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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수도 키이우 포위하던 러시아, 손실 입고 철수 - 러시아군, 전투능력에 심각한 손상입어 - 러시아군, 남동부 마리우폴에 전력 집중 - 푸틴,‘불섶으로 뛰어드는 불나방 신세’
  • 기사등록 2022-03-29 13:30:38
  • 수정 2022-03-30 08: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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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포위하던 러 군대, 손실 입고 철수]


보급 지연과 사기 저하 등으로 졸전을 거듭하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으로 인해 상당한 손실을 입고 수도 키이우에서 결국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관리들이 수도 키이우 교외의 이르핀에 대한 통제권을 완전히 회복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관리들이 수도 키이우 교외의 이르핀에 대한 통제권을 완전히 회복했다고 밝혔으며, 미 국방부 고위관료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와 접한 우크라이나 북동쪽 국경에서 약 20km 떨어진 수미 남쪽의 트로스티아네츠(Trostyanets)도 탈환했다”고 보도했다.


WP는 이어 “키이우 주 외곽 이르핀 시(市)의 올렉산데르 마르쿠신(Alexandar Markushin) 시장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늘 좋은 뉴스가 있다. 이르핀이 완전히 해방됐다’고 밝혔다”면서 “현재 청소가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이르핀은 키이우 시의 서북쪽 경계와 맞닿은 곳으로, 키이우를 서울에 대입한다면 경기도 고양시 정도의 위치에 있는 도시라 할 수 있다.


마르쿠신 시장은 그러면서 “이르핀은 반격의 거점이 될 것”이라며 “다음은 부차, 보르젤, 호스토멜을 탈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차와 보르젤, 호스토멜 역시 키이우 서북쪽의 소도시로 특히, 호스토멜은 개전 초기 러시아 공수부대가 호스토멜 공항 장악을 위해 투입됐던 곳이다.


WP는 또 “우크라이니 군 관리들이 SNS를 통해 여러 러시아 부대가 상당한 손실을 입고 북부의 체르노빌과 국경을 넘어 벨라루스로 후퇴했다”면서 “그럼에도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 정복을 완전히 포기했다는 정보는 아직 입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WP는 “러시아군이 입은 손실은 전사한 군인 17,000명, 장갑차 1694대, 탱크 586대, 포병시스템 302대, 로켓 시스템 95대, 항공기 123대, 드론 66대 정도로 추산된다”면서 “러시아군은 여전히 보급에 심각한 어려움이 있으며 사기까지 낮아져 전투능력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군을 외곽으로 밀어내면서 키이우 시도 다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SNS를 통해 “키이우 시의 통행금지 조치를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클리치코 시장은 “28일부터 통행금지 시간이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까지로 기존보다 2시간 줄어든다”면서 “오늘(28일)부터 교육 과정이 온라인 형태로 재개된다”고 덧붙였다.


영국 가디언지도 수도 키이우에서의 러시아군 철수를 확인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오후 10시 이 같은 내용의 최신 작전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어 “이번 철수로 인해 러시아군의 진격 강도는 현저히 떨어졌으며 일부 부대는 벨라루스에서 재집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한 “러시아가 벨라루스 남동부의 고멜 지역에 있는 칼린코비치로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수송하고 있다”고 가디언지는 덧붙였다.


AFP통신은 더불어 “우크라이나군이 28일(현지시간) 제2의 도시인 북동부 하르키우 외곽에 있는 마을 몇 곳을 탈환한 뒤 그곳에서 주둔하고 있다”면서 “이전에는 러시아군이 포위했던 지역이지만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이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지난주부터 러시아가 장악한 이 마을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지만 지하실과 인근 숲에 숨어있는 러시아군을 뿌리 뽑는데 며칠이 걸렸다고 밝혔다”면서 “작전에 참여한 발레리(54) 병장은 미국산 대전차 무기를 언급하며 ‘50kg에 달하는 장비를 짊어지고 다니고 있다’면서 전투를 10시간 이상 지속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또한 “거의 180명의 러시아 군인들이 이 마을에 있었다”면서 “집과 인근 숲에 숨어있던 러시아 저격수들이 이곳을 탈환하는 것을 늦추기는 했지만 지금은 다 격퇴시켰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고르 테레호프 하르키우 시장은 “우리 군대가 말라 로간을 해방시켰다”면서도 “주변에서 러시아군이 하르키우의 주거 지역을 지속적으로 포격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대통령실 보좌관은 “그럼에도 우크라이나군이 북동부에서 러시아군의 침략에 대해 반격하고 있다”면서 “최근 러시아의 침공은 큰 진전을 이루지 못했으며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여러 곳에서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27일자 전황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키이우 포위를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근시일 안에 본격적인 공격 작전을 재개하기 위해 필요한 전투력을 결집하지는 못할 듯 하다”라고 전망했다.


[먼지로 변한 마리우폴, 최소 민간인 5000명 사망]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 점령은 사실상 포기한 채 전쟁 장기화에 대한 부담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완전 점령을 위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28일(현지시간) 마리우폴에서 개전 이래 민간인 최소 5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테야나 로마키나 인도주의적 대피 통로 담당 대통령 보좌관은 이날 “대략 시신 5000구를 매장했는데 적의 포격이 지속되면서 열흘 전 매장 작업을 중단했다”며 “약 1만명이 사망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날 마리우폴의 인도주의적 상황은 ‘대재앙’이라며 “러시아의 육해공 공습으로 한때 45만명이 살던 이 지역은 먼지로 변했다”고 말했다.


