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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충격적인 러시아군 현실 - 러시아군, "종이호랑이, 더 이상 두렵지 않다!’" - 러시아군, 전투식량 유효기간 20년 넘는 제품 공급도 - 러시아군 현대화 비용, 엉뚱한 곳으로 새나가
  • 기사등록 2022-03-10 21:09:04
  • 수정 2022-03-11 07: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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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더 이상 두렵지 않다!”]


미국의 군사력과 맞대응 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로 지목받아 왔던 러시아군의 실체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치르면서 그 허상이 낱낱이 벗겨지고 있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불과 3~4일이면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주요 도시들을 장악하고 1주일이면 우크라이나 전역을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다들 예상했지만 보기 좋게 빗나갔고 오히려 개전 2주가 지난 지금 우크라이나군에 쩔쩔매는 모습을 보면서 각국 군사·정보기관들이 러시아군의 실태를 파악하느라 분주하다.


▲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 시각) “1945년 이후 유럽 최대 규모의 지상전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막강할 것이라 생각했던 러시아군에 대한 이미지가 산산조각으로 깨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 시각) “1945년 이후 유럽 최대 규모의 지상전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막강할 것이라 생각했던 러시아군에 대한 이미지가 산산조각으로 깨지고 있다”면서 “한때 러시아를 두려워했던 유럽 정부들은 과거처럼 러시아 지상군에 겁먹지 않았다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NYT는 특히 “러시아는 90만명의 현역군인과 200만명의 예비군을 보유하고 있어 숫자로만 비교해도 우크라이나군의 8배를 넘는다”면서 “여기에 막강한 해군과 공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우크라이나군과의 전투에서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이어 “전력으로 보면 절대적으로 열세인 우크라이나군이 아무리 보수적으로 봐도 최소 3000명 이상의 러시아군을 사살했다는 점, 미국이 지원한 대전차 미사일과 터키로부터 받은 무장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공수부대를 태운 군수송기와 헬리콥터를 격추하고, 수많은 러시아의 탱크와 트럭들을 박살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 사망자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미 1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NYT가 특히 주목을 하고 있는 것은 “러시아 군인들은 연료·식량 부족뿐 아니라 사기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서방 정보 당국은 우크라이나에 진입한 일부 러시아 군인들에겐 유효기간이 20년이 지난 2002년 전투 식량이 보급됐고, 급격한 사기저하로 러시아군들이 전투를 피하기 위해 항복하고 차량을 파괴한 병사들도 있었다”고 NYT는 밝혔다. 심지어 러시아 병사들에게 마실 물조차 제대로 보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NYT는 이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주요 도시를 향해 외과적 수술식의 포격을 가했지만 함락을 하지 못하고 장기전으로 돌입하자 러시아는 방향을 바꿔 민간인들에 대한 무차별적 포격을 하는 잔인한 전술을 채택했지만 이러한 방식은 설사 우크라이나를 점령한다 할지라도 오히려 러시아에 대항하는 반군들의 저항이 거세짐으로 인해 러시아가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문제는 “유럽의 이웃국가들에게 러시아의 군사력을 적나라하게 노출했고 더불어 한계를 드러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 시절 외무장관을 지낸 안드레이 코지레프는 최근 트위터에 “크렘린은 지난 20년간 러시아군을 현대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예산의 상당수는 중간에 빠져나가 호화요트를 사는 데 사용됐다”면서 “그럼에도 이러한 사실은 푸틴에게 전혀 보고조차도 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NYT는 이어 “24명의 미국과 나토, 그리고 우크라이나 군 관계자들과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러시아군이 일선 전투병에서 수뇌부까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젊고 경험이 부족한 징집병은 물론이고 하사관까지 현장 상황에 따라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러시아군 관계자는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에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어서 사소한 일에도 일일이 그의 허락을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NYT는 또한 “러시아군 지휘관들이 위험을 최대한 회피하는 성향을 보였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북부 날씨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저공비행을 지시해 우크라이나 방공망 공격에 노출됐다”고 했다. 지휘관들의 보신주의 때문에 압도적인 공군 능력의 우위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공을 장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마이클 코프만(Michael Kofman) 국방연구소 러시아학 소장은 “러시아군은 완전히 비합리적이며 전쟁에 대한 준비도 부족하다”면서 “이 전투에 투입될 것을 분명히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사기도 엄청나게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에 투항하거나 포로로 잡힌 러시아 군인 중 “훈련인 줄 알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또한 이동하는 부대를 따라왔더니 전쟁터였다고 말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와 함께 “러시아의 탱크부대가 우크라이나로 진입할 때 너무 적은 병력을 배치함으로써 우크라이나군의 재블린 대전차미사일에 당하면서 수도인 키이우 진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번져갔는데, 이런 러시아의 전략은 명백한 전술적 실수”라고 국방정보업체인 제인스(Janes)의 토마스 블록(Thomas Bullock)은 지적했다.


토마스 블록은 “이에 반해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탱크들이 빠르게 진입할 수 있는 도로를 모두 차단했고 결국 러시아군 탱크들은 도로가 아닌 구불구불한 도로나 막힌 도로 옆의 진흙탕이 된 논밭으로 전진할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에게 완전히 노출되는 실수를 범했다”고 비판했다. 한마디로 우크라이나군의 전술적인 승리라는 것이다.


