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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이나, 판이 바뀌고 있다! - 우크라 전쟁, 새국면... 미 전역군인 3천명 몰려간다 - 우크라이나, “외국인 의용군 2만명 참전” - 사실상 미군이 참전하는 것 같은 효과 나올 수도
  • 기사등록 2022-03-07 21:37:01
  • 수정 2022-03-08 07: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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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새국면... 미 전역군인 3천명 몰려간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그리안해도 처절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강력한 저항으로 수도 키이우조차 함락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엄청난 수의 외국인 자원자들이 우크라이나 의용군에 합류할 뜻을 비쳤기 때문이다.


▲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수천 명에 달하는 미국의 퇴역 군인들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참전에 자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수천 명에 달하는 미국의 퇴역 군인들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참전에 지원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단체를 조직해 우크라이나에 합류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달 2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외국인도 우크라이나로 와서 함께 싸워달라고 호소한 이후 급증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우크라이나 의용군에 합류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 사업도 등장했다”고 전했다.


앞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월 27일 “우크라이나 수호에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우크라이나로 와 달라, 우크라이나를 수호하는 모두가 영웅”이라고 했다.


NYT는 이어 “전역한 미군들이 과거 전쟁터에서 느꼈던 목적을 되찾고 싶어한다”며 “특히 민주주의 수호를 목적으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전에 투입됐다가 임무에서 실패했던 이들은 이번 의용군 합류를 만회의 기회로 여긴다”고 분석했다.


육군 장교 출신의 퇴역 군인이자 부동산 관리 사업을 운영하는 데이비드 리바르도는 “나 같은 이들 다수가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당장 총을 잡고 현장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의소리(VOA)도 이날 “미국에서만 3000명가량이 주워싱턴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의용군으로 합류하고 싶다는 문의를 해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의용군으로 나서고픈 이들은 주미 자국 공관에 문의하라고 안내 중이다.


이와 관련해 NYT는 “평화와 민주주의를 언급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이 두 가지 맥락에서 참전 경험이 있는 미국 전역 군인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평화와 민주주의라는 뚜렷한 가치를 좇으며 전쟁터를 누볐던 군인들이 전역 후 일상에서는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가운데 러시아에 대항하여 싸우는 우크라이나의 의용군에 합류해 이전의 경험을 되찾고자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과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참전했지만 현지에 민주주의를 이식한다는 최종 임무에 실패했던 아픔을 이번 의용군 합류로 만회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우크라이나, “외국인 의용군 2만명 참전”]


우크라이나로 달려가는 외국인 자원자는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 각지에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에 맞서 참전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건너온 외국인 의용군이 약 2만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CNN 방송, 워싱턴포스트 등은 쿨레바 장관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세계 52국의 경험 많은 참전 용사와 자원봉사자들이 우크라이나로 오고 있다”면서 “많은 이들이 우크라이나인들이 포기하지 않고 싸우는 것을 보고 참전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보도했다.


전투 요원이 부족한 우크라이나로서는 이들의 참전이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페이스북을 통해 전투 경험 있는 자원자를 모집하며 “의용군에게 무기를 지급하고 이들을 공식 부대에 배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영국 더타임스도 지난 3일(현지시간) 전날 “아프가니스탄에서 전투 경력을 쌓았다는 영국 공수부대 출신 전직 군인 최소 150명이 우크라이나로 이미 출발했다”고 전했다.


런던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의용군 참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한 영국인은 영국 스카이뉴스에 "우크라이나에는 도움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는 젊고, 강하고 건강한 남자들이다. 도와줄 수 있는데 안 될 것이 뭐 있나"라고 말했다.


인디펜던트 신문도 “네덜란드와 영국, 캐나다 등지에서 전직 군인, 구급대원, 일반 시민 등이 우크라이나에 가겠다면서 크라우드펀딩 등을 통해 자금을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도 지난 1일까지 전직 자위대원 50명을 포함해 약 70명이 의용군으로 참전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보도했다.


한국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의용군으로 참전하겠다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3일 밝혔다. 실제로 해군특수전단(UDT) 출신 이근 전 대위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돕고자, 의용군으로 참전하겠다”면서 팀을 꾸려 최근 우크라이나로 출국했다.


