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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치명적 제재에 멘붕 러시아, 푸틴이 흔들린다! - 러시아 제재 효과, 경제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 중립국 스위스까지 제재, 러시아에 치명타 - 경제제재보다 더 큰 무기, 스포츠 등의 러시아 고립
  • 기사등록 2022-03-02 13:54:30
  • 수정 2022-03-03 08: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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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제재 효과, 경제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서방세계의 제재가 대대적으로 진행되면서 러시아 국민들이 패닉상태에 빠지고 있다. 예상보다 엄청난 제재 효과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아직까지 ‘은행간 국제 결제망(SWIFT·스위프트)’ 배제 제재가 본격화되기도 전인데 벌써부터 상황이 이렇게 심각하다보니 러시아가 그야말로 국제적 고립이 되면서 ‘제2의 북한’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러시아에서 나오고 있다.


영국의 BBC는 2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시내 대형 쇼핑몰인 메트로폴리스몰에 현금을 쥐고 갖가지 생활 필수품을 사려는 러시아인들이 몰려들고 있는데 이는 강력한 서방의 경제제재로 루블화 가치가 폭락해 물가가 천정부지로 뛰어오를 것으로 보고 사재기를 하려는 사람들”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BBC는 “모스크바 시내 식료품점에서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언론들도 “일부 식료품 체인점이 손님당 계란 판매 개수를 제한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서방진영의 제재가 이제 막 시작이라는 점이다. 미국의 기술이 들어간 전자제품을 비롯해 컴퓨터 같은 제품들도 러시아 내에서 앞으로 제대로 구입할 수도 없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고, 이미 전자제품들의 가격이 치솟고 있어서 러시아 국민들이 그야말로 멘붕에 빠져들고 있다. 여기에 인텔·엔비디아·AMD와 같은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들이 제재에 동참해 러시아 수출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이미 예견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물류회사인 UPS와 페덱스도 러시아로 배송 서비스를 중단해 해외로부터의 배달 자체가 완전히 막힐 위기까지 처했다.


무엇보다 러시아 사람들을 패닉에 빠지게 만드는 것은 루블화의 가치가 대폭락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멘붕 수준을 넘어 공포감까지 심어 주고 있다.


지난달 초중순 루블화 값은 달러당 75루블 안팎이었지만 우크라이나를 침공 직후부터 환율이 급등(루블화 가치 하락)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미국·EU가 러시아를 SWIFT에서 퇴출시킨다고 발표한 28일에는 한때 119루블까지 치솟았다. 보름 사이 루블화 가치가 40% 넘게 폭락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것이다. 한마디로 푸틴이 일으킨 전쟁 때문에 가만 앉아서 재산의 40% 가까이 날려버린 셈이어서 러시아인들이 받는 정신적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서방세계의 제재 리스트에 오르면서 러시아인들의 은행계좌와 연결된 애플페이나 구글페이가 일부 작동하지 않는 사태까지 발생하자 불안감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렇게 되자 이제 러시아인들이 은행에서 대대적으로 현금을 인출하는 뱅크런 사태가 일어나게 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온다.


이미 그런 조짐이 보인다. 28일 모스크바 시내의 ATM(현금자동입출금기)이나 환전소마다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섰다. 루블화 대신 달러를 구하려는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일대 대혼란이 지금 러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위기를 느낀 푸틴 대통령이 달러를 추가로 풀기 위해 무역업자가 외화 수입을 올리면 그중 80% 이상을 사흘 이내에 팔아야 한다는 특별조치까지 발동했고, 러시아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연 9.5%에서 20%로 올리는 극약 처방까지 하면서 진정시키려 애를 쓰지만 그러한 대책만으로 시장을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당국의 다급함과 초조함은 주식시장을 아예 열지 않고 있는 것에서도 드러난다. 이는 전례가 없는 조치다. 러시아 당국이 주식시장 문을 닫고 있는 것은 열자마자 투자자들이 ‘패닉셀(공포 매도)’을 할까 봐 겁내기 때문이다. 그리안해도 러시아 RTS 주가지수가 작년 10월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패닉셀까지 벌어진다면 그야말로 러시아 경제는 초토화될 수도 있다.