현재 마리우폴에 남아있는 민간인은 약 16만여명으로 이들은 물과 식량, 의약품 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건물 지하에 마련된 방공호에 숨어 굶주림과 스트레스, 추위를 견디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러시아가 이렇게 마리우폴 지역에 집착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우선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이 동부 돈바스의 친러 반군 지역과 2014년 러시아가 장악한 크롬반도를 육로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러시아군은 이 지역 장악을 위해 개전 초반부터 공세를 지속해왔다.


두 번째는 마리우폴을 방어하고 있는 아조프연대에 대한 푸틴의 적대감 때문이다. 푸틴은 아조프연대를 나치집단이라고 비판하면서 이 세력의 멸절을 주장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마리우폴을 함락시키면서 아조프연대를 몰살시킨다면 푸틴이 전쟁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친나치세력의 소탕’을 합리화할 수 있어서다.


그래서 러시아는 도시의 90% 이상이 파괴될 정도로 엄청난 폭격을 감행했고 사실상 완전 포위상태를 유지하면서 포악하다고 유명한 체첸반군의 용병을 1000여명 정도 투입해 포위 작전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체첸 공화국 독재자 람잔 카디로프(46)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러시아를 지원하는 자국군 사기를 높이기 위해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아흐메드 두다예프 체첸 국가정치부 장관은 이날 러시아 국영 RIA통신과 인터뷰에서 “카디로프 대통령이 우리 전사의 사기를 높이고 추가 장비 지원을 위해 마리우폴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람잔 카디로프 대통령은 “나의 전사들이 나치의 영토를 청소하고 있다”고 러시아 입장을 두둔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마리우폴시의 상당 부분이 러시아 수중에 들어가 있지만 그럼에도 완전한 점령은 아직 하지 못하고 있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28일(현지시간) CNN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군 포격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마리우폴 지역 대부분이 러시아군 통제 아래 있다”고 확인했다.


그럼에도 마리우폴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또한 만만치 않아 보인다. 지난 26일 우크라이나군은 마리우폴 북서쪽 지역을 공격해 러시아군으로부터 마을 2곳을 탈환했다


미 행정부도 이와 관련해 SNS를 통해 “멜리토폴 영토방위대대가 자포리지아 방위군 등 다른 부대와 함께 폴타브카와 말리니브카 마을을 러시아 점령군으로부터 해방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언급했다.


[아무리 퍼부어도 쉽게 끝나지 않는다]


이미 전쟁은 장기전으로 가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러시아군은 더욱 불리해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러시아도 전장 상황을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북쪽의 수도 키이우 함락 목표는 포기를 하고 남동부의 마리우폴 함락에 모든 공세를 집중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돈바스 지역과 연계하여 러시아가 선전공세를 취했던 ‘친나치세력 소탕’을 내세우면서 전쟁의 종결 국면으로 가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북부의 수도 인근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거센 저항과 반격으로 러시아군이 퇴각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특히 북동부 국경지대 트로스얀네츠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에 밀려 퇴각했다는 우크라이나 당국의 25일 발표가 있은 직후 러시아군이 “돈바스 지역(루한스크·도네츠크)의 완전한 해방에 주력하겠다”고 선언했다는 점은 그저 우연으로만 보기 힘든 대목이기도 하다.


돈바스 지역은 전쟁 발발 전부터 친러시아 반군 세력이 일부 통제하던 지역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이 지역의 '분리·독립'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영국 국방·안보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지상전 전문가 잭 와틀링은 “트로스얀네츠 탈환은 우크라이나군이 반격 능력 있다는 방증”이라며 “이는 러시아가 어떤 지역을 점령할 순 있어도 유지를 장담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러시아도 결국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반드시 탈환해야할 곳만 콕 찍어 전력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우선 아무리 체첸반군의 용병을 마리우폴 지역에 투입했다 할지라도 역시 그들에게 보급품이 제대로 조달될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가 존재한다. 현 상태대로 시간이 흘러간다면 러시아군이 당했던 것처럼 그들 역시 다양한 조달부족 사태를 겪게 될 것인데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아 있다.


또 하나는 설사 그들의 힘으로 마리우폴을 완전 점령한다 하더라도 과연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 또한 여전히 존재한다. 이미 수도 키이우 인근의 북쪽 지역에서 그러했듯이 러시아군이 점령했다 할지라도 그 점령을 유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여실히 증명해 보였다.


특히 마리우폴 지역은 돈바스 지역과 같이 친러반군들이 대거 거주하는 지역도 아니다. 이미 마리우폴 거주지의 대부분이 파괴되어 당장 친러반군의 이주도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과연 러시아의 점령 유지가 지속될 수 있을까?


이런 점에서 이번 전쟁은 오래간다. 이는 푸틴의 계산이 완전히 빗나갔음을 입증한다. 그 말은 또 전쟁 장기화로 인한 러시아의 대혼란 역시 불가피하다는 것과 통한다.


이렇게 엉킬대로 잉켜벼린 실타래를 끌어안고 있는 푸틴이 과연 이 난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궁금하다. 지금 푸틴의 상황은 ‘불섶으로 뛰어드는 불나방 신세’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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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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