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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푸틴이 펄펄뛰며 분노한 이유? - 푸틴, FSB 정보실패 따른 우크라 전쟁 고전에 격분 - FSB 정보 보고, 지도부 지나면서 의도적 왜곡 - 완전히 실패한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한 선전선동
  • 기사등록 2022-03-12 22:38:28
  • 수정 2022-03-13 07: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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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FSB 정보실패 따른 고전에 격분]


푸틴이 펄펄 뛰며 분노하고 있다. 사실상 우크라이나 전쟁이 대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영국 '더타임스'(The Times)는 9일(현지시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부정확한 정보로 전쟁이 어려움에 직면하자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의 정보 실패에 분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영국 `더타임스`(The Times)는 9일(현지시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부정확한 정보로 전쟁이 어려움에 직면하자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의 정보 실패에 분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년 이상 러시아 정보기관 활동을 추적해온 웹사이트 아젠투라(Agentura)의 알드레이 솔다토프(Andrei Soldatov) 편집자는 더타임스에 "우크라이나 침공 전 FSB가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작성한 최종 보고서는 말 그대로 틀렸다"며 “그러한 오판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대실패를 한 이유의 일부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더타임스는 “세계 최고의 첩보기관 중 하나로 꼽히던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의 후신인 FSB는 국내 정보활동부터 테러 대응과 국경보안 등 러시아의 이익을 위해 휘두르는 국가의 무기였다”면서 “최근 들어 FSB의 능력이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더타임스는 이어 “푸틴이 이렇게 FSB의 정보력에 의존하는 것은 푸틴 자신이 1998∼99년 FSB 국장을 역임했으며 최근에는 옛 소련에서 독립한 국가 감시 등으로 임무가 확대되고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바로 이 FSB가 2014년 이래 우크라이나 서부의 극우단체를 통해 우크라이나 내에 불안을 조성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입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FSB는 이를 토대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어느 정도 지지할지, 그리고 저항을 하게 될지에 대해 판단을 해 푸틴에게 보고서를 제출했는데 결과적으로 이 FSB의 보고사가 ‘지독한 오판’을 하게 되는 요인이 됐다”고 더타임스는 지적했다.


더타임스는 솔다토프의 발언을 인용해 “사실 FSB가 현장에서 수집된 정보들은 매우 좋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기초정보 자체가 FSB의 상급자들, 곧 대령과 장군을 거치면서 푸틴이 듣고 싶지 않은 말은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정보세탁이 이루어졌고 그런 이유로 정보가 왜곡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솔다토프는 “그들은 편협하고 교육 수준도 영국 MI6 장교들처럼 높지 않다”면서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정보장교였다거나 임금이 좋고 아파트를 주기 때문에 FSB에 들어온 경우도 있을 정도로 FSB는 경쟁력 있는 조직은 아니다”라고 평가절하했다.


이러한 FSB의 활동에 대해 우크라이나군은 “정치적 불안정을 조장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FSB의 활동요원은 우크라이나 전역에 100여명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영국 정보장교 출신의 보안 전문가인 필립 잉그럼(Ingram)은 “FSB 요원들은 군대에도 파견돼 반역이나 당 노선 준수 여부를 감시하는 역할도 한다”면서 “군 지휘관들의 당성이나 당의 노선 준수 여부 등을 감시하고 체크하는 것이 그들의 임무”라고 더타임스에 설명했다.


그런데 최근들어 FSB가 KGB의 후예답지 않은 아마추어적 행동을 하면서 그들의 활동이 서방진영에게 노출되는 사고들이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소장급인 러시아 41군 수석 부사령관 비탈리 게라시모프가 하르키우(하리코프) 인근에서 벌어진 전투 중 사망했다는 정보도 이 부대에 배치된 FSB 요원이 보안 통신채널 대신 일반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것을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감청해 알아낸 것”으로 알려졌다고 더타임스는 밝혔다.