더더욱 우려되는 것 중의 하나는 이러한 경제 상황이 러시아의 인플레이션을 부추겨 경제의 기초 전반을 뒤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1월까지 4개월 연속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에 이를 정도로 치솟고 있었는데 루블화의 가치 하락은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연계되면서 자칫 러시아 자체가 재정악화로 인해 디폴트(대외 채무 불이행) 사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미 그런 징조가 보인다. 러시아의 국체가격이 대폭락하고 있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의하면 지난 2월 28일 2047년 만기 달러표시 러시아 국채 가격은 전일 대비 50% 급락했다.


▲ 중립국 스위스마저 그동안의 중립 유지 입장을 뒤엎고 러시아를 제재하겠다고 나섰다고 NYT가 2월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립국 스위스까지 제재, 러시아에 치명타]


이런 상황에서 중립국 스위스마저 그동안의 중립 유지 입장을 뒤엎고 러시아를 제재하겠다고 나서면서 러시아가 발칵 뒤집혔다. 뉴욕타임스(NYT)는 2월 28일(현지시간) “스위스의 대(對) 러시아 금융제재 조치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물론,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을 포함해 EU의 제재 대상 명단에 오른 367명의 러시아의 재벌 격인 올리가르히들의 스위스 내 자산이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NYT는 그러면서 “스위스 내 러시아 기업 및 개인이 보유한 자산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110억 달러(13조 2495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스위스가 이러한 조치를 취하자 러시아는 긴급하게 라브로프 외무부장관을 스위스 제네바로 보내 이를 막으려 했으나 이미 EU가 라브로프 등 러시아 고위관료들에 대해 유럽 내 여행 금지라는 제재 조치를 내렸기 때문에 움직일 수가 없었다. EU의 대 러시아 제재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확실하게 증명한 셈이다.


NYT에 의하면 “당초 스위스는 중립국으로서 쌓아온 국가 정체성을 흐리고 경제적 이득에 타격을 줄 수 있어서 대 러시아 제재에 소극적이었고, 특히 카시스 대통령 본인부터 러시아로부터 새로이 유입되는 자금은 막겠지만 예금주들의 계좌 접근은 막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어서 스위스가 대 러시아 제재에 동참할 것이라고는 예상조차 못했다”고 했다.


그런데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지시하고 심지어 민간인들까지 대거 사망하면서 스위스의 분위기는 급변하기 시작했다”면서 “스위스 내에서 대 러시아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결국 카시스 대통령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례 없는 공격을 이유로 러시아 자산의 즉각 동결 방침을 밝히게 되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그러면서 “스위스에게 중립국 지위라는 것은 전통이자 의미가 큰 전략”이라며 “이를 잠시 내려놓았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보도했다. 또한 “스위스의 이번 조치는 스위스 은행에 비자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에게도 안 좋은 뉴스”라고 NYT는 전했다.


[갈수록 강화되는 대 러시아 제재, 극복할 수 있을까?]


여기에 대 러시아 제재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SWIFT 제재도 앞으로 본격화될 것이고, 이러한 경제적 제재 말고도 러시아 항공기를 상대로 하늘길까지 막으면서 러시아 제재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아예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를 상대로 경제 전면전을 벌여 러시아 경제를 붕괴시킬 것”이라고 예고해 귀추가 주목된다.


르메르 장관은 “동결된 러시아 자산 총액이 약 1조달러(1천204조원)에 달한다”면서 “러시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약 20%로 올리면서 기업들은 고율 대출만 받을 수 있을 것이고 이는 경제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또한 르메르 장관은 “프랑스의 거대 에너지 회사인 토탈에너지(TotalEnergies)와 엔지(Engie)가 며칠 내 러시아 에너지 사업과 관련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서 러시아와의 에너지 사업 전면 중단 방침도 밝혀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제재 방침을 현실화할 것임을 내비쳤다. 엔지는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인 '노르트 스트림-2'에 참여했다.


이렇게 서방진영의 경제제재가 강화되자 기업들도 탈(脫)러시아 행렬에 가담하고 있다. 금융회사부터 에너지 기업, 자동차 제조업체는 물론 할리우드 영화사에 이르기까지 러시아로의 수출을 줄이고 파트너십을 중단하는 등 러시아 시장에서 속속 발을 빼고 있다.


