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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코너로 몰리는 중국 - 우크라에서 반중 정서 확산, 현지 중국인 외출도 못해 - 우크라 사태 관련, 美비난하며 러 옹호하는 中 관영언론 - 당황한 중국정부, 갑작스럽게 교민 대피계획 마련도
  • 기사등록 2022-02-28 14: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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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서 번지는 반중 정서]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직접 공격하면서 전쟁의 참화를 일으킨 가운데 이를 감싸고 돌던 중국이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거센 반발에 직면하면서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홍콩 명보는 27일 “중국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싸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중국 네티즌들의 대다수가 러시아의 침공을 지지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 반중(反中) 정서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 홍콩 명보는 27일 “중국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싸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중국 네티즌들의 대다수가 러시아의 침공을 지지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 반중(反中) 정서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언론들이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고 있다”고 보도하는 가운데 중국의 네티즌들이 “우크라이나의 18~24세 미녀(美女)를 중국에 받아들이자”는 주장을 펼친데 대해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내 중국인 유학생과 현지 화교들이 안전을 우려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현지의 중국 대사관은 24일, 우크라이나 체제 중국인들에게 “(안전을 위해) 장거리 이동 시 차에 중국 국기를 달 수 있다”고 권장했었다. 중국 국기를 달고 있으면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 판단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중국인임을 표시하는 것이 오히려 우크라이나 인들에게 표적이 되면서 피해를 받을 수도 있는 처지가 된 것이다. 그래서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 대사관은 급기야 26일 재공지를 통해 “군인이나 총기 소지자에게 접근하지 말라”면서 “우크라이나 내 중국인들은 아무 때나 신분을 드러내지 마라”고 경고했다.


심지어 중국인 유학생들이나 화교들이 우크라이나의 대피소로도 피난하지 못할 정도의 위협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홍콩 명보는 전했다. 더불어 우크라이나 정부가 시민들에게 총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으나 중국인들은 자신의 신분을 숨겨야만 배급도 받을 수 있는 처지가 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익명의 중국 유학생은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현지인이 중국인에게 찬물을 뿌렸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등 유럽의 동구권 국가에서 반중정서가 확산되자 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는 뒤늦게 ‘우크라이나 미녀’ 등 관련 글을 삭제하고 있지만 이미 널리 퍼진 뒤였고 그 후로도 이러한 내용의 글은 광범위하게 회자되면서 우크라이나 주민들의 분노 역시 더욱 상승 기류를 타고 있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중국대사관도 현지의 화교들에게 중국인임을 숨기라고 공지했다. 반중정서가 우즈베키스탄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반중정서 확산에 대해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한다는 것은 가짜뉴스”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대사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는 6000여명의 중국인이 머물고 있다.


[우크라 사태 관련, 美비난하며 러 옹호하는 中 관영언론]


글로벌타임스의 이러한 주장과는 달리 홍콩의 명보에 의하면 현재 중국 관영언론들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집중보도하면서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해 ‘침공’ ‘침략’ 등의 단어를 쓰지 않고 있다. 이는 중국의 선전당국이 자국 매체들에게 그렇게 지시를 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중국의 매체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해 ‘군사행동’이라는 단어로 통일하여 사용하고 있다. 더불어 푸틴의 그러한 군사행동에 대해 전혀 비판적이지 않기 때문에 중국인들에게 푸틴의 행동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인터넷에서는 “푸틴의 (군사) 행동이 아주 상쾌하다” “미국과 서방이 반대하는 것으로 볼 때 이번 전쟁은 정의의 전쟁이다”는 등 러시아의 침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여론이 높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을 연결해 “우리도 머지않은 미래에 대만을 완전히 수복해야 한다”는 주장들도 널리 확산되고 있어 주목된다.


[중국 정부도 당황했나?]