잉그럼은 그러면서 “FSB는 여전히 오래된 옛날 방식으로 구태의연하게 스파이 활동을 하고 있는 구식의 조직”이라고 평가했다. 잉그럼은 이어 “푸틴 대통령의 몸짓이나 사용하는 언어를 보면 그가 FSB에 매우 화가 나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만든 조언을 한 책임이 FSB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더타임스, FSB의 비밀보고서도 폭로]


영국의 더타임스는 지난 7일(현지시간)에도 “러시아 인권단체 ‘글래그넷’의 운영자인 블라디미르 오세치킨이 러시아 정보기관 FSB 관계자의 내부고발이 담긴 2천쪽 분량의 문서와 서한을 공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해당 문건에는 또 “우크라이나 침공 실패와 관련해 FSB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작 FSB는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어떠한 경고도 받지 못했으며 서방의 초고강도 제재에 대응할 준비도 돼 있지 않았다”는 내용도 담겼다.


해당 문건을 작성한 FSB 관계자는 더불어 “침공 이전에 서방의 제재가 가져올 영향을 평가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가상훈련이라고 들었다”면서 “러시아가 승리하는 쪽으로 분석해야 했으며, 그렇지 않으면 상부로부터 의심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레 일이 벌어지자 (FSB의) 근거 없는 분석에 모든 책임이 지워졌다”면서 “대체로 볼 때 러시아는 출구가 없는 상황이며 승리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없고 패배만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이 문건과 관련해서는 우리 신문이 지난 8일 “러시아가 패배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제목의 정세분석(유튜브 1330회)을 통해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


[완전히 실패한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한 선전선동]


결국 푸틴이 주도한 우크라이나의 침공은 날이 갈수록 푸틴에게 엄청난 시련을 주는 사건으로 변해가고 있다. 어찌보면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위해 FSB의 선전원들을 포함해 선전선동을 통해 우크라이나 주민들은 물론이고 침략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전 세계인들을 상대로 거짓선전을 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우선 푸틴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정부가 ‘네오나치 마약중독자들’이고 그들은 친러시아 주민들을 학살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른바 우크라이나 정권이 주도하는 집단학살(제노사이드)설이 바로 그것이다. 바로 이점 때문에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이다.


특히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하면서 대량학살을 입증하는 조작 영상까지 제작해 대대적으로 유포하려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명분을 전 세계인들에게 선전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푸틴의 이러한 전술은 미국에 의해 산산조각이 났다. 그동안 러시아의 정보전 및 선전선동술을 집중적으로 연구해온 미국 당국이 푸틴의 그러한 선전선동술을 개시하기 직전에 그 시나리오까지 다 공개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은 그렇게 민감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왔었다. 자칫하면 정보 수집 루트와 정보원이 노출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국이 그러한 전통을 뒤집고 러시아가 전쟁 정당성 명분을 쌓기도 전에 전격적으로 러시아의 기밀사항들을 전 세계에 공표해 버린 것이다. 2월 16일 전쟁개시설은 물론이고 돈바스 지역 주민에 대한 대량학살설, 그리고 심지어 바이든 대통령까지 나서서 러시아가 기획한 우크라이나군의 폭격설 등을 사전에 공개해 러시아의 김을 빼 버렸다.


결국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미국의 이러한 전략에 밀려 정당성을 얻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그러한 러시아군의 침공에 대비해 미리 수도 키이우 등에 대한 방어전략을 수립함으로써 푸틴의 계획은 줄줄이 수포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특히 푸틴에게 있어서 가장 큰 실수는 자신이 우크라이나 주민들은 물론이고 전 세계인들을 향해 선전선동하려 했던 그 내용들을 자신도 모르게 그 모두가 진실이라고 믿어 버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로 진격하면 젤렌스키의 압제 속에 힘들어하던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두팔 벌려 러시아군을 환영할 것이고, 또 그러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최소한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푸틴의 기대가 환상에 불과했다는 것은 불과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모두 확인됐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푸틴은 자신이 만들어낸 대외용 메시지를 스스로 믿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평가했던 것이다.


[푸틴은 왜 이런 실수를 했을까?]


