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우크라이나 전쟁, 결국 美-나토 개입하나? - 러시아, 화학무기 사용하려는 징후 명확. 美 대응나서 - 러시아, 또 핵무기 언급, “실존적 위협 처하면 사용” - 러시아, 화학·핵무기 사용시 개입 경고한 美
  • 기사등록 2022-03-26 00:31:31
  • 수정 2022-03-27 07:25:38
기사수정



[러시아, 화학무기 사용하려는 징후 명확]


푸틴의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공이 러시아의 뜻대로 진행되지 않는데다 날이 갈수록 전쟁 패배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러시아가 극단적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심지어 극초음속미사일까지 꺼내 들었지만 전황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리하게만 흘러가고 있고, 오히려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패퇴하는 일까지 생겨나면서 자존심이 상한 푸틴이 생화학무기를 비롯해 핵무기까지 사용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생화학무기 사용을 고려한다는 명확한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푸틴이 ‘미국이 유럽에 생화학무기를 보유했다’고 주장하며 ‘가짜 깃발(false flag) 작전’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또한 생화학무기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오히려 러시아가 생화학무기를 모두 사용할 것이라는 명확한 징후가 포착됐다”고 했다.


여기서 바이든 대통령이 말한 가짜깃발 작전이란 상대방이 먼저 공격했다는 거짓 주장을 펴면서 공격 빌미를 만드는 전형적인 마타도어 전략을 말한다.


실제로 러시아는 이달 초 “우크라이나에서 생물무기 프로그램이 진행됐고 미국이 이를 배후에서 지원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자국민을 겨냥해 화학무기를 터뜨리는 자작극을 벌인 뒤 러시아 소행으로 위장하려 한다”고 거들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이렇게 우크라이나의 생화학 무기설을 퍼뜨리는 것 자체가 우크라이나에서 생화학 무기 사용을 염두에 두고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에 보유했던 생화학무기를 모두 폐기했다고 주장하지만 푸틴 정권이 수차례 사용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러시아, 또 핵무기 언급, “실존적 위협 처하면 사용”]


이렇게 러시아의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카드까지 꺼내들면서 국제사회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국가 안보 개념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경우가 공개돼 있다”면서 “국가가 실존적인 위협에 처한다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러시아가 비록 ‘실존적인 위협에 처할 때만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러시아 당국이 핵무기 사용 조건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 자체가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앞서 푸틴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 제재가 시작되자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지난달 27일 푸틴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에 공격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며 자국 핵무기 운용부대에 경계 태세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미과학자연맹(FAS)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5977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소형 핵무기는 2000개 정도로 추산된다.


기본적으로 러시아가 과연 핵무기까지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주요 외신들의 분석이 다르다. CNN은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배제하지 않았다”면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전한 반면 로이터통신은 “크렘린궁은 러시아의 존립이 위협받아야만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면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 제한쪽에 무게를 뒀다.


이와 관련해 데이비드 곰펄트 전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대행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핵전쟁에 대한 러시아의 원칙이 명확해졌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입장은 러시아 핵무기 사용의 기준은 ‘국가 존립 위협’이란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나토가 우크라이나 분쟁에 개입할 경우 핵전쟁으로 확산할 것이란 기존 우려와 달리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지 않는 이상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란 해석을 내놨다.


이어 곰펄트 전 DNI 국장대행은 “푸틴 대통령은 핵전쟁에 대한 미국인들의 공포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미국의 정보력과 감시 능력은 충분히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충분히 무력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영국 국방·안보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매튜 해리스 선임 연구원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이날 포린폴리시에 “강력한 위협은 쉽게 실제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푸틴 대통령의 핵 공격은 적어도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매튜 해리스 선임 연구원은 이어 “우크라이나 침공은 푸틴에게 매우 위험한 게임이고, 푸틴은 승리를 위해서라면 엄청난 대가도 감수할 것”이라며 “단순한 수사적 표현을 넘어 러시아 핵무기 운용부대의 실전 배치 등 더 심각한 위협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매튜 해리스 선임 연구원이 특히 주목하고 있는 것은 “러시아군의 고전이 계속되는 것 자체가 러시아 내부의 혼란과 푸틴의 통치기반 위기로 이어지면서 이것이 곧 푸틴 대통령에게 핵무기 사용의 위험을 감수할 ‘실존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러시아가 제한적인 파괴력의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도 21일(현지시간) “푸틴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됐던 것보다 위력이 약한 소형 핵무기를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수 있다”면서 “공멸 우려로 심리적인 장벽이 높았던 기존 핵무기와 달리 소형 핵무기의 사용은 덜 무서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NYT는 “NATO가 핵 공격으로 맞서면 수 시간 내에 900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클래퍼 주니어 전 DNI 국장은 NYT에 “러시아는 냉전 시대 이후 핵무기 사용 기준을 낮췄다”며 “러시아는 핵무기를 사용 가능한 실용적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방사능 유출 우려에도 자포리자 원전을 공격했다”면서 “원자력과 핵무기에 대한 러시아의 느슨한 태도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 미국 정부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주도로 구성된 `타이거팀`(Tiger Team)에서 핵무기를 비롯한 러시아의 대량살상무기 사용을 대비하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화학·핵무기 사용시 개입 경고한 美]


