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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中 대만 넘보지 말라", 美의 경고 - 우크라 관련, 대만 향한 중국 침공 의지 단호히 배격 의지 - 러시아-중국 두개의 전쟁 펼칠 수 있다는 의지 표명 - 中, 대만 공격한다면 시진핑 운명도 각오해야
  • 기사등록 2022-03-02 13:54:09
  • 수정 2022-03-02 15: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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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크라 사태 와중 대만에 대표단 파견]


우크라이나 사태 와중에 미국이 전격적으로 대만에 전직 고위관료들로 구성된 정부 대표단을 보내기로 해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28일(현지 시각)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단독 보도한 내용을 보면 “마이크 뮬런 전 합참의장, 메건 오설리번 전 국가안보부보좌관,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차관. 에반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교수, 마이클 그린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대만을 방문하기 위해 이날 미국에서 출발했다”는 것이다.


▲ 뮬러 전 합참의장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이 1일 대만에 도착했다. [사진=차이잉원 트위터]


이번에 대만을 방문한 플러노이 전 차관은 초대 국방장관으로도 거론됐을 정도로 바이든 대통령의 대표적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메데이로스 교수는 백악관 NSC(국가안보회의)에서 아시아 지역을 담당했던 사람이며, 마이클 그린은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CSIS의 아시아 담당 선임 부소장이기도 해 그야말로 미국의 중국 전문가 및 실력자들이 총출동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이어 “이들은 3월 1일 대만에 도착해 2일 저녁까지 머물면서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과 추궈정 국방장관을 비롯한 고위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날 예정”이라면서 “사실상의 미 정부 대표단의 대만 방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과 러시아 간 긴장이 임계점을 치닫는 와중에 나온 것이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들 대표단의 방문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초당적 공약에 대한 중요한 신호이며 대만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폭넓은 약속이 여전히 굳건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한 “미국은 평화적 수단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대만의 미래를 결정하려는 모든 노력을 서태평양 평화·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대만 국민의 안보 또는 사회적·경제적 시스템을 위태롭게 하는 무력이나 기타 형태의 강압에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할 것”이라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 지시에 따른 이번 대표단의 대만 방문은 작년 4월 이후 약 11개월만이다. 당시 크리스 도드 전 상원의원,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리처드 아미티지, 제임스 스타인버그 등 3명이 비공식 대표단을 구성해 대만을 방문했었다.


정부 대표단 외에도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도 별개로 오는 2~5일 대만을 방문한다. 어우장안(歐江安)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폼페이오 전 장관에 대해 “오랫동안 대만의 굳건한 친구로 대만·미국 관계에 탁월한 공헌을 했고, 퇴임 후에도 대만을 위한 목소리를 내왔다”며 환영 메시지를 냈다.


[중국의 대만 공격에 대한 우려 확산]


사실 그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게 되면 이 사태의 추이를 봐 가면서 중국도 대만을 공격할 가능성이 자주 회자되어 왔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했음에도 미국의 대응이 신통치 않으면 중국도 대만을 공격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에 대해 러시아가 공격을 결정했음에도 미국이 군대를 파견하지 않고 경제적 지원만 행하자 중국 내부에서는 중국이 대만을 점령해도 미군이 투입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까지 나왔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 두 사람 모두 역사적·지리적 밀접한 관계를 내세워 (우크라이나와 대만의) 자결권과 민주주의를 깨트릴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며 “이 때문에 미국에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중국의 대만 공격을 촉발하지 않을까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시진핑 주석도 대만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전망을 한 것이다.


칭화대 산하 카네기칭화센터의 자오퉁 선임연구원도 “중국은 상대적으로 약한 위치에서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는 러시아의 전략을 이전부터 참고해왔다”고 했다. 당연히 우크라이나 위기를 중국이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대만 내부에서도 중국의 군사행동이 만약 행해진다면 이에 대한 미국의 대응방안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는 주장들이 많이 나왔다. 이러한 차원에서 혹시나 모를 유사시에 대비해 대만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도 대만군에 '전투 준비태세'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던 것이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이미 지난 1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적으로 양안 관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라고 지시한 바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 “차이잉원 총통이 우크라이나 위기 속에서 외부세력의 교란을 대비하기 위해 전군에 전투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면서 “차이 총통의 이러한 결정은 전날 고위 관리들을 만나 현재의 위기가 대만에 미칠 영향에 대한 자문을 구한 데 이어 이 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차이 총통은 "우리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대만 해협에서 우리 군대의 전투 준비태세를 계속 강화해야 한다"면서 “대만 주변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사 활동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 비상 사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만의 중국 담당 부처인 대륙위원회 추타이싼(邱太三) 주임위원(장관급)도 지난 25일 오후 대만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늘은 우크라이나, 내일은 대만'이라는 우려가 있으나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지정학적 전략상의 지위, 지리적 정세, 경제적 중요성, 미국과의 관계 등 4가지 조건에서 대만은 우크라이나와 비교할 수 없는 다른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추타이싼(邱太三) 주임위원은 이어 “대만은 인도태평양 민주 동맹의 일원이자 제1열도선(일본 오키나와-대만-필리핀-몰라카 해협을 잇는 방어선)의 중심점”이라며 “대만이 무너지면 대만해협은 물론 남중국해 정세가 요동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이 설령 대만을 침공하더라도 우크라이나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하도록 미국 등 서방이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대만 내부에서 이러한 논란이 일어나는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대만내에서의 불안감이 그만큼 점증하고 있다는 것이고 이에 대해 미국도 분명한 태도 표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대만에 대표단을 파견한 이유?]