우크라이나 상황이 손쉽게 해결될 것으로 생각했던 중국 정부는 생각같이 키예프 함락도 빠른 시일내에 일어나지 않고 더불어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저항도 거세지자 적잖이 당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래 중국 당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되었음에도 현지의 중국인들에게 철수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사실 중국 당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침공을 본격 감행하면 최소 2~3일내에 상황이 정리될 것으로 판단한 듯 하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전면적 공격을 감당할 수가 없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대응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현지의 중국인들이 당연히 피해를 볼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그래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게 되면 중국의 국기가 현지 화교들과 유학생들의 징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현지 중국인들은 대사관에서 나눠주는 중국 국기 외에도 립스틱 등으로 국기를 추가로 만들어 소지하기도 했다.


바로 중국 국기가 자신들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부적으로 봤던 것이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에 머무는 한 여성은 인터뷰에서 “빨간 펜을 찾지 못해 립스틱으로 오성홍기를 그렸다”며 “국기를 들고 있으면 누구도 나를 공격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중국 매체 샤오샹천바오는 빨간 펜을 찾지 못해 립스틱으로 오성홍기를 그린 한 여학생의 사연을 다뤘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25일 오후 기준 '#우크라이나의 중국인이 립스틱으로 오성홍기를 그렸다#' 해시태그의 누적 조회 수가 2억건을 넘기도 했다.


그러나 의외로 길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중국 정부도 내심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도 키예프에서 시가전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현지 중국인들의 피해도 우려된다는 점이 중국 정부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중국대사관은 현지의 중국인들에게 집밖으로 나가지 말고 대기하라고 했지만 러시아가 민간인 거주지역에까지 폭격을 가하면서 이또한 심각한 고민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중국대사관은 현지 중국인에게 “우크라이나 상황이 급격히 악화해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등 안보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했고,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가 더 길어질 것을 우려해 이제야 대피계획을 준비하면서 교민 철수 계획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갈수록 커질 중국 책임론]


이렇게 우크라이나 사태가 혼돈에 빠져 있는 가운데 미국의 뉴욕타임스(NYT)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기 위해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끈질긴 외교전을 펼쳤지만, 중국은 일방적으로 러시아의 편을 들면서 러시아의 침공을 막지 못했다”고 보도해 앞으로의 미중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NYT는 25일(현지시간), “최근 3개월간 6차례 가량 열린 중국 고위 관계자들과의 비공개 접촉에서 미국 정부가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친강 주미 대사에게 우크라이나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정보 자료까지 제시하면서 전쟁 방지 노력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중국은 러시아를 설득해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묵살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런 상황 가운데 미국이 더욱 분노하는 것은 미국이 협상을 위해 제시한 우크라이나 관련 정보 자료를 중국이 러시아에 전달하면서 '미국이 중러간 분열을 시도하고 있다'는 취지의 메시지까지 발신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설득 작업은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화상회담 직후 본격화됐다. 미국측은 워싱턴DC의 중국대사관을 방문해 친강 대사에게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생할 경우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시행될 것이라며 교역량이 많은 중국도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하면 러시아의 우방인 중국의 국제적 이미지도 하락할 것”이라면서 “러시아에 대한 설득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특히 백악관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 주변의 러시아군 현황에 대한 정보 자료까지 근거로 제시했지만, 친 대사는 탐탁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서 미국측은 실무자 선이 아닌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까지 친 대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설득에 나섰지만, 친 대사는 일방적으로 러시아의 편을 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직접 지난달 말과 지난 주 초 왕이 외교부장과 통화해 신장과 티벳, 대만 문제는 주권 문제라는 중국의 주장을 빗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변화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에번 메데이로스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중립과 원칙을 주장하지만, 중국이 주장하는 모든 것은 반(反)미국이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비난이다"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러한 중국의 비협조에 대해 미국이 벼르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해 철저하게 러시아를 지원했던 중국의 태도에 대해 백악관이 분노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는 것이어서 앞으로의 미중관계는 더욱 험악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 때문에 피터 더튼 호주 국방장관이 지난 25일 호주 방송 채널9 등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묵인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측과 사악한 동맹관계에 있다”며 강력히 비난했던 것이다.


더튼 장관은 “시진핑 주석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면서 "그는 수수방관을 선택했고 세계는 이를 똑똑히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튼 장관은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수많은 무고한 희생자를 만들어낼 "인류의 비극"이라며 "서방 세계는 최소한 냉전 수준의 공고한 연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미국과 중국간의 디커플링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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