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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시아가 패배할 수밖에 없는 이유? - 러시아의 비밀보고서, “우크라 침공은 완전한 실패” - “러시아 하루 전쟁비용 무려 25조원” - “비축한 미사일 이미 95% 소모한 러시아군”
  • 기사등록 2022-03-08 14:02:17
  • 수정 2022-03-09 0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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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협상 아니면 전쟁으로 우크라서 목표 달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또다시 “러시아가 외교적 수단을 이용하든, 군사적 수단을 이용하든 우크라이나에서 '탈나치화'와 '중립화'라고 부르는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면서 전쟁 강행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지만 푸틴의 이러한 목표가 과연 달성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일고 있다.


프랑스의 엘리제궁 관계자는 6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면서 “휴전 조건으로 러시아가 2014년 강제로 병합한 크롬반도(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는 것은 물론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루간스크) 독립도 인정하라고 요구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인들을 위해 용납할 수 없는 요구라면서 선을 그었다”고 전했다.


이날 통화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에게 “국제법에 따라 민간인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지만 푸틴은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이렇게 푸틴의 생각은 확고하다.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 이미 확보한 크롬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의 소유로 넘기고 더불어 우크라이나에 친 러시아 정부를 수립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과연 그러한 푸틴의 뜻이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의 비밀보고서, “우크라 침공은 완전한 실패”]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군 사망자 수가 이미 1만명에 달하며 이번 전쟁은 러시아의 실패로 끝날 것이라는 러시아 정보기관의 내부고발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영국의 유력 일간지인 더타임스는 7일(현지시간) “러시아 인권단체 ‘글래그넷’의 운영자인 블라디미르 오세치킨이 러시아 정보기관 FSB 관계자의 내부고발이 담긴 2천쪽 분량의 문서와 서한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공개된 FSB의 문건에는 “러시아군 주요 사단과의 통신이 끊긴 탓에 러시아 정부조차 정확한 사망자 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지만 추정키로는 러시아군 사망자가 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2일 자국군 498명이 임무 수행 중 숨졌다고 밝힌 바 있지만 그 후로는 이 수치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한 이 문건에 나온 러시아군의 사망자수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열흘간의 전쟁 기간 러시아군 1만명이 사망했다”며 “이들은 대부분 18∼20살이고,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잘 알지 못한다”고 말한 대목과 일치한다.


특히 하루에도 최소 1천명 이상의 러시아군 사망자가 나오는 상황이라 이러한 수치는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10년간 전쟁에서 15,000명의 사망자를 낸 것과 비교해 볼 때 너무나도 희생자가 많다는 점에서 러시아도 당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우크라이나군의 사망자는 5일 현재 1500여명이고 2000명 정도의 민간인들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현대전에서 '전멸'의 기준은 병력 20~30% 손실로 보는데 우크라이나전에 병력 20만 명 정도를 투입한 것이 비하면 벌써 5% 이상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들여다보아야 할 대목이다.


해당 문건에는 또 “우크라이나 침공 실패와 관련해 FSB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작 FSB는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어떠한 경고도 받지 못했으며 서방의 초고강도 제재에 대응할 준비도 돼 있지 않았다”는 내용도 담겼다.


해당 문건을 작성한 FSB 관계자는 더불어 “침공 이전에 서방의 제재가 가져올 영향을 평가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가상훈련이라고 들었다”면서 “러시아가 승리하는 쪽으로 분석해야 했으며, 그렇지 않으면 상부로부터 의심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레 일이 벌어지자 (FSB의) 근거 없는 분석에 모든 책임이 지워졌다”면서 “대체로 볼 때 러시아는 출구가 없는 상황이며 승리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없고 패배만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FSB의 문건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완전히 점령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내용도 담겼다. 또한 “러시아의 동맹인 체첸군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투입한 부대가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제거되면서, 체첸군이 러시아군과 갈등 위기에 놓였다”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암살된다 하더라도 우크라이나인의 저항을 완전히 누르고 점령하기 위해선 보급·수송병을 제외하고도 최소 50만명 이상의 병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문건은 “현 국면이 장기화하면 러시아 경제가 붕괴할 수 있다”면서 “전쟁의 잠정 기한(deadline)은 6월까지”라고 못박았다.


이 문건은 또 “국제사회의 대러제재에 맞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강공에 나선다면 이번 사태가 진정한 '국제적 분쟁'으로 확전될 수 있다”면서 “현재 우리의 위치는 (2차 대전기인) 1943∼1944년 독일과 같다”고 정리했다.


해당 문건이 실제로 FSB에서 유출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더타임스는 “러시아 안보 전문가 크리스토 그로제프가 FSB 현직 직원 두 명에게 보여준 결과 해당 문건이 FSB에서 유출된 것이 분명해 보인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우크라이나가 심리전의 일환으로 가짜 FSB 서한을 유포한 적이 있지만 이번 건은 달라 보인다"면서 "이 문건은 신뢰도 있는 출처를 통해 제공됐고, 위조됐다고 보기에는 분량도 매우 긴 편"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하루 전쟁비용 무려 25조원”]