이렇게 우크라이나 사태가 심각한 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공식적인 대표단을 대만에 보냈다는 것은 상당히 큰 의미를 던져준다.


물론 정부의 공식 당국자는 이번 방문이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한 상황에서 '닮은 꼴'인 대만에 대한 중국의 침공 우려를 사전에 불식하면서, 중국이 러시아처럼 대만을 무력으로 침공할 경우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사전 경고장을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일단 미국의 대만 수호 의지는 확고하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CNN 타운홀 미팅에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때 미국이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리는 그렇게 할 책무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커트 캠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도 28일(현지시간) “미국이 인도태평양과 유럽이라는 2곳의 전장(theater)에 동시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면서 대만에 대한 보호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특히 미국의 2개 전장 동시 수행론은 2차 대전과 냉전 기간을 포함해 동시에 2곳의 전장에 깊이 관여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지금 상황은 미군이 직접 러시아군과 전쟁을 벌이는 개념이 아니라서 만약 중국이 도발한다면 훨씬 더 쉽게 중국군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미국은 이미 외교적 초점을 중국 견제를 최우선순위로 둔 인도태평양 전략에 두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없이 중국의 도발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그러한 가정을 고려해 남중국해에는 에이브러험 링컨 항공모함 전단이 대기중이고, 일본의 요코스카항에는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 전단이, 그리고 사세보항에는 아메리카 강습상륙함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과연 대만을 넘볼 수 있을까?]


그렇다면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서 대만을 과연 넘볼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캠벨 조정관은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관계를 지속하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중국을 곤란한 위치에 서게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캠벨조정관은 “중국 지도자들은 미국 동맹들의 연대와 러시아 침공의 잔혹성에 대해 동시에 우려한다”면서 “미국은 중국과 소통 라인을 계속 열어둘 것”이라고 밝혔다


캠벨조정관은 또한 “중국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미국은 러시아의 침공과 연계된 위험성에 대해 중국에 미리 설명했다”고 말했다. 캠벨조정관은 이어 "우리 관점에서 볼 때 러시아와 중국 간 매우 공개적이고 심도 깊은 제휴가 지금 당장은 꽤 불편하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미라 랩-후퍼 NSC 인도태평양전략 국장도 “러시아의 침공이 미국으로 하여금 인도태평양에서 가진 목표에서 이탈하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자원은 실제로는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하려는 것과 별개”라면서 “자원의 부족을 느끼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동시에 2개의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이용해 중국이 도발하더라도 얼마든지 이에 대응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비록 '하나의 중국' 정책을 주장하면서, 줄기차게 독립을 외치는 대만에 대해 필요할 경우 무력으로 통일을 이룰 수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중국이 쉽게 대만을 공격하지는 못할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만을 향해 중국이 공격을 감행한다면 이는 시진핑 주석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음을 미국이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미국은 공식적으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군사적 개입을 할지에 대해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러한 기조가 깨진지는 이미 오래다. 공공연하게 대만 수호 의지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중국이 대만을 향해 무력을 사용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보는 것이다. 우선적으로 중국과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비중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는 다르다. 러시아와 중국만 비교해도 미국의 전략적 비중이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러시아는 추락하는 제국에 불과하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더불어 대만은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대중 압박 전초 기지이자 세계적 반도체 산업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몸값 자체가 차원이 다르다. 당연히 미국이 대만을 수호해야만 하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 중국의 군사력이 아시아·태평양에 포진한 미군의 개입을 차단할 만큼 강력하지 않다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대만 침공이라는 무리수를 강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기 위한 준비 자체를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대만과 전쟁을 하려면 전용 열차만 3천 편이 넘는 엄청난 인원과 물자를 대만과 마주보는 해안으로 보내야 하나 그러한 징후는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결론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쉽게 대만에 대한 공격 의지를 드러내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기로 결정한다면 시진핑 주석도 푸틴 대통령과 같이 전쟁범죄자로 낙인찍히면서 국제적으로 고립되는 길을 걷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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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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