이 전 대위는 6일 인스타그램에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 세계에 도움을 요청했을 때 ‘ROKSEAL’은 즉시 의용군 임무를 준비했다”고 했다. 그리고 “48시간 이내 계획 수립, 코디네이션, 장비를 준비해 처음에는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 출국을 하려고 했으나 한국 정부의 강한 반대를 느껴 마찰이 생겼다”면서 “우리는 여행 금지 국가를 들어가면 범죄자로 취급받고 1년 징역 또는 1000만원 벌금으로 처벌 받을 수 있다고 협박을 받았지만 처벌받는다고 우리가 보유한 기술, 지식, 전문성을 통해서 우크라이나를 도와주지 않고 이 상황에서 그냥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처벌 여부에 대해서는 몇몇 나라에서도 거론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여러 논란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의 참전을 공개적으로 허용하는 나라들도 있다. 라트비아 의회는 지난달 28일 유럽에서 가장 먼저 자국민의 우크라이나 참전을 허용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영국과 덴마크도 자국내 우크라이나인은 물론, 자국민이 러시아와 싸우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출국할 수 있게 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이 전쟁은 민주주의를 위한 싸움이며, 결정은 국민의 몫”이라고 말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도 “분쟁 해결에 직접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참전을)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는 3일 국제법상 군인 지위가 아닌 만큼 생포시 전쟁 포로로 대우하지 않고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외체류 우크라이나인들도 자진 귀국, 힘 보태]


외국인들만 우크라이나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해외에 체류중이던 우크라이나인들도 속속 고국으로 돌아가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 과거 이스라엘인들의 모습을 지금 우크라이나인들에게서 볼 수가 있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외국의 의용군뿐 아니라 해외에 체류하던 우크라이나 국민도 참전하기 위해 고국으로 귀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올렉시 레즈니코프 국방장관은 5일 “우크라이나 남성 6만6천224명이 러시아군과 싸우기 위해 외국에서 돌아왔다”고 밝혔다. 레즈니코프 장관은 이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이렇게 많은 남성이 귀국했다”면서 "우크라이나인들이여, 우리는 무적이다"라고 강조했다.


민간 오케스트라인 서울팝스오케스트라에 소속된 우크라이나 단원들이 고국을 지키러 귀국했다. 2일 서울팝스오케스트라에 따르면 악단에서 연주 활동을 펼쳤던 우크라이나 출신 단원 셋이 자원입대를 위해 우크라이나로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스포츠 스타들도 조국을 지키기 위해 속속 나서고 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스켈레톤 경기를 마친 뒤 ‘NO WAR IN UKRAINE(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은 안 돼)’이란 종이를 들어 보였던 슬라프 헤라스케비치(23)는 “군에서 복무한 경험은 없지만 어떤 일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키이우로 들어가 도시를 지키겠다”고 한 뒤 우크라이나로 귀국해 참전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복싱 영웅들도 앞다퉈 전장으로 나서고 있다. 2008·2012 올림픽에서 2연속 금메달을 따냈으며, 프로로 전향해 3체급을 석권한 세계적인 복서인 바실 로마첸코(34)도 고향을 지키기 위해 영토 방위대에 들어갔다.


또한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에서 4차례 우승을 차지한 세르게이 스타코프스키(36)도 “평생 라켓만 잡아왔지만, 총을 들고 온몸을 바쳐 내 나라를 지키겠다”며 예비군에 입대했다.


[다국적 의용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가 주는 의미]


중요한 것은 이러한 다국적 의용군들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가 주는 의미다. 러시아의 대군에 맞서 홀로 싸우는 우크라이나에게 미국을 비롯한 외국인들의 참여는 우선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엄청난 용기를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실제로 미군을 비롯한 전문적인 전투요원들이 참전한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의 방어력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인들이 무려 3천여명 가까이 참전을 한다는 것은 미국 행정부 역시 주목해야 할 입장이기 때문에 사실상 미국이 우크라이나 현지의 안전과 승리를 위해 중요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우크라이나는 그야말로 이젠 혼자가 아닌 함께 싸우는 전쟁의 개념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갖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5일(현지시간)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을 만났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블링컨 장관은 쿨레바 장관과 함께 한 자리에서 “내가 지금 나의 친구들과 서 있는 것처럼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와 함께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블링컨과 쿨레바 양 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로의 무기 지원 문제, 러시아를 고립시키는 문제, 제재로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주는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결국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이길 것이지만,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해서는 국제 사회의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6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다양한 안보지원책들을 논의했다. 이 회담 직후 미국은 폴란드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폴란드가 자국이 보유한 러시아산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주고, 폴란드의 전력 공백을 미국이 메워주는 방식이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이 이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사실상 실패했으며, 장기전 체제로 갈수록 불리한 것은 러시아라는 측면에서 자신감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세가 미묘하게 변해가고 있다. 막강할 것이라 보았던 러시아군의 실체가 핵무기를 빼고 나면 허수아비라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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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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