그렇다면 정보의 대가인 푸틴은 왜 이런 실수를 했을까? 이에 대해 미국의 정보기관들은 푸틴이 지난 2년의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스스로를 철저히 고립시킨 것이 중요한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아무리 푸틴과 가까운 인사라 해도 직접 만나서 대화하려면 2주일 격리 기간을 거치도록 하는 바람에 그에게 ‘바깥세상,’ 즉 현실을 전달해 주는 이너서클이 지나치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코로나 결벽증이 있는 푸틴은 현장을 아는 군 지휘관들과 직접 만나 대화하기를 꺼렸다고 한다. 그래서 푸틴이 외부와 소통하는 통로는 대면보고가 아니라 휴대폰을 통한 비대면 소통이었다.


문제는 그렇게 휴대폰을 통해 대화를 나누는 푸틴의 일거수 일투족을 미국의 정보기관이 놓칠 리가 없다는 점이다. 통신보안이 안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은 푸틴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계획까지도 모두 알 수 있었고 그것이 푸틴을 휘청거리게 만들었다.


또 하나, 푸틴이 너무 간과한 것이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의 실체였다. 한마디로 너무 우습게 봤다는 것이다. 푸틴이 간과한 것은 젤렌스키가 원래 배우뿐 아니라 방송을 해 왔기 때문에 미디어의 본질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는 사람이라는 점이었다. 심지어 그의 팬덤은 러시아에게까지 널리 퍼져 있었다.


젤렌스키 뿐 아니라 그의 부인인 올레나 젤렌스카 역시 250만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갖고 있는 막강한 인플루엔서였다.


그러다보니 러시아가 국경을 넘어선 순간부터 젤렌스키 대통령은 즉각 SNS를 통해 국민들에게 호소를 했고 심지어 러시아어로 러시아 사람들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알렸다. 이는 러시아내에 반전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큰 몫을 했다. 그러다보니 러시아의 유언비어나 가짜뉴스가 자리할 틈이 없어졌다.


또한 부인인 젤렌스카도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 침략의 부당함과 폭력성, 전쟁 중단의 메시지를 세계에 퍼뜨리는 ‘비폭력 전쟁’을 이끌고 있다.


그러다보니 푸틴의 선전선동이 먹히는 곳은 오직 러시아내에 있는 국민들 뿐이다. 외국의 매체들과 SNS까지 폐쇄시키고 오직 푸틴의 목소리만 듣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러시아인들은 푸틴을 적극 지지하게 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현실은 전혀 모르는 갈라파고스섬의 원주민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우크라 전쟁 실패에 분노한 푸틴, 어디로 튈까?]


현재로서 가장 큰 관심은 푸틴의 분노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의 문제다. 푸틴은 일단 우크라이나를 단시간에 점령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8명가량의 군 장성급 고위 인사들을 해임했다. 일종의 분풀이를 한 셈이다.


영국 데일리메일이 10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회의(NSC) 의장이 “기습적인 전면 침공을 통해 개전 2~3일 만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을 빠르게 점령하려던 러시아군의 전략이 우크라이나군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 사실상 실패했다”며 “이 과정에서 화가 난 푸틴 대통령이 최고위급 장성 8명을 전격적으로 해임하는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다닐로프 의장은 이어 “푸틴 대통령이 단기전을 예상하고 수립했던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면서 “러시아가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는 증거다. 앞으로도 러시아가 원하는 결과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럼에도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향한 정복 야욕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집요하게 우크라이나를 노릴 수도 있다. 이렇게 현실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계속적으로 오판을 하고 또 실수를 하는 것은 그의 건강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2008년 푸틴 대통령이 자폐성 장애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겪고 있다고 분석한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또한 더타임스는 “푸틴이 절제되지 않는 분노, 독단적 의사결정, 과대망상 등 ‘휴브리스 증후군’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지금 푸틴이 하는 행동들을 보면 이러한 건강 문제가 올바른 의사결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보인다.


분명한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는 푸틴이 휴전을 전격적으로 선언하면서 러시아군이 퇴각을 하면 마무리가 될 수 있을 것인데 푸틴이 과연 그러한 결정을 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푸틴의 자존심과 오만한 마음이 우크라이나를 저렇게 황폐하게 만들고 전 세계의 경제까지 어렵게 만들고 있지만 어쩌면 그러한 푸틴의 방종을 막을 수 있는 것이 또 러시아인들 밖에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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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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