마스터카드는 서방의 금융 제재에 따라 여러 러시아 금융기관들과의 결제망을 차단했으며, 셸과 BP, 노르웨이 에퀴노르 등 주요 에너지 기업들도 러시아에서 빠져나오겠다고 선언했다.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러시아 국민들 몫]


결국 푸틴의 무모한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인해 그 피해는 정작 러시아 국민들이 고스란히 받게 될 전망이다. 사실상 러시아의 무역이 막히면 당연히 물건값은 치솟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러시아 서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러시아의 지금 상황은 과거 옛 소련 붕괴 직후 혼란이 극심했던 1990년대 중후반을 연상케 한다. 그때 러시아는 결국 '국가 부도' 사태를 겪었다. AP는 “당시 치솟는 물가로 서민들이 고통받았고, 많은 은행 고객이 예금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2022년의 러시아가 또다시 그러한 공포감에 휩싸이고 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서방 세계의 각종 제재로 루블화가 붕괴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서방세계의 제재는 경제위기 신호에 즉각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금융시장과는 달리 생활 물가와 일자리, 기업 경영 등에 미치는 영향은 좀 더 서서히 나타난다는 점에서 앞으로가 더욱 문제로 보여진다. 러시아 서민들의 고통이 더욱 가중될 것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루블화가 폭락하는 등 러시아 경제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서방의 전방위적 제재로 인한 충격파가 가시화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불만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제재보다 더 큰 무기, 스포츠 등의 러시아 고립]


이런 상황에서 진짜 문제는 러시아가 스포츠나 문화 등으로부터도 전 세계와 완전히 고립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국제축구연맹(FIFA)은 1일(한국시각) 러시아 국가대표팀과 클럽팀의 FIFA 주관 대회 출전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당장 러시아는 이달 예정된 카타르월드컵 예선전을 치를 수 없다. 또한 러시아의 클럽팀들도 유럽에서 열리는 모든 경기에 참여하지 못한다.


동·하계올림픽을 주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종목별 국제연맹(IF)과 각종 대회 조직위원회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관계자들의 국제대회 초청 또는 참가를 불허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국제아이스하키연맹도 러시아와 벨라루스 퇴출에 동참했고, 세계 최대 아이스하키 리그인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도 러시아와의 모든 관계를 손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뿐 아니다. 국제럭비연맹, 유럽핸드볼 연맹도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퇴출하기로 했다.


스포츠계에서의 러시아 퇴출은 스포츠 광팬들이 많은 러시아 국민들을 화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포츠에서의 러시아 퇴출은 푸틴이 상상도 못한 제재라서 그 충격은 더욱 클 것이고, 당연히 그 모든 화살이 푸틴에게 쏟아지면서 푸틴의 지위도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마이클 페인 전 IOC 마케팅 국장은 AFP 통신에 "스포츠는 늘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끼쳐왔다"며 "푸틴 대통령이 다른 나라의 시선에 관심도 없겠지만, 러시아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신경 써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 국민의 지지를 잃으면 게임은 끝난 것이다“면서 ”스포츠계의 행동은 러시아 국민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줄 잠재력을 지녔다"고 전망했다. 스포츠 제재가 러시아 국민의 사기 저하, 자존감 추락 등에 영향을 미치면서 푸틴 대통령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휴 로버트슨 영국올림픽위원장도 "스포츠는 전제주의 정권에 무척 중요하다"며 "(스포츠 제재로) 잠재적으로 경쟁할 수 없다는 사실이 러시아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면서 전면적인 러시아 스포츠 제재가 푸틴 대통령의 입지를 흔들 수 있다고 예측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푸틴 몰락의 전조]


어쩌면 푸틴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잔혹한 공격을 함으로써 우크라이나를 장악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고 푸틴이 결코 승리한 것은 아니다. 그러한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가 푸틴에게는 대 패배의 시작일 수 있다는 말이다.


의외로 강력한 대 러시아 제재에 스포츠계까지 제재에 동참하면서 러시아인들에게 푸틴의 인기는 대폭락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벌써부터 우크라이나 공격을 반대하는 러시아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푸틴에게는 엄청난 부담이다. 푸틴은 이러한 반전(反戰)여론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2월 28일 시위에 참석한 45개 도시에서 약 1500명을 체포했지만 그러한 강압책으로 분출되는 러시아인들의 불만을 제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렇게 푸틴은 갈수록 깊은 수렁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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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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