전황에서 가장 큰 변화로 기록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 동북쪽과 서북쪽에서 러시아군을 밀어내고 있다”고 밝혔고, 영국 국방부도 이날 “우크라이나가 키이우 동쪽과 동북쪽에서 제한적이지만 성공적인 반격을 계속하고 있다”면서“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 인근에서 철수하는 러시아군을 따라 계속 진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키이우 외곽 도시인 이르핀과 부차, 호스토멜을 되찾은 데 이어 이날 이반키우를 탈환했다. 총참모부의 주장이 맞다면 키이우 서북쪽의 러시아군이 오히려 우크라이나군에 역포위 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2일(현지시간), 국영 TV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키이우 인근에서 30개 이상의 마을을 탈환했다”면서 “북부 전선에서 연료가 없어서 버려진 장비를 상당수 입수해 우리 군에 넘기고 있는데. 이는 공세가 잘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러시아군이 서둘러 철수하면서 탱크와 로켓 발사 차량 등을 그대로 남기고 떠난 모습이 포착됐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철수하면서 지뢰를 대거 설치했고, 집이나 시신 등에도 기폭 장치 등을 달아놓았다고 규탄했다.


이렇게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북부 전선에서 철수하면서 주전장이 동부 및 남부로 옮겨가고 있다. 러시아군은 전날 동부 전선의 요충지인 이지움을 함락하는 데 성공했다.


이지움을 돌파한 러시아군은 도네츠크주(州)의 슬라뱐스크로 향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 역시 슬라뱐스크에 새로운 방어 거점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슬라뱐스크가 함락될 경우, 동부 전선의 우크라이나군이 포위될 수 있어 우크라이나군은 이곳을 필사적으로 사수할 것으로 보인다. 슬라뱐스크는 2014년 돈바스 전쟁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장기전으로 흐르는 우크라이나 전쟁]


결국 우크라이나 전쟁은 푸틴이 그렇게도 피하고 싶었던 장기전으로 흘러가고 있다. 현재 상황으로 보면 러시아군이 어차피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북부지역 함락은 이미 가망이 없다고 보고, 아예 남동부지역에 집중하면서 사실상 우크라이나 국토를 분할하면서 전쟁을 마무리 지으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최정예부대를 수도 키이우를 중심으로 한 우크라이나 북부지역에 보냈지만 뜻하는 바를 이루이 못했다”면서 “엄청난 피해로 인해 부대들을 재정비 및 재구성하려면 시간도 많이 걸릴뿐 아니라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이에 대해 영국 국방부의 작전 책임자인 에드워드 시트링어(Edward Stringer) 장군은 “러시아가 더 이상 새로운 공세에 투입할 추가 예비군이 많지 않다”고 WSJ에 말했다.


WSJ은 이어 “키이우와 모스크바 간에 평화협상이 진행되더라도 전쟁이 종식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포기하면서 중립국화에 동의했지만 러시아가 전쟁의 명분 확보를 위해서라도 동부의 돈바스와 크름반도(크림반도) 및 마리우폴 등의 지역 확보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WSJ은 그러면서 “물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비해 훨씬 더 많은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길어지는 소모전에서 시간은 러시아편이 아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지원을 계속 받을 수 있다면 오히려 우크라이나가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WSJ은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서방세계가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포함한 공격용 무기를 지원하기로 한 것은 우크라이나군에게는 엄청난 힘을 주게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3주간, 곧 4월의 전투가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러시아군은 도대체 왜 이렇게 지리멸렬할까?]


그렇다면 러시아군은 손쉬운 상대로 여겼던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5주 넘게 고전을 거듭하는 이유가 뭘까? 이에 대해 NYT는 1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각국 정보기관 관계자들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각종 정보를 분석한 결과, 지휘체계의 문제점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우선적으로 러시아군에는 각 군을 총괄하는 현장 사령관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군의 경우 전쟁이 발생하면 4성 장군이 현장 사령관이 돼 육해공군의 작전 지휘는 물론이고, 사이버전 같은 특수 작전까지 지휘하는 것이 원칙으로 삼는데, 러시아군은 현장 사령관을 임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다보니 러시아군끼리 손발이 맞지 않고, 비효율적인 작전을 펼치는 이유가 됐으며 심지어 일선 병사의 사기 저하를 비롯해 군수품 보급난을 가져온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서방의 정보기관이 파악한 바로는 우크라이나에서 800㎞ 떨어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러시아군을 직접 지휘하고 있으며, 푸틴 대통령도 작전에 직접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이들 지휘부가 현장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면서 이런 저런 지시를 하는 바람에 실수들이 적지않게 나온다는 것이다.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 사령관은 지난 3월 말 아조우(아조프)해 베르단스크항에 정박 중 우크라이나 해군의 공격을 받고 침몰한 러시아 함정 '오르스크'를 예로 들었다. 이에 대해 클라크 전 사령관은 "미치지 않고서야 완전하게 작전 지역을 장악하지 않은 채 함정을 항구에 정박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또한 상관의 명확한 지시 없이는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도록 교육받은 러시아 병사들은 모스크바에서 현장과 동떨어진 명령이 내려오는 현실에 답답해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이런 지휘체계의 난맥상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 없이는 전쟁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 그래서 제기된다. 상황이 이러니 러시아가 용병 수십만을 동원한다해도 결과는 어차피 잘 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러한 지휘체계를 변경하는 것도 힘든 것이 지금의 러시아군 형세다. 그러니 잘될 턱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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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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