이렇게 사실상 러시아에 의한 화학무기와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높아지자 미국은 비상계획에 돌입했다. “미국 정부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주도로 구성된 '타이거팀'(Tiger Team)에서 핵무기를 비롯한 러시아의 대량살상무기 사용을 대비하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기서 말하는 ‘타이거팀’이란 특수사안의 해결을 위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내에 구성되는 긴급 태스크포스팀을 일컫는다.


백악관 내의 타이거팀은 이미 지난 2월 28일 구성되었었는데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우려가 커짐에 따라 이에 적극 대응하는 방향으로 미군 및 나토군의 군사개입 레드라인을 검토하고 있다.


다시말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게 핵무기를 사용하더라도 화학·방사성 물질이 주변 나토 회원국 상공에 퍼질 수 있어 이를 나토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오고가는 중이라는 것이다. 나토 헌장에는 나토 개별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나토 회원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대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실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까지만 하더라도 현실적이지 않은 선택지로 여겨졌다. 그러나 러시아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한 달째 고전하면서 푸틴이 전쟁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화학무기나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 영국의 더타임스(The Times)는 25일(현지시간) “유럽을 방문중인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화학무기와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러시아가 만약 그러한 공격을 가해 온다면 미군과 나토군이 즉각 개입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생화학무기와 핵무기 사용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영국의 더타임스(The Times)는 25일(현지시간) “유럽을 방문중인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화학무기와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러시아가 만약 그러한 공격을 가해 온다면 미군과 나토군이 즉각 개입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화학무기 사용이 확인된다면 ‘우리는 반드시 대응할 것’이라면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서방세계의 대응에 대해 오판했다”면서 “푸틴은 나토가 분열될 것이라고 믿었지만 우리는 더욱 결속력을 다졌고, 지금만큼 우리가 더 단합된 적은 없다면서 자신감을 피력했다”고 더타임스는 보도했다.


영국의 보리스존슨 총리도 24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나토 정상회의와 G7 정상회의 후 연설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할 경우 러시아에 재앙적인 결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또한 “러시아군의 핵무기 사용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을 공격할 경우 즉시 개입하겠다”며 경고했다. 미국 정부의 한 고위관리도 “러시아가 NATO 동맹국을 겨냥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에서 소형 전술 핵무기를 쓴다고 하더라도 미국과 NATO가 전쟁에 개입하지 않을 선택지는 없다”고 말했다고 NYT가 23일(현지시간) 전했다.


한편,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6일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에서의 생화학 무기 사용과 관련한 어떠한 결정과 관련해서도 후과가 따를 것”이라고 엄중 경고한 바 있다.


[러시아가 망하느냐 마느냐, 푸틴 결단에 달려]


일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동맹국 동부 지역과 화학, 핵 위협에 대한 준비태세를 강화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히며 “단합을 과시했다”고 로이터, AFP 통신 등이 전했다.


나토 정상들은 이어 불가리아, 헝가리, 루마니아, 슬로바키아에 4개 전투단을 추가로 배치하면서 러시아의 확전에 대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우리 최고 군사령관이 나토의 화학, 생물학, 방사능, 핵 방위단들을 가동했으며 동맹국들은 우리의 기존, 신규 전투단을 강화하기 위해 추가적인 화학, 생물학, 핵 방어 수단을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푸틴이 지금의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생화학무기나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러시아 역시 이젠 미군과 나토군의 대대적인 저항에 직면하면서 직격탄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러시아는 진짜로 최대의 위기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은 어떤 결정을 하게 될까?


이 시점에 푸틴의 최핵심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글을 되짚어 보고 싶다.


“푸틴 대통령이 축출되거나 붕괴하면 러시아가 5∼6개의 핵무장 국가로 쪼개질 것이다. 이것이 정신 나간 미래 예측이나 싸구려 소설일까? 아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1112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