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22-03-04 21:15:13
기사수정


▲ 지난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키이우의 유령`이 근처에 있던 러시아 전투기가 폭발하자 상공에서 급강하하는 영상을 공식 트위터 계정에 공유했다. (사진=트위터 캡처)


러시아의 침공 첫날인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에서는 기이한 별명의 한 조종사가 첫 번째 전시 영웅이 됐다. '키이우의 유령'이라는 별명의 이 조종사는 혼자서 여러 대의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시켰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키이우의 유령'이 근처에 있던 러시아 전투기가 폭발하자 상공에서 급강하하는 영상을 공식 트위터 계정에 공유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도 70만 명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공식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영웅담을 전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한 명의 조종사가 상대적 우위에 있는 러시아 공군을 격추한 이야기'는 온라인 상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일명 '키이우의 유령' 동영상의 트위터 조회 수는 930만 건을 넘었고, 해당 영상은 팔로워가 7억1700만 명에 이르는 수천 개의 페이스북 그룹에서도 언급됐다. 관련 유튜브 영상은 650만 조회 수를 기록했으며 #키이우의 유령(ghost of kyiv) 해시태그가 붙은 틱톡 영상 조회 수는 2억에 달했다.


'키이우의 유령'과 관련한 단 한 가지 문제는 그가 유령일지도 모르고, 실존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러시아 전투기들이 전투 중 파괴됐다는 보고는 있지만, 이를 '키이우의 유령'과 연결시킬 정보는 없다.


우크라이나 당국 공식 트위터 계정에 공유된 영상은 3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가 이미 업로드한 전투 비행 시뮬레이터의 컴퓨터 렌더링 영상으로 판명났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전 대통령이 트위터에 '키이우의 유령'이라며 공유한 우크라이나 조종사의 사진도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지난 2019년 이미 공개한 사진 중 하나였다.


미국의 루머 검증 매체 스노프스가 영상에 대한 폭로글을 게재하자 일부 소셜 미디어 이용자들은 "그냥 좀 믿게 내버려두면 안 되나요?", "러시아인들이 (키이우의 유령을) 믿는다면 두려움을 가져오겠지만 우크라이나인들이 믿는다면 그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며 반발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공식 계정을 통해 진실성이 의심되는 이야기를 쏟아낸 건 사실이다. 현지에서 관심을 끌 만한 일화를 퍼뜨렸고 여기에는 거짓으로 판명된,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까지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당국의 이 같은 주장은 러시아의 침공 구실을 만들기 위한 거짓 정보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의 선제 공격에 대응해 파시스트와 신나치주의자로부터 시민들을 구해냈다는 거짓 주장, 일명 '가짜 깃발 작전'을 펼쳤다. 공격을 개시한 뒤에는 우크라이나군이 무분별하게 병원에 폭격을 가하고 민간인들을 죽였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했다.


반면 우크라이나의 선전은 영웅과 희생자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같은 우크라이나 당국의 외침은 전쟁 중에, 목숨이 위태롭고 자국의 생존을 위해 서방의 동맹국이 강력한 적군에 맞서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거짓되고 입증되지 않은 내용이 다루어져야 하는 방법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허위 정보를 연구하는 로라 에델슨 뉴욕대 박사는 "우크라이나의 선전은 꽤나 고전적"이라며 "그들은 자신들의 서사를 뒷받침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때로는 잘못된 정보가 담겨있기도 하지만, 그들이 처한 전반적인 환경 때문에 더 많은 정보가 전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의 용맹함이나 러시아의 잔혹성을 묘사하는 일화가 우크라이나 전쟁 계획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의견도 있다. 이러한 일화들을 통해 전 세계 시민들의 전폭적 지지를 얻을 수 있고, 이는 각각의 전투에서 이기는 것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미국 싱크탱크 뉴아메리카재단(NAF)의 피터 싱어 연구원은 "대의명분, 영웅들의 용맹함, 국민들의 고통에 대한 메시지를 갖고 있지 않다면, 우크라이나는 정보전뿐 아니라 전반적인 전쟁에서 패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092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기구독
교육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