FSB의 비밀문건이 공개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러시아 입장이 드러난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하루에 200억 달러(약 25조 원) 이상의 전비(戰費)를 쓰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도가 나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캐나다의 일간지인 ‘글로브앤메일’은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의 보좌관인 미카이요 포돌야크(Podolyak)가 러시아의 하루 전쟁비용이 25조원 가까이 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의 일간지인 ‘글로브앤메일’은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의 보좌관인 미카이요 포돌야크(Podolyak)가 이렇게 밝혔다”면서 “러시아의 공격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강력하게 저항을 하면서 막대한 장비 손실과 전사자가 발생하자 러시아도 심각한 고민에 빠지면서 양국간 협상도 진지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전쟁비용은 러시아의 지난해 전체 국민총소득(GDP) 1조 7095억 달러의 1.17%에 해당되는 금액이고 한국의 올해 국방비 54조 6천여 억원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가까이를 하루에 쏟아붓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런 식으로 전쟁비용을 쓰다보면 약 85여일(3달)이 지나면 러시아의 국민총소득을 공중에 날리는 셈이 되니 당연히 시간이 갈수록 러시아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여기에 이미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동부 돈바스 지역 침공 이후 서방의 느슨한 경제 제재를 받으면서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서방진영의 추가적인 경제제재 조치까지 더해지면서 러시아가 과연 이러한 대내외의 압박을 얼마나 견딜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많은 의구심들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전쟁비용과 관련하여 영국의 경제회복센터와 일부 전략 컨설팅 업체들은 지난 3일 “개전 첫 4일 간 러시아 전비는 70억 달러(약 8조 6천억원) 정도였으나, 이후 탄약∙보급품 확대와 전사자 속출, 로켓(미사일) 발사 등으로 인해 하루에 200억~250억 달러(약 24조 7천억~30조 8500억원)의 전쟁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보좌관인 포돌야크의 추정과 거의 일치한다.


[게릴라전으로 변한 우크라이나 전쟁]


그런데 러시아를 이렇게 곤혹스럽게 만든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나 장갑차나 전차 등의 무력 공격으로 끝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데 있다.


다시말해 우크라이나 군의 강력한 저항은 정규군 스타일이 아닌 도시방어라는 게릴라전의 방식으로 방어를 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군이 이러한 우크라이나군의 전선을 뚫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러시아군의 엄청난 오판 중의 하나다. 러시아군은 미사일이나 공중 포격 등으로 우크라이나군의 사기를 저하시킨 후 수도인 키이우 등 도시로 진입하면 쉽게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이 게릴라전 형태로 저항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여기에 그러한 게릴라전을 펼치는 우크라이나 군을 장악하려면 주민들의 도움이 필수적인데 우크라이나인들이 해방군으로서 러시아군을 환영해 주기는커녕 우크라이나군과 합세하여 공동으로 게릴라전을 펴면서 러시아군이 이러한 전략에 판판이 당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수도 키이우(키예프)와 제2의 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 등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러시아군이 내세울 수 있는 전과는 유럽 최대규모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장악과 남부 항구도시 헤르손을 점령한 것 말고는 없다, 자포리자 원전도 우크라이나군이 원전의 안전을 우려해 주변에서의 교전을 포기했기 때문에 러시아군이 장악할 수 있었을 뿐이다.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단단한 저항은 옛소련에서 있었던 스탈린그라드 전투와 레닌그라드 전투를 연상케한다. 이 둘 모두 2차 세계대전때 독일군과 옛소련군이 맞붙었던 전투다. 당시 독일군은 이 두 도시를 포위하면서 맹 공격을 했지만 그 막강한 군사력으로도 이 두 도시를 결국 함락하지 못했다.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1942년 7월 17일부터 6개월간이나 지속되었으며 레닌그라드 전투 역시 1941년 9월 8일부터 무려 872일간이나 지속되었다. 역사상 가장 길었던 최악의 시가전이 펼쳐졌던 것이다.


결국 이 두 전투에서 독일군은 처참하게 패배했다. 이 전투는 시가전에서는 공격자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다시 증명했다. 물론 방어군이 싸울 의지와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기는 하지만 지금의 우크라이나군은 이러한 면에서 뛰어나다.


특히 중요한 것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인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푸틴이 잘못된 첩보를 받은데서 기인한다. ‘나치세력 해방’을 위한 전쟁을 하니 당연히 우크라이나인들이 환영할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지만 모두가 거짓이었음이 전쟁을 하면서 뒤늦게 확인한 것이다. 그러니 푸틴이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


{“비축한 미사일 이미 95% 소모한 러시아군”}


러시아군이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는 또다른 요인은 이미 러시아군이 보유한 미사일 등을 거의 쓸만큼 썼지만 목표 달성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CNN 방송은 6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현재까지 미사일을 600발 정도 발사했으며, 이는 비축분의 95% 정도”라고 전했다. 이는 실로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기도 하지만 식량조차 제대로 보급하지 못하는 러시아군의 실상을 본다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더더욱 의아한 점 중의 하나는 러시아 공군이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우크라이나 상공의 제공권은 우크라이나군이 장악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긴밀한 보급은 물론 제공권 장악을 위해 수도 키이우 근처의 호스토멜 국제공항을 점령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전쟁연구소(ISW)는 지난 3일(현지시간) 자체 분석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제공권 장악 실패는 매우 놀라운 일이다"며 "우리는 여기에 대해 지금은 어떤 설명도 제공할 수 없다"고 했다. 쉽게 말해 전문가들도 이해가 안되며 그 원인을 모르겠다는 얘기다.


러시아에게 있어서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는 만약 대대적인 폭격으로 우크라이나를 장악한다 해도 우크라이나를 통치할 능력이 안된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인들의 저항이 도시가 함락된다 해서 사라질 그런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등 서방진영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의 공격으로 유고(有故) 상황이 되고 더불어 키이우가 점령당한다 해도 폴란드에 임시정부를 만들어 끝까지 러시아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끝났다고 해서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렇게 푸틴의 엄청난 오판이 지금 러시아를 최대의 굴욕으로 끌고 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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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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