NYT는 이어 미국기업연구소의 러시아군 전문가 프레드릭 W. 케이건(Frederick W. Kagan)의 말을 인용해 “전투 현장에서의 패배나 사망자수의 증가는 사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러시아의 정예부대가 처음 우크라이나에 진입했을 때 우크라이나군이 이를 저지한 것은 러시아군에게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결국 “48시간이면 우크라이나를 정복할 수 있다”는 푸틴 대통령의 호언장담을 믿었던 러시아군의 사기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사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진입할 때 우크라이나군을 너무 우습게 봐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2~3개 대대 정도의 비교적 소규모로 투입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전략적 실수다. 이는 사실상 효율적인 부대 편성을 할 능력 또는 권한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초반 전투에서 실패를 하자 러시아군은 정밀타격 방식이 아닌 대대적인 인원과 공격력을 동원해 민간인 여부를 가리지 않는 전투로 확대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한 방식으로 광범위하게 공격을 강화할 것”으로 NYT는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군은 어떻게 방어를 했나?]


러시아군의 침공에 대비하는 우크라이나군은 어차피 정면대결이 불가능하다 보고 러시아군의 약점을 노리는 고슴도치 전략을 채택했다. 그래서 철저하게 치고 빠지는 방식이나 도시방어전 같은 게릴라식의 전투를 병행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영리한 대응 방식이 속전속결로 마무리하려 했던 러시아군을 궁지로 몰아넣은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의 이런 전투 방식에 대해 마크 밀리((Mark A. Milley) 미 합참의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매우 효과적이고 지혜로운 방어전략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은 이동식 무기 시스템을 사용해 러시아군을 괴롭히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 우크라이나군은 과거 크롬반도가 러시아에게 합병될 당시의 군사력이 아니라는 점이다. NYT는 지난 3일(현지시간)에도 “우크라이나군은 현재 17만명의 현역군인과 10만명의 예비군, 그리고 10만명의 퇴역군인을 보유한 유럽 최대의 군대 중 하나인데다 1만여명의 외국인도 속속 투입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크롬반도를 점령하고 또한 돈바스 지역에 러시아가 반군을 지원하면서 사실상 점령을 한 이후 러시아군과 싸울 방법을 찾고 있었으며 군사력도 강화해 왔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미국특수부대가 우크라이나군을 집중 훈련시킨 것도 한몫을 했다”면서 “우크라이나 당국은 그동안 병사들을 철저하게 훈련시켜왔는데 결국 그러한 훈련이 지금의 우크라이나 전장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이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미국은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 군대에 30억 달러 이상의 무기와 장비 등을 제공했고, 미군은 8년 넘게 2만 7천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훈련시켜 왔다”면서 “이러한 결과로 우크라이나 군이 예상보다 훨씬 더 작전을 잘 펼치고 있고 그러면서 러시아군에게 잘 저항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공수부대와 특수부대가 키이우 북쪽의 공항을 점령하려 했으나 우크라이나군이 강력하게 저항하면서 러시아군은 결국 패퇴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들어 후방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러시아군과는 달리 우크라이나군은 미국을 비롯한 유럽의 국가들로부터 군사물품 지원도 속속 이루어지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미국과 나토는 재블린 미사일을 포함한 17000개 이상의 대전차무기를 폴란드와 루마니아 국경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전달하고 있다. 물론 러시아는 이러한 수송 통로를 차단하기 위해 대대적인 공격을 준비하고 있어서 앞으로의 전망은 불투명하지만 지금까지는 비교적 원활하게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크라이나는 동유럽 전역의 기지에 퍼져 있는 미국의 사이버사령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워싱턴과 독일의 정보관계자들은 러시아군을 도청하고 또 정보를 수집해 시시각각으로 우크라이나군에 전달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이 제공한 암호화된 장비를 통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이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도 그 중의 한 예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군이 오래 버티면 버틸수록 초조해지는 것은 러시아의 푸틴이라는 점이다. 문제는 푸틴 역시 우크라이나전에서 물러선다면 자신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든 일단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포함해 주요 도시만이라도 점령하려 할 것이다. 아마도 이를 위해 무지막지한 전투를 감행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연 그렇게 쉽게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에게 무릎꿇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결코 러시아에게 항복하지 않겠다”고 했다. 또한 미국은 “만약 러시아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지도부를 무력으로 제거한다 해도 폴란드에 망명 정부를 세워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 선언했다.


푸틴에게는 이러한 ‘굴복하지 않는 강력한 저항’이 최대의 복병이다. 만약 전쟁에서 이긴다고 하더라도 이겼다고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고 허수아비 정권을 세운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우크라이나 정권의 유지를 위해 수많은 비용을 쏟아부어야 하는데 러시아가 전세계적으로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그럴 능력이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그렇게 우크라이나 점령을 위해 대대적인 공격을 퍼부으려면 그야말로 엄청난 전쟁비용이 소요되게 되는데 지금 러시아 상황에서 그러한 공격이 과연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


이와 관련해 CNN은 9일(현지시간) 익명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가 투입한 군자산의 8~10%를 잃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틴 자신의 안위가 걸려 있는 문제라서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을 우크라이나에 쏟아부으면서 완전 장악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8일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과소평가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도 “푸틴 대통령이 이런 저항에 저지될 것 같지 않으며, 오히려 강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분명한 것은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욕심을 내면 낼수록 러시아는 망가질 것이고, 더불어 결국 푸틴의 입지마저 흔들거릴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푸틴의 고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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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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