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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4-01 21:27:46
  • 수정 2022-04-03 14: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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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고문은 김영교 예비역 육군준장(공학박사)의 글이다.

▲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이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열린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진지전(陣地戰)은 100여년 전 1차 세계대전시의 전투양상으로 기관총과 철조망을 방패삼아 참호 속에서 적과 대치하는 전쟁개념이다. 누가 오래 버티느냐가 승리의 요체였다. 마치 현 청와대에서 "靑 용산이전 지지, 안보공백 우려, 차기 정부의 몫, 예산협조, 면밀히 검토" 등의 수사행위는 마치 폐기된 전쟁개념을 다시 구사하는 것 같다. 여기에 숨어있는 정치적인 이해관계는 차치하고, 과거에 읽은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기산 전투"가 다시 떠 오른다.


고대 중국의 위, 촉, 오라는 삼국지에서 위나라의 사마의(중달)는 촉의 제갈량처럼 두뇌가 압도적으로 뛰어나거나 우수하지는 못했지만 적절한 선을 유지하면서 안전한 길을 모색하는데 뛰어났다. 특히, 위가 수차례의 왕이 바뀌는 상황에서도 권력을 잃거나 살해되지도 않으면서 자기보다 뛰어난 제갈량이 이루어내지 못한 천하통일을 이룬 정치가이자 군략가(軍略家)이기도 하다.


위의 사마의와 촉 제갈량이 구중궁궐 같은 "기산전투"에서 맞붙게 되었다. 제갈량은 2,500여명의 초라한 병력으로 "기산" 성곽에서 달려 온 사마의 대군 15만명을 공성계(空城計)라는 위험한 방책으로 물리치게 된다. 공성계(空城計)라는 전법은 과거 정보능력이 인간정보에 의존할 시에만 통하는 전법으로 즉, 모든 병사들을 숨기고 성곽의 문을 다 열어 놓아 상대방을 기만하는 방책이다. 제갈량은 멀리 성루 위에서 거문고를 타면서 여유있게 있었던 것이다. 사마의는 제갈량이 반드시 매복 등의 덫을 놓았으리라 생각하고 퇴각하라고 명한다. 사마의는 퇴각하여 패배한 것처럼 보이나 실질적으로는 자기보다 탁월한 제갈량을 생포하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부대를 온전히 보존하면서 제갈량이 스스로 물러나게 하여 잃었던 땅을 회복한 것이다.


이처럼 사마의는 제갈량과 직접 전투를 회피하면서 때로는 보내온 여자 분장도구, 치마 등의 수많은 조롱과 모욕을 기꺼히 받아들였고 자신보다 제갈량이 훨씬 뛰어나고 우수함을 인정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공공연히 얘기했다. 무리하게 직접 전투로 승리를 추구하기보다는 제갈량이 보급이 끊겨 후퇴하면 실지를 회복하는 수준이었다. 즉 위험을 무릎쓰고 최고의 100점을 추구하기보다는 안전하게 모험을 하지 않고 얻는 차선의 90점에 만족을 얻는 것이었다. 이후 뛰어난 제갈량도 일찍 죽고 자기통제의 승부사, 사마의의 위나라가 천하통일을 하게 된 것이다.


현 청와대와 민주당은 "기산전투"에서 처럼 한 차례의 계략으로 정권이양이라는 성(城)을 지킬 수 있을지언정 곧 스스로 물러나게 됨이 기정사실이다. 3월 20일 靑 이전 발표일 이후 오전에는 청와대 이전을 지지하다가 오후엔 안보공백을 운운하고, 지난주 19일만의 만찬회동에서는 협조한다면서 예산을 집행할 별 기미가 없이 또 1주일 째 조롱하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정치경험이 적어 온갖 프레임으로 조롱을 많이 받고 있지만, 보여주기식의 쇼가 아니라 진실되고 정직하게 국민과 소통하면서 성실하게 국정을 인수하고 있음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도덕경의 한 구절인 "우주와 대자연의 법칙은 느슨해 보이지만 하나도 놓치는 게 없는 ‘하늘 그물’이 우리의 머리 위에 드리워져 있으니 언제나 조심해야 않겠는가? " (天之道, 天網恢恢 疏而不失)를 인용해 본다. 윤석열 정부는 더욱 더 참고 기다려서 스스로 퇴각하기를 기다려 곧 온전히 승리하게 됨을 확신한다. 靑 용산이전이라는 역사적인 사명을 완수함으로써 "제왕적 권력을 내려놓고 국민과 함께, 국민의 속으로" , 지지 또는 지지하지 않은 국민의 90점의 점수를 받을 것이다. 더욱 강건한 자유대한민국의 제2의 도약을 위한 장도의 여정을 기대한다.


*필자: 김영교 예비역 육군준장,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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