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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2-28 00:02:38
  • 수정 2022-02-28 15: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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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7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쪽과 단일화 물밑 협상을 공개하며 안 후보 책임론을 부각했다. 이에 안 후보는 여론조사 경선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없고 더 이상 협상은 없다며 윤 후보 책임론으로 맞섰다. 야권은 대선을 불과 열흘 남겨 놓고 단일화에 대한 갈등만 야기하면서 유권자들에게 피로감만 주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단일화 방식을 놓고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이견만 재차 노출하면서 야권 단일화가 수면 위로 올라왔지만 역설적으로 단일화는 더 안개 속으로 빠져든 형국이다. 윤 후보가 안 후보가 고수하는 여론조사를 반영한 국민경선을 수용하는 통 큰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남은 선거 기간 동안 단일화 협상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윤석열, 단일화 협상 과정 공개하며 안철수 책임론 부각 총력


그간 단일화에 대해 말을 아꼈던 윤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자청해 이례적으로 물밑에서 추진했던 단일화 협상을 공개했다. 안 후보가 단일화 결렬 선언 이후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초접전 양상으로 변하자 안철수 책임론을 부각해 중도층과 수도권 지지층 이탈을 막기 위한 의도라는 관측이다.


윤 후보는 "저는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진실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왔으나 안철수 후보가 오늘 오전 단일화 결렬을 통보해왔다"고 발표했다.


이날 윤 후보를 필두로 국민의힘은 단일화 물밑 협상 전말을 공개하며 여론전에 몰두했다. 국민의힘쪽 얘기를 들어보면 단일화의 운을 먼저 띄운 건 국민의당 쪽이었다.


안철수 후보가 공개적으로 단일화 제안을 선언하기 엿새 전인 지난 7일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윤석열 후보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안철수 후보와 교감 후 연락한다'며 단일화 조건을 선(先)제안했고, 윤 후보는 안 후보의 뜻이라면 전폭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고 공동정부까지 구성이 가능하다고 화답하며 당일 밤 회동 의사도 타진했다고 한다.


그 후 양측은 3일 성일종(국민의힘)-인명진(국민의당), 8일 이철규·윤상현(국민의힘)-신재현 선대위 상임고문(국민의당) 접촉을 시작으로 단일화 조율에 들어갔고, 장제원 의원이 지난 11일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과의 심야 첫 회동을 시작으로 단일화 조건들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물밑 접촉이 활발해지기 시작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당초 20일 윤석열-안철수 회동 추진에 합의하기로 했지만, 19일 밤 "내부 회의 후 안 후보의 갑작스러운 심경 변화가 발생했다"며 부정적인 기류를 이 본부장이 전달했고, 23일 장 의원이 이 본부장에게 윤 후보의 진정성을 전달했다고 한다.


다음 날인 24일 이 본부장은 장 의원에게 윤 후보가 직접 안 후보에게 전화로 회동을 제안할 것을 요청했고, 같은 날과 다음 날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이틀 연속 단일화 회동을 제안하는 전화·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안 후보의 답변은 듣지 못했다.


윤 후보가 장 의원을 통해 안 후보의 자택을 방문해 정중히 단일화 요청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했으나, 안 후보가 자택으로 귀가하지 않고 호남 유세를 위해 목포로 이동하면서 만남도 불발됐다. 이와 별도로 장 의원과 이 본부장은 27일 오전 0시40분부터 4시까지 회동에서 단일화 합의안을 논의했으나 이 본부장이 이날 오전 9시 단일화 협상 결렬을 통보하면서 20여일 간 물밑 협상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정치권에서는 단일화 협상이 결렬된 만큼 추후 큰 진전이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우세하지만, 윤 후보는 "안 후보와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안 후보님의 화답을 기다리겠다"며 "국민들의 열망인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통합에 저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며 단일화에 대한 강한 의사를 피력했다.


관건은 윤 후보가 수면 위로 들어올린 단일화 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다.


안 후보가 이날 오전 단일화 결렬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던 만큼 다시 꺼져가는 단일화 불씨를 어떻게 되살려나갈 것인지가 남은 대선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단일화 불발 책임을 안 후보에 미루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윤 후보가 기자회견 방식으로 단일화 물밑 협상을 공개하고 나선 것도 여론의 힘을 빌려 단일화를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란 일각의 시각도 있다.


일단 야권 후보 단일화의 2차 마지노선인 투표용지 인쇄일(28일) 전까지 합의가 무산된 만큼 사전투표일(3월4~5일) 전에 단일화 합의 도출 여부가 단일화 3차 마지노선이다. 국민의힘은 투표일 전날까지 단일화를 성사시키기 위해 총력을 쏟겠다고 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가 국민경선을 전격적으로 수용하지 않는 한 단일화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여론조사 국민경선 논의 여부 놓고도 윤·안 입장 엇갈려…경선 수용 여부가 최종 변수


물밑 협상 과정에서 국민경선을 다뤘는지를 놓고도 양측은 전혀 상반된 입장을 내놓았다.


윤 후보는 "실제로 전권대리인들 사이에 단일화 협의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여론조사 이야기는 한번도 나온 적이 없고, 역선택도 전혀 협상테이블에 오른 적이 없다"고 한 반면 안 후보는 "협상 테이블에 저희가 그것을 올렸는데 없었다고 하는 것은 그건 협상 상대자로서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선 단일화 가능성이 전혀 닫혀 있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없진 않다. 단일화 협상이 수면 위로 올라온 만큼 윤석열, 안철수 두 후보가 여론을 의식해 소모적인 공방 대신 어떤 방식으로든 단일화에 접근하기 위한 최상의 합의안을 도출하도록 전방위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윤 후보가 전화·문자로 직접 소통이 안 되자 전날 밤 "안 후보의 자택을 방문해서 정중한 태도를 보여드리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여준 점이나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통합에 저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며 회동을 공식 제안한 것도 윤 후보가 자신에게 유리한 시기와 방법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의중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안 후보도 "사실 제가 계속 주장했던 것은 국민 경선에 대한 것이었다. 그런데 국민 경선에 대해서는 어떠한 그런 의견, 입장 표명이 없었다"며 "(국민경선을)안 받겠다 또는 받겠다, 받지 않겠다, 이런 말 자체가 없었다. 그리고 또 그렇다면 또 다른 어떤 방법이 있는가에 대한 그런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며 국민경선을 수용하지 않은 윤 후보에 대한 섭섭함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안 후보는 "이제 시한이 종료됐다고 분명히 선언을 했다"며 추후 단일화 협상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역으로 단일화 합의의 가장 큰 걸림돌인 국민경선 문제만 해결되면 극적으로 단일화의 물꼬가 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야권에서는 당분간 협상을 좀 더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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